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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며느리 조회수 : 976
작성일 : 2007-09-06 10:15:52
결혼 20년 가까이 된 큰 며느리입니다.
결혼 하자마자 시어머니 뇌수술 크게 하셔서
종가집 며느리 일 직장다니며 다 감당해 왔습니다.
처음엔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감당할 만한 건강과 경제적 능력 주심을
감사하며 언젠가 부턴 마음이 편해지더군요.
밑에 동서외국생활 오래 하다가 작년에 들어왔구요
또 다른 동서 현재 외국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제가 나름 한 배포하는데
이번 일은 영 입이 안떨어지네요.
명절 저희집에서 다 하거든요.
전날 식구들 모이면 식구들 다 좋아하는 일품요리로  한 상 차려서 만족스럽게 먹구요
명절 아침은 (크리스찬이라 예배만 드리는 관계로) 간단한 명절 상차림 해서 먹습니다.
점심은 찌개 같은 것 끓여서 먹구요.
그리고 동서 친정으로 가고, 부모님 댁으로 가시고
전 누웠다 (극진한 남편의 립서비스 받으며) 친정갑니다.
조카들이 외국에서 살다가 다 커서 돌아오더니 큰 집 오는걸 좋아합니다.
나름 예쁘고 반갑습니다.
이번엔 큰 엄마가 뭘 해주실까 기대도 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올 추석입니다.
남편이 추석때 해외에서 중요한 세미나가 있는데 (자신이 발표를 하는)
제 비행기표까지 같이 나온답니다.
시부모님께 말씀 드렸더니 다녀 오라십니다.
그런데 막상 동서에게 말이 안떨어집니다.
마응이 무겁습니다.
물론 우리 동서 맘씨 좋은 사람이라
싫다고는 안할겁니다.
하지만 마음으로는 많이 부담스럽겠지요?
손아랫동서 입장에서 어떠실 것 같은지 얘기 해 주세요.
제가 추석김치 담궈주고, 생선 사다 갈무리해서 갖다주고, 고기도 좀 사주고...
그러면 괜찮을려나...
남편은 추석전에 밥 한 번 먹고 이번엔 그냥 좀 편하게 한 번 지내랍니다.
사실 명절 안 지내게 된 거 속으로 행복한 면도 있지만 그만큼 마음이 무겁네요.

제가 포기하고 안가도 명절 때 마음이 안좋을 것 같고...
이기심과 책임감이 비오는 날씨처럼 무겁네요.
뭐 그렇다고 평상시 큰며느리로서 책임 다하고 사는 그런 사람도 아니면서...

동서에게 많이 미안한 아침입니다.
IP : 210.104.xxx.5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9.6 10:19 AM (210.95.xxx.231)

    제 남편 티켓이 나오면
    저라도 당연히 가고 싶은데
    형님도 당연히 다녀오고 싶은 거 아닌가요? ^^

    더구나 형님이 그렇게 오랜기간 열심히 해 오셨다면
    예의 바른 손아랫동서라면 당연히 '잘 다녀오세요. 부러워요~~~~~~~~' 할 것 같아요.

    갑작스레 그걸 다 떠 맡으려면 당황스러울 수는 있으니(싫은게 아니라)
    원글님 마음이 그러하시다면 음식 준비해 주시면 동서로서는 '만세!'죠.
    (제가 아랫동서거든요)

    미안한 맘 가지실 수도 있지만
    툭툭 털어버리고 행복하게 다녀오세요.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입니다.

  • 2. ㅎㅎㅎ
    '07.9.6 10:19 AM (221.166.xxx.240)

    역시 형보다 나은 아우 없단 말이 틀린 말은 아니네요^^
    배포 만큼이나 맘도 너그러우십니다...
    그치만 남편따라 간다...에 한표 보냅니다^^
    시어른 허락하셨음 잘~~~댕겨 오세요

  • 3. 미안한
    '07.9.6 10:21 AM (211.202.xxx.87)

    마음 가지고 계신거 동서도 알거예요.
    그리고 뭔가 의도를 한 것도 아니고 남편도 나름대로 늘 고마운 마음에 표을 끊으신거 같은데
    동서에게 상황을 말씀하시고 마음 편하게 다녀오세요.

    저라면 백번 이해할거 같네요.

    그리고 마음씨 좋은 사람이라면서요.
    이해해 주실거 같네요.

    올 추석 20년 만에 한번 가는 휴가라 생각하시고 잘 다녀오세요. ^^*

  • 4. 아래동서
    '07.9.6 10:22 AM (155.230.xxx.43)

    결혼 20년이나 되셨구.. 지금까지 명절 잘 챙겨 오셨는데... 아래동서 입장에서 저희 형님이 지금까지 그렇게 해 오셨으면.. 다녀오시라고 합니다. 그리 크게 미안해 하실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 5. 최고의형님
    '07.9.6 10:33 AM (121.171.xxx.204)

    저라면... 앞뒤 안보고 동서생각 안하고 따라나섭니다.
    명절에 물론 종가집 큰며느리에 대한 미안함도 있겠지만 추석은 내년에도 있어요!
    그리고.... 마음이 보드랍고 예쁜 며느리이자 형님이세요~^^
    무사히 잘~ 다녀오시길..... 다녀오셔서 이곳에 살짝 자랑도 하시구요!

  • 6. 멋지셔요..
    '07.9.6 10:39 AM (150.150.xxx.32)

    너무 좋으신 형님이시네요~~~
    저라도 다녀오겠어요~~ 부모님, 남편 모두 그러라 하셨다면서요~~
    동서가 그쯤 이해 못하겠어요~~

    미안하다고, 부탁한다고 하시면 될것 같은데요~~~

    조심히 잘 다녀오세요~~

  • 7. 멋져요
    '07.9.6 10:55 AM (222.114.xxx.179)

    잘 다녀오세요 좋은맘으로 보내드릴 수 있어요
    가벼운 맘으로 가셔도 됩니다

  • 8. 아무런
    '07.9.6 11:01 AM (211.109.xxx.9)

    걱정 않으셔도 될거 같은데요.
    형님도 좋으시구,동서도 좋으시구...맘 편히 다녀오세요.
    어르신들께서 허락하셨잖아요?
    두분의 여행처럼 추억 많이 만드시고 자~알 다녀오세요^^

  • 9. 부럽.
    '07.9.6 11:25 AM (152.99.xxx.133)

    저 아래 얄미운 형님 글올린 사람입니다.
    우리 형님이 이런사람이면 제가 비행기표 사주겠네요. 부럽T_T

  • 10. 좋으신분
    '07.9.6 11:42 AM (211.35.xxx.146)

    같이 다녀오세요~^^
    식구들 모두 이해해주고 양해해주는데 뭐가 문제세요.
    글구 구지 음식 다 해주시지 마시고 한번 해보게 하세요.
    그래야 큰형님 힘든것도 알죠.
    대신 오실때 어머님이나 동서 선물을 좀 괜찮은걸로 사다주시면 좋아하시지 않을까요.

    저는 막내인데 저희 큰형님 명절이 싫다고 작년에는 혼자(아주버님과 싸움까지 하시고) 해외여행 다녀오셨어요. 이런분도 있어요.

  • 11. 형님^^
    '07.9.6 12:21 PM (124.216.xxx.216)

    맘 편히 다녀오세요. 배려깊고 이해심 많으신 형님이시네요. 존경스럽습니다.

  • 12. 아랫동서
    '07.9.6 1:03 PM (121.147.xxx.142)

    당근 다녀오세요
    음식 준비까지 이렇게 배려해주시고 갔다 온다는데 그것도 20년만에~~

    참고로 전 자주 이런 일 겪고 사는 아랫 동서로서 많이 부럽습니다...
    저희 형님네는 골프 여행이나 여행 중이기 때문에
    명절 못 들어오시는 경우가 많이 있거든요
    더더군다나 음식 걱정도 제 몫일 뿐이구요-_-;;;

  • 13. 형님^^
    '07.9.7 11:02 AM (210.223.xxx.138)

    이번 추석은 걱정마시고 잘 다녀오세요!!
    제가 잘 해볼께요.
    - 제가 님 동서라면 이렇게 말할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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