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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인가 녀석이 싫어해서 안아보지도 못했지만
맘속으론 아직도 눈에 넣어도 안아플 우리 작은 놈, 아들아이 대학 합격증이 날아왔네요.
마음 여리고 친구 좋아하는 녀석,
책보다 농구공을 훨씬 더 좋아하는 녀석,
알림장 잘 잃어버리고 숙제는 늘 친구에게 물어봐야 했던 녀석..
학교는 제 발로 걸어다니는 거리에 있는게 제일 좋다며 남들처럼 특별한 공부를 시킨 적도 없고,
높이 올라가면 그만큼 경쟁도, 스트레스도 올라가게 마련이니
네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을만큼만 공부해라 하던 태평한 엄마..
자기가 하고싶은 일, 하고싶은 공부가 국내 대학에는 아직 없다며
혼자 학원 찾아다니며 공부해서 외고 가더니
이제 제가 꿈꾸던 대학에 원하는 학부에 합격을 했습니다.
Congratulation! 으로 시작되는 합격통지서 받고 기뻐하던 아들녀석 얼굴,
실로 제 평생 못잊을 얼굴입니다.
정말 성실, 그 자체로 이날까지 온 애들 아빠가 애틋해서,
동생 시험 때면 같이 밤새우며 요점 정리해주고 간식만들어 졸음 쫓아주던 딸아이 고마워서,
매일 82 들어와 오늘 저녁은 뭘해먹일까 궁리하지만 정작 퇴근 늦어져 혼자 찾아먹게 한 아들아이한테 미안해서,
오늘 아침 출근길 내내 맘놓고 울었어요.
이제 아들은 미국 심장부에서 저 좋아하는 일 꿈꾸며 한 10년 죽어라고 공부해야 할 겁니다.
그 사이에 군대도 다녀와야죠.
녹녹치않은 길이지만,
잘 달려나갈 것을 믿습니다.
더러 힘에 부쳐 쉬고 싶을 때 제가 할 역할이 또 있겠죠.
이제부터 제 기도는 바뀔 겁니다.
이만한 행복이 없으니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게 해달라고..
생애 최고의 선물이라 할만 하지만,
큰 아이 대학 합격도 이 못지않은 기쁨이었기에 그저 "올해" 최고의 선물이라 했습니다.
허나,
아이도 저도 이보다 더한 걸 바라는 과욕을 부리지 않기를 빕니다.
이미 받은게 넘치니 어찌 나눌지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아직 가족 외에는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82에도 수험생 가족이 계실 듯 하여 조심스럽습니다만,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 하니
저희 행운의 기를 전해서 기쁜 소식이 더 많이 올라오길 기대합니다.
1. ...
'07.12.11 12:06 PM (125.241.xxx.3)어떻게 그렇게 잘 키우셨는지도 공개해 주세요~
어떤 노하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아니면 부모님이 두 분다 일류대 출신인가요?
키운 노하우를 82식구들과 공유합시다~~~~^^2. 추카추카
'07.12.11 12:13 PM (222.101.xxx.216)네 뿌듯한 님의마음 알 것같아여
장한 아드님을 두셨네요...부럽습니다
앞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도 마음을 나누는 삶을 사셨음 좋겠네요
다시한번 추카드려욧 ^&^3. 와우!!
'07.12.11 12:14 PM (211.41.xxx.254)정말 축하드려요..
좋으시겠당!!!!!!!!!!!114. Congratula
'07.12.11 12:20 PM (59.22.xxx.230)원글님의 글을 보니 자녀교육법 따로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은데요. ^^
원글님의 자녀분들도 모두 삶속에서 진정한 행복의 가치를 잘 찾아 가리라 믿어요.
정말 축하축하드립니다.
원글님도 애 많이 쓰셨구요. ^^5. .
'07.12.11 12:33 PM (125.129.xxx.93)축하드립니다.
부러워요.6. 축하드립니다.
'07.12.11 12:56 PM (59.187.xxx.197)초등 4학년 기말고사를 어제 끝내고서 시험 잘 봤다는 말에 한시름 놓은 제 입장에선
정말 하늘같으신 분이십니다.
올 한해 여러 기관에서 하는 교육을 받아본 결과 아이들 교육에 과욕은 금물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머니의 든든한 믿음이 아드님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준거 같네요.
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먼 훗날 우리나라에 좋은 인재로 쓰여지길 기대합니다.7. 저도 축하~!!
'07.12.11 1:24 PM (218.54.xxx.103)축하드려요. 원글님도 정말 멋지세요~!!
8. 고맙습니다.
'07.12.11 4:57 PM (59.9.xxx.43)감사한 마음으로 아침부터 참 기분좋게 일하고 있습니다.
그저 in seoul 대학나온 평범한 부모가 속 끓여가며 키운 평범한 아이예요.
공부하고 별로 안친할 것 같던 아이가 커가며 달라지는 모습이 좀 경이롭긴 했지요.
초등학교 때는 가까이 사는 친구들하고 너무 놀기만 해서 이사를 갈까.. 생각했을 정도였는데요,
내 아이의 성향이 그래서 자기와 비슷한 친구들하고 어울리는 거라면 이사간 곳에서도 여전히 고만고만한 친구들이 우리 아이 곁에 모일 것이다,
우리 아이를 지켜보면서 바뀌도록 해보자..
이렇게 결론내고 지켜보는 동안 마음은 정말 불안하고 조급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점점 커가면서 주변 친구들을 보는 눈이 달라지더라구요.
대책없이 놀기만 하는 친구, 제 할 일 하면서 노는 친구..
고 3 때 여자친구, 엄청 예뻤는데도 학원 빼먹고 딴짓 하는 거 보고는 안되겠다..하던 걸요.
그렇게 친구 가려내는 눈 생기면서 엄마 맘에 평생 잘 지냈으면 하는 친구 사귀고,
서로 좋은 영향 주고받으며 수험생 어려움 이겨냈지요.
지금도 그냥..고맙기만 해요.
아이도, 남편도, 잘 지켜주신 보이지 않는 손도..
축하한다 해주시고, 좋은 인재되어라 해주신 분들도..
모두에게 기도로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9. 그마음
'07.12.11 5:27 PM (124.53.xxx.152)잘 압니다.그만큼 커다란효도도 없지요.기쁨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말이 실감나네요.열심히해서 좋은학교가서 졸업하고 좋은직장가더니 좋은며느리감도 구해오더군요.지금은 좋은손주기다리는 예비할머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