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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에서 겪었던 대형참사 3초전 그 순간

승연맘 조회수 : 5,266
작성일 : 2007-09-21 00:43:43
전 이 사건 이후로 절대 마트에서 카트에 많이 담지도 않고 어지간하면 혼자 가서 장을 봅니다.
아이가 있게 되면 유모차에 장바구니를 걸어서 담든가 아님 두 명 다 걸어다니게 하구요.
아이를 카트에 태운 거 하곤 다른 상황의 사건인데요. 일단 상황을 설명하겠습니다.

몇 달 전 이마트 화정점에서 있었던 일인데요. 천만다행으로 사고가 발생하진 않았습니다.
그 직전에 위기를 넘겼거든요. 저와 남편, 그리고 두 아이는 카트에 아이를 한명 태우고 또 한명을 걷게 한다음
무빙워크를 올라갔습니다. 이마트 화정점 다니신 분 아시겠지만 동선이 아주 안 좋게 설계가 되서 이동하는 데만
엄청난 시간을 소비하게 합니다. 그날은 특히나 사람들이 많은 주말이었고 다들 가득 가득 장을 본 카트들이 무빙워크를 꽉 채운 상황이었어요. 그 자체로도 위험한 순간이라고 봐야겠죠.

그런데 제 앞에 어떤 나이드신 60대 정도로 보이는 아주머니가 힘들게 플라스틱 바구니(비치용)에 장을 보고
그걸 들고 가시는 중이었어요. 허리가 아프셨는지 계속 두들기셨는데 이분이 잠시 아무 생각 없이 무빙워크에서 내리자마자 가실 생각을 안 하고 떡하니 앞에서 걸음을 멈추시는 겁니다. 허리통증이 심하셔서 비트는 중이셨어요.
그것도 아주 오래 오래 말입니다. 제가 느끼기엔 한오백년 같더군요.
그 와중에 제 뒤를 보니 무지막지한 카트의 행렬에 아이를 태운 가족들이 대부분이라 저희 집을 비롯한 그 뒤의
사람들이 치고 올라오면 이 아주머니는 그대로 즉사하실 게 뻔했던 위기상황이었어요.
저 역시 멈출 수 없는 게 서면 뒤에 계신 분들이 차례로 이어서 충돌하게 되고 그럼 본의 아니게 가해자가 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3초 동안 머리를 굴리다가 최대한 목청을 크게 돋구어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비키세요!! 위험해요!!"

그러자 이 아주머니 혼비백산을 하며 휘청거리면서 겨우 저희 카트를 비켜섰습니다. 관절이 아주 안 좋으신 거 같았어요. 움직임 자체가 얼마나 둔하시던지 환자에 가까우신 분이었어요. 보기엔 안됐지만 어쩔 수 없었답니다.
이 아줌마가 제 목소리를 못 들으셨다든지 순간 늦게 움직였다면 저희 카트는 그 아주머니를 그대로 들이받았을 거고 아마 목숨을 부지하시긴 힘드셨을 겁니다. 뒤에서 미는 가속도가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매장에 워낙 손님이 많아 무빙워크에 공간이 하나도 없을 지경이었으니 말입니다.
전 얼마나 긴장을 했던지...손이 덜덜 떨리드만요. 그 와중에 저희 남편은 마트에서 사람들 다 보는데 큰소리로
비명 질렀다고 뭐라고 하는 거 있죠. 참 나...인사 사고 나면 얼마나 골치 아픈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때 제일 위험했던 아이들이 바로 카트 위에 올라탄 애들이었어요. 계속 충돌했다면 아마 다들 튕겨나갔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거든요. 그래서 전 가급적 애는 잘 안 태웁니다. 그 일을 겪고 난 담부턴 마트 무빙워크가 달리 보입니다. 아차 하는 순간에 내 아이, 내 가족이 위태롭고 또 남의 소중한 사람을 다치게 할 수도 있거든요.

다들 조심하시구요. 무빙워크에서 절대 오래 뒤돌아보거나 머리 내밀어 고개짓 하지 마세요. 큰일 납니다.
안전이 제일이니까요. 암튼...마트에서 한순간 무쟈게 간 쫄았던 승연맘이 전해드렸습니다.^^;
IP : 121.163.xxx.115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07.9.21 12:53 AM (220.123.xxx.58)

    자칫하면 큰 일 날 뻔 하셨네요.

    전 제가 말하자면 그 앞사람이던 적이 있었는데요.
    카트 바퀴가 불량이었는지, 그 마트의 무빙워크 턱이 좀 이상했던지 다 올라갔는데 카트가 안 밀리고 오히려 뒤로 밀리는 겁니다.

    그 날따라 사람들이 너무 많아 뒤에선 줄줄이 붙어 올라오고 있었는데, 식은 땀 나더군요.
    뒤에서 올라오던 분도 놀라 최대한 저에게 카트 안 부딪힐려고 애쓰면서 소리 지르시고...

    여러가지 이유로 요즘은 대형마트가 점점 가기 싫어집니다.

  • 2. 저도
    '07.9.21 1:07 AM (211.207.xxx.193)

    구로이마트에서 ..
    연세가 있으신분이 카트를 빼내지 못해서 다행히 사고는 없었지만
    아찔했습니다....안전요원 주말이나 주중이나 늘 배치해야 되겠더라구요.

  • 3. 그래서
    '07.9.21 1:30 AM (58.140.xxx.64)

    무빙워크 위에 항상 안정요원이 카트를 빼니주는 거군요. 거기에 왜 사람이 필요하나 항상 궁금했었어요.

  • 4. 안다치길
    '07.9.21 1:51 AM (125.132.xxx.34)

    그만하길 다행이네요.
    근데 ,저는 분당 이마트에 가끔가는데요, 이마트가 얼마나 돈을 많이 벌려고하는지
    그 상술은 모르겠지만 , 정말 동선을 불편하기 짝이없게 만들었더군요
    3층은 3층에서 계산하고, 2층은 2층에서 계산하고, 1층과 지하는 1층에서 계산하게하고
    무빙워크도 연결되는건 1층과 지하만되게 해놓고
    주방세제는 1층, 주방용 수세미나 고무장갑은 3층에있고...
    장봐서 4층 주차장에라도 가려면 엘리베이터밖에 없어서, 새치기하는 할머니라도 걸리면 엘리베이터기다리는데만 20 여분.....
    점점 이마트 가기싫어져서 안간지 오래 됬어요....
    고도의 상술이있는건 알지만 그 상술이 너무 싫어서 안가게되요....

  • 5. 화정이마트?
    '07.9.21 5:32 AM (85.101.xxx.131)

    죄송한데 화정 이마트가 어디인가요? 동선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라면 예전에 월마트가 그랬는데 혹시 월마트가 이마트로 바뀐 건가요? 화정엔 롯데마트, 엘지마트, 월마트 뿐이었는데~~

  • 6.
    '07.9.21 8:09 AM (220.120.xxx.193)

    몇년전 비슷한 사고를 당했어요.ㅠㅠ 수원 홈플러스에서.. 여름이고.주말이라 사람들도 많았지만..알바생들이 빈카트 긴줄을 무빙워크에 싫고 가고 있었어요..우리 앞에..올라가고 있었죠.이게 막혀버린거예요.아주 잠시지만..알바생 둘이 밀고 가긴 무리가 있는 긴 카트들이었어요..그러니 이게 차곡차곡 사람들이 접혀버리더군요.ㅠㅠ 저 그때 발 찡기고 우리뒤에꺼에 끼이고.비병지르고 난리 났었는데.. 매니저 한사람 나와보지 않더군요,, 얼릉 카트 빼고 해서 풀려나긴 했는데..얼마나 아찔하던지요.. 저는 발좀 까지고..아이들도 몇 놀래고,,다치고 했는데.. 알바생들만 죄송하다고 하고 끝이더군요.. 그중 다친 아이 아빠되시는 분은 소리소리 지르고..ㅠㅠ 넘 악몽같은 기억입니다. 정말 무서운일이 순식간에..ㅠㅠ 원글님은 신속하게 대처 잘 하신거네요..대형사고 날수도 있는건데..

  • 7. 롯데월드
    '07.9.21 9:40 AM (58.226.xxx.213)

    전 롯데월드에서 저렇게 한번 소리지른적 있어요.
    그날 어느 학교에선가 온것 같더라구요. 한 초등 3-4학년 정도요. 에스켈레이터(좁은것)타는데
    밑에서 끝까지 쫙 서있더군요..
    애들 지나가면 갈까 하다 너무 길어서 중간에 같이 탔지요..
    헌데 맨아래쯤에 내려간 순간 아이들이 멈춰버린 겁니다. 에스켈레이터는 계속 작동중인데요
    아이들은 점점 몰리고, 저희가족 뒤로도 밀리고
    그래서 제가 소리를 질렀죠, "여기서 뭐하는거야 빨리 가야지" 했답니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밀었죠.. 그랬더니 서서히 가더라구요..

    그소동을 지나 한 2-3미터 앞에보니 인솔교사가 거기서 아이들 인원점검을 하는지, 세워놓고 뭘 하고 있었더랍니다.. 바보아닙니다. 어째 에스켈레이터 앞에서 ..
    좀 멀찍이 떨어져서 하던지..
    지나면서 궁시렁 댔어요.

    순간이지만 끔찍했어요.. 전에 무슨 공연갔다가 문앞에서 깔려 죽은 사람들 많았던일이 생각나더라구요..

  • 8. 화정 월마트
    '07.9.21 9:48 AM (163.152.xxx.46)

    그게 이마트로 바뀌면서 동선은 하나도 안바뀌고... 정말 비추랍니다.

  • 9. 근데
    '07.9.21 10:05 AM (59.7.xxx.45)

    위험했던 상황은 맞겠지만 뭐 즉사의 위기까지는 좀...

  • 10. .
    '07.9.21 10:11 AM (222.111.xxx.76)

    승연맘님 잘 대처하셨어요.
    덕분에 뒤엣분들도 다행히 별 일 없었던게 아닌가 싶어요
    저도,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앞에 아줌마가 카트를 밀고 나가야 하는데 잘 못밀더라구요..
    근데 저는 아이를 안고 있었고요.. 하마트면 중심도 못잡고 아이떨어트릴 뻔 했어요..
    근데도 그 아줌마 미안하단말도 없더라구요.
    그래도 그런 경험이 있던탓에 그 후론 무빙워크에서 조심하게 되더라구요..

  • 11. 전 더 위험한 경험
    '07.9.21 11:45 AM (220.75.xxx.138)

    저도 윗분과 비슷한 경험을 송파 엘쥐마트에서했습니다.
    여자직원 한분이 저희 앞에서서 가트를 여래개이어진 상태로 이송중이시더군요.
    내릴떄가 되어 그 직원분이 힘있게 미는데 가트가 여러개이다보니 안밀리더군요.
    바로 뒤에 제가 생후 100일 지난 아이를 앉고 남편은 큰아이를 가트에 태우고있었고요.
    어찌나 아찔하던지 "빨리 가세요!!" 하고 소리지르는데 그분도 힘에 부쳐 가트를 못밀더군요.
    어찌어찌 아슬하게 간신히 그 여러개의 가트를 밀어서 다행히 사고는 안났지만 정말 저희도 꼼짝없이 사고 당할뻔했어요.
    그 다음날 제가 엘쥐마트측에 항의메일을 보냈었습니다.
    혼잡한 주말에 왜 여자분 혼자 여러개의 가트를 이송하냐고요.
    가트를 무빙워크에서 내리지 못해 뒤에 있던 우리가족이 크게 다칠뻔했다고요.
    앞으론 절대 여자직원들은 카트이송하지 말아달라고요.

    생각해보니 코스트코가 매장엔 직원이 없어도 무빙워크 내릴때마다 직원들이 일일히 끌어주는게 좋은 써비스였다는 생각이 다 드네요.

  • 12. 끔찍
    '07.9.21 12:28 PM (211.178.xxx.131)

    상상만 해도 끔찍하네요...ㅡ.ㅡ
    그래도 이런 경험담 참 도움이 됩니다.
    사람이 너무 몰라 방심하면 사고 생기잖아요.
    어제 오늘 무빙워크 사고 경험담 읽으니 정신이 번쩍 듭니다.

    마트들 이제 판촉에만 열 올리지 말고 안전 사고 철저히 예방하고
    직원들 교육 철저히 시키면 좋겠어요.
    생명이 얼마나 고귀한 겁니까. 잃고 나면 그 후엔...

    전에 이마트였나 무빙워크 타고가던 아주머니 무심코 목 빼고 아래층 보다가
    목이 끼어 즉사했다는 사건 정말 끔찍했지요.
    끔찍한 이런 사고 일어나지 않게 아이들에게도 잔소리 많이 합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트 잘 안가고 가급적 인터넷으로 장을 봅니다.

  • 13.
    '07.9.21 2:40 PM (211.178.xxx.155)

    백화점이고 유통점이고... 아무튼,
    에스컬레이터(무빙워크)에서 내리자마자 갈생각안하고 떡하니 멈춰서 고민하고 있는분들
    정말 대략난감입니다.. 물론 원글님 경우처럼, 아프신 분이나 불편하신 분들이라면 어쩔수
    없겠지만요.... 더우기 제 바로 앞에 타신분들이 내려서 갑자기 멈추면 정말 발 디딜데가 없
    어서 넘어질뻔 한 경우가 많거든요...
    보면, 내려서 여기서 뭐할까를 생각하시는것 같은데... 그럴경우에는 제발 몇발자국만 더
    가서 고민하시면 좋을거 같아요... 뒷사람도 생각해 주셔야죠...

  • 14. .
    '07.9.21 3:58 PM (211.244.xxx.172)

    코스트코 카트는 다른 마트보다 더 크고 무거워서 저도 좀 버거울때 많거든요 게다가 짐 많이 싣으면 정말 무거워요 그래서 코스트코에선 일일이 끌어주는 서비스 하는거 같아요
    다른 마트에서도 조심해야겠어요

  • 15. 마자요
    '07.9.21 4:40 PM (211.178.xxx.6)

    제 앞에서 수다떨며 가던 두여성이 에스컬레이터 내려서 두발자국 움직이더니 계속 그자리에 서서 수다를 떠는 바람에 사고 날뻔 했었어요. 뒤에 카트가 줄줄이 올라오는건 생각도 못하더라구요. 정말 끔찍..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도로에서처럼 앞카트와의 간격유지가 필요할꺼 같아요.

  • 16.
    '07.9.21 4:59 PM (122.35.xxx.215)

    저도 본의 아니게 앞사람이었던적이... 유모차끌고 장보러 갔는데 세살짜리라 -- 고집스럽게
    자기가 무빙워크를 타겠다고해서 한손에 유모차 한손에 아이손 끌고 올라가는데......
    갑자기 유모차 바퀴가 헛돌면서 안 내려와서 깔려죽을뻔 했어요 .. --
    그게 2만원대 휴대용 유모차였는데 정말 바퀴가 후진거라.. 그때부턴 조심조심해요.

  • 17.
    '07.9.21 9:13 PM (116.36.xxx.16)

    뒤에서 빨리밀던지 다른 곳 보고 미는 카트에 발뒤굼치 여러번 까졌습니다
    아직까지 아픈것 같아요

  • 18. 저도
    '07.9.22 12:08 AM (219.254.xxx.205)

    비슷한 경험이...

    아이태우가 가는데, 카트가 안나가는거예요.
    손힘이 부족해서인지,,,
    뒤에 사람은 오고있지, 카트는 멈춰있고.
    순간 아찔하더라구요.
    다행히 힘을 줘서 나가기는 했지만,
    요즘은 마트가면 무빙워크탈때 손목에 힘 많이 줍니다...

  • 19. 정말
    '07.9.22 12:19 AM (124.199.xxx.220)

    잘하셨어요.
    글고, 즉사 가능합니다.

  • 20. 하나로마트
    '07.9.23 2:25 AM (221.148.xxx.179)

    양재점에서도 무빙워크 타고 내리는 곳에 도우미 분이 카트를 밀어주고 끌어주시더군요. 이 글을 읽고보니 정말 필요한 도움이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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