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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빌어먹을 몹쓸넘에 사랑이라니..

거미줄 조회수 : 1,340
작성일 : 2007-08-31 10:59:31
저녁드시고 여덟시반,
어머니는 하늘만큼땅만큼 하는 시간인데 ,
벌써 거실에 얇은 이불을 펴고 누우셔선 완전 잠드셨다.
하루종일 평상에서 동네노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나 나누시는게 전부인데..
뭐가 그리도 피곤하실까.  잘드시고 맘편하시고 신체자유로운데 뭐그리 고단하실까.

자식이나 손주들 피터지게 움직이고 배우면서
하루24시간이 짧기도 힘들기도 일주일내내 일요일하루만 기다리며 지쳐사는데...

그렇게 일찍 주무셨으니 새벽에 잠이 없고.
새벽 다섯시부터 현관밖으로 들락거리시고, 거실에서 이런저런거 부시럭거리시고.
화장실과 베란다 다 뒤져서 쓰레기찾아 모아서 갖다 버리시고..
제발. 쓰레기봉투 쓰면 되는것을. 왜 새벽에 남의집 봉투에 어거지로 버리시는지..

거실과 벽하나 사이 아들과 며느리방은 이불뒤척이는 소리까지도 다 들릴듯한데.
어느새 브라인드 다 걷어놓고 문 다 열어놓고. 아직 여섯시도 안돼었는데..
아들며느리 열두시넘어 잠들었는데.. 문밖에 귀대고 앉아 발톱을 깍으신다.
으... 신경쓰여 잠도 못자고..
시끄럽고 부시럭소리에 귀는 더 민감해지고.

여섯시. 알람소리에 그래도 일어나 밥을하고 국을 끓이자니
속터지고 열불나서 어머니께 짜증을 내버리고 말았다.
어제 그시간에 주무셨으니 새벽에 잠이없으신거고. 그럼 방으로 들어가시던가..
방에서 주무시라는데 왜 거실에서 주무시고 새벽부터 부시럭거려서 잠못하게 하냐고..
블라인드는 왜 다 걷어놨냐고. 잠못자게 작정하시지 않고서야.. 정말 너무하신다고..

난, 어머니가 그러실줄 알았다.
새벽에 잠이 안와서 깼는데, 가만있자니 답답해서 살살 소리안나게 움직였는데
그게 신경쓰였냐고.. 본의아니게 그렇게 되었다고. 그러실줄 알았다.

그러나 어머닌, 그럼 그런가보다.. 하고 니가 참으면 되지 왜 아침부터 찡그리냐고.
버럭 화를 내셨고.

그 말씀에 나 폭발해버렸다.
남의집 어머니같으면, 아들며느리 성실하게 맞벌이해서 빚안지고 아이들 교육시키고
열심히 사는거 예뻐할거라고. 거기에 도움은 못줄망정 어머니만 편하면 그만이냐고.

남편은 나보고 그만하라고 혼내키랴.
어머니껜 출근할사람들 배려안하시니까 그러지않냐고 설득하랴 바쁘고.

그런 어제아침.
하루가 지옥같이 지나고.. 아주 늦게 집엘 들어갔다.
어머닌 이모님댁에 가셨다고 없으시고 (가셔서 며느리구박에 못살겠다 하시겠지..)

이런내가 싫고, 이런거 하나 둥글게 해결못하는 내가 밉고.
아무리그래도 어머니 말씀처럼 그런가보다.. 참았을걸 그랬나 싶고.
그렇게 참은게 벌써 얼마인가.. 억울하고 싫어서 참기는 싫고.
내 안의 이기심과 속상함이 교차하는 심정.
어머니가 안하시면 되는데 왜 나보고 참으라는 걸까.
난 정말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아니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원인제공을 해놓고 참으라니.

죽은 며느리 제삿날은 기억해도 새며느리 생일은 모르는 어머니.
그거 딱 일주일차이 밖에 안나는데..
죽은며느리 생각했을까. 그며느리한텐 우대받고 사셨을까.
당신 귀한 손주들, 엄마란 소리도 못들으면서 열심히 일하고 돈벌어서 교육시키고
어떻게든 화목한 가정 이뤄보려는 나를.
어쩜 고맙기는 커녕, 다행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시는건지..
드라마에서 계모에게 대드는 아이에게 잘한다고 손뼉치시던 어머니.
우리집도 그렇게 하길 원하시나??
그게 잘하는거냐고 면박주던 남편.

눈치없는, 배려없는 어머니때문에 표현할수 없을만큼 복잡한 심정.
남편도, 아이들도 다 미워지고. 말도하기 싫고.

왜 사는걸까. 남편하나 사랑한죄로. 그 정으로 다 받아들인건데..
아이들만큼도 배려할줄 모르는 어머니.
오히려 아이들은 고마워하고 협조하는데..

혼자살아도 이것보단 더 잘살거라고..
내 혼자 벌어서 먹고살아도 이것보단 나을텐데
내가 왜 여길 들어와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다고.. 남편에게 못할말을 해버렸다.
남편 가슴은 또 얼마나 아팠을까..
둘도없는 효자인데. 그 가슴 얼마나 시렸을까.

뒤척이는 내게..
남편은 포근하게 안아주며 토닥인다.
너없인 못살아.. 나에겐 너 뿐이야..
이 빌어먹을 넘에 사랑.

그게 또 거미줄이 되어 나를 유지시킬테지.
어머니와의 얽힌줄은 어디부터 풀어야하나......
........
이런 몹쓸. 웬수같은 사랑!!
IP : 211.33.xxx.147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힘들어
    '07.8.31 11:08 AM (211.53.xxx.253)

    보이시네요...

    나이드신분은 대부분 초저녁에 주무시고 새벽에 일어나신답니다..
    이해하셔야 할 부분인데 어머니께 좋게 말씀드리세요.. 새벽에 깨셔도 방에서
    TV보시고 천천히 나오시면 좋겠다고...이미 해보셨겠지요..
    그래도 다시 얘기해보세요...
    그리고 분가도 생각해보시고.. 형편이 안되시는게 아니라면
    적당히 떨어져 사는것 괜찮습니다..

  • 2. .
    '07.8.31 11:13 AM (222.233.xxx.209)

    원글님 글재주 있으세요. 물론 알고 계시겠지만....

  • 3. 그러게요
    '07.8.31 11:32 AM (136.159.xxx.82)

    원글님 직업이 뭔지 궁금해지네요...^^
    글을 잘 쓰셔서..
    뭐 알고 계시겠지만...

    그런데.. 그건 그렇고..
    원글님 시어머니가 이상한 분은 아닙니다.
    제가 볼땐 아주 평범한 분이에요.

    원래 노인들은 그렇게 일찍 초저녁부터 주무시고 새벽같이 일어나세요.

    원글님께 대답한것도..
    정도가 지나친것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물론 좀더 배려하시면 좋겠지만
    그냥 성품이 그렇게 소박하신듯해요.

    원글님이 많이 예민하신분 같아요.
    제 생각엔..
    시어머니가 더 힘드실것 같은데요.

  • 4. ..
    '07.8.31 11:40 AM (210.104.xxx.5)

    제가 글 속에서 본 바로는..
    남편분은 재혼이시고 전 배우자와는 사별하신 건데, 시어머니가 지금의 원글님께 그닥 정을 주고 계시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원글님도 그 점에서 감정이 상하셨을테고 그러다보니 시어머니의 배려없는 행동(새벽녁에 일어나기)을 더 참기 어려우신 거겠지요.
    저는 겪어보지 않은 일이지만 서운하고 힘든 감정이 충분히 이해가 가는데요.
    아이들도 자신이 낳은 아이가 아니고 전처 소생이신데 맞벌이 해서 교육시켜가며 다독이고 사시는 거잖아요.
    저같아도 '내가 뭐하러 이렇게 힘들게 사나'라는 생각이 들 것 같습니다.
    남편이 아니면 다 관계없는 사람들일 뿐이니까요.
    힘드시겠지만 다독이시는 남편 믿고 살아가시길.
    시어머니의 배려없으심(일찍 일어나셨다고 꼭 온집안 식구들 깨우고 다니셔야 하는 건 아니잖아요)은 왠만해서 고치기 어려우실테니까요.

  • 5. ..
    '07.8.31 11:56 AM (218.232.xxx.143)

    저 도 저런 경우 때문에 시댁에 가기 싫을 때 많아요

    그러니 같이 사시는 분은 어떻겠어요

    원글님이 예민한건 아니구요

    같이 살려면 서로 존중해야지요

    그간 살아온 습관이고 노인의 특성이니까 이해해 드려야 하는 건

    맞지만 그게 젊은 사람들의 생활과 맞지 않으면

    힘들거든요

    직장을 다녀야 하니까 또 어머니 보다 더 늦게 주무시니까 아침엔 더 자야 한다구 자주 말씀드리세요

    제가 그랬는데 처음엔 이해 못하시고 아마도 다른 곳에 가셔서 흉도 보셨겠지만

    서로 잘 살려면 어쩔 수 없지요

    저희는 아버님이 9시에 주무시고 5시 30분에 일어 나셨어요

    그러니까 8시간을 충분히 주무셨지요

    그런데 전 자기전 집안 뒷수습이며 식구들 야식 먹은거 다 치우고 거의 1시 쯤 자게 되요

    거기다 애들 젖먹일 댄 자다 깨다를 반복해서 거의 자지도 못했어요

    그런데도 아버님은 5시 30분에 절 깨우셔서 절 잠꾸러기라고 야단치셨어요

    저도 8시간 자고 싶은데 말이죠

    자꾸 말씀드리니까 이젠 깨우지 않으시고 제가 알아서 6시 30분에 일어 나요



    자꾸 말씀 드리니까 이젠 젊은 사람들은 늦게

  • 6. ..
    '07.8.31 12:27 PM (59.5.xxx.250)

    저는 한창 아이 봐줄때 친정엄마가 집에 오셔서 그러세요. 일찍 주무시고 새벽에 일어나 부시럭 거리고..tv 랑 하루종일 사시고.
    친정엄마니까 싫은 소리 하지요. 엄마는 딸이지만 그럴때 아주 밉데요. 자기 밖에 모른다고.
    엄마도 나름대로 얼마나 조심하고, tv 소리도 조금만하게 튼다고 (그래도 우리한테 커요).
    요즘은 일찍 일어나서 아예 동네한바퀴 돌고 오시는것 같아요.
    그래도 엄마 딸이니까 서로 서로 서운하거 잊어 버리고 살잖아요.
    시어머니 이시면 절대 쉽지 않을 것 같네요.
    큰일이네요. 방법이 없어요. 분가 하지 않는 이상
    아님 어머님이 저희 엄마처럼 새벽엔 아예 동네나 등산 하고 오시던지

  • 7. 00
    '07.8.31 1:52 PM (211.224.xxx.137)

    저도 어른들 새벽같이 일어나셔서 우릴 그렇게 하도록
    바라시는것 정말 힘듭니다

    초저녁부터 주무시고는 에휴 잠이 안와서 큰일이다 큰 고생이다 둥,,,,,,,,,,,,,
    일도 안하시고 초저녁부터 주무시는데 새벽에 잠이 안깰수 있나요?

  • 8. 근데
    '07.8.31 3:02 PM (125.179.xxx.197)

    저희 친정 어머니도 비슷한 상황인데요.
    그냥 노인이시니까 그러려니 참고 지내시던데요;;

    시어머니께서도 나름 열심히 살림 하고 계시는데
    집안 일이라 정말 쓸고 닦고 열심히 해도 티가 안나니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서운했던 게 표현되신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티비소리도 노인이시니 귀가 잘 안 들리셔서 크게 들으시는 게 아닐까요.
    저 예전에 할머니랑 방이 좀 멀었는데요.
    (저희 서울집 이사 전에는 오피스텔형으로 68평이었거든요;; 엄마아빠, 나, 할머니방;;)
    티비 소리 제방까지 완전 다 들리던데요;;; 할머니가 뉴스만 보셔서 그런지도 모르지만;;
    아침 6시 되기전 티비볼륨조정인가 화면 조정시간에 클래식 나오잖아요;; 다 듣고 있었어요;
    근데도 엄마 아빠는 그냥 넘기시더라고요.
    (지금 집은 아파트형이고 좀 더 커서 아예 구조가 중형 평수 두개를 합쳐 놓은 거 같은데
    이젠 거실에서 할머니방 티비소리 잘 안 들리더라고요;; 역시 집이 커야 -_-;; 되나봐요;;
    보통 티비 볼륨 40 정도로 들으시거든요;; 전 귀아파 못 듣겠던데 말이예요;;)

    쓰레기도 노인들 생각에 좀더 절약하시겠다는;; 눈에 빤히 보이는 생각으로 그러신 거 같아요.
    (우리도 절약하며 살긴 하잖아요. 그게 좀 얄밉게 발달하신 거죠;)

    원글님께서 힘드실 거 같은데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인 만큼 이해해드려야 하는 것도 있으실 거 같아요.
    분가를 하시기 전에는 해결이 안 날 거 같은데, 분가는 경제적으로 좀 부담 되실 거 같고..
    남편분께 어머니 삐지신 거 일단 잘 풀어 드리고;; 잘 얘기해보라고 하세요;;ㅠ

  • 9. 다시 읽으니
    '07.8.31 4:55 PM (125.179.xxx.197)

    참기엔 원글님이 너무 속상하시겠네요.
    휴우.. 힘내세요 원글님..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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