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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직업이 펀드매니저에 준 임원급이면..

... 조회수 : 5,423
작성일 : 2007-12-10 01:52:43
저도 한소심한데다 82에 아는 사람도 가끔 들어오기때문에 하루만 글 올리고 지우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남편이 원래 무덤덤스타일에 감정표현이 많은 사람은 아니어서 재미있고 오손도손한 분위기는 아닙니다.
주말에 쉬고싶을텐데도 아이와 놀아주려고 조금은 애도 씁니다.
그러나 부인에게 애정표현은 적습니다.
가끔 서운해하면 부부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신의"라고 하며 그 외의 사소한 것들은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듯한 분위기... 그래서 늘 내가 칭얼대고 서운해합니다.
주말에 주로 TV와 컴퓨터.
아이와 놀아주려 애는 쓰지만
기본적으로는 개인시간 갖고 놀기를 더 좋아하며
제가 쓰레기며 뭐... 그런 집안일 하고 있어도 도와달라고 안하면 꿈쩍안하지요.

이런 남편들 많다는거 알고 있습니다.

저도 고민도 하고 투덜대기도 하다가
일정부분 포기도 했고 이 남자의 모습이려니....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도 저는 아이와 함께 칼싸움이며 공룡놀이며 벅차게 놀아준 뒤 아이가 좋아하는 드라마 하나를 아이와 함께 보고 있는데 본인은 혼자서 컴퓨터에 TV 화면 작게 하나 띠어놓고... 이것저것 보다가 슬그머니 잠자리에 듭니다.

순간 드는 서운함..
아쉬움..

남편이 이렇게 딱히 애정표현이 없으니 가끔은 혼자 소설도 씁니다.
혹시 바람피는거 아니야...?

혼자 마음을 정리하며 잠자리에 들려다 주저리주저리 쓰는 글이고요.
이왕 글 쓴김에 여쭙니다.

1.
남편이 펀드매니저에 준 임원급이라 관리하는 돈 액수도 많고 책임도 많아요.
남편 말로는 이 바닥에서 2개월이상 계속 실적이 안좋으면 바로 짤린다.
이런 남편이면 보통 부인들이 바가지 안긁어야겠죠...?
실제로 주중에는 신경이 상당히 날카롭습니다.
하루하루 남의돈 굴려서 돈이 깨지고 벌고 하는 것이 모두 자기 책임이니 얼마나 고달프겠습니까...
제가 궁금한 것은..
남편이 하는 일이 이처럼 돈관련해서 바짝 긴장해야 하는 일이거나
아니면 어떤 직업이라도 긴장도와 스트레스가 만빵인 경우
부인들이 그것을 감안해서 많이 배려해야 하는거 맞죠....?
그러다보면
애정표현이 적다거나 하는 것을 갖고 투정을 하는 것은 너무 배부른 소리겠죠... ?
집에서 주말에는 푹 쉬게 해줘야하는 것 맞죠..?
다행히 남편이 안도와줘도 집안 일이나 육아는 할 만한 상황이에요.
맞벌이긴 해도 아이가 많이 컸고, (6살) 도우미 아주머니도 1주일에 1-2번  오시거든요.

제가 서운한 건 집안일이나 육아 안도와주는 거 아니고
저에 대한 애정표현이 거의 없어서 서운하다는 건데
그런것도 투정하면 안될까요.... ?
가끔 그런얘기하면 남편은 참 난감해해요.
자기는 남편으로서 열심히 돈 벌고 아이와 놀아주려 애쓰고 외출도 하고... 집안일도 도와달라고 하면 기꺼이 도와주려고 하는데... 무엇을 더 잘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타고난 성격이 그런걸 잘 못하는거 같아서 투정부리기가 미안하고 힘드네요.

2,
남편이 애정표현을 안해줘서 섭섭해요.
옷을 맘먹고 사서 예쁘게 입어도 아무말 없고
힘들게 아이 시댁에 맡기고 둘이 데이트할 때 신경써서 꾸며도 아무말 없고
집에서 예쁜 옷이나 잠옷을 입어도 예쁘단 말 없고
잘 때 부비대면 (아무 의도 없이요,,, 그냥 팔이나 다리에 부비는거요.. 편하고 좋아서...)
10번중에 7-8번은 피곤하다며 부담스러워하고...

타고난 성격이 그러면 어쩔 수 없겠죠...?


3.
1년에 한두번 남편 회사 근처에 가서 밥을 먹어요.
근데 금융권 가득한 여의도에 나가보면 젊고 똑똑하고 예쁜 여자들이 참 많이들 다녀요.
저도 30대중반이라 아직은 꾸미면 그냥저냥 보통은 간다고 생각하지만
직업이 교사인지라 뭐 그렇게 세련되게 하고 다닐 필요도 없고 그런건 오히려 불편하죠..
(분필가루에, 급식지도에, 편한 옷이 좋죠.)

저렇게 젊고 똑똑한 여자들 사이에 남편이 있는데
괜히 가끔은 긴장도 됩니다.

금융권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다 가지가지겠지만
괜히 긴장할 필요는 없겠죠..?

이런 질문들이 사실 다 답없는 질문임을 알면서도
괜히 서운하고 답답한 마음에 늘어놓습니다.

이런저런 생각하다보면 결국 남편한테 사랑받기위해 아둥바둥 애쓰지말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나 스스로 혼자라도 즐겁게 사는 것이 필요한걸까 생각도 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IP : 211.41.xxx.192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믿으세요
    '07.12.10 2:00 AM (61.66.xxx.98)

    순전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1번은 원글님 생각이 맞아요.
    원글님께서 배려해야 한다는거....

    2번은 잘모르겠지만,
    어떤이는 집에서 유혹하려고 옷다벗고 왔다갔다 했더니.
    '좀 비켜봐~텔레비젼 가리지말구...'했다는 일화도 있던데요.
    사실 연애중인 남자도 여자의 옷이나 헤어스타일 변화를 잘 눈치 못채는 경우도
    많은데요...
    신경이 날카롭고 스트레스가 많으면 사람에 따라서는 욕구가 없을수도 있고요.

    제생각에는 원글님의 결론대로 혼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는 일을 찾아보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그나저나 원글님께서 남편을 많이 사랑하시나 봅니다.

  • 2. ...
    '07.12.10 2:27 AM (211.41.xxx.192)

    위에 댓글 써주신분 ... 늦은 시간에 잠 안주무시고 뭐하세요... ^^?
    네, 남편을 많이 사랑해요. 아니.. 사랑 받고 싶어해요.
    근데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내가 먼저 많이 사랑해줄까...?
    언젠가 남편이 퍼뜩 나(와이프)를 돌아볼 때
    이 사람이 나(남편)을 많이 아껴주었구나.. 이렇게 느낄 수 있도록..

    차라리 그게 사랑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해봐요.

    그리고 이제 겨우 결혼6년차지만
    그동안은 남편과 많은 것을 같이 하고 싶었거든요.
    그게 무언지 딱히 찝어서 말할 것도 없고 사실 맞벌이에 아이키우느라
    그럴 정신적, 시간적 여유도 없었구요.

    그러나 요즘은
    남편 없이도 즐겁게 지낼 수 있어야겠다...
    슬슬 그런 생각이 드네요.

    윗님은 어인일로 이시간에 안주무세요...

  • 3. 저도..
    '07.12.10 3:34 AM (58.140.xxx.207)

    외로와 못살겠어요
    비형이라서 그런가요?
    비형들은 부인도에서 절대 못산다고 누군가 그러던데...

  • 4. 자신감
    '07.12.10 5:08 AM (128.61.xxx.45)

    전 2, 3번을 읽으면서 좀 마음이 아펐어요. 자신감을 가지세요! 울 신랑도 그렇고 남자들은 여자들이 조금이라도 자격지심을 갖을 때 피곤해하는것 같아요.

    친정 아버지와 직업군이나 저 어릴때부터 준임원급이셨던거나 비슷한데 친정어머니는 정말 알 수 없는 자신감으로 아버지를 휘어잡으셨거든요. 어쩌다 애정관계에 좀 소홀하면 '니가 돈벌면 다야!!'하면서 잡으시고..ㅋㅋ 외국인 임원들 만날때도 영어 못하시는거 절대 쫄지 않으시고 당당하게 이 이야기 저 이야기 하시고. 알 수 없는 미모에 대한 자신감을 발휘하시면서 송년회나 회사 행사 가실때마다 사람들이 자기만 쳐다보는것 같아 부담스러웠다고 하시고, 일부러 화장을 안하고 맨얼굴로 가야겠다고 하시고, 그런데 아빠는 옆에서 막 동의하시고. ㅋㅋ
    아버지는 그런 엄마 모습이 좋으신지 아직까지도 항상 손 꼭 잡고 다니세요.

    제가 큰 딸이어서 어릴때는 무조건 엄마의 그런 행동이 옳은 일인 줄 알았는데 취직를 하고 나니 가끔 너무 지나치게 하는 행동은 좋지 않아보여 엄마에게 고치시라고 여러번 이야기도 드렸어요. 그런데, 결혼해보니 친정 부모님은 그게 서로의 애정표현이었구나 싶어요. 그런 둘만의 반복되는 대화와 끈끈한 행동들이 집에만 있는 엄마로서는 아빠와의 애정을 확인하는 방법이었다는 걸.

    본질적인 외로움을 느끼시는거라면, 남편분과 가치관이 다른건 아닌지, 아무리 바쁘더라도 짧은 시간을 내서라도 같은 취미를 공유한다던지 무언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없는지 찾아보세요.

  • 5. ..
    '07.12.10 8:30 AM (125.177.xxx.12)

    어쩐지 원글님이 저같은 성격같네요.
    억지로라도 하루에 한번씩 예쁘다고 말하라고 해보는 건 어떠세요.
    그리고 여의도 증권가에 도덕관념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긴 하지만, 남편분이 그런 성격이시면 주변에 여자가 아무리 많아도 별로 신경안쓸거 같기도 하고.....

  • 6. ..
    '07.12.10 9:33 AM (122.32.xxx.149)

    원글님 참 좋으신분 같아요. 많이 여리신분 같구요.
    근데요. 저는 원글님이 여우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저희 남편은 진짜 둔해서 심지어 티비 보다가 여배우들 얼굴도 몰라요.
    (이산에서 송연이 나오는 장면 잠깐 보다 화장실 갔다와서 태자비 나오는거 보더니 아까 걔가 왕비 됐냐고 하는 사람이예요. --;;;)
    당연히 제가 옷을 새로사도 모르고 머리를 해도 모르죠. 말 안하면요.
    하지만~! 저는 남편이 모르고 지나가도록 절대 그냥 내버려두지 않거든요.
    마구 유난을 떨면서 자랑을 해요. 물론 애교 듬뿍 넣어서요.
    안예쁘다고 하면 예쁘다고 할때까지 들이대죠. 마구 실망하는 액션도 적당히 넣고..ㅋ
    물론.. 애교도 상대방이 맞장구를 쳐줘야 더 잘 나오고.. 안하던분이 하면 처음에는 무지 어색하시겠지만..
    조금씩 해보세요. 저도 원래 애교 넘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오히려 곰과였어요)
    저희 남편과 살다보니 완전 여우가 다됐답니다. 남편이 가끔 꼬리어딨냐고 그러면서 엉덩이 더듬어요. ㅋ
    남편이 먼저 바뀌지는 않을거예요.
    그렇다고 원글님... 외로운채로 그대로 살고 싶으시진 않으시잖아요.
    그러니 원글님이 변하셔야죠. 조금씩만 해보세요.

  • 7. 음....
    '07.12.10 9:40 AM (211.61.xxx.210)

    저는 1번에 대해 좀 다른 생각인데요.

    배려해주는 거랑, 남편이 가장으로서 가족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여기서 의무라 함은 돈 벌어오는 것 말고 감성적인 부분)은 엄연히 다르다고 봐요.

    남편이 스트레스 많은 직업이니까 가족에 소홀히 해도 그냥 다 넘어가고 하는 건
    미래에 불행이 씨앗이 된다고 봐요.

    저희 남편, 거의 매일 새벽 1,2시에 퇴근하고 주말도 하루는 꼭 나가는 무지 바쁜 변호사입니다.
    딜이라도 하나 걸려있을때면 말도 못하게 신경많이 쓰구요. 그래도 가족과 많이 함께 못하고
    시간 아이에게 많이 할애못해주는 것 굉장히 미안하게 생각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시간 있을때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다 가족들하고 오손도손 행복하고 단란하게 살려고 하는 일인데, 그걸 핑계로 가족을 소홀히 하도록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바쁘고 힘들고 해도 그건 자기 직업이니 자기가 알아서 처리하고(물론 저도 바가지 글거나 너무 피곤하지 않게 배려하지요) 그래도 가족에 대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봐요.

    그리고 아무리 바쁜 남자도 애정표현도 못할 정도로 피곤하지 않습니다. 말한마디, 손한번 따뜻하게 잡아주지 못할만큼 직장에서 신경을 많이 쓴다구요? 다 성의문제입니다..성격탓이구요.
    그건 님이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구요. 남편이 바쁜 직업을 가졌다고 해서
    너무 기대를 낮게 갖고 계씬게 아닌지...

  • 8. 부담..
    '07.12.10 10:36 AM (61.74.xxx.36)

    기본적으로 남편에 대해 자신이 많이 없으신가봐요.
    쓰신대로라면 결혼하고 권태기라기보다 "남편이 원래 무덤덤하고 표현이 없다""타고난 성격이 원래 그렇다"라고 써놓으셨네요.

    저 직장다닐때도 직장동료 결혼식 같은곳에서 자신의 남편과 대화를 나누면, 너무 티나게 경계의 눈초리로 회사 여직원들을 아래위로 쳐다보시는 부인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근데요, 써놓으신데로 "젊고 예쁘고 똑똑한 여자분들"은 총각이고 젊은 사람이 더 좋거든요.
    원글님이 그런 여자분들 입장이라도 총각들 다물리치고 남편분을 택할것인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원글님이 30중반이라고 하셨으니 남편분은 40다 되셨을텐데.. 그 여자분들에게 너무 예민해지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물론 부인분과 비교를 속으로 할수도 있고, 일부 씀씀이 헤펐던 젊은 여직원들이 나이든 남자상사들과 만나서 선물받아내고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극히 드물구요. 여직원들 눈에는 매력적인 남자라기보다 그저 나이든 회사동료/상사이기 쉬우니까너무 그쪽으로 걱정하지 마세요.

  • 9. 비슷
    '07.12.10 10:46 AM (58.227.xxx.200)

    저랑 요즘 하는 고민이 비슷하시네요. ^^
    저희는 아이 없이 7년차되는데요... 남편 직업이 건설쪽이라 현장 따라 다니고 또 바쁠 땐 정말 바빠서 새벽에 나가 밤 늦게 들어오기도 하고 주말도 없이 몇달씩 일을 하기도 해요. 몇달전까지는 한 지역에서만 현장을 돌아 그나마 집에서 출퇴근을 했는데 직장을 옮기면서 주말부부가 되었죠.(조만간 월말부부가 될 예정). 그러다보니 남편은 집에 올때면 그저 집에서 누리는 안락함만 찾게 되고 결국 티비 보면서 뒹굴거리다 잠.. 그게 다더라구요.

    저도 처음엔 남편의 사정이 저러니 내가 이해해야지 했는데요.. 맞벌이로서 저도 제 역할 열심히하고 있는데 환경이 다를 뿐이고 그렇게 서로 자기 입장만 고수한다면 그게 가족이고 부부일까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지금 당장은 서로 신경 거슬리지 않고 편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게 독이 될 거라 겁이 났구요.

    저 역시 원글님처럼 많은 걸 공유하고 많은 걸 추억으로 남기고 싶어요. 그래서 남편에게 그리 말했습니다. 십년 뒤에 지금을 돌아보면 우리에게 무엇이 떠오르겠냐고. 남편 직업상 저는 혼자 잘 다니는 데 그렇게 혼자 다니면서 좋은 걸 보면 아.. 이거 남편이랑 같이 보고 싶다 같이 먹고 싶다.. 그렇게 생각한 건 꼭 같이 하고 싶어요. 그리고 여건과 체력이 허락할 땐 남편도 꼭 그 생각에 동참해줘야된다고 봅니다. 서로 절충안을 찾아가면서 말이죠.

  • 10. 비슷
    '07.12.10 10:48 AM (58.227.xxx.200)

    아. 제 남편은 성격이 다정다감하고 스킨십도 많은데다 집안일도 많이 하는 편임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좀 많이 참아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정신적 교류는 차원이 다른 문제 같아요. 님이 원하시는 부분도 그런 부분 같구요.

    집에서 각자 컴퓨터 하고 티비 보고 책 읽고 하는 것도 생활의 한 부분이지만 밖에 같이 나가다보면 서로 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 많기 때문에 그 부분을 정착시키고 싶은 것이 제 맘임랍니다.

  • 11. 아직
    '07.12.10 12:45 PM (211.192.xxx.23)

    젊으셔요^^ 저는 이제 다 지겹고 애들 시험기간이라 밥하주고 암기과목 거들어주고 채점하기도 싫어죽겠는데 남편까지 서운한 얼굴로 앉아있음 정말 짜증나요,,,
    2번에 대한 웃긴얘기 해드릴게요,살빼고 예뻐진 엄마가 쫄바지 입고 왔다갔다 했더니 아들이 아빠보고 ,아,엄마보고 섹시하다고 말좀 해줘요..그랬대요,다들 그러고 살아요,,,닭살부부가 이혼은 더 먼저 합디다...

  • 12. 음...
    '07.12.10 9:36 PM (121.131.xxx.127)

    저는 사십대 중반 전업 주부고
    남편은 전문경영인이에요

    3번 먼저
    부부간에 긴장은 필요하지만
    금융권 여인네들이 이뻐서~는 마음 많이 쓰실 필요 없어요
    이쁜 여자 대하는게 직업인 사람들도
    소 닭보듯 하는 사람도 많고,
    여자라곤 없는 직장에서도
    딴 짓하는 사람들은 해요^^

    직장에서 여성들과 대하다보면
    가장 신경쓰이는 부분에 대해 마음맞는 대화를 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골머리 썩는 일의 연장 같아 싫다는 사람도 있어요

    원글님은 다감하고 차분한 성격이신 게 큰 매력이실 거 같아요
    본인은 잘 모르실수도 있지만^^

    2번은
    제 경험에는(순 주관적인 거죠)
    타고난 성격 자체는 별로 바뀌지 않는 거 같아요
    저희 남편과 비슷한 성품 같으신데요
    기본적인 성격은 바뀌지 않지만
    나이가 들면 부인과 비슷해지는 면도 있어요

    저희 남편은 무뚜뚝한데다가 가부장적이고, 시집 분위기도 그렇죠
    저는 자랄때 개방적이고 애정 표현이 많은 집에서 자랐구요
    결혼한지 이제 이십년 다 되가는데
    남편의 기본적인 성격은 비슷하지만
    (머리만 노란색이면 다 마릴린 몬로래요, 아마 제가 삭발을 해도 모를겁니다)
    저와 많이 맞추어져서
    제가 사랑한다고 하면 '나도'정도는 합니다^^

    또 제가 특히 좋아하는 부분은 신경을 쓰지요

    1번
    집에선 누구나 쉬고 싶겠지요,,
    다른 남자들은 모르겠고
    저희 남편은
    제가 단순명료하게 요구하는 건 맞춰줍니다.

    젊었을때
    원글님 댁과 비슷한 문제로 갈등이 좀 있었는데
    제게
    원하는 걸 정확히 말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애하고 좀 놀아줘
    이러면 늘 놀아주긴 피곤하고 안놀아주자니 눈치 보여서 짜증난다구요
    (이건 예를 든 거에요)
    그래서 그 이후는,
    평일에는 늘 늦기 때문에
    어느 날 언제는 애와 어딜 가서 뭘 보게 해다오
    이주일에 한번 정도는
    작은 아들과 같이 이발을 가라
    뭐 이런 식으로 정확하게 말을 하게 되고
    그러면 남편도 안될 때는
    너무 피곤해서 오늘은 쉬고 대신 토요일은 하루 멀리 가자
    라던가
    그날은 그러니까 미리 당겨서 하자
    라던가 하는 식으로 조절하게 되었어요

    사람마다 이야기 하는 방식이 좀 다른 거 같아요,, 같은 여자들도요
    님이 푹 쉬게 배려해주시는 건 좋지만
    기본적으로는 양쪽이 서로 배려해야 더 좋지 않을까요?

    대신 투정이라기보다 서로 잘 받아들일 수 있게 이야기 하시면 좋겠지요

    글은 길어졌지만
    예전의 저희 가정과 비슷하신 면이 있어서 도움되시라고 적고 갑니다.

  • 13. ^^
    '07.12.10 10:36 PM (58.234.xxx.211)

    바로 윗님 답글 읽고 속이 후련함(??)을 느낍니다.
    저희집도 원글님댁과 비슷한 분위기라 제가 힘든점이 많았거든요.
    구체적으로 얘기하는게 좋은거군요...생각해보니 그런것 같아요..그렇게 얘기하면
    기억하고 실천해줬던것 같아요.
    감사드립니다...희망을 갖게 해주셔서^^

  • 14. 천성
    '07.12.10 11:24 PM (203.218.xxx.77)

    제 남편은 비슷한 직종이예요.
    저도 남편 기분 굉장히 신경쓰고 배려 많이 하는 편이지요.
    남편이 스스로 릴랙스를 잘못하고 다른데 관심도 별로 없고 게으르고 하다보니
    스스로 스트레스 날리는 방법을 모르는것 같아요.
    겨우 드라마나 희희낙락하는 토크쇼나 보고있는 남편이 어떤땐
    잘해주다가도 꼴보기 싫을때가 있어요.
    하지만 뭐 어쩌겠어요.
    그게 남편 쪽에서 노력해야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것은 천성과 연결되 있는데다 힘들어 죽겠다는 사람 붙들고 들들 볶을수도 없고..
    위에 어느 분 말씀처럼 원하는것을 좀 구체적으로 한정지어서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봐요.
    그러면 그것은 하더라구요.

    님이 불만은 있으시더라도 양처역할 잘해내시는 분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15. ...
    '07.12.11 12:53 AM (218.53.xxx.227)

    저희남편은 원글님 남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나름 스트레스 많은 회사생활을 하고 삽니다.
    다 비슷했는데, 차이점은 애랑 동시에 저한테 같이 치댄다는 거였죠.
    자기가 집에 있으면 애는 뒷전이고, 마누라가 자기 옆에 찰싹 달라붙어 앉아서 모든 수발 다
    들어주기를 원했습니다. 손, 발톱 깍는것은 물론이며 대놓고 표현은 안했지만, 안마 같은 것도
    해주면 엄청 좋아했죠. 자기는 귀하게 자랐다나...농담반으로 이런 재섭는(-_-) 표현도 해가며..
    낮잠 자길래 제가 잠깐 애 데리고 놀이터라도 가면 귀신같이 깨서 핸폰 때리고...
    그래서 저는 주말이 늘 부담스러웠습니다. 저는 그렇다치고 애는 뭐냐구요...
    아빠가 시간을 같이 해 주지는 못할망정, 엄마까지 아빠한테 빼앗기다니요...

    기본적으로 체력이 약한 사람이라 뭐라 말도 못하고 그냥 저냥 견딜 수 밖에요...
    그러다가 건강검진에서 상태가 많이 안좋게 나왔어요. 비만, 고혈압, 당뇨, 기타등등...
    아직 30대인데 본인도 안되겠는지, 독하게 비만클리닉 다니며 다이어트를 하더군요.
    온 식구가 공원 가서 자전거 타고, 걷기 운동하고...주말 시간을 같이 보내게 됐구요.

    그러고는 산에 한두번 갔더군요. 저는 체력적으로 무리다...말렸지만 다이어트에는 최고라고...
    한번이 두번 되고, 세번 되고...그러더니 사람이 달라져 갑니다. 건강해짐은 물론이고,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드는게 확연히 보여요. 채력이 남으니 아이한테 신경도 많이 쓰구요...

    첨엔 산에 올라가자마자 엄청 후회했답니다. 내가 여길 왜 왔을까...
    그러다가 중간쯤 올라가면 그때부터 기분이 너무 좋답니다. 그러다가 슬슬 중독이 되는거죠.
    무엇보다 건강해지니, 주말에 종일 쳐박혀 낮잠 자는 꼴 안봐서 너무 좋구요...
    딱히 주말에 할 일 없으면 청계천이라도 갈까...해주니 아이도 너무 좋아하고...

    원글님께서 현명하고 참을성 많으신 분 같은데 그런 쪽으로 슬슬 유도를 해 보세요.
    한때는 담배도 하루에 네 갑씩 피우던 골초였는데, 담배도 끊었고....요즘은 델고 살 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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