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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본 첫째아이 어떻게 재워야할지요.. 그리고 혼내지 않고 어떻게 해야할지.

Moon 조회수 : 528
작성일 : 2007-11-21 07:08:31

안녕하세요.

첫딸아이가 27개월 좀 넘었구요, 둘째아들 생긴지 두달반쯤 되어갑니다.
또래보다 말도 많이 빨랐고 눈치도 빠른 예민한 딸애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몰라서
걱정도 좀 되었지만, 사실 주변에서 '이제 좋은 세월 얼마 안남았구나~ 쯧쯧'하며
많이 사랑해주라고 더 걱정해주셨지 저희부부는 워낙 밝고 착하고 똑똑한 아이라서
그다지 염려하진 않았던것 같아요.

둘째 태어나고선 처음으로 딸애와 떨어져서 병원에 있을때 어찌나 딸애가
보고싶던지... 동생의 존재가 얼마나 놀라움으로 다가올까 생각만하면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날만큼 딸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컸습니다. 한달쯤 산후조리 해주신 분이
계실때는 젖먹이면 넘겨드리고 저는 딸애만 봤어요. 사실 그때는 둘째가 예쁜것도
몰랐어요. 젖몸살에 너무 힘도 들고 첫애가 그저 안쓰러워서 그랬던것 같아요.

근데... 요즘 둘째가 어쩜그리 예쁜짓을 많이 하는지. 젖먹고나면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눈웃음치고 예쁘게 웃어대고.. 첫애 눈치보는걸 다 잊어버리고 저도 모르게 둘째
얼르고있거나 뽀뽀하고 있거나 그랬을지도 몰라요 의식적으로 안그러려 하지만.
도와주시는 분이 안계시고 혼자 키운지 이제 한달 반이 넘어가는데
막상 두아이를 하루종일 끼고 있으려니 저도 힘이 들어서 이래저래 화살이 첫째한테 자주 갔어요.
칭얼대는 둘째를 팔이 빠져라 안고있을때는 딸애가 사소한 실수만 해도 혼을 내게되고
짜증을 그쪽으로 퍼붓게 되고.. 지금 돌이켜보니 그랬던것 같아요. 하루가 길고
싸이코처럼 이랬다 저랬다 감정기복도 있었고..

갑자기 요즘 큰딸애가 눈도 깜빡거리고 한쪽으로 찡긋거릴때가 있네요. 아주 사소한
일에 서럽게 울어대는것도 한참동안 있었구요, 그땐 그저 동생봐서 요즘 이것저것 섭섭하고
아기짓 하나보다 넘겼는데... 이젠 소리지르고 뭐 던지고 그럴때도 많고 저를 때릴때도
있어요. 타이밍상 제가 너무너무 힘들때 딸애가 뭔가 일을 저지르면 소리 지르고
짜증섞인 화를 많이 냈어요. 그냥 갈이 웃고 넘기면서 함께 치우고 하면 될것을, 이게 뭐냐고
너 왜이러냐고...이내 미안해져서 눈물나고 후회하고 했지만 마음을 아무리
다잡아도 이해할수 없는 미운짓을 하면 저도 모르게 또...

혹시 스트레스 때문에 아이가 혼자 힘들었던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너무 아파요.
새벽에 젖먹이느라 제가 아가있는 방에서 자고 딸애는 아빠랑 잤거든요. 물론 잠들기전엔
제가 재워야했구요.. 임신때도 제가 끼고 잤던터라.. 근데 새벽에 꼭 깨서는
'엄마한테 가' 이래서 안고온적이 많아요. 이젠 엄마가 따로 잔다는걸 아나보다-하고
오히려 다행으로 여겼는데 이게 불안감을 가져온걸까요? 밤에 깨는적이 자주 있었지만
요즘에 유난히 심해진것 같아서 하루는 제가 아예 데리고 잤는데, 그날은 새벽에 '아빠한테 가' 하길래
저도 모르게 왜그러냐고 버럭 혼을 냈지 뭐예요. 저딴엔 버릇 고쳐줘야지 한건데 많이 서럽게 울더라구요.

그동안 애가 울면 그만 찡얼거리라고 혼내고.. 너무 다큰 아이 대하듯이, 아이가
말이 빠르고 너무 똘똘해서 제가 그저 이성적으로만 대했나봐요. 초심을 많이 잃어버리고..
저도 혼자서 둘을 돌보느라 한달을 적응하면서 첫애한테 더 신경써줘야 하는것을
힘들어하고 귀찮아해서 (마음 보다는 몸이..) 제가 느끼는 이상으로 아이가 서운하고
힘들었던건지.. 둘째 재우느라 팔 빠지는데 이거달라 저거달라하면 기다리라고하고
떼쓰면 어디서 떼쓰냐고, 안하던짓 한다고 한소리하고..

아이가 요즘들어서 식욕도 없어보이고 감기 옮아서 하루 토하고 아프더니 짜증도 많아지고..
갑자기 기억을 더듬어보니 제가 지난 한달 아이마음을 많이 어루만지지 못해준것
같더라구요. 나이 서른 훌쩍 넘어서는 그깟 몸 좀 피곤하다고 아이한테 짜증내고..
마음이 많이 아프고 미안해서 다시 다짐하고 기도해도, 다음날이면 정말 참을인자
수백번 새기면서 눈물을 삼켜요, 화도 나고 미치겠어서. 원래 두살 지나면 이런건지.

불안증이 있는걸까 싶어서 어제부터 넷이서 한방에 잡니다. 아가들이 둘다 귀가 예민해서
그동안 서로 깨울까봐 따로 잤던건데 큰애가 아무래도 소외감이 드는것 같고...
이 방법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아질런지 한번 보자-하고 신랑이랑 결정한건데.. 그러자니
11시가 넘어서야 잠이 드네요. 9시쯤부터 재우려고 해도 혼자 놀고 노래하고 어쩌고
시간 보내면 자고있던 둘째가 깨서 젖먹여야하고.. 젖먹이고 안고 재우면 자기도
인형데리고 따라해요. 전엔 자주 혼도 냈어요, 안잘꺼면 엄마 나간다고 혼자 놔두고
문닫기도 하고.. 울고불고하길래 효과를 본줄 알고 자꾸 협박작전으로 나갔어요.
근데도 재우려고만 하면 자기도 인형 재운다고 얼르고 난리예요.. 협박하는것 같고 불안할테니
남편이 그냥 놔두라고해서 어젠 하고싶은대로 놔뒀더니 결국 젖먹은 둘째가 잠들고서
11시가 넘으니 자기도 자더라구요.

도대체 어떻게 재워야할까요? 저는 9시반 쯤에는 잤으면 하고 바라는데
젖먹이의 시간과 맞지를 않으네요. 둘째가 클때까지 그냥 기다려야 하는건지..
다른 분들은 어떻게 재우시는지 궁금합니다.

걷는것도 좋아하더니 요즘은 안아달라고만 하고 걸핏하면 무섭다고하고.. 손닦는것도
싫어하고 똥누면 금방 얘기하더니 이젠 기저귀 가는것도 싫어하고. 악쓰고 바닥에 뒹굴고
소리지르고... 우리딸한테 저런 모습도 있었나 싶어요. 어떻게 대해줘야할지, 무조건
하고싶은대로 놔둘수도 없고 고민이네요. 아무 도움 말씀이나 기다립니다. 처음엔
둘째아기 아는척 하는 사람들이 다 미울만큼 큰애한테 애틋하고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나더니
어느새 '미운두살이네' 하고 곱게 안보는 제가 잘못이겠지요.. 다시 초심을 기억하며
사랑하는 첫애한테 마음 많이 줘야겠어요. 너무너무 사랑하는데 또 화가 치미는 제가 저도 싫어요..

저의 하루가 긴만큼 글도 길어졌네요. 죄송합니다. ㅡ.ㅜ
IP : 24.5.xxx.21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안됩니다
    '07.11.21 8:04 AM (218.53.xxx.227)

    예전에 읽은 글에서 동생이 생기는 것은 조강지처가 남편은 애첩에게 빼앗기는 심정과 똑같다...
    라고 했습니다. 큰 아이에게, 동생이 생겼으니 네가 참아라~~ 이건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지금 단지, 큰 애를 밤에 어떻게 재울것인가..라는 국지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그러다가 나중에 후회하십니다.
    아이들은 스트레스가 크면 퇴행이란 걸 해요. 장기적인 틱이 올 수 도 있어요.
    27개월이면 아직 너무나도 어린데, 큰 애에게는 엄청난 부담일겁니다.
    젖먹이 때문에 힘드신건 알겠지만, 원글님 먼저 보약 한첩 드시구요. 하루 스케줄을 짜세요.
    지금 큰 아이가 놀이방도 안다니고 하루종일 엄마와 있는거죠...?
    원글님이 알게 모르게 큰 아이가 하루종일 엄마의 스트레스 풀이의 상대가 되고 있는겁니다.

    천지가 개벽을 해도 하루에 최소 30분만 큰 아이에게 시간을 내어주세요.
    겨우 30분 아닙니다. 해 보시면 그 30분이 얼마나 길고 알 찬 시간인지 알게 될겁니다.
    하다 못해 아빠가 퇴근하면 둘째를 아빠에게 맡기고라도 큰아이와 미친듯이 놀아주세요.
    다만 그 시간에는 무조건 아이가 하자는대로 해야 합니다. 엄마가 뭘 하자고 지시하거나 하면 안돼구요.
    아이가 하고 싶은 놀이, 아이의 시선에서 보고 있는 것...그런 부분들을 같이 공감하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그걸로 아이의 스트레스나 욕구는 어느정도 발산이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둘째 아이의 육아를 큰아이가 쬐끔이라도 동참하게 하셔야 해요.
    아직 두돌이면 어리긴 하지만, 동생 키우는데 큰 아이와 자꾸 함께 하도록 하셔야 아이가 소외
    되지 않습니다. 무조건 동생 근처에 못가게 하거나 하면 안되구요.
    그리고 아빠가 퇴근하면 큰아이에게 아빠는 세상에서 네가 제일 이쁘다...라고 계속 확인해주고
    큰 아이에게만 올인하도록 시스템을 만드세요. 가급적이면 당분간 아빠는 둘째를 쳐다보지도 않게요.
    미운 두살이 절대 아닙니다. 엄마가 그렇게 만드록 계세요.
    큰 아이가 자기도 사랑 받는다는 걸 느끼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기 스스로 동생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고 예뻐할 겁니다.

    원글님 지금 너무 힘드시겠지만, 돌이킬 수 없기전에 체력 보강을 좀 하시고 조금만 더 고생하세요.
    큰 아이 기저귀 떼고 놀이방에만 다녀도 훨씬 낫습니다. 그러니 부디 큰아이에게도 시간과 체력을
    나누어 주세요...ㅠㅠ

  • 2. Moon
    '07.11.21 8:13 AM (24.5.xxx.214)

    아... 아이들 둘 낮잠 재우고서 혹 답변이 있을까 들어왔는데..
    너무나 진심어린 세심한 답변이 있어서.. 감사드립니다.
    눈물이 나네요, 우리 딸한테 미안해서.
    어린이집 안가고 제가 데리고있는거 맞구요. 둘째 잘때는 많이 놀아주려고 하는데도
    님 말씀처럼 못하고 제가 지시하고 가르치려 하는것 같아요. 자꾸 배우게 한답시고
    아이눈으로 보는걸 그르치는것 같고...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더 늦기전에 돌아보게되어
    다행이다 생각합니다. 많이 노력하려구요.. 엄마의 손길을 주려고 일을 놓고 육아에 전념한다
    한건데 오히려 악영향이 되어선 안되겠지요..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 3. ....
    '07.11.21 9:02 AM (58.233.xxx.85)

    저도 시기적으로 가장 감당안될시기가 둘째보고여셔였지 싶습니다.
    둘째 기저기안젖고 배안고프고 어디 아프지않은거면 좀 울리더라도 큰 아이 위주로
    해보셔요 .그러다보면 큰아이가 알아서 동생을 보살피려는 모습 볼겁니다 .그럴때 자연 스레 작은아이에게 같이 관심을 주면 아주 쉬워지구요 .

    윗님 말씀대로 일찍재우고 아니고의 문제가 우선이 아니거든요
    그리고 큰아이 재울때 엄마 아빠도 잠자리 드십니까?
    주변여건은 안만들어주고 아가에게는 억지로 잠을 강요하면 그 스트레스가 또
    상당하답니다 .아이가 표현을 하지못할뿐 ...두아이키워보니 아이들따라 나도 성장해가는것임을 느끼겠더라구요 .차츰 좋아지실겁니다 .힘내셔요 .

  • 4. 동감
    '07.11.21 9:52 AM (222.98.xxx.234)

    저도 둘째 이제 두달되었는데요..정말 딱 님이랑 똑같아요..ㅠ.ㅠ
    첫애가 너무 안스러운데 몸이 힘들고 큰애도 동생봐서 힘든지 징징거리고 애기는 울고
    기껏 재워놓은 아기 이쁘다고 만지면서 깨우면 큰애한테 소리지르고..ㅠ.ㅠ
    울큰애는...스트레스로 몸이 아픈것 같아요
    너무 심한 구내염에 정말 물한모금 제대로 못먹더니...요즘은 장염으로 고생하고 있어요
    큰애랑 작은애 30개월 차이나서 괜찮은줄 알았거든요
    동생이라고 이뻐해서요..
    제생각에는 엄마사랑 빼앗아서 미운 마음
    내동생이라서 이쁜 마음 이런게 어린마음에 공존하는것 같아요
    되도록 큰애 위주로 해주려고 하고 있어요
    둘째는 그래도 순둥이인 편인데 애기가 울더라도 큰애 요구 먼저 들어주려고 하고
    애기가 울면~~ 괜히 애기 흉도 큰애랑 보구요
    아 저희는 침대에서 셋이 같이 자요
    큰애 작은애 저요
    제가 가운데서 자구요
    큰애가 잠들때까지 같이 누워있다가 자면 작은애는 바닥에서 재웁니다
    아자아자 화이팅!!

  • 5. b.b
    '07.11.21 10:11 AM (59.4.xxx.131)

    그게 6살난 딸아이도 시샘부립니다.ㅠ.ㅠ 엄마는 동생만 이뻐한다구요
    동생을 무척 이뻐하지만 그만큼 자기에대한 관심을 동생에게 뺏겨다고 생각하는것같아요~
    평소에 큰애 칭찬많이해주고 기를 살려줍니다.
    그럼 싱글벙글하고 다녀요
    엄마노릇 참 힘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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