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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애인에게 뒤통수 맞았다고 글 올린 사람이예요..(후기)

### 조회수 : 3,743
작성일 : 2007-10-15 22:02:03

애인.. 조금전 만나고 왔습니다.
카드를 쓰려고 몇번이나 용기를 내었다가
결국은 그냥 안썼거든요

만나자마자 자기 카드부터 달라고 하대요
그래서 내돈 주면 카드 주겠다고 했더니
저보고 왜 그렇게 돈욕심 물욕이 많냐고 조롱섞인 말투로 말하더라구요
그말에 갑자기 저도모르게 가슴에서 폭발적인 말이 나왔습니다.
그간에 가슴아팠지만 하지 못했던 얘기들을 다 쏟아냈습니다.

예전같았으면 내마음이 아무리 아팠어도 그가 상처받을까 하지 못했던 말이었는데
이번에는 저도 모르게 저절로 다 가슴에서 토해지더라구요
눈물콧물이 뒤범벅이 된 채로요..
어디서 그런 힘이 나는지 어찌 그렇게 말을 잘 할수 있는지 저도 깜짝 놀랬어요
평상시의 저는 그저 흐느끼다가 할말도 못햇엇거든요

그런데.. 가슴으로 울면서 얘기한 저의 말에 진심이 통한거였을까요?  
아니면, 저의 맹렬한 공격적인 말투에 놀라서였을까요?
제가 '고소할수도 있다, 주변에 알릴수도 있다, 나도 내가 어디로 튈지 잘 모르겠다'는
나의 말에 겁나서 그랫을까요?

결국은 순순히 제 돈도 받았고, 미안하다는 말도 들었고 카드는 돌려주었습니다.
갑자기 제정신이 돌아온건지 사람처럼 말을 하더라구요
내게 결혼하자고 했던 것은 진심이고 저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었다..
하지만 현실에 부딪칠려고 하니 갑자기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랬다는 등등..
자꾸만 붙잡는 것을 저는 그냥 '잘가'라고 하고 바로 들어왔습니다.

그때부터 전화벨은 맹렬하게 계속 울리고 있지만 받지도 않았고, 받지도 않을 거예요
이제 반지같은 것들을 돌려주는 일만 남았네요

제 돈을 받고 보니 제 마음이 더욱 허망합니다.
그 기나긴 세월이 겨우 이렇게 끝이나는구나..  
심장이 너무나 조여오고 아픕니다.

그래도 고마운 것은 제가 울면서 가슴으로 말하던 그 마지막 순간에
뻔뻔하고 파렴치한의 모습이 아닌 조금이나마 제가 알던 '사람'의 모습이어서
그게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안그랬다면 저는 아마도 지금보다 훨씬 더 상처받은 심장을 가지고
흐느껴야만 했을테니까요

아까 댓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요
약해져 있고 불안에 떨고 있던 제게 너무나 큰 힘이 되었답니다.

당분간은 많이 아프겠지만, 이렇게 되게 차라리 잘된거라며
나 자신을 추스려볼께요..      






IP : 121.88.xxx.30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나마
    '07.10.15 10:09 PM (218.235.xxx.210)

    다행이네요.
    아픈만큼 성숙해 진다고하죠?
    마음 잘 다스리시고 좋은사람 만나세요 꼭 요~~~

  • 2. 원글님
    '07.10.15 10:10 PM (218.48.xxx.247)

    힘내셔요. 그저 그 말씀만 드립니다. 토닥토닥...

  • 3. 알수없는게
    '07.10.15 10:18 PM (58.227.xxx.71)

    사람인것 같네요...
    그냥 잊어내고 힘내세요..
    더 좋은 인연 만나겠지요..
    그리고요 힘들다고 여자한테 쉽게 돈받는 남자 .. 정상적이지 않습니다.
    원글님과 인연 아닌거지요.

  • 4. 인연
    '07.10.15 10:29 PM (121.140.xxx.37)

    거기까지가 남친과의 인연이었다고 생각하세요.
    맘이 많이 아프시겠지만
    세상 살다보면 더 아픈 일도 많아요.
    툭툭 털고 일어나세요.
    더 밝고 아름답게 사시구요~~~

  • 5. ...
    '07.10.15 10:49 PM (211.201.xxx.87)

    잘 하셨네요~
    정말 잘 하셨어요~
    앞으로 더 좋은 남자 만날거예요~
    그렇게 미래가 두려운 남자 이제 마음에서 차 버리세요~
    남친이 찬 게 아니라 이제 원글님이 마음으로부터 보내 버리세요~
    화이팅~~~~^^

  • 6. !
    '07.10.15 11:17 PM (211.63.xxx.125)

    예전에 실연당하고 식음을전폐하고 누워있을때 엄마가 그러셨어요.
    니팔자가 좋을라고 그렇게 된거다~~
    지나고 나니 그말이 너무 맞습니다.
    그시련은 내인생에 좋은 밑거름이 되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인간이랑 결혼이라도 했다면?윽 끔찍합니다..
    하나님이 님을 사랑하셔서 그런놈 보내버리신거에요
    힘내세요!! 곧 웃을날 옵니다..

  • 7. 잠오나공주
    '07.10.16 12:25 AM (221.145.xxx.19)

    그런데 반지주려고 만나고 정리한다고 만나다가 다시 못 헤어지는 경우를 봤어요..
    이쯤에서 아예 인연이 끝이라고 생각하세요~

  • 8. 스마나
    '07.10.16 12:56 AM (203.90.xxx.128)

    반지 같은건 그냥 변기에.... 지금 홀가분하게 끝내세요.

  • 9. ...
    '07.10.16 2:39 AM (124.86.xxx.50)

    가지고있기 싫어 돌려줄 물건이 있다면 택배로 보내세요.
    끝난 인연 자꾸 얼굴 봐서 좋을 게 없답니다...
    저도 정말 뭐같은 놈이랑 헤어지고 자존감이 아주 바닥을 기었는데
    정말 복덩이 남편 만나 너무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좋은 분 만나실꺼에요. 이쯤에서 갈라선 게 얼마나 다행인지...나중에 아실꺼에요.
    전 예전 그 놈이랑 결혼했음...아마 불행해서 죽고 싶었을 꺼 같아요.

  • 10. 정말
    '07.10.16 8:21 AM (122.35.xxx.215)

    다행이에요. 그렇게 헤어졌다면 평생을 두고두고 원글님 가슴에.. 자존심에.. 정말
    기억하기 싫은 일이 되었을텐데..... 그 남자가 그래도 내가 선택해 사귀던 때의 그 모습을
    보여줬다니.... 원글님이 어때서가 아니라.. 그냥 안 맞는 사람 만나서 헤어질만해서
    헤어졌다 생각하고 잊으세요. 그 남자 아마 겁이 너무 많아서 막 포장했었나봐요....

  • 11. ....
    '07.10.16 9:17 AM (58.233.xxx.85)

    신은 님의 편인겁니다 .그런인물과 일생이 엮이지않은것에 감사하고 ...며칠만 아파하고 털어 버리세요 .아자!

  • 12. 김명진
    '07.10.16 9:51 AM (61.106.xxx.246)

    다행입니다. 돈두 돈이구..마음속 응어리도 쏟아 내셨구...그래도..마음은 아프지만..
    돈떼이고..미안하단 소리 못 듣는 거 보다는 낫구요. 결별을 핑게로 돈이나 띁어 가려는 남자랑..의 인생에서 탈출하신거 축하드려요~

  • 13. 이런
    '07.10.16 10:45 AM (163.152.xxx.46)

    반지나 남은 물건들 절대 만나서 돌려주지 마세요.
    택배나 퀵서비스를 이용하세요. 절대 얼굴을 다시 볼 생각은 하지 마세요.

  • 14. 에구.
    '07.10.16 1:39 PM (221.140.xxx.67)

    마음은 너무 아프겠지만, 그래도 감당해야 할 부분이다 생각하시고, 잘 추스리세요..
    그만큼 많이 성숙해 지실꺼고, 사람 보는 안목도 생기게 될 거에요..

    누구에게나 표현을 안할 뿐이지, 아픈 기억 하나쯤은 다~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더 아픈 경험들에 비해서, 아주 사소한 한가지를 미리 경험하셨다 생각하시고, 털어 버리시길 바래요~~ 물론 아예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겠지만요~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님이, 그 사람보다 훨씬 더~~ 좋은 사람을 만날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어요~~~

  • 15. 토닥..
    '07.10.16 3:54 PM (61.105.xxx.210)

    토닥거려드릴께요..
    다른분들 말씀처럼..아주 잘하신 일이예요..
    지금은 가슴을 후벼파는 일들도..지나고 보면..그저 아련한 가물거리는 기억일뿐이예요..

    반지는 그냥 버리시던지 택배로 보내시던지 하시구요..
    오늘 이후 다시는 얼굴보지 마세요..

  • 16. 반지?
    '07.10.16 5:55 PM (59.18.xxx.57)

    반지 돌려주신다고 또 만나면 안됩니다.
    맘 다스리시고 절대 얼굴 안본다고 생각하시고 끝내세요.
    반지따윈 그냥 버려도 됩니다.
    반지로 또 얼굴보고 이러면 정에 이끌려 그대로 주저앉을수도 있습니다.
    힘들게 끝냈는데 그러면 안됩니다.

  • 17. 여기까지
    '07.10.16 6:00 PM (58.120.xxx.80)

    참 잘하셧어요.

    이것으로 끝내시구요.

    마음의 정리 잘 하셔요.

    누군가 그러더군요.

    자기 팔자는 자기 마음이 만든다고

    이미 아닌 사람이란걸 알지만

    외로워서 정때문에 ....

    이런 마음들 단호히 외면하시고

    당분간 자신이 어린아이라 여기시고 잘 돌보세요.

    좋은 사람 무지 많아요.

    잠깐 옛 모습을 보엿다고 흔들리지 마시구요.

    한가지가 아니면 다른것도 아니거든요.

    님께 하셨던 모든 행동이 바로 그 사람 자신이에요.

    좋은 팔자 만드시구요.

    힘내세요.

    잘하셧어요.

  • 18. 토닥토닥
    '07.10.16 7:46 PM (122.34.xxx.234)

    저도 결혼직전까지 갔다가 피치못할 사정으로 파혼하고
    너무너무 괴로운 나날을 보냈었는데요.
    지금은 좋은 남자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어요.
    돌이켜 비교해보아도 그때 그사람이랑 결혼하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인연이 아니라 생각하시고 더 좋은 분을 만날 기회가 있을테니 힘을 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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