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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아지가 아파요' 글 후기예요.
여러분 댓글에서 위로 많이 받았어요. 정말 감사해요.
저희 강아지 경과를 궁금해하시는 분도 있었고
이번 경험이 제겐 나름 큰 충격이어서
혹 다른분들께 도움이 될까하고 후기 적어보아요.
저희 강아지는 올해 5살난 퍼그종 여아이고 이름은 오정이에요. (남편 성이 '사'씨 ^^)
아기 없이 7살난 시추와 요녀석 둘을 많이 예뻐하면서 같이 살았지요.
가정에서 태어난 오정이는 아주 건강해서 지금까지 잔병하나 없이 잘 컸어요.
예방접종 빼고는 병원 간 일도 없지요.
오정이의 한가지 특이 행동은 꼬추를 핥는 일이 잦았다는 것.
남편은 오정이가 와서 뽀뽀하면 "네 꼬추핥던 입으로 뽀뽀하냐" 하면서 웃어넘겼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부터 자궁 분비물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어요.
며칠전에 밥을 바꿨는데, 평소 없어 못먹던 녀석이 반찬투정 하듯 맛난것만 골라먹고
먹는 것이 예전만 못하더라구요. 밥이 바뀌어서 그런가 했어요.
또 물을 어찌나 많이 마시는지, 하루에 1리터 물병을 거의 비울 지경이었죠.
다행히 많이 마시는 만큼 소변도 많이 보고, 소변 상태도 깨끗하더군요.
심각성을 느낀 건 그저께 적갈색 분비물이 바닥에 떨어져 있는 걸 본 때부터였어요.
생리를 또 하나?
다음날 그러니까 어제는 강아지가 기운이 떨어져서 확실히 아픈 것이 느껴졌어요.
발라당 누워자는 녀석의 배를 살살 만져주니까 잠시후 꼬추에서 팥죽색 분비물이 흘러나오는 거에요.
얼마나 놀랐는지...
그때부터 여기 글 올려서 괜찮은 동물병원 여쭤보고
남편과 둘이 인터넷 서핑하며 온갖 정보를 검색했지요.
여러 증상으로 미루어 자궁축농증이 아닐까 의심이 가더군요.
예전에 큰 녀석 피부병 때문에 다니던 병원 원장님이 선한 분이라 좋았었는데
그만 문을 닫아서 병원 선택이 막막했어요.
게다가 자궁축농증은 거의 자궁 적출 수술을 하는 듯해서,
수술까지 하려면 좀 규모있는 병원이라야 하지 않을까...생각이 많았어요.
염증 질환이라선지 밤이 되자 증상이 심해지더군요.
거실에 자리 펴고 네 식구가 함께 자는데
오정이가 계속 벌컥벌컥 물 마시고, 호흡도 거칠고, 여기저기 자리를 옮기며
안정을 못 찾아서 저도 남편도 거의 잠을 못 잤어요.
오늘 아침 9시 넘자마자 남편이 수술 가능한 병원 알아본다고 나섰어요.
오늘이 일요일이라 문 닫은 곳이 많을 것 같아 익산을 다 뒤져본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들었는데, 여의치 않으면 서울까지 가려고 기름부터 만땅 채웠다고)
그런데 나간지 30분도 안돼서 전화가 왔어요.
남편 전화였는데, 예전 다니던 병원 원장님께서 집 근처 다른 동물병원 계신걸 봤다고.
오늘 수술가능하고 하셨다고 하는거에요.
와! 정말??
남편도 워낙 예상못했던 상황이라 원장님과 둘이 한 동안 물끄러미 서로 쳐다보고 있었답니다.^^
초음파로 오정이 자궁의 고름집 보고...
오후 한시부터 두시까지 오정이 수술이 이루어졌네요.
수술마치고 원장님 말씀이
하루이틀에 생긴 고름집이 아니랍니다.
정상적인 자궁뿔 크기에 비해, 자궁이 크게 팽창해있고, 속에 팥죽같은 고름도 아주 많았다고,
한쪽 자궁뿔에서만 300cc이상이 나왔다고 보여주시더군요.
순간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강아지 키운지 7년, 두마리 키우면서 나름 좋다는 밥 만들어 먹이고,
남 못잖게 사랑하고 예뻐하면서 키웠다고 생각했는데...
녀석이 이렇게 아파하도록 몰랐다니...
병이란 것이 생기기전에 예방하는 것이 최선인데
산책에 소홀했던 것도 많이 반성이 되었구요.
오정이는 무사히 수술 잘 마치고 현재 입원한 상태입니다.
수술후 이삼일 입원이 필요하다고 하시더군요.
좀 있다 오정이가 좋아하던 장난감 하나 들고 면회갈 예정입니다.
이제 겨우 한숨 돌린 기분이에요.^^
가을에 생리한 후 요맘때 자궁 축농증으로 내원하는 강아지들이 아주 많다고 합니다.
강아지 키우시는 분들 중성화수술 안 한 강아지들 한번쯤 유심히 살펴 봐 주세요.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혹, 애견인이 아니신 분들, 이해안되는 표현(개를 아이처럼 표현한 것 등)이 있었더라도
너그럽게 넘어가주세요. 가족과 다름 없이 지내다 보니....^^;;
제 첫번 글에 댓글 남겨주신 분들 한 번 더 감사드립니다.
워낙 황망하던 순간이라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혹시..'님 끝까지 같이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강아지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1. .
'07.11.25 4:34 PM (122.32.xxx.149)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서열 싸움이나 적과의 싸움에서 밀리는 행동이기 때문에
아픈 모습을 최대한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겉으로 드러날 정도로 아픈 모습이 보일때는 이미 증세가 많이 발전된 뒤라구요.
게다가 말을 못하니 웬만큼 아파서는 아픈걸 알아차리기 어렵죠.
저도 어제 그 글 뒤늦게 보고 걱정 많이 했었는데 빨리 치료 받게 했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2. 다행이네요..
'07.11.25 4:40 PM (61.255.xxx.59)빨리 완쾌되길 기도합니다.. 오정이는 좋은 주인을 만나것 같아요..
3. 거품
'07.11.25 4:48 PM (211.207.xxx.17)저도 똑같은 경험을 했는데..전 밤열두시되가는 시간에..병원알아보느라..
아주 정신없었답니다..지금은 수술전보다 훨씬 건강하고..밝은 모습으로
잘 노네요..오정아!! 어서 완쾌하고 건강해지자~~4. ^^
'07.11.25 5:10 PM (210.106.xxx.99)우리집과 같은 가족구조네요 ^^ 어제 글읽고 리플은 안달았지만 걱정되던데
수술 잘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애견인 아니더라도 가족같이 산다는데
비난할 꺼리가 되나요. 매너지키면서 키우면 되는거죠뭐 ^^)
저희 여아강쥐도 중성화 안되어있고 고추를 많이 핥는 편인데 걱정이 되네요.
전에 초음파해봤을땐 이상이 없었는데.. 아직은 젊지만 나이먹어서 어쩔까나..
5살부터는 건강검진 두녀석다 꾸준히 해주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오정아. 시추야.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아라. 그게 효도다.ㅎㅎ5. 이 병이..
'07.11.25 5:29 PM (222.233.xxx.102)옆에서 아무리 지켜봐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게 아니고, 뭘 잘못 먹여서 생기는것도 아니니 자책하지마세요.
그리고 암컷의 중성화는 오히려 중성화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지라 안 해줬다고 미안해하시지 말구요.
저도 10살인 녀석을 키우다보니 항상 불안해요.
게다 거의 3년 눈에 보이는 발정이 없다보니 혹시나 무슨 병이 있는지 걱정되구요 ㅠ.ㅜ
아이가 수술이 잘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예요.
빨리 쾌차해서 껑충껑충 뛰어다녔으면 좋겠네요 ^^6. 다행
'07.11.25 6:02 PM (122.36.xxx.75)수술 잘 됐다니 정말 다행이네요.
저희 강아지도 같은 수술을 한 적이 있어,
지난번 글 읽고 가슴이 두근두근했더랍니다.
전신마취 수술을 두 번이나 한터라
그 이후로 잔병치레가 잦아요. ㅜㅜ
그 전엔 없던 피부병도 달고 살구요.
수술 후 잘 살펴주셔요. ^^7. 아름다운 날들을 위해
'07.11.25 6:07 PM (220.83.xxx.172)울 삐삐도 첨 집을 떠나서 병원에 입원했을때 많이 걱정을 했어요 삐삐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인큐베이터에 같이 넣엇더니 좀 안심이 되는지 회복이 빨랐습니다. 그리고 입원해 있는 동안에 매일을 갔었어요 그래도 수술이 빨리 진행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그렇찮아도 아침에 걱정했거든요 병원에서 데려와서 회복이 중요한것 같애요 울삐삐는 아무거나 먹질 않아서 닭가슴살을 폭 고아서 국물과 고기를 아주 잘게 찢어서 사료를 약간 불려서 주었더니 아주 잘먹고 잘 나았습니다. 이제는 원글님이 잘 신경쓰시면 건강엔 문제 없을꺼예요 ^^
8. 다행
'07.11.25 7:11 PM (220.238.xxx.157)수술경과가 좋아서 다행이네요. 울 강쥐는 중성화 시켰지만 강쥐든 사람이든 건강한게 제일이죠.
9. 오정이가
'07.11.25 8:56 PM (125.134.xxx.211)수술 잘 마치고 경과가 좋다니 다행이예요.어제 글보고 맘에 좀 걸렸는데
저는 중성화한 남자슈나를 키워서 자궁쪽의 여자강아지들의 증상을 잘 몰라서
답글을 달기가 어려웠거든요.이젠 짧게라도 하루에 산책 자주 시켜주세요.
저희강쥐도 산책 가는걸 제일 조아하더라구요.안가면 우울해하기도 하구요
그럼 두마리 강아지들과 건강하게 행복하세요10. 혹시..
'07.11.26 10:41 AM (122.35.xxx.52)라고 글 남겼었는데 제 이름이 [혹시..]가 되어버렸네요 ^^
정말 정말 잘됐네요.
저희 남편이랑 경과가 어찌됐는지 같이 궁금해했거든요.
저희 강아지는 (할머니니 강아지는 아니지요 ㅠㅠ) 슈나우저예요.
10살이나 돼서 회복이 더디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수술 다음날 면회갔더니 꺼내달라고 난리난리~~ 언제 수술했냐 싶을정도로 짖고 난리였지요
다음날 바로 퇴원시키고 통원치료 했습니다.
일주일 뒤에 실밥 뽑구요
이 글 쓰면서 요녀석 뭐하나 내다봤더니
빨랫대에 걸려있던 제 스타킹 잡아댕겨 내려서 쭉쭉 늘려 갖고놀고 있습니다. ㅋㅋ
맘 고생많으셨습니다.
좋은 가족과 함께하는 오정이.. 복 많은 녀석이네요~~
*** 목 에다 스카이라이프 달고 있느라 불편해하겠네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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