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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도우미아주머니 퇴직금으로 글 올렸었어요.

날개 조회수 : 2,817
작성일 : 2007-08-31 01:21:42
30년이 넘게 저의 집에서 일해주시는이모( 아주머니)가 그만 두신다고 해서 퇴직금으로 얼마를 드려야하나 해서
문의글올렸었어요.
그리고 저를 3살때부터 키워주셨는데 제가 외동인데다가 부모님도 다 돌아가셔서 이모를 엄마처럼 생각하고 살았는데 당신 연세가 70이 넘으시면서 일도 힘에 부치고 조용한 시골에서 살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제가 그럼 다른 도우미를 구할테니 일은 그만 하시고 그냥 우리랑 같이 죽을때까지 사시자고 해도 당신은 짐이 되기 싫으시다고 굳이 떠나시겠다고 하셔서 서운한 마음에 눈물도 나고 해서 붙잡을수있는 방법도 물었었거든요.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 주셨어요.
여유가 되는 대로 넉넉하게 주라는 말씀들이 많으셨고
붙잡지말라는 분도 계셨고 세세하게 붙잡는 방법도 일러주신 분도 계셨어요.
댓글주신분들께 감사드려요.

저녁식사후에 이모에게 시골로 가시면 어디로 가실거며 거처를 어떡하실거냐고 물었더니
엄마가 살아계실때 이모 앞으로 시골에 집을 사주셨다고 하네요.
그리고 우리 아이 유치원다닐때까지는 제 곁에 있어달라고 부탁하셨대요.
그래서 이젠 우리 아이도 유치원다니고 해서 그만 시골로 가시겠다구요.
제가 울면서 아무리 그냥 우리랑 살자고 해도 뜻을 꺽지 않으셨어요.
근데 제 옆에 있던 아이가 할무니 어디 가냐고 묻길래 시골로 가신다고 했더니
그럼 몇밤 자고 오냐고 물어서 여러~밤 자야 온다고 했더니 아이가 통곡을 하네요.
할머니를 저보다도 아빠보다도 친할머니보다도 좋아하는 아이거든요.
제가 달래도 울음을 안그치고 아빠가 달래도 안그쳐서 이모가 달래는데 무슨 말을 해도 울음을 안그치더니
이모가 그럼 안가면 되잖아 했더니 바로 뚝 그치네요.
그래서 결론은 이모가 못가시게 됬답니다.
그냥 저희랑 사시기로 하셨구요. 초등학교 3학년까지라고 못은 박으셨지만요.
그리고 일해주실분은 다시 구하기로 했어요.
그리고 퇴직금은요. 엄마 살아계실때 엄마가 주셨다네요.
지금 통장에서 이자가 불어서 동그라미가 8개라나 뭐라나.....

제가 며칠동안 이모일로 고민하면서 생각한건데요.
법적으로 이모를 제 엄마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지금까지도 너무 잘 지냈지만 이렇게해야 이모와 제가 영원히 한끈으로 묶일거 같아서요.
기댈 가족이 아무도 없다는게 얼마나 외로운지 안겪어본 사람은 모르실거에요.
저는 그 흔한 이모, 고모, 삼촌 하나도 없거든요.
그동안 이모가 저에게는 이모였고 고모였고 삼촌이었고 언니였고 친구였거든요.
부모님돌아가신후로는 아버지였고 엄마였던 분이에요.
이모를 절대로 혼자서 보내드리진 않을거에요.
전 다시는 혼자이고 싶지 않거든요.
엄마가 돌아가셨을때,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그막막함을 그 허전함을 채워주신 이모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오래오래 같이 살거에요.
하지만 이모가 정 원하신다면 원하시는대로 해드리고 싶어요.
이모를 사랑하니까요.
제가 자주 찾아가서 뵙죠.. 뭐...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려요.



IP : 58.236.xxx.39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눈물뚝뚝
    '07.8.31 1:29 AM (220.85.xxx.123)

    그렇게도 인연이 되는군요....한가족끼리도 못하는걸.....
    참 잘하셨어요.
    부모님도 참 현명하셨고 약속 지켜준 이모님도 감사하고
    그분이 안계셨다면 부모님이 얼마나 원글님 걱정을 하셨을까요
    저도외동딸 키우는 엄마라 가슴이 저리네요.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앞으로도 계속 행복하시길 빌어요.

  • 2. ..
    '07.8.31 1:30 AM (220.94.xxx.154)

    눈물이 나네요,,
    두분 다 좋은 인연으로 만난 것 같아요
    부모님 돌아가시고 의지할 곳 없는 아이, 친척이라도 재산 다 빼돌리고.. 나쁜 맘 먹는 사람들도
    얼마나 많은가요,,.
    엄마처럼, 딸처럼 행복하게 사셨음 좋겠어요
    (저희 아이도 방학동안 외할머니 옆에만 있다 와서 매일 저녁마다 할머니 보고 싶어서
    우는데 제가 마음이 너무 아파 죽겠어요,,,)

  • 3. 제가
    '07.8.31 2:10 AM (222.234.xxx.193)

    제가 꼭 잡으시라고 말씀 드렸던 사람이에요.

    원글님을 위해서도 그 분은 꼭 같이 계셔야한다고 생각해요...
    아무도 없는 적막강산...너무 외롭지요.
    아무리 남편이 있어도 그렇지요.
    그리고 아이에게는 그런 할머니가 있다면 훨씬 풍요로운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어요...
    그 아이가 아마 두고두고 할머리를 기억할 거에요.

    저도 외로운 사람으로서, 님이 이모와 같이 있고 싶어하는 그 심정,
    너무너무 이해한답니다.
    남들은 속도 모르고 그냥 보내드리라고 하실지 모르지만... 정말 외로와본 사람은
    그런 분을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걸 알아요.
    잘 하셨어요.
    아마 그 분도 님의 아이 눈에 밟혀 못 가실거에요.
    그리고 님 마음을 이번에 확인해서 훨~씬 맘 편하게 계실 거구요....

    도우미분 구해서 편히 계시게 하고, 집에서 은근히 자꾸 일거리를 좀 만들어서
    이모가 당당하게 계시게 하는 것도 좋아요.
    아이 등교하면 오전 시간은 비니 그때 주변에 노인대학 같은데도
    다니게 하시면 오전 시간 후딱 가고 재미 들이셔서 좋더라구요....

    아마,어머님도 하늘에서 따님의 곁에 이모가 있어서 안심하고 계실 겁니다...

  • 4. 눈물이
    '07.8.31 2:25 AM (222.114.xxx.179)

    맘이 참 이쁜사람들이 함께 사시는군요 글 쓰신분도 이모님도 그리고 돌아가신 어머님도
    하나같이 아름다운 모습이네요 행복하세요

  • 5. 아름다운
    '07.8.31 3:04 AM (121.116.xxx.164)

    밤이에요 가 아니라...ㅎ
    인연이네요...
    이모님도 정말 경우 바른분이시고 원글님 마음도 넘 예뻐요.
    좋은인연 끝까지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근데....
    공이 8개면 1억????

  • 6. ^^
    '07.8.31 7:54 AM (218.53.xxx.227)

    아이가 효자였네요...괜시리 가슴이 찡해집니다...
    그래도 돈이 없어서 친부모가 살아계셔도 못보는 사람 요즘 많습니다.
    그런분들은 외롭고 게다가 생활고로 괴롭기까지 하겠지요...
    부모님은 안계셔도 원글님 복이 많으신 것 같아요.
    돌아가신 엄마께서 손자까지 부탁하고 가셨다니...
    그래서 원글님이 이렇게 마음 따뜻하신 분으로 자라실 수 있었던 거겠죠...^^

  • 7. 아이고
    '07.8.31 8:07 AM (211.213.xxx.155)

    아침부터 눈물이..ㅠ.ㅠ.
    두분인연이 참 좋은인연인가봅니다.
    원글님 어머님도 참 생각깊고 배려깊은 분이시고....
    행복하세요..

  • 8. 저도
    '07.8.31 8:32 AM (59.29.xxx.66)

    아침부터 눈물빼네요.

  • 9. 세상에
    '07.8.31 8:40 AM (219.241.xxx.146)

    답글달려고 로긴했어요..
    저 아침부터 눈물이 주루룩 나네요..
    님의 인연이 넘 아름다워서요....
    그 마음 끝까지 잘 간직하시길 빌께요....
    정말 따뜻하고 좋은분들이세요....항상 행복하세요~~~~~^^

  • 10. ...
    '07.8.31 8:59 AM (122.16.xxx.94)

    두분 정말 특별한 인연이신가봐요...
    아이에게도 그렇구요.
    저도 어렸을때 쭈욱 계시던 입주도우미할머니가 계셨는데...
    (나중에 보니 나이도 열살 가까이 속이고 들어오셨던 거라...나중엔 엄마가 거의 모시고 살았지요^^;)
    가끔 생각 많이 나요...어디 계신지...
    자식들이 어려워서 퇴직금 받으신 돈도 다 털어주셨을 꺼 같은데...
    에효...

  • 11. 따로
    '07.8.31 9:25 AM (211.53.xxx.253)

    산다고 부모 자식 관계가 끊어지는게 아닌것처럼 나중에 이모님이 따로 산다고 인연이
    끊어지는건 아닙니다.
    같이 계실때도 즐겁게 따로 계실때도 잘 지내실것 같네요.
    원글님 이쁜 마음 입니다.

  • 12. ^^
    '07.8.31 9:52 AM (211.41.xxx.254)

    행복하게 오래오래 사셨으면 좋겠어요..

  • 13. ...
    '07.8.31 10:05 AM (122.37.xxx.2)

    돌아가신 친정어머님이 정말 현명하셨군요.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신 이모님도 대단하시구요.
    원글님도 현명하고 따뜻한 분이고 ...

  • 14. 가슴이
    '07.8.31 10:16 AM (211.237.xxx.27)

    찡~하네요. 식구분들 모두 이쁘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지셨어요.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바래요^^

  • 15. @@
    '07.8.31 10:37 AM (218.54.xxx.174)

    에고....눈물이 나네요....
    세상에 이런 인연으로 사시는 분들도 계시네요.
    모쪼록 좋은 방향으로 행복하셨으면 합니다.

  • 16. 현실
    '07.8.31 11:26 AM (211.216.xxx.253)

    소설이나..영화에나 나올법한 아름다운모습이네요..^^

  • 17. 정말
    '07.8.31 11:45 AM (71.159.xxx.73)

    행복하게 이모님이랑 오래 건강히 사셨으면 좋겠네요...^^
    훈훈한 이야기 감사해요...

  • 18. ..
    '07.8.31 12:20 PM (58.73.xxx.95)

    원글님...친정어머님...그 이모님
    다들 넘 괜찮으신 분이구요
    그 이모님이랑은 정말 깊고 따듯한 인연이신거 같네요
    웬만한 부모, 형제보다 낫단 생각듭니다

  • 19. 훌쩍
    '07.8.31 12:54 PM (61.74.xxx.233)

    눈물이 핑~ 도네요.
    요새 세상에 참 순수하고 착하신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특히 이모님이 정말 좋으신 분이네요. 결혼도 안하시고 혼자 사시면서 님 돌봐 주셨나봐요..
    좋은 인연 죽~ 아름답게 이어나가시길 바랍니다.

  • 20. 아이도
    '07.8.31 2:06 PM (123.213.xxx.180)

    아이도 이모님을 그렇게 따르는 걸 보면 정말 좋으신 분인가봐요.

    이모님이랑 쭉 행복하게 사셨음 좋겠어요. ^^

  • 21. 저도
    '07.8.31 3:13 PM (125.179.xxx.197)

    눈물이 핑 하는게 너무 짠하네요;;
    이모님과 원글님 가족 모두 행복하게 사시길 바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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