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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날..너무 서운하네요.

힘들다.. 조회수 : 1,825
작성일 : 2007-09-26 00:11:42
결혼한지 이제 5개월차 새댁인데요.
올해 처음으로 명절을 치우었습니다.

원래 저희 시댁은 작은집인데 아직 큰집에 며느리가 한분 뿐이라 작은집인 저희가
늘 도와주었다고 합니다.
뭐 아들 귀한 집에 시집갔으니 명절날 일 하는건 어느정도 감수했죠.

전날 큰댁가서 송편이랑 전...설거지 골고루 하고는 결국 시댁에 다시 와서
간단한 집 정리 후 하룻밤을 자고는 그 다음날 새벽에 일어나서 제사상 준비-제사후엔
산소까지 가서 절 올린 후 12시 30분 즘 간신히 쉴만 해 졌어요.

왕복 3시간이 조금 못되는 거리를 다녀왔고 또 불편한 한복에 아침일찍 일어나 내내
일만 하려니(그 전날에도 쭉 일했구요.) 몸도 너무 힘들고 당장이라도 눕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어요.

이제야 나도 친정에 가서 쉬겠구나 싶어서 조금은 서둘러 짐을 챙겨 집에 갈 준비를 했죠.
한복이 너무 불편해서 갈아입고 한시간정도 쉬고 싶었습니다.

그와중에 어머님이 점심 먹고 가라고 하셨는데..솔직히 밥 먹고 나면
그 뒷감당은 또 누가하겠어요?며느리 입장에서 일은 안 할 수 없겠고  뒷정리 할 거 생각하니..어휴..

게다가 불편한 옷때문에 소화가 안될지경이라 밥 생각은 거의 없었습니다. 집에도 반찬 충분하고 가져가서 먹으라 싸주신것들도있으니 그냥 집에 가서 먹겠다고 했는데..남편은 그런 제가 엄청 쌀쌀맞아 보였나봐요.

시어머님이 많이 서운해 하시는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면서..
[그럼 가서 너도 저녁 밥 먹고 오자는 말 하지 말라] 하네요.

그 순간 얼마나 어이가 없던지..정말 답답해요

결국 친정 가서 한 2어시간 있다가 저녁전에 돌아왔습니다.
친정 부모님들은 끝까지 식사하고 가라고 하시는데 제가 일부러 보란듯이 그냥 돌아섰어요.

그리고 집에 와서 천천히 따졌습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제부터 나도 시댁에 가는 날 만큼 친정에도 다녀오겠다고.

명절날 죽어라 일하는 사람한테 꼭 그런식으로 굴어야 하겠냐고.
남자들 솔직히 여자들 일할때 그냥 담소나누고 주는 음식 먹고..그뿐이자나요.


자기도 말은 그렇게 해도 내내 걸렸는지 금방 꼬리 내리고 미안하다고 하긴 하지만
여전히 마음은 불편하네요.


IP : 124.54.xxx.1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에휴...
    '07.9.26 12:34 AM (194.80.xxx.10)

    이제 1회전 하셨네요.

    남편이 금방 꼬리 내리고 미안하다고 하는 걸로 봐서 좋은 분 같네요.

    잘 하셨어요. 초장부터 아침 제사 지내고, 친정 가시는 걸로 밀고 나가세요.

  • 2. ...
    '07.9.26 1:17 AM (67.85.xxx.211)

    에휴...님 말씀에 웃음이 났습니다. `이제 1회전 하셨네요' ㅋ

    원글님,
    금방 꼬리내리셨다니, 담번엔 발전이 있을겝니다. 힘내세요.

  • 3. ..
    '07.9.26 7:47 AM (122.38.xxx.182)

    결혼 갓 하면 아직 남자 철 덜 들었을 때에요.
    이제 십년, 울신랑 조금 정신차렸습니다.
    앞으로도 쭉~ 계속될 건데 교육(?) 잘 시켜두세요.

  • 4. ㅎㅎ
    '07.9.26 9:48 AM (124.57.xxx.186)

    왜 셈이 그렇게 될까요....
    시댁에서 한끼 더 안먹었다고 저녁밥 먹고 오잔 말 하지 말라니
    명절 기간에 시댁에서 세번쯤 밥 먹었으니 친정에서도 세끼는 먹고 와야 되는거지 --ㅋ

  • 5.
    '07.9.26 11:59 AM (210.97.xxx.50)

    유치하고 철없는 대한민국 남자들이죠...

    지금 심정으로는 "접시에 코나 박아라"하고 싶답니다.

  • 6. 에휴~
    '07.9.26 1:46 PM (211.202.xxx.209)

    님 말씀에 백만표 꾸~~~~~~~~~~~욱 눌렀습니다.
    새겨들으세요.

  • 7. ^^
    '07.9.26 2:17 PM (203.232.xxx.150)

    1회전 빨리하셨네요..잘하셨어요..

  • 8. ..
    '07.9.26 6:22 PM (121.139.xxx.12)

    저희 시어머님은 경우 있으신 분인데도
    절대 명절에 친정가야지 소리는 이십년이 다되어도 못하십니다.
    안하시는 건가요. 제가 제일 섭섭해 하는 일이에요.
    아직도 안가면 안되나는 마음이신것 같아요. 좋으신 분이라 생각하려다가도
    근처 살면서 자주 보시는데도 그 아들 욕심에 지긋합니다.
    그래서 제가 챙겨 갑니다. 씩씩하게...

    결혼하면 며느리들을 그렇게 차별하면서 내자식 욕심만내면서 시작하기때문에
    며느리로서 시댁에 대한 거리감과 섭섭함부터 시작하게 되는것 같아요.
    결혼후 처음이면 낮설고 친정부모 그리운 맘 헤아리셔 적당히 보내시면
    거기서부터 고마움이 시작될텐데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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