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회사 퇴직 문제(길어요..)

답답 조회수 : 519
작성일 : 2007-11-21 12:27:19

작년 8월에 입사했으니까 이제 일년 3개월 좀 지났나봐요...
경력으로 입사했는데 전에 다니던 회사는 작은 벤처였어요.
회사가 작다보니 막판에 경영난으로 월급 몇 달 밀리고 막 결혼하고 난 후라 더 힘들었어요.
그래서 절대 돈 때문에 이직하는 일은 하지 말자던 제 평소 생각이 그렇게 무너졌었나봐요.

전에 다니던 회사가 지금 회사의 을 입장이였고,
저는 개발일을 하는데 워낙 까다로운 바이어 일이 많은 회사라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도 지금 회사랑 일하면서 폐인(?)되서 떨어져 나간 사람이 수두룩 했어요.

여자들이 별로 없는 업계라 저는 비교적 배려도 많이 해주기도 했고,
융통성있게 일처리 하면서 능력도 인정 받았고 대부분 프로젝트 끝까지 다 마무리 했구요.

그렇게 프로젝트 몇 개 하다보니 지금 회사 부장님이 스카웃 제의도 많이 하셨어요.
전부 거절했었는데 전에 회사가 힘들어져서 월급이 계속 밀리는 상황이 되고보니
저도 벼랑끝에 선 기분으로 결국 지금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이직하면서부터 좀 트러블이 있었어요.
경력이나 일처리 면에서는 제가 제시한 희망 연봉이 적정한 금액이였는데,
지금 회사는 대기업은 아니여도 고용인 500명이 넘는 작지는 않은 회사다보니
말이 연봉제지 실제 속은 호봉제나 마찮가지라...

제가 전문대졸업자라 희망 연봉에서 천만원이나 적은 금액 밖에 줄 수 없다 해서
그럼 난 안가겠다 했고, 회사 안에서 저를 스카웃한 부장님이 인사팀과 중간에서 좀 애를 먹었죠.

결국 희망연봉에서 좀 깎아주고 입사를 하게 되었는데,
연구소에 전문대졸 출신은 저 밖에 없는거 같더라구요.

같이 일하게 된 대리가 애초부터 저에게 불만이 많았습니다.
술자리에서 대놓고 저에게 이야기 하기도 했는데..
넌 여자고 전문대 나왔고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는데 연봉은 많다고..
자기는 그것 때문에 제가 싫다고 대놓고 얘기하더라구요..

나중에 그걸로 걸고 넘어지는 절대 그런말 한 적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요..
(술을 못 마셔서 제가 싫다고 한거랍니다. 이건 말이 되나요.. ㅡㅡ;)
그래도 그런 문제들은 일 시작하면 능력으로 인정 받을 자신이 있었기에 걱정 안 했었어요.

그런데 입사하고 지금까지 제대로 된 프로젝트가 하나도 없었네요.
위에서는 항상 지금 기획하고 있다 조금만 기다려라 하지만 조금 기다리다보면
기획 자체가 부러져서 없던일이 되버리고..

그러다보니 나는 내 능력 증명할 길이 없고 주위에서는 여전히 안 좋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결국 감정이 극에 달해서 윗분들께 퇴직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게 지난 3월이였구요..
입사 초에 연봉이나 학력문제로 부장님이 중간에서 인사팀과 큰소리도 났었고 해서
이런식으로 일년도 못 채우고 그만두면 중간에서 자기 입장이 곤란하다고 하더라구요.

본인입장이 곤란하다는건 수많은 이야기 중에 제가 낸 결론이구요..
과정이야 큰소리도 많이 났었고, 회사 생활하면서 남 앞에서 눈물보이는걸 제일 수치스럽게
생각하는데 저 눈물바람도 많았었고..

아무튼 회사가 이전 계획이 있었는데 당시 3월까지만 해도 6월에 이사간다고 했었거든요.
그래서 적당한 명분을 위해서 6월 이전까지만 출근하기로 합의를 했습니다.

같은 팀 사람들하고도 틀어질대로 틀어진 상태라 저는 출근하는 것 자체도 곤역이였지만,
그래도 남에게 피해주지는 말자 싶어서 계속 출근했구요.

막상 6월이 되니 이전 계획이 계속 미루어져서 지금 11월까지 왔습니다.
회사 이전하는거야 부장님 의지와는 상관없이 뒤로 미뤄지는거니 별수 없지 하면서
그냥 기다렸어요.

11월 초에 16일 이사간다 공지가 떴고 저는 부랴부랴 다시 퇴직 의사를 밝혔구요.
다들 자꾸 11월 말까지만 계속 나와라 하시길래 이사가는 지역도 집에서 멀고 해서
곤란하다고 말씀드렸어요.

근데 이게 또 늦춰져서 이번달 말일날 이사간다네요..
그래서 16일 맞춰서 퇴직하기로 한걸 또 일주일 뒤로 미뤘구요.
분명 23일까지 출근하는걸로 다 합의를 본 상황이였구요..

오늘 사직서 작성해서 결제 받는데 갑자기 또 말일까지 나오라고 하네요..
자기들 말로는 제 생각을 해서 월말까지 한달치 월급 다 받게 해주려고 위에다
이번달 말까지 나오는걸로 얘기해놨다고 무조건 말일까지 나오래요.

제 입장에서는 납득이 안 되서 못 하겠다 얘기했는데 제 의견은 무조건 무시합니다.
이직할 직장을 구해놓은게 아니고 한달정도 집에서 쉴 생각인데
어디 다른데 출근할 것도 아닌데 몇 일 더 나오면 죽냐고 하네요.. ㅡ_ㅡ;
저는 죽을만큼 힘들다고 대답했습니다;;

더 기가막힌건 저 보내놓고 나면 다들 올해 안으로 퇴직할 사람들이라는 겁니다.
지금 자기들끼리는 다른데 이력서 쓰고 있거든요..
금방 관둘 사람들이 회사에서 자기 입장이 곤란하다 말하는 것도 어불성설인것 같고..

저는 일년 3개월간 제대로된 프로젝트 하나도 없이 매일 회사에 나와 일도 없고
멍하니 앉아만 있다가 집에가는데 이미 경력면에서도 저도 많이 손해보고 있는데
계속 자기들 입장만 고집합니다.

애초에 딱 잘라 관두지 못하고 여태까지 끌려온 제가 한심하네요.. ㅠㅠ

마음 같아서는 내일이라도 연락 다 끊고 그냥 잠수타고 싶은데
어찌하는게 현명한 선택인지 모르겠습니다.
IP : 221.150.xxx.251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1.21 12:34 PM (210.104.xxx.5)

    어렵네요.
    다시 안 볼 사이고 같은 업종에서 일 하실 게 아니라면 잠수 타셔도 되지만 나중에라도 관계가 생길 것 같다면 힘들어도 며칠 더 채우시는 게 낫다고 봅니다.
    여지껏도 참으셨으니 눈 딱 감고 며칠만 더 고생하세요.
    일 많은 거 보다 일 없는 게 더 힘든데 정말 고생많으셨네요..

  • 2. 원글
    '07.11.21 12:54 PM (221.150.xxx.251)

    네.. 이 동네가 시장이 워낙 좁아서 어떻게든 다시 부딪친다는 생각에 여태 버티고 있었어요.
    하지만 매번 제 의견은 묵살하고 무조건 자기들 입장 고집하면서 제가 관두겠다 하면
    저보고는 이기적으로 제 생각만 한다고 몰아부치더라구요.

    제 잘못도 있지만 회사에 정 붙일만한 것도 없어요..
    제가 낯을 심하게 가리는 편이라 일하면서 사람들과 친해지고 어울리는 쪽인데
    여긴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텃새도 좀 있었구요..
    일찍 회사에 대한 마음 접다보니 오히려 제가 점점 더 사람들 멀리한 경향도 있었고
    이제는 대놓고 왕따놀이까지 하고 있어서 마음이 더 무겁다보니 힘들어져서..

    안 그랬는데 요즘은 자꾸 남들 원망만하고 점점 피해의식도 생긱는거 같아요. ㅠㅠ

  • 3. //
    '07.11.21 12:57 PM (218.234.xxx.179)

    그동안 마음 고생 많이 하셨겠어요. 프로젝트도 흐지부지되고 사람들하고도 안맞고.
    에구..
    근데 이번 달 말이라고 해봤자 열흘정도 남았으니 조그만 더 참으심이 어떨지요.
    이상하게 나쁜 인연은 꼭 다시 한번은 만나게 되는것 같아요. 저도 직장생활하다보니 싸우고 나간 사람이 나중에 같이 일을 하게 되는경우도 있고 그렇드라구요.
    그동안 수고 많으셨어요...

  • 4. 원글님
    '07.11.21 1:48 PM (163.152.xxx.46)

    수고 많이 하셨어요. 내용으로 봐도 성격이나 일처리 솜씨가 보이는 듯해요..
    어딜 가나 결국은 일 잘하는 거 드러납니다.
    애쓰셨어요.

  • 5. 원글
    '07.11.21 2:06 PM (221.150.xxx.251)

    제가 자기 주장이 강하고(이것도 트러블의 원인 중 하나겠죠..) 일처리하면서는 날짜 잡으면 무조건 거기 맞춰서 맺고 끊는게 확실한 편이에요.. 사실 프로젝트 중에는 이런 점이 저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했던거 같은데 사람사이 관계에서는 그렇지도 않은가봐요..

    저는 날짜 정하고 다 같이 합의 했으면 무조건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쪽이라 자꾸 말을 번복하고 제가 끌려다니기만 하는거 같아서 울컥했나봐요..

    아까 상사분이 메일로 그럼 월요일 하루 더 나와라 하시네요.. 바로 옆 자리에 앉아서 메일로만 얘기하고 있어요.. 이것도 좀 웃기죠..

    매번 말이 바껴서 막상 월요일 되서 또 뭐라고 할지 의심스럽기까지 하지만, 여태 버텼는데 몇 일 더 못 버티겠어요..

    위로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

  • 6. ,,,
    '07.11.21 2:35 PM (210.94.xxx.51)

    잘 생각하셨어요.
    역으로 생각하면 월요일까지 나오라고 하는걸 서면으로 받아뒀으니 할말도 있는거고
    (저는 중요한 일들을 전화나 대면해서 말로 얼렁뚱땅 해버리는 사람들 너무 싫어해서요. 다 증거 남겨놔야합니다)
    그쪽에서도 원글님이 인간적으로 불편하면서도 계속 나오라고 하는 거 보면
    원글님이 중요한 분인 거 같네요.. 그것도 어찌 생각하면 기분 좋은 일이죠 뭐.
    며칠 더 나오시고 좋게 생각하세요.
    쉬신다니 정말 부럽네요. 저도 좀 쉬고싶은데,, 그게 맘처럼 안됩니다..... 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5946 강화마루와 데코타일 잘아시는 분 7 이사 2007/11/21 572
155945 딸아이 견학가는데 도시락은??? 3 도시락걱정 2007/11/21 580
155944 와인잔 리델요~ 잘 아시는 분 ^^ 8 와인잔 2007/11/21 514
155943 식비는 항상 그 만큼 1 그럼 그렇지.. 2007/11/21 527
155942 사골 끓일때요.... 4 사골이 어려.. 2007/11/21 465
155941 아마존에서 얼마까지 쉬핑할 수 있어요? 1 초짜 2007/11/21 308
155940 지우지 마시고 원글만 펑 하시지 -_-' 2 ... 2007/11/21 564
155939 에리카김 너무 이쁘지 않나요? 10 미인이네요 2007/11/21 6,799
155938 월튼 쿨독키즈 옷 어떤가요?? 2 엄마 2007/11/21 545
155937 전업주부가 아닌 걸 어찌 알까요? 10 6년차 2007/11/21 2,041
155936 현정부땜에 망한 나라 29 알려주세요 2007/11/21 1,049
155935 아이가 뜬 목도리 양쪽 끝에 달만한 인형..어디서 구입할까요? 3 목도리 2007/11/21 201
155934 문** 후보에게... 10 ... 2007/11/21 718
155933 김장..끝냈어요!!!야호 5 ~~ 2007/11/21 678
155932 수지에 전세를 구하려는데 동네 사정을 몰라서 문의합니다. 7 전세 2007/11/21 516
155931 아이가 동물도 좋아하고 해서... 2 태국여행 2007/11/21 224
155930 어린이집에서 생일이요~~ 3 . 2007/11/21 156
155929 (급해요^^)중계역 근처 자장면과 탕수육 맛있는 집 자장면 2007/11/21 174
155928 한국에 8년만에 들어가는데요, 5 얼마나 2007/11/21 874
155927 80개중형짜리는 점수가 몇점 붙어있는지 확인좀해주세요^^ 1 하기스요 2007/11/21 276
155926 첫,눈 첫눈 2007/11/21 109
155925 모노 소나티네 구입관련~ 3 루비똥 2007/11/21 313
155924 저는 너무 살기 힘들어도 이명박씨는 아닌거 같아요 20 .. 2007/11/21 1,040
155923 샤틴이나 비아트 옷은 예복용인가요?? 6 tixls 2007/11/21 942
155922 이번 겨울방학때 아이들을 필리핀에 한달정도 보내려구요. 13 필리핀 2007/11/21 763
155921 두돌 아가 어찌혼내나요??? 7 혼내기 2007/11/21 873
155920 이틀동안 세가지 기쁨은 안겨준 아들 4 쐬주반병 2007/11/21 938
155919 (애견)여러분 이시라면은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13 선택 2007/11/21 639
155918 옥소리씨 맞고소 했다네요 12 이건.. 2007/11/21 5,167
155917 회사 퇴직 문제(길어요..) 6 답답 2007/11/21 5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