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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무겁습니다...

고양이 조회수 : 714
작성일 : 2007-11-22 10:42:52
얼마전 저희 신랑이 출근하는데 집 앞에 새깨 고양이가 움직이지도 않고 업드려 있었대요.
그래서 그 고양이를 박스에 담아 병원에 대려갔더니 너무 먹지를 못해서 죽어가기 일보 직전이라고 하셨대요.
눈에도 눈병이 생겨 한쪽 눈을 뜨지도 못한 상태고 자기 몸도 못 가누는 상태였대요.
그래서 병원에서 영양제 맞히고 안약 사가지고 저녁에 집으로 데리고 왔더라구요.
제가 퇴근해 집에 있는 고양이를 보니 막막하더라구요.
신랑이 새끼고양이가 죽어가는 걸 보고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서 데리고 온 마음은 이해가 가는데...
저 고양이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니 걱정이 되더라구요.  제가 원래 강아지는 좋아했어도 고양이는 무서워했거든요.   하루밤을 자고나니 조금씩 기운을 차리더라구요.
눈도 약을 넣고 정상으로 돌아왔구요. 처음에는 무척 경계를 하며 공격적으로 "캬" 소리를 내며 무섭게 으르렁 데서 저는 겁이나 가까이 가지도 못했어요.
자게에서 검색해 보고 고양이들의 습성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조금씩 시간이 지나니까 서서히 수그러들면서 으르렁 거리긴 해도 안으면 안겨서 가만히 있더라구요.  그때는 정말 아기 같았어요.
이제는 밤에 자고 있으면 이불속으로 들어와 건드리기도 하고 장난을 치기도 하구요.(대신 움직이면 기겁을 하고 도망가지요 ㅎㅎ)  하루 하루를 보내면서도 고양이를 키워야 겠다고 마음 먹어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버릴수도 없고 고민만 하다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집앞에 큰 고양이가 앉아있는걸 봤어요.  
그런데 그 옆으로 새끼 고양이 두마리가 지나가는 거예요.  색깔이 우리 집에 있는 고양이하고 같고 크기도 비슷했어요.   그래서 저희 신랑에게 얘기해 상황설명을 하고 어미인것 같으니 데려다 줘봐라 하고는 출근을 했어요.
출근해서 전화해보니 새끼들 있는 쪽에 놓아주니 따라 갔다고 하더라구요.
집에서 먹이는 사료도 같이 놓아 주었다고 저녁에 와서 먹었는지 확인 해 본다고 하는데.....
막상 이제 가버리고 없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이상하네요.
아무래도 집에서 키우면 더 오래 살수 있겠지만 항상 불안해서 사람을 경계하면서 사느니 하루를 살아도 자기 엄마와 형제들하고 같이 사는게 나을것 같다는 생각이었는데,  정말 잘 어울릴지 따돌림은 당하지 않을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죄 받을 짓을 한 것 같기도 하구요.
고양이를 키우시는 분들이나 고양이 습성에 대해서 아시는 분들 계시면 말씀좀 해주세요.
어미에게 보내주는게 낳은건지, 그리고 혹시 어미가 아니더라도 같이 어울릴수 있는지, 가족이 아니면 따돌림을 받는지요.......
IP : 122.36.xxx.13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곤냥
    '07.11.22 10:49 AM (210.110.xxx.184)

    고양이들이 어미젖을 필요로하는 시기가 3개월까지예요.
    그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또는 어미가 억지로라도 새끼를 독립시킵니다.
    환경이 척박하고 또 요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질 땐 어미가 새끼를 제대로 거두지 못하면 어미 곁에 없는 게 차라리 나을지도 모르죠. 건강이 좋은 편이 아니라면 살아남기 어려울 수도 있어요. 모든 동물이 그렇겠지만 고양이는 특히나 야생성이 많이 남아 있는 편이라 무리에서 따돌림을 당하면 살기 힘들어요.

    동네 환경이 괜찮은 편이시라면 멀찍이서 가끔 사료 챙겨주시면 좋구요..
    그렇지 못하다면(동네분들이 고양이를 혐오한다든지...) 거둬주시면 정말 좋은 일하시는 거겠죠. 다만.. 고양이 습성상 발정 때 이성을 찾아 나서고 끊임없이 임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1년 이내 중성화 수술을 해주실거라는 계획도 미리 세우셔야하고.. 중간에 키우는 걸 포기할 확률이 높다면 거두지 않는 것이 나아요.

  • 2.
    '07.11.22 10:50 AM (211.200.xxx.191)

    자기새끼조차 때가 되면 매정하게 떼어버립니다. 근데 신기하게 새 배가 불러 새 새끼를 낳고 나더니 그렇게 못살게 굴던 큰녀석을 물고 떠는데 큰 녀석이 동생들 재껴두고 젖만 먹어대서 큰녀석은 계속 배탈나고 동생들은 배고파 죽고 그래서 큰녀석을 떠어버린적이 있어요.
    맡을 생각이 아니면 에미가 데려가지 않았을거예요

  • 3. 사람냄새나면
    '07.11.22 10:55 AM (125.130.xxx.146)

    무리에 잘 끼지못합니다.. 냉정하게두요...
    조금만 더 기력을 차린후에 중성화를 해서 내보셨으면 좋았을껄 싶은 생각도 들지만
    두분다 그정도라도 배려해 주셨으니 정말 감사합니다. 이 추운날 먹을것도 없고 잠자리도
    없고 차에 위협당하는것이 길에서 생활하는 고양이들의 잔혹한 운명입니다. 어떤 동물이건 추위에 떨고 배곯고 하는건 정말 가슴아픈일이에요. 착잡합니다...

  • 4. 아마..
    '07.11.22 10:57 AM (125.184.xxx.197)

    어떤 이유에서든 어미 고양이와 떨어지게 되었나봅니다.
    아가일때는 어미와 함께 있는게 가장 좋지요. ^^ 물론 어미가 그 아이를 받아줬을때의 이야기 입니다만...

    그 아이가 원글님과 인연이라면 조금 더 어미젖 먹고 건강해져서 돌아올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원글님께 또 다른 인연이 존재할지도 모르구요. 적어도 고양이에 대한 무서움이 조금은 줄어드셨잖아요? ^^ 길냥이들(요즘에도 이렇게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도둑고양이라는 말은 애묘인들 사이에선 정말 싫어하는 말이거든요)은 사실 건강이 무척 안좋답니다.
    만약, 할 수 있다면요...사료랑 물을 정기적으로 놔둬주세요.

    적어도 사오신 사료 다 먹을때 까지는요. 그러면 그 길냥이 가족에게, 혹은 그 구역을 영역으로 삼고 있는 다른 길냥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껍니다.


    그리고 원글님께서 물어보신 질문에 답하자면,
    아기일땐 어미를 찾으셨다면 어미에게 보내줌이 옳습니다.
    그러나 어미가 없거나, 진짜 어미가 아닐경우..어미 습성에 따라 다릅니다.
    어미가 자기 냄세가 아닌 아이는 안받아 들이는 경우도 있고, 냄세가 상관없이 자기가 젖이 나오기 때문에 그 또래의 아가들은 다 받아주는 성격이 있지요. 일명 유모 묘이죠.

    적어도 제가 알았던 고양이들은..유모묘가 많았습니다.

    아마 그 큰 고양이가 원글님 집앞이 영역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암컷 고양이들은 자기 영역 내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아기를 낳는 버릇이 있거든요. 그래서 암컷 고양이들을 키울때, 바깥 출입을 하는 경우에도, 큰 일이 없으면 새끼는 주인 곁에서 낳거든요. 그렇다면.. 아마 원글님이 잠시 돌봐줬던 아이는 그 엄마의 새끼일 가능성이 높답니다. ^^


    그 아이는 복이 많네요. 원글님남편분과 원글님 같은 따뜻한 분을 만나서 행복했을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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