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없었더라도 이 영화가 이렇게까지 흥행몰이를 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양조위를 참 좋아하고 이안 감독의 영화들도 좋아해서
또 여기 82의 평들이 하나같이 칭찬 일색이길래 더없이 높은 기대를 하고 봤는데
사실 제 기대엔 조금 못 미쳤어요.
전반부가 너무 장황하고 억지스럽다 느껴져서 말이예요. 그리고 자막 읽느라 두 사람의 표정연기에 몰입하는데도 좀 어려웠답니다.
아침 조조로 봤는데 제가 본 조조 영화중 가장 높은 객석 점유율이라 깜짝 놀랐어요. 제가 거의 평일 조조로 영화를 보는데 말이예요.
생각나는 게...
옛날에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라는 영화가 있었잖아요?
당시로는 아주 파격적인 정사씬 때문에 우리 나라에선 영화가 만들어지고나서 한 참 지난
1990년대 초반? 중반 쯤에 개봉되었죠.
이 영화도 사실은 그런 영화가 아니라 실제로 보면 좀 난이하고 철학적인, 작품성이 있는 영화였는데
국내 개봉 당시 홍보의 촛점은 파격, 무삭제, 완전 노출 뭐 이런 것에 맞춰져 영화의 본질을 흐려놨었죠.
전 학교 교양과목 중 이 영화와 사회 현상을 연관지어 강의를 한 걸 인상깊게 들었던 지라
일종의 학구적 호기심?으로 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려 보러갔는데...
당시 국도극장, 토요일 오후 음습한 눈빛의 중년 아저씨 무리에 화들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곳곳에 붙여놓은 선정적인 포스터들 하며... 분위기만으론 완전 포르노 상영관이었다니깐요.
요즘처럼 혼자 보러 갔었더라면 정말 봉변도 당했겠다 싶어요.
게다가 그 아저씨, 아줌마들의 실망해서 투덜거리던 음성들은 어땠게요?
하긴 그런 관점에서 정말 별 것 아니었고 이미 만들어진지 10 년은 족히 지난 영화의 섹스씬이 파격적이면 얼마나 파격적이었겠어요?
하지만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주제나 철학은 참 어렵더군요.
다시 "색,계"로 돌아가서,
영화보신 분들은 그게 다가 아니라는 걸 아시겠지만
매체에서는 그 부분만을 열심히 부각시키는게 그때 생각이 나네요.
그리고 전 이 안 감독이 참 대단한 것 같아요.
동양인으로서 미국적인, 서양인의 영화를 참 잘만들어 대단하다 싶더니
이 영화는 또 중국스럽게? 아주 잘 만들었잖아요.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 본질의 무엇을 참 잘 이해하는 사람이구나 싶었어요.
양조위..
우리나라에 양조위에 비견되는 배우가 있을까요? 정말 갈수록 좋아져요.
집에 "화양연화" 비디오 테잎이 있는데 저는 그때의 좀더 젊은 모습보다
이번 영화에서의 나이든 모습이 더 좋더라구요. 같이 늙어가서 그런가?? 나이 들수록 멋있는 배우예요.
이 영화를 보고
두 주인공의 표정을 읽었다거나 자극적이 정사씬의 의미를 이해하셨다는 분들,
부러워요.
사실 전 여기저기서 주워들은 게 있어서 그렇구나 한거지
그런 미묘하고 섬세한 것들이 직접 느껴지지가 않아서 좀 답답하고 조급했어요. 나만 못 느끼는건가?하는...
너무 많이 알고 가서 그런걸까요? 아니면 나이가 들어 이해력이 떨어지고 감성이 무뎌져서 그런 걸까요?
그런 면에서 정보없이 백지 상태로 영화를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
어쨌거나 잘 만들어진 영화이기는 해요. 몇 주 지나서 다시 한 번 볼까해요. 자막에 신경쓰지 않고 영화에 흠뻑 취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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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 무삭제가 부각되는 "색, 계"
나두 봤다 조회수 : 1,412
작성일 : 2007-11-15 05:15:39
IP : 58.143.xxx.19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흥행성공은
'07.11.15 11:23 AM (124.56.xxx.143)무삭제와 관련잇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관객층 보고 실망스러울 정도니까요..
뭐 이안감독 작품이 대중적이지는 아니니까요..
저도 정사씬 보고 참 실제의 여배우가 불쌍하다는 연민이 더 들었어요..
조국을 위해 몸바친 여주인공이나 영화를 위한 연기라 생각하겠지만
그 여배우도 뜨겠다는 욕망이 강해서 그리한거나 매한가지라 봅니다..
하지만 정사씬에선 야하다기 보단 처절하고 무섭기까지해
제가 나이가 들어 그런 생각이 드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2. .
'07.11.15 1:07 PM (210.57.xxx.65)좋았어요..저도 어제 남편이랑 가서 봤는데.
오랜만에 여러방면^^:으로 배가 불러지는 영화.
다시 한 번 보고싶어요
화양연화도 다시 한번 보고싶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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