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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후 우울증

우울증 조회수 : 427
작성일 : 2007-09-20 13:55:50
셋째 출산한지 29일째예요
다들 몸조리에나 신경쓰라지만 원래 예민하지 않던 사람인데 이상하게 누워있어도 맘이 안편하네요
그런거 보면 이게 우울증인가봐요

셋째 녀석이 아침 6시쯤 일어납니다
요즘 우울증 때문인지 젖도 안돌아서 밤중에도 몇번씩 깨서 수유하구요

그때 첫째 둘째도 일어나요
유치원 가는 시간은 9시 20분인데
그럼 그때부터 북적 거리기 시작합니다

위로 두 녀석이 떠드니 막내는 당연 잠안자고 안고만있으라고 징징 거리구요

시간도 여유로운데 제 맘은 심장이 콩닥 콩닥 뛰기 시작합니다
누워있어야 밥을 먹여 보내지...
종종거리며 혼자 마음은 벌써 저 멀리 가고있어요...

신랑은 새벽에 나가고 저녁 늦게오거나 한달에 반이상 집에 못올때도 많아요

다행히 둘째는 첫애 키워봤다고 너무나 쉽게 키우고 이뻐서 어찌할바를 모르겠더니
거진 사년만에 셋째는 완전 첫아이때 같네요

시간이 약이다라는거 누구보다 몸으로 느껴 알고 있으면서도 하루하루가 정말 지옥같아요

셋째 들쳐매고 아이들 데려다 주러 나갔다가 들어오면
하루종일 아이안고 모유수유한다고 오전에만 벌써 10번도 넘게 젖물리다 안되서 분유타서 먹였네요 ;;
서서 싱크대에 차린 밥 먹고 집안 정리 조금하면 또 둘째 부터 올시간 되구요

첨엔 누구라도 와서 큰애 작은애 좀 챙겨주지 싶었는데
문제는 큰애 작은애가 아니라 셋째예요
엄마는 조금 울리면 어떠냐고 하시는데 아이 우는 소리들으면 마음이 더 불안하고 떨려요 ;;

친정 제 여동생이 벌써 2년 반째 놀고있는데
집에선 느즈막히 일어나 하루종일 컴터하고 온라인겜 하고 저녁엔 남자친구를 만나거나 하거든요

그래서 남편도 저도 그래도 자존심 안상하게 정중하게 집에와서 그냥 애들이랑 놀아만 주던가
막내 잠깐씩만 안아주라고 부탁했는데
들은척도 안하네요 ㅠㅠ

막내라 철없다 생각은 했는데
솔직히 우울증엔 다른 사람이랑 말 많이하는것도 도움이 되는데
자기딴엔 자기가 집에서 노니까 형부랑 언니가 자기 무시해서 와있어달라고 그리 생각하나봐요 ;;

막달에 집에와서도 제가 차려주는 밥 먹고 설겆이도 제가하고
그래도 전 집에 사람 와주는게 좋아서 밉다 생각도 안해봤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것도 밉네요 ;;

친정 엄마는 산후도우미 믿고 출산한동안 주말에만 한번 오셨구요
미역국만 겨우 끓여주고 젖 안돈다니까 두유나 하루에 네다섯개씩 먹으라는 산후도우미 잘못만 나서
살만 죽죽 빠졌네요

전번주 토요일날 생각끝에 친정에 가서 추석 전에 오면 안되겠냐니깐
니가 애 첨 키우는애냐 왜이리 겁을내냐 소리만 지르셔서 저녁 내내 울고

그래놓고 맘이 짠하셨는데 어제 오늘 저녁에 들르셔서 애기 씻겨주고 가시긴하는데

엄마도 일다니시고 다리도 아파서 매일 들러달라고 하시는것도 무리긴 하고 저도 걱정되서 싫긴한데
같은 건물사는 동생네 아이 낳았을땐 한달 열흘을 동생이 말려도 드나드시더니
역시 친손주랑 외손주랑은 다른가봐요

분유먹고 꿈나라인 녀석 보니까
모유수유의 길도 점점 바이바이 해야하나 그런 생각도 드네요
친구한테 모유 안나온다 걱정했더니
야 니쭈쭈도 세번쓰니 맛이 갔나보다 a/s받아야하는거 아니냐? 하는데

티비를 봐도 즐겁지가 않고
저렇게 던진 농담도 즐겁지가 않네요

아 쓰다보니 무지 길어졌네
그래도 이렇게라도 떠들고 갑니다... 그냥 너무 갑갑해서요
IP : 211.212.xxx.70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plumtea
    '07.9.20 2:07 PM (58.238.xxx.184)

    저도 조금 있음 세째 출산하는데 저의 미래시네요. 얼마 전까지는 걱정도 안 되었는데 찬 바람나기 시작하니 마음만 조급해지고요. 출산 안 해본 사람은 얼마나 정신없을지 잘 모르지요. 정말 이럴때 친정 동생이 도와주시면 제일 좋겠는데... 아직 미혼이니 잘 모르는 거겠죠. 힘내세요. 얼른 얼른 시간이 흐르길 빌어봅니다.

  • 2. ...
    '07.9.20 2:41 PM (211.198.xxx.72)

    원글님 생각처럼 아마 산후 우울증인 것 같네요. 저도 큰애 낳고나서 괜히 눈물 바람 며칠 하다가 내가 이걸 이겨내야 살 수 있다고 냉정하게 마음 먹고 하다 보니까 어느새 괜찮아졌던 기억이 납니다. 힘내세요!

  • 3. ^^
    '07.9.20 3:48 PM (218.232.xxx.210)

    님심정이 꼭 제가 둘째낳고 겪은 심정이란 같네요..
    에휴..세상에 참 내맘같은 사람 없죠?
    내 피붙이조차도 나힘들땐 나몰라라하니 저도 느낀게 참많아요.
    기운 내시고요.
    이미 출산경험이 많으시니 아시겠지만 아기가 두달이 넘어가니 엄마를 보고 방긋 방긋 웃는거 보면 너무 행복해져요.
    아이 웃는모습보고 힘드시고 속상하신맘 다 잊으시길 바랄께요..화이팅이요!

  • 4. 셋째
    '07.9.20 4:43 PM (211.219.xxx.200)

    저도 얼마전 셋째를 낳은 엄마로써 ,
    원글님, 마음 단단히 먹으세요. 친정이 도움을 청할 상황이 아닌 듯 하니 마음을 접으시고,
    시댁에도 부탁할 사람 없는지 생각해 보세요.
    아님 남편분과 잘 상의해서 일주일에 두번씩 오시는 도우미 아주머니를 쓰시던지
    (마음의 병이 깊어지기 전에 그 돈 나가는데 낫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것도 아니면 첫째, 둘째를 잘 교육시켜서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드세요.
    잘 교육시킨다는 말은 아시겠지만 처음엔 끊임없는, 단호한 잔소리가 필요해요.
    이 때 아빠도 함께 아이들을 교육시키셔야 합니다.
    그러면서 아빠도 스스로 또는 더 나아가서 원글님을 더 잘 도와주실 수 있거든요.
    화이팅!
    지금은 새식구가 갓 생겨서 모든것이 혼란스러우시겠지만
    정리를 잘 하신다면 행복한 가정이 될 거예요.

  • 5.
    '07.9.20 10:07 PM (220.76.xxx.41)

    그냥 지나칠수 없어서..
    지금 제일 힘들때 지나신다 생각하시구요
    곧, 곧 너무너무 행복하게 되실 시간이 옵니다.
    석달 넘어가면 아가의 진면목?이 발휘되고
    위엣 아이들도 이제 조금씩 동생 봐주기 시작할거고..
    셋이면 둘때보다 여섯배로 행복하다 했어요
    힘내세요

  • 6. 힘내세요
    '07.9.20 11:06 PM (211.105.xxx.223)

    날씨가 쌀쌀해 지니까, 둘째 낳은지 10개월된 저두 기분이 좀 그렇긴 합니다.

    모유가 잘 안나오는건, 산후 보약 함 드세요.
    제가 둘째 낳고 몸이 너무 약해져서, 모유가 잘 안나오더라구요.
    한의원에 가서 진맥 받으니, 기와 혈이 약해져서 모유가 안나온다고..
    그래서 약 먹으니, 정말 신기하게 몇 봉 안먹었는데도 바로 나오기 시작하더라구요.
    꼭 모유 때문이 아니더라도 몸 생각하셔서 한약을 함 드시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2재, 1달 정도 드세요.

    그리고..
    ebs 부모라는 프로에서 잠깐 봤는데, 육아 도우미를 신청하면 정부에서 지원이 나와서
    적은 돈으로 도움 받을 수 있는 뭐 그런게 있었던 것 같아요.
    함 알아보셔요..

    많이 힘드시겠지만, 제 주위에 아이 셋을 키우시는 분들 보니까..
    저러니 셋을 주셨구나 싶을만큼 남다른 부분들이 반드시 있으시더군요.
    원글님도 잘 하실거라 믿습니다.
    이번에 마지막이다 생각하고 힘 내세요..

    건 그렇구, 동생분은 제가 생각해두 좀 철이 없네요..
    울언니 같음 매일 가서 조카들 좀 봐주고 하겠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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