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고국에 있고, 전 타국땅에 있어요.
오빠한테 옆에 있어줘서 넘 행복하다고 했어요.
내게 오빠를 있게 해 준 엄마, 아버지한테 넘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은데
더 이상 내 말에 귀 기울여 줄 수 없는 엄마...
내가 너무 사랑했던 엄마는 2년 전에 떠났고
4년 전 교통사고로 뇌에 문제가 생긴 아버지께 말씀드려도 소용이 없고
그래서 오빠한테만 얘길했네요.
사실 전 타국생활을 한 지 백일정도 지나고 있어요.
그래서 오빠하고는 가끔 채팅으로 대화를 나눠요.
오빠랑 얘길하면서 눈물이 났어요. 지금도...
오빠가 있어서 너무 행복하고 감사해서 눈물이 난다고 하니
"와? 울지마라. 좋으면 웃어야지, 웃어라." 하네요.
정말 무뚝뚝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오빠입니다. ㅎㅎ
전 늘 '오빠는 내 인생의 테클이다!' 를 외치고 살았었죠.
어렸을 때는 많이 싸웠고, 오빠는 제게 짓궂은 행동을 많이 했었어요.
크면서는 제가 대학에 들어 갈 때도, 제가 결혼을 할 때도
오빠에게 일이 생겨서 집에서 먼저 목돈을 들고 나갔죠.
제가 결혼자금으로 엄마한테 맡겨 놓은 일부분까지...
첫애 낳고 카메라를 친정에서 빌려서 썼는데
오빠가 졸업선물로 엄마한테 받은 거라고 달라고 합디다.
주면서 어찌나 서럽던지...
난 대학졸업할 때 그 흔한 꽃다발도 못 받고 암것도 받은 게 없는데...
암튼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나열하기가 넘 많아서 일절만 할게요. ^^
엄마 살아 계실 때 투덜거리면
오빠가 알면 속상해 하니까 그냥 덮으라고 니가 참으라고만 하셨어요.
힘들고 무슨 일만 있으면 나한테 얘길하고
오빠는 걱정하면 안된다고 말하지 말라고 하고...
엄마는 딸이니까 친구삼아서 그랬을 거고
전 또 엄마니까 투덜거렸던 거겠죠?
갑자기 엄마가 떠나고 나니까 오빠랑 전 고아가 된 기분이었어요.
뭐 각자의 가족이 있긴 하지만 세상에 홀로 남겨진 그런 기분이에요.
엄마의 너무나도 큰 그늘을 그 때 첨으로 깨달은 거죠.
오빠는 온실 속의 화초, 전 온실 속의 잡초. ^^
장례절차라든가 그 이후에 해결해야 할 일들을 오누이 둘이서 의논하면서
서로 더 의지하게 되더군요.
제가 출국하기 전에 아버지의 상황이 안 좋아서 오빠랑 미리 의논하고 왔는데
다행이 많이 좋아지셨다고 해서 맘이 놓이긴 합니다.
어렸을 때 오빠 때문에 속상한 일이 있을 때면
'차라리 내가 외동딸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요즘은 오빠가 있어서 넘 행복하고 감사하네요.
우리 두 딸도 서로 사랑하고 아끼며 살아주길 두 손 모아 빕니다.
제게 오빠를 있게 해 준 엄마, 아버지 넘 고맙습니다.
너무 사랑하고 너무너무 보고 싶어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오빠랑 채팅했어요. ^^
오누이 조회수 : 1,042
작성일 : 2007-11-21 16:43:13
IP : 213.42.xxx.15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07.11.21 5:15 PM (218.151.xxx.167)남매간에는 다정하기 참 힘든데...
님께서 많이 양보하고, 이해한 듯 한데요....보기좋습니다.
전 남자형제는 별로정이 없는데....짐이라는 생각만 듭니다..아래 동생이라
여자 동생은 넘 좋아요. 관심사,가치관 등이 같아서 친한친구 10명 목은 하는거 같아요.2. 오누이
'07.11.21 5:48 PM (195.229.xxx.217)워낙에 형제가 없이 둘 뿐이라서 그런 거 같아요.
엄마 떠나고 오빠가 내 뱉는 한마디가 그냥 감동으로 느껴집니다.
일이 있을 때면 "엄마가 계셨으면 이렇게 해 줄텐데..."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제겐 감동이에요. ^^
워낙에 표현할 줄 모르는 오빠라는 걸 알거든요.
사실 언니나 여동생 있는 친구들이 지금도 너무 부러워요.
하지만 혼자 보다는 마음으로 기댈 수 있는 오빠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넘 감사해요.3. 통키(찐빵이네)
'07.11.21 7:12 PM (221.166.xxx.161)저두 든든한 오빠가 있어서 늘~~~행복합니다^^
저와 같은 사람이 또 있군요.
저희는 채팅은 안하지만 하루에 한번씩 꼭...통화는 해요.
문자도 주고 받고...ㅎㅎㅎ
늘 감사하죠...나한테도 오빠가 있단게...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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