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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러시아로 가는 것이?

친구 조회수 : 923
작성일 : 2007-10-19 13:04:59
친구문제라 약간 오지랖일까 싶은데
여기 여쭤봅니다
제 친구가 러시아에서 10년이상 살았어요
결혼해서 남편 해외파견으로 가게 된 건데
가서 아이를 낳고 바로 헤어졌어요
전남편이 동생도 불러들이고 해서 하나뿐인 남동생이 거기서 열관리(?)같은 걸로
대학을 다녔고 공부끝내고 지금 거기서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어요.2년남짓
제 친구는 채 마흔이 안된 나이구요
거기서 한인 상대로 친정엄마랑 빵집 떡집 같은 걸 했어요, 힘이 많이 든다고 하더군요
태생적으로 엄마를 닮았는지 둘다 허리가 안좋으니 더 힘들죠
작년에 그걸 그만둔 상태고 부동산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모스크바에 작은 집을 샀다고 하더라구요.
생활은 엄마재산도 약간 있고(아버지 돌아가시면서 재산 정리해간 것) 동생이랑 엄마랑 그동안 열심히 일하고~ 했으니 지금은 나쁘지 않은 상태라고 보이는데요

그 친구 딸이 5학년이라 곧 중학교를 가는데
아직은 한인학교를 다녔지만 중학은 러시아학교를 가든지(좋은데는 인종차별, 공립같은데는 좀 열악하고 왕따 걱정) 영,미애들이 다니는 국제학교를 가야한다고 하는데 거긴 교육비가 너무 부담스럽다고 했어요
그래서 저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했죠
영주권이 나오는 것도 아니라 1년에 한두번은 비자 때문에 들어와야 하고
돈많이 들 생각하면 여기나 다를 바 없고
친구동생도 두 살 터울인데 혹시 결혼이라도 하면 걸림돌이 되지 않겠나 싶어서요

친구 엄마는 그냥 거기서 계속 살자하셔요
한국이 겁난대요. 사회도 겁나고 학교 경쟁도 만만치 않고 여행도 다니고 좀 여유있게 살지도 못할게 싫다고....
제 보기엔 일 안하고 그 나이에 살만큼 돈이 많은 것도 아닐테고 거기 물가도 살인적이고,러시아 사람들하고 어울려 사는 것도 아닌거구, 그 친구 엄마 몸이라도 아프시면 허리라 한국나와서 병원가셔야 하는 건데
그 친구 딸이 공부를 꽤 잘하거나 공부를 좋아하는 스탈도 아니고 (그림을 좋아하고 아기자기한 성격) 제 친구도 공부 잘 시켜서 어떤 대학 보내겠다하는 그런 마음도 전혀 없는 상태거든요, 그냥 여기보다 더 나으려니 하는 마음인데

제가 나오라고 권해서 지난 봄에 혼자 한국에 살러 왔어요
F사의 방문교사 일을 시작하고 있는데 이번에 갑자기 모스크바로 가야 한다네요
남동생이 옛 소련 연방이었던 어떤 곳으로 가게 되었대요, 회사도 옮기고
딸을 맡아주셨던 엄마가 의지할 사람없이 혼자 있는 것도 안됐고
혈압이 높아지셔서 현재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합니다.
다음주에 출발할 거라니 ... 일단 회사는 그만 둬야 하겠지요
전셋집이랑 일단 다 놔두고 가본대요
이번에 수도권에 전세끼고 아파트 작은거 하나 사두었어요 제가 보기엔 친구재산은 그 아파트랑 러시아에 사는 집에 묶인거 조금이라고 보는데요 (친정엄마꺼랑 하던 가게 정리한거는 따로)
수명도 길어졌는데 거기서 계속 살다가 힘들어질까 걱정입니다.
남동생은 사제가 될까 수도원에 갈까 고민도 했던 사람이고 결혼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어쨌든 계속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고

제가 뭐 도와주는 것도 없으니 아주 다 나오라고 권할 수도 없고
거기 살고 싶다하시는 엄마만 남동생과 사시라 하면
친구도 썩 내킬 것같지않고 딸 때문에 일할 때 걱정도 많아 결정못내릴 거 같아요

제 친구는 평범한편이지만 그 모자는 굉장히 소심하신 분들이랍니다.
제 생각은 동생이 한국 나올때 딸과 엄마를 모시고 나와주고 친구는 거기 생활을 정리하고 어떻게든 여기서 적응해보는게 낫지 않을까 싶은데 얼마안되는 월급으로 살것도 걱정이고 너무 오래살아서 이민오는 기분인가봐요
거기가 한국보다 아이한테도 나을 것같다는 생각도 들고~

결정이야 친구스스로 하겠지만
친구라 저도 복잡합니다. 여러분같으면 뭐라고 해주고 싶으세요?
저도 견문이 좁아 여쭙니다

IP : 222.234.xxx.97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10.19 2:05 PM (218.148.xxx.194)

    친구분께서 안타까운 심정은 알겠지만..
    그래도 적극적으로 이래라저래라 하시는 것은 안좋을 듯 싶네요.
    그분 인생이 달린거잖아요.
    이민가서 외국 생활 오래한 사람이나.. 주재원으로 나가서 오래 있는 사람들...
    한국으로 다시와서 생활하는걸 많이들 두려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거기다 친구분 아이는 거기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란 아이이니.. 한국의 교육 시스템에 적응이 힘들수도 있구요..
    저같으면.. 그냥 러시아에서 살것 같네요....

  • 2. 친구
    '07.10.19 2:19 PM (222.234.xxx.97)

    이래라 저래라 할 수도 없고 다만 나같으면 이럴텐데 하고 얘길 해 보는 거죠..
    남의 인생이니까 뭐라 할 수는 없고 걱정은 되고 그렇답니다^^
    제 친구도 한국 시스템에 적응이 힘들걸 걱정하지만
    사실 친구딸이 러시아어를 이제 배우는 거고 거기서도 한국학교 다녀요~
    학원만 없을 뿐이지 회사일로 파견나온 가족들이라 과외시키고 다 열심히 하죠
    중학교부터 한국학교가 없으니 돈이 문제라..
    거기 있는게 정말 아이의 장래를 위해 더 나은 선택이 될까요? 미래는 잘 모른다해도 지금 생각으로만 말이에요~

  • 3. 오히려
    '07.10.19 10:33 PM (82.32.xxx.163)

    친구분 문제에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친구분이 도움을 요청하면, 그 때 적극적인 구체적인 도움을 주세요.
    러시아에서 태어나서 자란 아이가 한국와서 적응하기 힘들겁니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하고 나면 한국의 환경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집니다.
    사는게 힘들어도 오히려 외국 생활이 여러모로 마음 편할 수 있답니다.
    저도 유럽에 살고 있는데, 사는건 한국에서 보다 훨씬 불편해도 몇 년 살다보니 적응되고
    한국에 들어가서 나중에 잘 살아낼 수 있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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