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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 돌아가신 뒤..남편과 크게 싸웠어요..

슬픔.. 조회수 : 2,652
작성일 : 2007-10-24 08:31:36
어제 밤에 그렇게 울고도 아침에 또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시아버님 돌아가신지 일주일이 흘렀어요..저번에 어린 아기를 데리고 가야할지 글 올렸었는데..
결국 아기도 저도 너무 힘들 것 같아 친정에 맡기고 내려가 35제까지 힘든 며칠을 보내고 왔구요..
남편도 많이 힘들겠지요..하지만..

어제밤 얘기 중에 제가 난 친정 부모님한테 살가운 사랑을 못받아서 그런건지 가끔은 시부모님이
더 내 부모님처럼 짠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라고 말했어요.
그랬더니 느닷없이 니가 우리 엄마 아빠한테 얼마나 잘했다고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몰아부치고..
그동안 쌓아둔 이야기를 정신없이 하더라구요.

아까 제가 한 얘기대로 전 친정부모님을 생각하면 그리움이 아니라 원망의 눈물만 나올 정도로..
저를 잘 아는 사람들조차..친부모님 맞냐고 할 정도로 사랑을 못받고 컸어요.
막 학대를 받은 건 아니지만 정말 있으니까 억지로 키운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눈길은 차갑고
심한 부부싸움과 아빠의 술버릇..동생도 그렇고..
제 마음에 상처만 가득해서..우울증이 가끔 오는 것 빼곤 이렇게 온전히 지내고 있는게 제 자신도 의아해요.
그런 제가 결혼을 했다고 해서 친정 부모님께 살가운 딸 노릇을 할리 없고..
다만 지금 가까이 살기 때문에 아이때문에 가끔 뵙는 정도거든요.

시댁에 전화 안드렸다고부터 얘기하는데..누군 하고 싶어서 하냐고 하지만
초반에 좀 하다가 억지로 하는 티가 너무 나서 안한지 좀 됐어요.
어차피 저녁마다 남편이 꼬박꼬박 전화드리니 옆에서 새삼스레 또 하기가 그렇기도 하고요.

또 명절때나 내려갈 때 기본 2~3일은 있다 오는데 아기가 어리고 할 때 애가 힘들어하니까
꼬박 연휴 채우고 오면서도 내일은 꼭 올라가자고 몇 번 얘기했던 걸 또 맘에 담아뒀더라구요.
그리고 친정 부모님께는 하나도 안드리는 용돈..
그래도 시부모님께는 때마다 챙겨드렸는데 그거 많이도 안드리면서 툴툴거렸다고..

암튼 너는 시부모님 생각한다고 말할 자격도 없다, 명절때마다 하는거는 며느리니까 당연한 거 아니냐,
너 때문에 우리 부모님 일 도와드리러 자주 가지도 못했다(등 떠밀어도 본인이 게을러서 주저앉고 다음에..하며 안간거 기억도 못합니다) 등등...

그럼 우리 친정에는 얼만큼 하느냐고 했더니 전화야 가까우니까 안드려도 되는 거고,
한번씩 아이 봐주실 때 데릴러 찾아뵙지 않느냐고 하네요. 용돈은 시부모님 연세만큼 되면 말안해도 드릴꺼라고..

전화 드리는 며느리의 도리..성격상 못하는 거 인정하지만..내려갈 때마다 열심히 일하고 뵐 때마다 잘해드리려고 노력 많이 했는데..저에게 그동안 그럴때마다 고맙다고 했던 거..수고했다면서 그러던거..
다 물거품이고..거짓말같아요..자꾸 눈물만 나네요..

혼자 계신 어머님 식사라도 챙겨드리려고 아이 데리고 일주일만이라도 내려가 있으려고 했는데..지금 같아선..
아침에 일어나니 얼렁뚱땅 넘어가려고 자꾸 건드리는데 뿌리치고 내보냈어요.
사람이 만정이 다 떨어지고 다른 사람같은 게..정말 마음이 힘드네요..
IP : 59.14.xxx.14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런~~
    '07.10.24 8:38 AM (220.75.xxx.223)

    진짜 맘 상하셨겠어요.
    남편분도 생전에 잘 해드리지 못한게 후회되서 원글님에게까지 화를 내는것 같아요.
    왜 마누라탓을 하나요?? 자기부모 자기가 챙겨야지..
    당연 누구나 내 부모가 더 애틋하지 시부모나 장인, 장모가 더 애틋하진 않아요.

  • 2. ...
    '07.10.24 8:40 AM (123.109.xxx.213)

    원글님도 마음이 아픈데.. 남편분이 그렇게 말하니 많이 속상하시죠..
    남편분이 자기 슬픔을 표현하는 방법이 참 미숙하시네요..
    아마 본인도 황망하고, 후회스럽고..그런마음을 원글님께 쏟아낸거같아요...
    저도 제 친정엄마가 돌아가셨을때 남편이 옆에서 상주노릇까지 하며 참 잘했는데
    제 슬픔을 나눌 정신이 들지 않더라구요...잠시지만 짜증도 냈구요
    그래도 잘 보듬어 주세요...아무리 그래도 자기 친아버지가 돌아가신거니까요...
    남편분이 자기 아버지를 잘 보내고 남은 어머니와 편안해지는걸
    너그럽게 지켜봐주시길 바랍니다...

  • 3. 마음씨 착한 며느리
    '07.10.24 8:40 AM (203.244.xxx.2)

    인데, 왜 남편은 그걸 몰라줄까요? 제가 다 서운하네요.

  • 4. 저런
    '07.10.24 8:49 AM (220.85.xxx.40)

    속상하시죠?
    그런데 제가 보기엔 그거 남편께서 아버지 돌아가시고 상심이 커서 잘못 표현하신 듯해요.
    본인이 부모님한테 한 거 생각해보니 후회도 되고 속상한데,
    마침 부인이 옆에서 말을 거니 화를 내신 거 같애요.
    그게 부인한테 내는 화가 아니고 본인한테 내는 화여요.
    꼭 사과는 받으시되, 남편이 한 말이 다 진심이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저희 남편도 아버지 돌아가시고 나서는 한동안 사람이 이상하더라구요. 난폭해지기도 하고.
    자기 감정을 잘 추스르지 못한 듯..

  • 5. 아들로
    '07.10.24 8:50 AM (59.150.xxx.201)

    못한거..속상한거 마누라한테 몽땅 쏟아부었네요..
    그게..그대로 굳어버려서 정말 두고두고 '너 때문에 부모한테 못한게 한이된다..'이렇게 가면
    안되니까 얘기를 잘 해보셔야 겠어요. 시간이 지나면 남편분도 좀 진정이 되시겠지요..

  • 6. 에고
    '07.10.24 9:09 AM (61.108.xxx.2)

    남편분이 좀 심하셨네요. 아버지 잃은 슬픔이 크긴 하겠지만
    왜 그 탓을 님에게 하시는지...
    억울하고 황당하시겠어요.
    그렇지만...이번 한번은 참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미숙하긴 하지만 슬픔을 표현하는 한 방법인 것 같은데...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선 남편에게 같이 따지고 들면 겉잡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잠시 숨을 고르시고, 돌아가시고 나니 나도 후회가 많다는 식으로 말하면서
    잘 다독여 주세요. 평소에 나쁜 남편이 아니었다면 시간 조금만 지나면
    님에게 미안해 하고 고마워할겁니다.
    저도 올해 시아버님을 잃었는데..정말 친부모 잃은 것 못지않게 맘이 아프고 슬프더군요.
    제가 참 많이 울고 하니까 제 남편은 오히려 고마워하더라구요.

  • 7. ..
    '07.10.24 9:25 AM (58.121.xxx.125)

    남편 본인이 못 해 드린게 못내 힘드셨나보네요.
    막상 돌아가시고 나니 더 잘 해 드리지 못한게 가슴에 맺혀 나온 얘기니까
    너무 맘에 담지 마시고 슬기롭게 대처하세요..

  • 8. 못됐어요.
    '07.10.24 9:27 AM (122.199.xxx.44)

    효도할라믄 본인이 하지 왜 님더러 시댁 식모가 되라고 한데요.
    남편은 시댁에서 키운거고 님은 친정에서 키운거고 ...
    고마울라면 친정에 고마워해야하고 남편은 자기집에 고마워하는게 맞지...
    왜 님께 화를 낸대요...
    결혼해보니 돈벌어오는 사람이 큰소리내고 살더이다.
    아무리 슬프더라도 어디서 본인자신이 못한걸 누구한테 전가하며 큰소리 냅니까?
    못됐어요.정말...

  • 9. 원글님.
    '07.10.24 9:39 AM (221.163.xxx.101)

    속상하시더라도..이번에는 좀 이해해주세요.
    아마도 아버님이 돌아가시고 생전에 남편분 자신이 제대로 해드리지 못한것이 후회가 밀려와서 그런겁니다.
    많이 화가 나셨더라도..조금만 참으시고..다독여주세요.
    힘드셔서 부인한테 순간적으로 화를 내신것인듯해요.

  • 10. 많이
    '07.10.24 9:42 AM (61.34.xxx.88)

    속상하시겠어요. 그런데 남편에게도 자신의 속내를 다 드러내 보이는거 아니라 생각됩니다. 이럴땐 님이 오히려 시부모님한테 잘 못해 드려 죄송하다고 선수(?)치시는게 님한테도 남편한테도 좋겠지요. 저희는 3년전에 시부모님 돌아가셨는데 그 때 저의 큰 형님(맏동서)께서 입관때 대성 통곡하시고(결혼생활20년차) 살아 계실때 모시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하니 큰 시누하는말, 말만이라도 고맙다고 하던데요. 그 형님(맏동서) 입관때까진 눈물 한 방울도 안 보이셨어요.

    그리고 남편분이 그렇게 말씀하신거 진심이 아닐지 몰라요. 지금 넘 속상해서 님한테 화풀이 하신걸거예요. 잊어 버리시기 바래요.

  • 11. 남편
    '07.10.24 12:48 PM (121.88.xxx.88)

    분이 자기 자신에게 뭔가 화가 나는듯해요
    님이 뭘꼭 잘못해서가 아니라...
    그래도 착하신거 같아요
    나중에 장모님께 용돈 드릴 생각 가지고 계시는거 보면 ....

  • 12. 원래
    '07.10.24 2:23 PM (220.75.xxx.15)

    남자들이 지가 잘못한걸 부인에게 몰아 열 터뜨리더이다.
    후회하고 게실테니 속속들이 자기가 그럴줄 몰랐다.
    내가 이리이리해고 그런 마음이였는데 그게 다 소용없게 되었고
    이젠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않다,
    솔직히 말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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