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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속상해서 글쓰네요.

나쁜엄마 조회수 : 1,392
작성일 : 2007-10-11 01:02:37
저의 아들이 지금 7살인데 1월생이니 실제론 학교가야 하지만 유예시켰습니다.

또한, 아이가 다른 아이들보다 출중한 면도 있어서 기대도 하게 되고...

너무 산만하기도 하고, 장난도 심해서 낙담은 아니지만 아이니까 저렇구나 하는 면도 많습니다.

정말 ADHD 의심할 정도로 산만해서 정말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었구요,

한동안...

매번 나갈때 마다...유치원이건 학원이건 선생님이면 선생님...같은 원생 엄마들이면 엄마들...

친구아이들이면 친구아이들...

정말 저는 입에 "죄송합니다...미안합니다...미안해...제가 잘 가르치겠습니다...엄마가 잘 못 가르쳤나봐요"란

말을 입에서 뗀 적이 없었습니다.

내 아들 일이니까 당연히 엄마인 제가 죄송해 하고, 미안해 하는게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너무 속상했습니다.

난 한번까지 나 잘난 맛에 산 사람이었는데 개구장이 아들녀석 때문에 콩알만한 아이들한테까지 쩔쩔매며

달래는게 쉽지 않았고...정말 입에 죽고 싶단 말을 달고 살고...실제로 죽으려고 노력까지 했었습니다.

사는게 녹녹치 않았습니다.

시어머니와의 생활. 만만치 않은 시누이. 때되면 찾아와서 시어머니 통장 하나씩 찾아가는 큰집.

공부만 아는 남편. 네 삶은 네가 꾸려가는 거라며 한달에 20kg짜리 쌀 한포대만 사주었던 친정.

누구 하나 손벌릴때도 없었고, 누구 하나 도와달라 소리도 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정말 죽고 싶었더랬습니다.

그런데...맘을 고쳐먹고 살려고 하니 사는 길이 생겼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도 여름방학 지난 후로 많이 성숙해진 듯 했습니다.

그렇게 맘 편한 일과가 되고나니 신기하게도 기미까지 옅어지기 시작하대요.

그런데...이 녀석.

어제 학원다녀와서 자전거 끌고 나가 한참 놀고 들어오더니 같이 유치원다니는 친구가 놀러나오지 않았다고

울며 들어오대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절룩거리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유치원에서 공굴리다가 발가락을 접질렀다 하더군요.

저번에 발목을 다친적이 있어서 병원에 가자 하니 그 정도는 아니라고 안간다 하더군요.

그래서 붓지도 않아 크게 다친게 아니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어서 오늘 유치원끝나고 오면 병원가자 했습니다.

방과후 엄마를 보자마자 이녀석이 하는 짓은 제 목파인 부분의 옷을 잡아당겨서 가슴이 거의 나올정도로 장난을 치는게 아닙니까.

브이넥 니트라서 아마도 잡아당기고 싶었던가 봐요. 요즘 자꾸 가슴을 누르며 장난을 치길래 혼내기도 했었는데

급기야 이젠 네크라인을 잡아당기고 말았네요.

그런데 정말 눈깜짝 할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조금 당황되었지만 수습했죠.

그리곤 한다는 말이 과자 사달라...친구 만나러 가야 한다...병원에 안간다...징징...

그래서 장을 좀 보고 아이를 달래서...그래도 다친거니 병원가기 싫다면 집에 가서 하루는 쉬어야 한다고...집으로

갔는데...

학습지 공부 30분 동안 별핑계 다 대면서 그림그리고...급기야 10-7을 가르치는데 아주 장난이 도를 지나치고 말더군요.

그때 내 머릿속은 순간 스프링이 튕겨 돌덩이가 머리에 내려 앉는 기분이었습니다.

말하잠 폭발한거죠.

비닐봉지 가져와서 책상위 물건이랑 장난감, 유치원가방, 옷 넣어서 버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엄청 혼냈지요.

그 후에 방에 와서 누웠는데 아까 한 짓이 생각나는 거예요.

저녁내내 갑자기 아프길래 왜 이렇게 아픈가 했더니 아마 그게 너무 속상했나 봐요.

게다가 귓볼이 발갛게 멍이 들어서 왜 그러냐니까 말을 안하길래 자꾸 채근했더니 유치원에서 아이들한테

물장난을 해서 선생님이 귀를 잡아당겨 그렇다고 하더군요.

울었다고...하지만 아프진 않다고...그런데 얼마나 잡아당겼는지 군데 군데 불긋불긋한 것이 아주 세게

잡아당기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 멍이더군요.

더 속상하더군요.

그렇게 생각하다 보니 두번째로 제가 폭발했습니다.

애를 거의 잡았죠.

엄마를 그렇게 난전에서 발가벗길 수 있냐고 뺨을 갈겼어요. 정말루...

그리고...정말 너무 너무 잔인하게 아이를 쪼아댔어요.

그러면서 너무 가슴이 아픈겁니다.

유치원에선 선생님한테 혼나고...집에선 엄마한테 혼나고...

제가 자길 얼마나 걱정하는지 아는지 도통 유치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거의 혼나는 일이 90% 일테니 걱정할까봐 말도 안꺼냅니다.

물어도 생각 안난다고만 하고...

피아노학원에서도 어떠냐고 물어보면...난 피아노가 재밌냐고 물어보는건데...칭찬 받는다고만 하고...

하지만 그 피아노 학원이 그리 쉽지 않다고 소문난 곳이라 그렇게 쉽게 칭찬할거라 기대도 안했거든요.

그 녀석이 흑흑거리며 자는데 너무 가슴이 아프고 또 아파서 미칠거 같습니다.

저 녀석...

제대로 클까요?

울면서 나가 죽겠다고 하는데...7살 아이 입에서 나올 소린지...

아마도...할머니가 말릴 줄 알고 하는 소리였겠지만...애앞에서 맨날 죽고 싶다고 무심코 말한 내가 왜 이리

죽이고 싶도록 미운지요.

아~ 너무 슬퍼서 정말 너무 깜깜한 밤입니다.

IP : 61.98.xxx.20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07.10.11 1:11 AM (218.39.xxx.74)

    저도 님 마음 충분히 이해됩니다.
    왜 마음에도없이 한순간에 이성이 멈춰버리고 감정만 쏟구치는지...
    그래서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줄때 마음을 다잡고 책상앞에앉지만 어느듯폭발하면서 끝내 여린아이가슴에 상처를주고 눈믈을 보이게합니다.
    님 글 읽으니 우리아이내일 전국 진단평가라 공부하라고 소리지르고 울고 저도 자는 아이얼굴보고 심란해 자게에 들어왔답니다,

  • 2. ..
    '07.10.11 1:17 AM (222.236.xxx.189)

    글만봐도 너무 속상하네요..엄마마음도 너무 이해가 되고..울면서 잠든 아이도 너무 안됐고..
    혹 우리 애도 그러면 우짤까 걱정도 되고 그러네요..울 애기가 지금 34개월인데 요새 너무 꼬집고 때려서 많이 혼내거든요..그렇게 혼나면서도 또 때리고 꼬집고...정말 말을 못 알아듣는건지...정신이 없는건지..정말 장난인지..이러다 어린이집에도 적응못하는건 아닌지..아주 걱정이 태산입니다. 먼저 엄마부터 강해져야 하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애 머리를 치질 않나..저도 아주 나쁜 엄마예요..눈물이 나네요.....

  • 3. 정말
    '07.10.11 1:32 AM (218.53.xxx.227)

    사는거 너무 녹녹치가 않네요. 불과 몇년전에 제가 이렇게 사는거 힘들어할거라고 생각도
    못했습니다. 살다보면 다 호강(?)하는 날이 올거라는 막연하고 어리석은 기대감...ㅡㅡ;;;
    저도 정말 강물에 빠지고 싶은 적 많았습니다. 맥주병인 제가 강물에 빠지면 그걸로 모든게
    끝일텐데...그런데 강물에 빠진후 숨이 끊어지기 전까지는 제 딸아이 얼굴이 떠오를 거라는
    생각이 문득 드는거예요.
    어차피 아이 데리고 이 세상 뜰 생각이 아니라면 그냥 아이 하나 사람구실하게 만든다는 목적
    으로 사는 수 밖에요...나 없이도 혼자 헤쳐나갈수 있도록...
    그냥 그렇게 마음을 고쳐먹으니 좀 편해진 것도 같아요. 그래도 아직 힘들지만...
    우리 같이 기운 내요...^^;;;;;

  • 4. ..
    '07.10.11 1:51 AM (69.235.xxx.150)

    힘내세요.
    아이들 그때가 가장 힘들게 할 때 입니다.
    저도 그 시절 생각하면 어떻게 지나갔을까??? 합니다.
    사내아이라 더 힘들거에요.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보세요.
    5한년만 되면 다 큰 어른같아집니다.

  • 5. --
    '07.10.11 3:46 AM (210.221.xxx.218)

    많이 힘드셨겠어요...
    기운내시고...
    다시는 아이앞에서 죽는다 소리같은건 하지마세요...
    아이에게 젤 든든하고 강한 백그라운드가 되어주세요...
    아이이야기를 재미있게 듣고 관심 가져주고 무슨 일이 있어도 우선 아이편이 되어주고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고...
    제게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여하튼
    걱정만 하는 나약하고 무력한 엄마에게 아이가 맘놓고 무슨 이야기를 하겠어요
    얼버무리고 혼나거나 걱정끼칠까봐 기억 안난다고 숨겨버리고
    아마 힘들때도 그럼 엄마에게 의지하지못해요...
    그 아이가 엄마에게 도와달라고 겨우 말할때는 정말 죽기 일보직전일텐데도
    무력한 엄마는 가슴을 치며 이놈아 넌 엄마를 왜이렇게힘들게 하니하고한탄만 하실거같아요
    아이는 이중으로 상처받아요..자책감과 또 그 무게를 다 혼자 감당할 것을 괜히 엄마에게 말한거까지,,,
    무슨 말인지 아시죠? 엄마가 강해지셔야 해요...
    성인이잖아요...무력해도 아이보다는 아니시잖아요...
    제가 책망투로 말했네요..저자신에게도 하는 말이에요...우리 힘내요...
    누구보다 아이에게 든든한 백이 되어주자구요..외롭게 하지 말자구요...

  • 6. ...
    '07.10.11 6:55 AM (211.187.xxx.47)

    주변 사람들 ... 마음 속에서, 눈 앞에서
    멀리 쫓아버리세요.
    엄마가 일어설 수 있을 때까지만이라도요.
    엄마가 살아야 아이도 살고,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합니다.
    먼 훗날 정말 큰 후회하기 전에..
    얼른 다 내쫓아버리고 아이부터 구하세요.

  • 7. ....
    '07.10.11 10:31 AM (218.48.xxx.226)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잘 키울수가 있어요,
    님이 하루하루 즐겁게 생활하셔야 해요.

    저는 정말 화가 나면 애한테 방에서 잠깐 나가달라고 말합니다.
    엄마가 화가 많이 났는데 엄마 잘못인지 네 잘못인지 좀 생각해봐야겠다고 하면서 내보내요.
    화가 정말 꼭지에 오른 순간만 잘 넘기면 점차 쉬워지더라구요...

    일단 화난 순간 넘기는 것부터 시작해보세요.

    아이한테 화내봐야 고쳐지지두 않구, 거짓말하거나 더 나빠져요.
    그 결과는 고스란히 엄마에게 옵니다. 몇년이 지나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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