펀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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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보다는 보험사 쪽의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책임 소재를 명확히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상황만 놓고 보면 예인선 책임이 훨씬 더.
과감하게 퍼센트로 표현하면 최소한 80% 정도는 예인선 책임이라고 봅니다.
우선 사고 유조선에 대해 설명을 드리면.
이 녀석은 VLCC 급이고(대략 2-30t의 원유를 적재할 수 있는 대형 유조선입니다) 단일선체(Single Hull) 구조였습니다.
근데 이 단일선체 구조를 문제 삼으며 유조선의 책임론에 비중을 두려는 언론들이 좀 있더군요.
물론 이중선체(Double Hull). 즉 이중저 구조가 좀 더 안전한 것은 사실입니다.
선체 상부 데크를 제외하면 모두 이중저 구조를 하고 있으니 충돌 등에 의한 침수나 오일 유출 등을
막아낼 능력이 좀 더 큰 것은 사실입니다. 안정성도 그만큼 확보하고 있고.
하지만 이것이 만능은 아니예요.
특히 이번 사고처럼 강철 크레인 모서리에 찍히는 경우 이중저 구조라 해도 버티기 어려웠을 것이라 보거든요.
Double Hull의 중요성이 대두된 결정적인 계기는 1989년 발생한 VLCC 급 유조선인 엑슨 발데즈호 사고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고 이후 미국은 1990년 기름오염방지법(Oil Pollution Act of : OPA) 을 제정합니다.
선박의 기름 유출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데 선원에 대한 알콜과 약물복용 여부 측정.
해상교통관제의 보강. 오염방제장비 추가. 피해보상금 인상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OPA 법안에는 유조선의 구조를 이중선체. 즉 Double Hull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규정을 두고 있고.
또한 국제해사기구(IMO)는 2010년부터 단일선체 유조선의 운항 금지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튼 미국이나 EU는 진작에 Single Hull 유조선의 입항을 금지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고가 난 유조선의 건조일이 92년인가 93년이던데.
IMO가 이중선체구조 방식을 의무화한 시기가 1993년 7월입니다.
즉. 이 때 이후 새로 건조하는 유조선은 의무적으로 이중 선체로 만들어야 하는거죠.
삼성 중공업이 92년 9만5000t급 Double Hull 유조선을 건조했고.
다음해인 93년 대우 중공업에서 국내 최초의 Double Hull VLCC 유조선을 건조합니다.
이렇게 시기를 따져보면 사고 유조선이 건조되던 시기의 전후는 Double Hull 보다는 Single Hull
VLCC가 좀더 많이 건조되었거나 옮겨가는 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나간 일이지만 지난 1995년 씨프린스호 사고 이후 우리도 이런 강력한 법안을 마련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참 큽니다.
왜 그렇게 하지 못했느냐. 그리고 왜 아직도 우리는 Single Hull 유조선들이 입항하고 있느냐.
라는 말에 대해 흔히 나오는 얘기가 국내 사정이란건데.
정유회사들은 미국과 유럽 쪽에서 Single Hull 유조선 사용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선박확보가 힘든 상황. 이라는
주장을 합니다. 사고 위험이 적은 Double Hull을 선호하지만 수급 상황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라는 거죠.
뭐. 일정 부분 수긍이 가는 주장이죠.
근데 정부가 2010년까지 단일선체구조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려는 법안에 대해 가장 반대하는 했던 건 정유회사들 이었어요.
이것도 상당히 늦은 조치인데 정유회사들이 왜 반대를 했느냐.
수급 상황이니 뭐니를 떠나서 Double Hull 유조선을 쓰면 운송비가 올라가고 이것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강력하게 주장을 했었거든요.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석유 메이저 기업인 모빌이나 쉘 등은 이미 자사 석유 운송에 Single Hull
유조선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요.
정유회사들은 소위 돈 때문에 Single Hull이 돌아다닐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늦추고 싶어하고.
정부는 그동안 이런 정유사들의 경제 논리를 받아들여 온 거죠.
사고로 돌아가보죠.
사고 전후 교신 실태를 살펴보면.
대산해양수산청의 관제센터는 사고 2시간여 전인 지난 7일 새벽5시23분 예인선 삼성 T-5호와 삼호 T-3호.
그리고 해상 크레인 부조선인 삼성 A-1호를 호출했으나 교신에 실패합니다.
그로부터 52분 뒤 관제센터는 T-5호 선장의 휴대전화로 연락해 대형 선박이 정박하고 있으니 피하라고 합니다.
전세계 모든 선박은 해양상의 공통 송수신 수단으로 VHF 16번을 사용합니다.
교신 실패에 대해 부조선과 예인선에서는 16번 채널을 열어 두었다고 주장하더군요.
그리고 관제센터에서 12번 채널을 사용했기 때문에 미리 연락을 받지 못했고 그래서 유조선이 있는지 몰랐다고.
흠. 휴대전화번호까지 수배해서 연락할 정도였는데 관제센터에서 일반적인 16번을 쓰지도 않았고
엄하게 12번으로만 그쪽에서 연락을 했다는 주장은 솔직히 믿기 어렵습니다.
상식적으로는 부조선과 예인선의 16번 채널이 열려있지 않았거나 기계적 문제가 있었다고 추측됩니다.
오전 6시 52분.
관제센터는 앵커링(정박) 중인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에 안전한 장소로 이동 할 것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유조선 측은 그들이 부선이 통과한 뒤 이동하겠다고 답을 합니다.
삼성 측은 유조선이 엔진 가동해서 이동하는 시간이 35분 정도기 때문에 유조선이 피할 수 있었다.
라는 주장을 하더군요.
유조선 보고 피해달라 요청한 시간 텀도 잘해야 35분 정도 전입니다.
대체 뭔 소리입니까. VLCC급 유조선이 통통배도 아니고 35분이면 출발 가능하다니. -_-;;
배 만드는 회사에서 저런 소리를 하다니 너무하더군요.
시뮬레이션을 해보면 5만톤급의 초대형 배를 운행하려면 시동걸고 출발하는데만 40분 넘게 걸립니다.
그리고 5노트 이상 속도를 높히려면 최소 1시간 20분 이상이 소요되고 배가 회전하는데만 30분 정도 걸립니다.
근데 사고 유조선은 14만톤급이었어요. 그리고 앵커링 중이었고.
스탠바이 상태였다 해도 35분이면 최대한 빨리 움직여도 찔끔 움직이는 정도가 최선입니다.
속력을 내서 다가오는 선박을 회피하고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는 시간이 도저히 안됩니다.
애초 삼성 측에선 당시 경보장치를 작동시키지 않아서 경보가 울리지 않았다는 주장도 했었어요.
선장이 수동으로 예인선을 운전했기 때문이라는 썰렁한 해명을 했었죠.
하지만 조사 결과 예인선은 충돌 1시간20여분 이전에 유조선과의 충돌 위험을 알리는 레이더 경보가 울렸습니다.
대략 유조선과 12-14㎞ 가량 떨어진 위치에서 경보가 울린 셈이죠.
더 어처구니없는 건 선원 일부의 진술입니다.
"충돌할 때까지 엔진 속도에 변함이 없었다."
"유조선이 아니라 조명을 밝히고 조업 중이던 고기잡이배로 알았다."
라는 풀 뜯어먹는 진술들이 나왔거든요. -_-;;;;;;
정리하면.
예인선들과의 VHF 16번 교신이 되지 않았습니다.
예인선단은 충돌 위험을 레이더 경보로 미리 알았습니다.
하지만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않고 항해를 계속했습니다.
충돌 직전에도 속도를 늦추지 않았습니다.
와이어가 끊어져서 이미 조종 불능 상태였다고 주장을 했던 것 같기도 한데.
조사 결과 와이어는 애초 알려진 것과는 달리 충돌 직전에 끊어졌습니다.
충돌 직전 뒤늦게 유조선을 발견하고 회피하려 급하게 방향을 전환하다 끊어진 듯 합니다.
와이어 끊어진 예인선은 충돌 당시 뭘 했을까요.
유조선과 크레인 사이에 끼는 한이 있더라도 막았어야 한다고 봅니다.
너무 심한 얘기 아니냐고 하시겠지만.
뱃사람이라면 초대형 사고를 직감했을텐데 그 정도의 노력은 당시 상황에서 최소한이라고 봅니다.
아주 말도 안되는 경우를 제외하면 해상에서의 충돌사고에서 100% 천재란 없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경우 인재입니다.
대부분 음주나 견시 소홀. 장비 문제. 교신 문제 등으로 발생합니다.
조심스러운 추측이지만 밤을 새며 운항을 한 탓에 선장이나 선원들이 매우 피곤한 상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이유로 견시 의무 소홀이나 근무 태만이 아니었나 하는 역시나 조심스런 추측을 합니다.
피곤한 상태 등이 아니었다면 그건 정말 근무 태만 그 자체일테고. 쫍.
그리고 교신과 관련된 부분도 기계적 결함이었다면 그것 자체로 문제고 그 외의 문제라면 역시나 태만입니다.
그들 입장에선 자주 다니던 항로였으니 근무 소홀이나 태만이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고.
물론 설마. 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국제해상충돌방지규약(COLREG)에 따르면 항법상 원칙은 두 선박이 서로 좌현을 마주본 채로 통과해야 합니다.
특히 상대 선박의 좌현측을 향해 다가가고 있는 선박이 우선적으로 회피 기동을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조종성능이 우월한 선박이 그렇지 않은 선박을 피해줘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건 당시의 상황을 보면 유조선은 앵커링한 상태였고 예인선은 크레인선을 끌고 운항 중이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대형 유조선의 경우 기관을 정지시킨 상태에서(설령 스탠바이 상태라 해도) 배가
움직일 수 있는 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됩니다.
물론 예인선도 대형 크레인선을 예인하고 있는 상황이라 운동 성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앵커링 중인 선박에 비하면 움직이는 쪽이 회피하기가 쉽죠.
그래서 막판에 회피를 시도하다 와이어가 끊어졌을테고.
제 기억으로 해양심판에서는 항해 중인 선박이 앵커링 중인 선박과 충돌한 경우 항해 중인 선박95%.
앵커링 중의 선박 5%로 책임을 지게 합니다.
항해 중인 선박은 정박 중인 선박을 피항할 의무가 있거든요.
이 역시 국제해상충돌방지규약(COLREG)에 나옵니다.
물론 정박 중인 선박이라 해도 충돌의 위험이 있을 경우에는 피항의 의무가 완전히 면제되지는 않습니다.
다시 말해 충돌의 위험을 느끼는 순간부터는 앵커링 중인 선박 역시 충돌을 회피하기 위한 행동을 취해야 한다는 거죠.
따라서 유조선 과실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하지만 1차적인 책임과 책임의 대부분은 예인선에 있다고 봅니다.
충돌위험 회피 의무를 다시 설명하면 정상 운항선박 > 조종 부자유선 > 조종 불능 선박의 차례입니다.
예인선단은 애초 알려진 바와는 달리 진작에 와이어가 끊어져 조종 부자유나 불능 상태에 빠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예인선은 잘해야 조종 부자유선이고 엄밀히 말하면 정상 운항선박이었으니 다른 모든 상황을
떠나서 이것만 놓고 봐도 예인선의 잘못이 최소한 80% 이상이라고 봅니다.
삼성은 보상도 보상이지만 대체 왜 아직까지 사과 성명조차 없는걸까요.
다른 회사도 아니고 삼성중공업은 선박을 건조하는 회사입니다.
경찰 조사나 보험사의 조사 여부를 떠나서 사고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 지는 본인들이 가장 잘 알텐데 말이죠.
흠. 혹시 사과했는데 저만 모르는겁니까? -_-;;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태안 기름 유츨 사고 --예인선의 책임이 큽니다.
펌 조회수 : 761
작성일 : 2007-12-15 01:48:29
IP : 207.237.xxx.33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7.12.15 9:39 AM (221.151.xxx.47)해외갔다가 돌아오니 탑뉴스에 기름유출사고얘기가 도배...
그런데 이상하게 원인을 제공한 선박의 처리얘기는 쏘옥 빠졌어요. 이상하다...
엄청 언론에 로비하나보다. 했죠. 삼성중공업이군요.2. ......
'07.12.15 10:50 AM (121.162.xxx.230)삼.성.중.공.업 이라는 다섯글자 최소한 그저께 3방송사 아침 저녁 9시 뉴스타임에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했네요 어제는 나이트라인까지 봤는데도 절대 이름 안나왔습니다.
정말 웃기는 기업이에요. 이전에 갖고 있던 좋은 이미지들, 완전한 사기극 아닌가요.
로비정도가 아니라 정신이 없는 기업주에 그 기업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태안에 갔다온 사람이 그러네요. 이건 국가 재난 정도가 아니라 국가 영토 분실수준이라고요
삼성중공업과 그 모기업.. 기업주가 무슨 구멍가게를 하시는것도 아니고..
이쯤되면 대국민 사과문이던, 처리 방안이던 머리를 조아려야 되는거 아닌가요?
마침 대선이라 시끄러우니 죽은듯 엎드려져 있자.. 긁어 부스럼 만들지 않고.. 이 심뽀 같은데
뭐 이건 불법으로 사주 가족이 돈 우려먹은 전례를 봐서도 알 수 있지만 참 교활하네요.
삼.성 중공업이구요 방송사에 전화하렵니다. 왜 이름 쏙 빼고 계속 보도하냐고.3. 아줌마
'07.12.15 1:23 PM (116.44.xxx.40)저도 어떻게 된 건지 계속 주목하고 있을래요.
우리 가족 모두 (4명) 지켜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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