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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 조회수 : 2,087
작성일 : 2007-10-24 20:46:08
34살입니다.
5년동안 아이만 키웠네요. 너무 힘들었습니다. 정말 집에서 살림하고 아이들 키우는 거 너무 힘들더라구요.
돈 아까워 도우미는 생각도 안하고 탈모까지 걸려가며 살았고 한두시간 맡길 수 있는 친척도 제대로 없었습니다.
신랑은 항상 집에서 살림하고 애 보라하면 본인은 죽어도 나가서 일하겠다고 말합니다.
신랑은 회식으로 스트레스라도 푸는데 저는 365일 24시간 근무였습니다.

너무 일이 하고 싶었는데 솔직히 어린이집 비용 나가는 것 보다 더 벌수 있을까.. 누가 5년 쉬어버린 나를 뽑아줄까 .. 여러가지 생각에 머리가 아팠지만 일단 시도를 해 보았습니다.
어쨌든 조만간 아이들 어린이집은 보내야 하니까.. 신랑 월급으로는 택도 없으니까...마이너스 생활에 위기도 너무 많이 느끼니까..

나이제한 다 걸리더군요. 그래도 서류접수했습니다.
어라.. 연락이 오더군요. 성심껏 면접을 봤습니다. 옷도 제대로 된 옷이 한벌도 없어 매년 3900원짜리 티셔츠 몇개로만 연명하며 살았던 터라 설마 면접연락이 올까 하며 준비하지 않고 있던 저 부랴부랴 정장 한벌 공수해서 갔습니다.
그리고 차분히 말씀드렸습니다..

" 저 5년동안 쉬었습니다. 신입사원처럼 머리가 팽팽 돌아가지도 않고 계속 일을 한 사람처럼 능숙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회사 다닐 적에 사장님께서 저 처럼 건실하고 책임감 있는 직원 만나 행운이라고 하신 말씀 하나의 자부심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거짓말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 자신을 스스로 고용해서 일 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정말 일하고 싶은 욕구가 충만했기에 그걸 느끼셨는지 두 군데 면접 본데서 합격통지가 다 왔습니다.
년봉 보고 분위기 보고 비젼있는 회사를 골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랑이 놀랍니다. 시댁식구들도 놀랍니다. 친정엄마도 기뻐하십니다.

5, 6년 전 회사 내에서 직급 달고 밑에 직원 두고 시키며 편하게 일하던 시절은 없습니다.
신입사원처럼 처음부터 시작입니다.
저와 동갑인 과장(싱글)에게 네네 하며 배웁니다.
사소한 잔심부름 다 합니다.

그래도 제가 원하던 일을 하게 되어 기쁩니다.
5년동안 일을 쉬었다가 오늘 처음 바이어에게 전화 걸어 업무를 보는데 예전처럼 영어가 나오는 것이 놀랍습니다.
전화 거는데 001을 누르는 것도 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가슴이 방망이치고 얼굴이 불덩어리가 된 걸 느끼며 업무를 봤습니다.
이제는 신이 납니다.
하루 종일 바쁘게 내가 원하는 일을 하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갑니다.
저녁때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 더 너그럽게 대해집니다.
몸은 힘들지만 예전의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습니다.
많이 배우고 공부해서 다시 직급 달고 능숙하게 전문인으로 일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합니다.
제 자신에 대한 목표가 생기니 모든 일에 더 성실해집니다.

여러가지 힘든 점 많지만 혹시 직장을 구하고 싶으신 분들... 저처럼 애들 유치원 비나 벌 수 있을까, 몇년 쉬었는데 내가 취직이 될까 하시는 분들.. 정말 일하고 싶다면 도전해 보십시오.

3살 5살.. 둘째 녀석이 어린이집을 너무 일찍 간것이 아닌가 하는 마음이 살짝 들지만 그래도 돌 이후까지 모유 먹이고 천기저귀 써 가며 엄마품에서 키웠으니 이제는 저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다시 사회에 나왔습니다.

이 초심이 평생 가기를 희망합니다.

직장맘, 전업맘 구분할 필요없는 이세상의 모든  대단한 어머니들
정말 화이팅입니다!

IP : 122.40.xxx.65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단
    '07.10.24 8:48 PM (211.213.xxx.157)

    전 전업이고..어쩌다보니 그렇게 사회생활할수있는 전공도 아니고...
    마냥 님이 부럽네요..
    대단한 어머니세요.
    화이팅입니다..^^

  • 2. ...
    '07.10.24 8:50 PM (211.201.xxx.87)

    짝짝짝 ....
    축하드립니다.
    너무 멋있네요~
    계~속 멋진 직장 생활 되세요~

  • 3. 멋져요
    '07.10.24 8:52 PM (124.199.xxx.167)

    님 정말 멋지세요

  • 4. 짝짝짝
    '07.10.24 8:52 PM (117.53.xxx.88)

    축하드립니다. 열심히 하셔서 멋진 직장맘이 되시길 바랍니다. ^^

  • 5. ..
    '07.10.24 8:53 PM (58.141.xxx.108)

    저도전업이고..89학번..나이도 넘많고..
    또하나.. 가정과나와서 오데로 취직하겠습니까?
    정말 대단하십니다.
    그리고 축하드려요.

  • 6. 에구...
    '07.10.24 8:55 PM (121.136.xxx.214)

    저도 님과 비슷한 케이슨데요. 집에서 힘들게 아이들 키우고
    유치원 들어갈 무렵, 재취업을 해서 지금껏 다녀요.
    처음에는 마냥 좋더라구요.
    그런데..지금은 좀 후회를 해요.
    그냥, 살림 살것을..그 힘든 시기 지나고
    좀 편안해질만하니 회사로 나와서는
    사서 고생을 하는구나...싶은게요.
    모든 게 그렇더군요.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고...
    이 길을 선택하면 저 길이 그리운 그런 심리.
    암튼, 축하드리고...첫마음 변치말고 늘 즐거운 생활되셨으면 합니다~^^

  • 7. 와.
    '07.10.24 9:06 PM (58.145.xxx.65)

    전 이런 글이 너무 좋아요. 정말 축하드려요~

  • 8. 아자!
    '07.10.24 9:21 PM (210.98.xxx.134)

    이런 분 을 안뽑으면 그 회사, 나아가 국가적인 손실이지요.
    그 회사 봉 잡았습니다!!ㅎㅎ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자신감 너무 멋지십니다.
    잘해내실수 있습니다.

    마음으로나마 힘을 보태 드립니다.
    아자!!

  • 9. 축하~~!!
    '07.10.24 9:55 PM (61.102.xxx.241)

    네...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부디...원하시는대로 직급 달고 밑의 직원들 잘 통솔 하시는
    훌륭한 전문인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 10. 동감
    '07.10.24 10:23 PM (58.121.xxx.199)

    저자신을 스스로 고용해서 일할수있다는말
    공감합니다.
    근데 전10년을 쉬었어요
    10살6살도 아직 어리다고 하고
    전 너무일하고 싶어요

  • 11. ..
    '07.10.24 10:27 PM (211.193.xxx.99)

    와우~ 너무 멋지세요^^ 축하드려요~

  • 12. 홧팅
    '07.10.24 10:51 PM (59.7.xxx.152)

    제가 다 기쁘네요..열심히 하셔서 얼렁 진급도 하시고 예전의 명성을 찾으세요..

  • 13. 짝짝짝
    '07.10.24 11:36 PM (121.139.xxx.12)

    저도 결혼후 재취업해서 10년 넘게 두아이 키우며 직장생활하고 있습니다.
    애들키우시다 보면 전업일때와 비교해서 속상한게 많으실거에요.
    줄어드는 시간적투자 대신 농도를 찐하게 하시면서 아이들과의 유대감을 높이시고
    그때그때 현명하게 넘기시면 아이들도 엄마맘 알고 열심히 커 줍니다.
    화이팅 하세요!!!!

  • 14. ^^
    '07.10.24 11:46 PM (220.64.xxx.97)

    멋지십니다! 지금의 마음을 잊지 마시고 쭉~~~아시죠?
    아이들도 엄마를 존경하게 될겁니다. 축하드려요.

  • 15. 원글이
    '07.10.25 8:12 AM (222.117.xxx.240)

    격려의 말씀들 정말 감사합니다~~
    힘이 더 나네요.
    너무 저에 대해 스스로 과소평가하며 난 못해를 연발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탈모에 우울증에 베란다에 발 걸치며 살았던 나날들을 잘 극복했기에 이제서야 나름대로의 만족을 찾은 듯합니다.
    아이들을 위해, 저를 위해, 신랑을 위해 우리 행복한 가정을 위해 열심히 살아보렵니다.
    힘들때 초심을 새기면서 말이에요.
    여러분들도 인생에서 화이팅하세요~!! 행복바이러스 슝슝~~~~

  • 16. 정말
    '07.10.25 10:49 AM (125.178.xxx.158)

    원글님 같으신 분 있으심 저희 회사에서도 뽑겠습니다.
    요즘 한참 신입사원 뽑지만(경력직도) 회사가 징검 다리 인양 하는 사람들 너무 많고
    당연히 해야 할 일도 하지 않을지경 입니다.
    저희 회사 여직원이 커피 타지 않고 손님오면(사장님 손님도) 남직원이 차 내가고 합니다
    근데도 여직원 면접 보면서 "전 커피는 타지 않습니다"하더군요..
    커피 가지고 모라 하지 않습니다. 그럼 그 여직원 다른 일은 (허드레 잡일들.. 누가 나서서
    하지 않고 빛 안나는 일들) 열심히 할까요..
    그냥 미루어 짐작이가는 경우 인거 같아요..
    회사에서 재무랑 같이 인사도 하는 경우 인데. 요즘 너무 계산만 빨라요
    행동도 빨랐으면 해요~

  • 17. ^^
    '07.10.25 6:49 PM (219.250.xxx.184)

    정말로 축하드립니다
    님 너무 멋지세요 ~~~^^
    전 가방끈이 짧아서 회사에 취직을 할수는 없지만
    요즘 가사도우미 일을 할려고 알아보고 있습니다..^^
    우리모두 열심히 살아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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