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리아의 노래
카나리아 한 마리가 나무 위에 앉아 노래 솜씨를 뽐내고 있었다. 그때 한 소녀가 조그만 상자를 들고 나무 밑을 지나갔다. 상자 안이 궁금해진 카나리아는 소녀에게 물었다.
“그 상자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나요?”
소녀가 대답했다.
“네가 좋아하는 지렁이가 가득하지.”
그 말에 구미가 당긴 카나리아가 다시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것을 얻을 수 있지요?”
소녀는 상자를 감싸안으며 말했다.
“네 아름다운 깃털 하나와 지렁이 한 마리를 바꿀 수 있단다.”
카나리아는 곰곰이 생각했다.
‘수많은 깃털 중에 몇 개가 뽑힌다고 해서 크게 표나지는 않을 거야.’
카나리아는 깃털을 뽑아 소녀에게 내밀고, 지렁이를 받아 맛있게 먹었다.
하늘을 날며 눈이 빠져라 땅을 살펴야만 지렁이를 구할 수 있었던 카나리아는 이제 나무 위에 앉아만 있어도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카나리아는 흥얼거리며 자꾸만 깃털을 뽑아냈다.
어느 순간 카나리아는 깃털이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화들짝 놀라 몸을 날려 날개짓을 했지만 카나리아는 저 깊은 나락을 향해 추락할 뿐이었다.
* 행복할 때의 미덕은 절제이고 역경에 처했을 때의 미덕은 인내이다. 조금만 더 편하게 살고자하는 욕망은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바람일 수 있지만 지나치면 삶을 무료하게 만들 수 있다. 날개와 노래를 다 잃은 뒤에 후회한들 한 시절의 행복을 되찾을 수는 없다. 다만 더 늦지 않게 자신의 깃털을 추스른다면 언젠가 날아오를 기회가 찾아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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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카나리아의 노래
창문 조회수 : 142
작성일 : 2007-09-16 00:38:11
IP : 58.78.xxx.226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햇살
'07.9.16 1:40 AM (75.19.xxx.34)감사합니다~~
알면서도 잊고사는 모습을 상기시키는 글이네요.
가끔 좋은 글 올려주십시요. 좋은 하루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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