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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서 좀 얘기가 하고 싶나봐요.

그냥~ 조회수 : 863
작성일 : 2007-10-25 11:13:09
부산 하늘은 지금 조금 어둡고 아주 분위기 있는 가을이네요.

ㅋㅋㅋㅋㅋ

어머니 노인대학 가시고, 둘째는 벌써 1차 낮잠에 들어가시고...

저 혼자 커피마시며 컴하고 있으니 살아온 나날들이 눈앞에 쭉~ 필름처럼 돌아갑니다.

가을은 참 좋아요. 앞날을 기대하게 하는 것 보다 예전일을 돌아보게 해서요...ㅋㅋㅋ

먼저 남편.

정말 의대다니던 여자랑 헤어져 울고불고 헤맬때 저 만나서 사랑에 폭 빠져 눈에 꽁깍지 씌워서

자격증 맡기고 받은 돈으로 집까지(예전에 원룸하나 살 돈이 되더만요) 사주고...ㅋㅋㅋ

그 길로 결혼까지 골인.

그러다 공부한답시고 결혼해서 7년을 고생시키고...그래서 취직이 안돼서 헤맬때 아는 분 연줄 대줘서 취직 시켜놓고...

지금은 남편 벌어다 주는 돈으로 예전에 비하면 호의호식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3만원짜리 가방하나 못사서 덜덜 비싸다고 떨었는데...지금은 루비통 정도 몇개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첫째아이.

정말 산만하고 자폐가 아닐까 ADHD가 아닐까 고민고민 했었는데...

세상에...얼마전 아이큐테스트를 했는데 도형감각에선 아이큐가 180이상이 나오네요.

하지만 지금도 덧셈, 뺄셈 하기 싫으면 그것도 못합니다. 이해하려고도 안하구요.

그러나 지금 모습에 감사. 또 감사하고...말을 잘 못알아들어 엄청 고생하더니 이젠 피아노도 치러 다니네요.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우리 둘째. 너무 어려서 할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대로의 모습은 강동원 암것도 아닙니다.

다리가 어찌나 긴지...이제 17개월인데 다리는 30개월짜리랑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다들 부러워합니다.ㅋㅋㅋ

우리 어머니.

정말 남편땜에 결혼해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산다고 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잘해주십니다.

저랑 결혼해서 남편 공부 마치고 취직까지 했으니 말 다했지요.

엄청 고민스런 첫째 애 지금 나보란 듯이 공부시키고(제가 집에서 가르칩니다), 요리면 요리...

친척분들 오시면 다 챙겨드리고 차비까지 싫은 내색안하고 다 드리고, 알아서 안부인사며 선물 보내드리니

그야말로 저의 어머니는 제가 봉이죠.

여행가신다면 새옷으로 뽑아드리고(심지어 양말까지) 명품백에 용돈까지 두둑 드리니 어디 다녀오시면 제가

좋아하는거 무겁다 하지 않으시고 지고 오시죠.

게다가 정말 큰집에도 말안하셨던...나도 몰랐던...어마어마한 돈을 저에게 물려주셨어요.

ㅋㅋㅋㅋ...이제서야 저의 진가를 아신거죠.

게다가 저.

둘째낳고 89kg까지 불어서 거의 사람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살이 쪄서 헤매었지만

일년동안 피눈물 끝에 60kg까지 빼고 지금은 뭐 조금 통통하지만 어디가도 빠지지 않습니다.

또 생활비에서 조금 떼어서 저에 대한 투자 확실하게 해줍니다.

두피맛사지 꼭 해줘서 탈모랑 푸석한 머릿결 방지하고, 맛사지 일주일에 한번씩 받아서 얼굴이 아주 광나게 만들고 다닙니다.(제 생각에~)

옷도 이젠 이쁜걸로만 골라입고 이쁘게 살려고 노력합니다.(친절한 금자씨도 이쁜게 좋다잖아요)

우리 친정.

아버지가 있는 집 허물고 장사 다 때려치우고 빌라 짓는다고 했을때 우리집 아주 쫄딱 망하는줄 알았습니다.

하는 일마다 망했거든요. 그런데 빌라 지어놓고 방마다 월세놓고 매달 6-700씩 버시니 노인분들 자식들에게

베풀면 베풀지 손 내밀지 않으십니다.

이게요...몇십년 된 듯 아주 여유롭게 들리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단 1년안에 생긴 일들입니다.

사람이요...살다보면 좋은 일이 있다는거요. 저 그거 믿어요. 다만 노력을 해야겠죠.

울 시어머니 돈 있다는거 말도 안하시고 저랑 살기 시작했을때부터 아파트 청소다니시고 옷도 몇십년 된것만

입으시고, 짜장면 한그릇 하나 안사드셨어요.

저도 남편에게 한달에 40만원씩 생활비 받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큰애업고 놀이방에 선생님으로 다녔죠.

말이 선생님이지...그런 힘든 일 없습니다. 똥닦아주랴~ 토한거 치우랴~ 밥먹이랴~ 공부 가르치랴~ 미술준비하랴~ 청소하랴~

원장님집에 놀이방을 차린거라 원장님 애들 간식까지 마련해야 하는 일도 부지기수였죠.

그러고 받는 돈은 한달에 꼴랑 60만원. 아침 7시부터 저녁 7시30분까지 일한거였죠.

참~ 말하다 보면 한도끝도 없이 막막한 길을 조금더 하면서 한발짝씩 떼면서 살았어요.

라면도 너무 비싸서 외식을 일년에 한번도 안한적도 있었는데...그럴때는 국수 1천원짜리 한다발 사다가

끓여먹기도 했죠. 21세기에 20세기 같은 생활을 했었지만...재밌었던거 같아요. 정말 열심히 살았거든요.

지금 너무 힘드신 분들. 전 정말 말도 못할 정도로 힘들었어요. 이건 일부분이죠.

그렇게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지금의 여유가 정말 달콤하답니다.

열심히 삽시다용~

얘기가 어디 삼천포로 막 빠지는군요. ^^
IP : 211.203.xxx.5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산처자.
    '07.10.25 11:20 AM (125.184.xxx.197)

    반성하고 갑니다.
    요즘들어서 집은 언제 사나..도대체 뭘 해야 돈을 버나..무척 고민하고 있던 차였습니다.
    그런데 님 글을 보며.. 정말 반성 많이 하고 갑니다.
    좀더 아끼고, 좀더 노력하며 살아야 겠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감사해요. ^^ 프린트 해두고 읽어야 겠네요.

  • 2. 급로긴
    '07.10.25 11:26 AM (124.146.xxx.147)

    아..정말 반성해야 할듯...ㅠ
    힘들다고 그냥 주저앉을 생각만 했지 싶은 지난날이..ㅠ
    변화가 필요할때 님글이 많은 생각을 해주네요.
    그런데....

    살은 어찌 빼셨나요????
    이것도 용기를 내기위해선 필요한 일이라..
    비법 전수해 주세요.

  • 3. ssun
    '07.10.25 11:28 AM (220.119.xxx.221)

    저도 부산사는데....
    저도 글읽고 반성하고갑니다...
    노력은하지않고 항상 지금 처한상황만 원망하고 있었거든요....
    저도 노력하며 살아야겠다고 다짐합니다!!

  • 4. 장하게
    '07.10.25 11:28 AM (122.100.xxx.234)

    잘 살아오셔서 복받은거 같아요.
    저도 지금 힘들지만 내 앞에 최선을 다하고 살아야겠어요.
    당당히 누리시고 이 행복 죽 이어가세요...
    부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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