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전 조금 늦은 점심을 사무실에서 혼자 먹다가요.
문득 남편 얼굴이 떠올라 너무 너무 보고싶은 거에요.
떠오른 남편 얼굴 모습이 평소 제가 무지 귀여워하는 표정이라. ㅎㅎ
살짝 다투려하다, 혹은 제가 기분 나빠할 상황이 되어서
막 화낼려고 하면 남편이 삐친 듯한 표정을 내보일때가 있는데
그 표정이 너무 너무 귀엽거든요. ㅋㅋㅋ
그래서 더 싸우지 못하고 그표정 보고 귀여워서 막 꼬집어 주고 싶어져서
급 반전 되는 경우가 있는데
방금 전 점심 먹다가 그 표정이 생뚱맞게 생각나서 너무 보고싶어 진 거 있죠.
이거....아무래도.
초가을에 늦더위를 먹었나봐요..ㅠ.ㅠ
더위 먹으면 약도 없다는데. ㅋㅋㅋㅋ
그리고 한 가지 더요.
원래 남편은 삼십대 초반인 편에 속하는데 약간 보수적인 편이라고 해야 하는
성격이에요.
맞벌이를 하고 있지만 집안일은 거의 제가 90%를 도맡아서 하지요.
물론 좀 도와주는 게 있긴 하지만 제가 일일이 부탁을 하지 않는 한은
먼저 나서지 않고 방관하는 타입이에요.
그때문에 신혼초에도 물론 지금도 결혼 1년이 좀 넘었지만 지금까지도
가끔 스트레스로 다가오곤 하지요.
82의 많은 선배님들이 남자가 쉽게 바뀔 수 없으니 이렇게 저렇게 해보라고
많은 조언을 해주셨지만 사실 그렇잖아요. 여자는 남자가 먼저 나서서 도와주길 바라고
굳이 나서서 도와주진 못할망정 좀 부탁하면 기분 좋게 들어주길 바라는...
헌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보니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 기분 나빠서 내 스스로 해버리는게
차라리 맘 편한 상황이 되구요. ㅎㅎ
저도 늘 비슷했는데요.
저번주부터 한가지 달라진게 있어요. ㅎㅎㅎ 무슨 계기였나 생각이 잘 나진 않는데요.
물론 싸운 것도 아니구요. 어쩌다가 제가 설거지를 하면서 남편에게 부탁을 했지요.
그전에도 가끔 설거지 부탁을 하긴 했지만 뭐 다섯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해줄 정도였고
또 그런 설거지는 제가 해버리던가 아니면 어찌해서 남편이 혼자 하던가 이런 경우였거든요.
그런데 저번주는 설거지를 빨리 끝내야 할 상황이었어요. 좀 많이 피곤했던가 ..잘 기억은
안나지만.. 해서 남편에게 저 설거지를 할 동안 옆에서 헹궈달라고 부탁을 했죠.
남편도 흔쾌히 들어줬구요.
근데 기분이 너무 좋은거에요. 흔쾌히 들어줘서 기분 좋은것 보단
제가 설거지를 하고 바로 옆에서 남편이 헹궈서 그릇 정리를 해주는데
와~ 그 기분이 너무 너무 좋은 거 있죠. 그전에도 남편 혼자 설거지 몇 번...제가 너무 피곤하고
힘들때 해준 적 있지만 그때도 이런 기분은 아니었거든요.
둘이 나란히 서서 같이 설거지를 하는 기분이 너무 너무 좋더라구요.
그래서 남편에게 와 ~ 기분 너무 좋다. 자기랑 옆에 나란히 서서 같이 이런저런 얘기도
하면서 설거지 하니까 너무 너무 기분 좋아. 정말 좋아~. 느끼는 그대로 막 흥분해서
남편에게 좋다고 말했더니 남자인 남편은 그런게 좋았나봐요.
그 다음부터 저녁먹고 대충 치우면서 설거지 그릇들을 물에 담구면서 정리하면
남편이 놔두고 좀 쉬었다가 같이 하자고 하더라구요.
그 전엔 제가 바로 설거지를 하던 쉬었다가 저 혼자 하던 아예 상관을 안했거든요.
그래서 저번주부터 그 계기로 어찌하다 보니 지금까지 계속 설거지를 같이 하는데
정말 기분 좋은 거 있죠.
남편도 제가 너무 좋아하는 표정을 막 내니까 그게 기분 좋은지 아직까지는
같이 잘 해주고있구요. 물론 어제도 같이 하면서 또 제가 기분 너무 좋다고. 희안하다고~
막 얘길 했지요. ㅎㅎㅎ
아무래도 앞으로 나란히 설거지 하는 일이 많을 거 같아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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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왜이럴까요?
참희안하네~ 조회수 : 558
작성일 : 2007-09-12 13:36:15
IP : 61.79.xxx.58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남자란..
'07.9.12 2:00 PM (211.199.xxx.80)남자는 참 단순하죠..뭐든 잘한다 잘한다 마구마구 칭찬 해주세요..그럼 점점 더 잘할겁니다..
2. 모든사람
'07.9.12 3:12 PM (125.129.xxx.232)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사람한테 해당되는 얘기인것 같아요.
칭찬하고 잘한다고 하면 기분좋게 더 잘하는거요.
특히 남자는 더하지요.
저번에 어느책에서 봤는데,남자들이 집에서 더 말을 안하는 이유가 남자가 무슨 말을 하면 잘했다고 칭찬하는게 아니라 왜 그렇게 했냐고 와이프한테 비난만 받으니까 아예 입울 다물게 된대요.
집안일 도와주는것도 원글님처럼 칭찬해주면 더 잘할거에요^^3. 짝짝짝
'07.9.13 6:40 PM (219.255.xxx.231)박수 쳐 주고 싶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잖아요
그다음은
휴일에 라면을 먹고 싶다고 ...
같이 먹고 싶냐고 물어봐서 동의하면
냄비 물이 끓기 시작하면
스프하나 넣다 말고 갑자기 배가 아픈듯 황급히 남편에게
마저 넣어달라고 하면서...
라면 끓이는 남편의 뒷모습이 섹시하더라고 ...
자기가 끓이니 더 맛나다고....
이렇게 연기하면 평생 맛난 라면 먹을수도 있어요
울 남편도 제 꾀에 20년 가까이 헌신 봉사 잘하고 있답니다
물론 저는 더~ 잘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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