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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같은 그곳.. 눈물날것 같아요..

둘만 조회수 : 2,224
작성일 : 2007-11-30 16:17:46
반지하 월세에 연탄불때는 곳에서 시작했어요.
93년에요.
그때.. 둘다 어려운일 겪고나서 남은건 돈2백.
백만원 보증금 걸고 월13만원짜리 방얻고
중고로 작은 냉장고와 티비.. 천으로된 옷장..
부엌겸 세면장겸인 수돗물하나와 연탄아궁이 하나.
둘이는 그래도 세상 부러울것 없이 열심히 살았죠.

IMF가 오고.. 98년에 아파트값이 많이 떨어졌을때,
적금깨고 현금서비스까지 총 동원해서 6천만원에 22평 아파트를 샀어요.
서울이 아니니 가능한거겠죠..
그곳에 이사갈땐, 이삿짐이 없었어요.
이사후에 장농도 사고 세탁기 냉장고 티비.. 혼수같은 여러가질 새로 했죠.
그곳에서 7년을 살았어요.
서울어디 수십억짜리 집에는 비할수도 없지만
그 많고많은 아파트들 중에 우리꺼가 하나 있다는 사실은 많이 흡족했어요.

그러다 재작년, 그 집은 전세를 놓고 시댁으로 합가를 했지요.
시댁과 두집살림 하듯 생활비를 대기가 버거웠고
애들 교육비때문에 더이상 두집살림하는 낭비를 그냥 둘수가 없었어요.
살림을 합쳐서 생활비는 조금 줄었을까..
덕분에 아이들 교육비도 잘 내고.. 빚 않지고 살아왔고..
하지만,
예전 집에서처럼 행복하지는 않네요.
우리집이란 생각보단, 그냥 어딘가 허공에 떠있는 느낌이랄까..

곧 전세로준 아파트 만기가 돌아와요..
그냥 연장해서 살건지.. 아님 이사갈건지..
전세시세가 좀 올랐더군요. 매매가는 1억이나 올라있고..
IMF아니었으면 결코 그집을 못샀을거란거 알지요.
전세를 시세만큼 올려받아야 할지.. 어떨지..
그런고민 하다가,
갑자기 울컥.

눈물이 가슴 밑바닥에서 몽글몽글 맺혀 올라오네요..
전세만기 되면,
나 다시 그집으로 돌아가고 싶은데.. 아니 그러고 싶었는데.
현실은,
그집으로 돌아간다면 시댁과 또 두집살림에 생활비.. 엄두가 안나니까
할수없이 또 전세를 놓아야할텐데..

그럼 또 2년이란 시간이 연장되는거네요..
내가 그 집으로 돌아갈수 있는 시간이.
그 시간이 연장되는 것.
내 소망이 지연되는.

환한 햇살이 거실 가득...... 하던 그 집.
생각나요.
전세주고 한번도 가본적이 없는데...
이번 크리스마스즘에는 작은 케익이라도 들고 가볼까..
우리집 잘 있나.
내 그곳 잘 있나. 인사하고 싶어요.

........
IP : 211.33.xxx.147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07.11.30 4:25 PM (222.106.xxx.182)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어렵게 힘들게 보낸 신혼도 안쓰럽고...

    마지막 '우리집 잘 있나. 그곳 잘 있나. 인사하고 싶다'는 말씀도 안쓰러워요..
    힘 내세요..
    좋은 날 올꺼에요...

  • 2. ..........
    '07.11.30 4:25 PM (220.117.xxx.165)

    맘같아서는 전세연장 하지 말고 들어가시라고 하고싶지만,
    두집 생활비 부담이 되니까 원글님 입장에서는 그러시지 못하는 거겠지요..
    알면서도 자꾸 들어가시라고 하고싶네요..
    어떡해요.. ㅠ.ㅠ

  • 3. 눈물이 나요...
    '07.11.30 4:39 PM (211.115.xxx.133)

    눈물 날 것은게 아니고...

    저도 부엌이라고 말할수 없는 곳에서
    살림 시작했어요
    부엌은 담을 연결해서 만든..
    고등어 2도막 구워 놓고 잠시 방에 갔다오면
    1도막이 사라지는...

    어디갔게요?

    쥐가 물고 갔어요ㅠㅠ

  • 4. ㅠㅠ
    '07.11.30 8:52 PM (121.157.xxx.144)

    전 신랑이 말아먹은 아파트 혹여나 그길로접어들어 갈때면 눈믈이 왈칵치솟습니다
    저기가 우리집이였는데...
    내평생의 집이 였는데 ....
    님은 그래도 돌아갈 집이라도 있잖아요
    전 갈수가 없답니다
    에궁 내집 내아파트 비록로얄층은 아니었지만
    내겐 타워펠리스부럽지 않은 우리가족의 집이었는데,,,
    저도 다시 눈물이 치솟을라하네요

  • 5. 환한 햇살이
    '07.12.1 4:40 AM (211.186.xxx.224)

    거실 가득한 그 곳으로 편한 마음으로 입주하실 날을 멀리서나마 기도드리겠습니다.

    언젠가...옛말 할 말이 오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가슴이 서늘해요....많이...좋은 날만 가득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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