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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허.... 도를 더 닦아야 겠어요.

아이고... 어머니 조회수 : 1,477
작성일 : 2007-10-30 14:20:35
어제 밤 작은 아들녀석이(24개월) 거실에서 형에게 뛰어가다가 넘어졌어요.

난 설거지하느라 못봤는데 쿵 소리가 심상치않아서 얼른 뛰어가보니 입속에 피가 철철......

하필이면 어항 및 수납장 모서리에 부딪혀서 입술아래 겉과 안이 다 찢어졌더라구요.

울고 불고 난리난 통에 거실은 온통 피가 튀고, 그런 일이 처음이라 허둥지둥하다가

애 놀랄까봐 괜찮다고 달래면서 가까스로 지혈시켜서

맨발로 애를 껴안고 응급실로 달려가 입 안 4바늘, 겉 5바늘 수술하고 왔답니다.

수면주사를 맞고 수술했는데 애가 완전히 깨어나서 걷는 걸 봐야만 퇴원시켜준다고 해서

안일어나는 애를 억지로 깨우고,

어지러워서 픽픽 쓰러지는 애를 달래고 기다려서 몇 걸음 떼는 걸 보고 나서야

새벽 2시쯤 집에 왔어요.

봉합수술할 때 한 손으로는 아이 목을 받쳐주고 한 손으로는 애 손을 잡고 있었는데

깊이 자는 것 같이 보이는데도 애가 움찔움찔하면서 내 손가락을 움켜쥐었어요.

마취한 상태에서도 이걸 느끼나 싶어서 어찌나 안됐던지. 정말 가슴이 찢어진다는게 이런거구나 싶더라구요.

피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나도 막 어지럽고.......

밤새 애 손을 잡고 있느라 한숨도 못잔 상태로 일어나 죽 끓여 먹이고(입을 못벌려서 정말 조금씩 오래 먹였어요.)

약 먹이고 소독해주고나니 그제서야 좀 긴장이 풀려서 커피 한 잔 하고 있는데

시어머니께서 전화하셨네요.

(2막 시작)

어젯밤 남편이 시부모님께는 알리지 말라고 했고

(특히 시어머니가 워낙 피붙이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분이라 얘기했다간 당장 달려오실 거예요.)

나도 괜히 그 눈초리에 죄인처럼 될까봐(애 똑바로 못봤다고) 안그래도 얘기는 안할 셈이었거든요.

아무것도 모르는 시어머니, 참 한가한 얘기를 하십니다.

시아버지 핸드폰으로 전화 한 번 해드리라고....

그 핸드폰이, 어머니가 막내아들과 막내며느리에게 몇 달 전부터 압력을 넣어서 시아버지 생신선물로 받아낸거예요.

(받아냈다는 표현이 100% 적절. 해달라는 말 끝에 싼거해줄거면 안받는다고 하기까지......-_-;;)

동서가 스트레스 받다못해 사드린건데(요금은 당연히 동서가. 시어머니 핸드폰 요금은 5년간 제가 내고 있어요.)

이제는 또 아무데서도 전화가 안온다고 아들과 며느리들에게 전화해서 저러십니다.


"니네 시아버지가 촌사람이라 무식해서 전화 잘 못받을지도 모르니 니가 한 번 해봐라. 잘 받으시는지... 호호..
내가 이런것까지 신경써야 하고....... 내가 얼마나 힘들게 사는지 알겠지?"


아무 일 없이 평화롭게 있었더라도 저 핸드폰에 얽힌 얘기는 정말 듣기도 싫은데

지금 내 상황은 입술이 아파 끝없이 징징대는 애 달래고 울어서 메디폼 떨어지면 쫓아가서 붙이고 하느라

앉을 틈도 없이 있다가 겨우 커피 마실 틈이 생긴건데

어찌 알고 한가로이 전화하셔서........

짜증이 확 올라오는 걸 참고 "알았어요. 해볼께요." 했더니

지금은 일있어서 읍내 나가셨는데 아는 분들이랑 점심드시고 계실지도 모르니 4시쯤 하랍니다.

아는 분들 앞에서 당황하시면 안된다고........

우리 보면 첫 인사가 "난 니네 시아버지하고 이혼할거야. 돈도 많이 모았다." 하시는 분이

이럴 땐 남편사랑이 넘치십니다. 오우....... 헷갈려요.

시아버지는 정말 농사밖에 모르시고 검소하시고 점잖은 분이세요.

핸드폰도 어머니가 개입되었단건 까맣게 모르시지요. 어머니가 아버지 아실까봐 함구령을 내렸거든요. ㅋㅋㅋ




괜한 일만들어서 피곤하게 사시는 어머니..........

생각도 너무 많이 하시고 돈에 관한 일이라면 정말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무궁무진한 우리 시어머니.......

벌써 일년도 넘게 우울증약을 드시는데
(시아버지께 너무 심하게 폭언하시고 본인은 홧병으로 죽는다고 자꾸 그러셔서 제가 병원에 모시고 갔었어요.)

그러시지 마시라고 말씀드려도 툭하면 술드시고 본인 맘대로 약 조절하시고.

60평생 살아온 성정을 내가 바꿀 수는 없겠지만

오늘같은 날은 정말 억지웃음 지으면서 맞춰드리기 싫은 것이 솔직한 제 마음 입니다.

마음은 마음이고, 겉으로는 또 그냥 네 하고 마는 나.

도를 더 닦는 수 밖에 없겠어요.

IP : 116.121.xxx.1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0.30 2:24 PM (125.181.xxx.175)

    휴대폰 잘받는지 못받는지는 부부가 서로 하면 되겠는데
    그것까지 며느리더러 테스트해달라고 하는건 또 뭔지~
    속뜻은 따로 있겠지만..

  • 2. ,
    '07.10.30 2:27 PM (218.51.xxx.176)

    별걸다 시키시는...하늘 한번 보시고 숨한번 크게 고르세요. 시어른들 경우없이 그러는거 정말 답 없어요. 대찬 며느리가 되서 이거이거 잘못됐으니 하지마세요....하면서 살고싶네요.

  • 3. ㅎㅎ
    '07.10.30 2:40 PM (163.152.xxx.46)

    연출 겸 작가를 하고 싶은신게죠.. 그 시어머니..

  • 4. .
    '07.10.30 2:42 PM (58.235.xxx.192)

    어른들(모두는 아니지만)은 {이거 이거} 안통하십니다...절대로..(저의 시어머님도) 그냥 참고 그럴려니 해야지 절대로 고쳐지지 안습니다. 나이가 드시면 그동안 살아오신 생각들이 굳어지셔셔 절대로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럴때보면 참 답답합니다... 물론 나이드신분들도 젊은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이해못하시겠지만...

  • 5. ^^
    '07.10.30 2:46 PM (210.118.xxx.2)

    저도..시댁에서..다른건 다 좋은데
    전화하라고 하도 성화를 하셔서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10번 난리치시면 한번정도 하고 그랬는데
    그럼 또 할때마다 열받게 하는게
    시엄니한테 전화하면 꼭 시부한테 전화하라고 그러고..
    시부한테 하면 안한걸로 할테니 시모한테 따로 하라고 그러고..
    진짜 바쁜사람 붙잡고 가지가지 한다 싶더라구요.

  • 6. 원글
    '07.10.30 3:26 PM (116.121.xxx.184)

    전화해봐라 하시구선 지나가는 말처럼
    "이거 얼마짜리래니? 뭐 들은 얘기 없어?"
    하시던 어머니........ 저에게 전화한 목적이 드러나는 질문입니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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