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술로 말썽 많던 남편 문제에서 벗어나는 법..
그게 어느정도냐 하면, 이혼안하는 조건으로 알콜 클리닉에 다녔을정도..
핸펀 관리도 잘하는 걸 봐서 뭐 찔리는 게 있나 싶기도 한데 물증이 없으니 의심해봐야 제 속만 아프고 그냥 믿고 사는데요.. 실은 가벼운 여자 와의 문자 문제도 있긴했죠.
아무튼 결혼 9년을 일케 새벽에 오는 남편 기다리다 보니 저도 제 속이 속이 아닌데,
최근 들어 생각을 바꾸고 마음이 많이 편해졌어요.
부부라는게 같이 살기는 하지만 일심 동체가 아님을 인정하는 거예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고 있으니 그냥 인정해 주는거죠.
다음은 요즈음 혼자 써본 제 일기입니다..
-----------------------------------------------------------
남편아. 술먹고 노는게 글케 좋은데 그거 못하면 얼마나 불쌍한 인생이냐.
그래 너는 니가 좋은거 실컷 하고 살아라. 집안을 깨는 일만 아니면 그냥 두마. 몇시에 오든 묻지도 않겠다.
너의 라이프스타일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그리고 대신 나는 니가 몇시에 오는지 누구를 만나는지 곤두세웠던 한심한 나의 에너지를 다른데 쓰겠다.
너의 행동으로 인해 나의 기분이 좌우되는 한심한 이 생활을 끝장내고 나도 내가 좋아하는 거 하면서 나의 삶을 살겠다.
미뤄왔던 카메라 공부도 하고 혼자 떠나는 여행도 하고 시댁식구 눈치도 이제 그만 보고.
나도 순수 자유인으로 나 하고 싶은 걸 하고 살겠다.
그렇다고 니가 너무 미워서 그런건 아니야.
혼자 사는 건 어차피 쓸쓸하니, 각자 하고 싶은일 하면서도 저녁에 가끔 밥도 같이 먹고 가끔은 영화도 보고 주말에 놀러도 가는 평생친구로 너를 생각하마.
혼자 사는거 보다는 그런 친구가 있는 것만으로도 어찌 생각하면 참 고마운 일이다..
평생 나랑 그런 친구 해줄테니 참 고맙다.
사실 당신과 결혼한 결정적인 이유를 가만히 생각해봤다..
결혼 전에도 그렇게 술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거 다 알았는데 왜 결혼을 했을까하고...
내가 대학때부터 7년간 연애한 남친이 있었지만,
그보다 내가 더 그를 사랑한 것인지.. 사랑한다는 말한마디 제대로 안해주는 남친이 가슴에 사무쳤는데..
그러다 어쩌다 당신을 만났지. 그런데 당신은 정말 별볼일 없는 나를 끔찍하게 사랑해 주더군.
내가 남친이 있어 당신과 못만난다고 거절을 했어도, 당신은 그 남친보다 아니 세상 누구보다 세상이 끝날 때까지 나를 아껴주겠다고 해서, 그게 정말 진심이라는 게 느껴져서 그냥 그 말에 넘어간거 같아.
다시 말하면 내가 사랑한 사람을 택한 게 아니고 나를 사랑해줄 사람을 택한 거지.
참 수동적인 선택이었어. 결혼하면 그까이 술버릇? 고쳐질 줄 알았지. 왜 나를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니까..
암튼 결혼 후에도 한번도 그 첫사랑에 대한 얘기는 꺼내지도 않고 나의 과거를 묻지도 않은 당신이 고맙긴 하다.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나를 아끼는 그 마음을 의심하는 건 아닌데, 술먹고 늦게 오는 당신이 너무나 미웠어.
이게 나를 사랑하는 방식인가? 나를 사랑한다며? 누구보다 아껴준다며?
근데 왜 그것 밖에는 못해주는거야???
아마도 당신의 건강이 염려되었기 보다는, 내가 원하는 대로 다 해주지 않는게, 나한테 100% 시간과 관심을 투자하지 않는게 싫었던거 같아.
나를 사랑한다며.. 그럼 내가 시키는대로 술먹어도 12시까지는 와야지.
그리고 친구랑 술먹고 노는 시간보다 나랑 노는 시간이 더 많아야지.. 왜 시키는대로 안하고 맨날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저녁시간을 보내는건데..
어쩜 배신감이 들었는지도 몰라. 그래서 서운했고..
그렇지만 나를 사랑하는 것과는 별개로 당신도 당신의 시간이 필요한 걸 이제는 인정해줄께.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지 않는다고 당신을 비난하는 일은 그만할께.
당신을 내식으로 조종하려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그래서 나도 정신적으로 당신의 행동에 목매지 않고, 당신을 내 방식으로 살라고 강요하지 않기로 마음 먹었어.
대신 나도 당신때문에 하고 싶어도 못하는 일 없이 살기로했어.
-----------------------------------------------------
이제껏 정말 해보고 싶었는데 못했던 일이 뭘까 가만히 생각해보니, 혼자 오랫동안 여행하는 거더라구요.
물론 결혼 하고 일년에 한차례씩 가을에 휴가를 맞춰서 내고 해외 여행을 다니긴 했습니다. 남편과 함께..
그렇지만 혼자하는 여행을 꼭 해보고 싶었거든요.
제가 요즘 개인사정으로 잠시 휴직 상태라 시간여유가 있습니다.
일케 생각하고 그냥 10월에 혼자 유럽 배낭 떠난다고 얘기했더니, 매우 놀라는 눈치지만 딱 보름만 갔다오라고 하데요. 하지만 저는 갔다가 오고 싶을 때 오려고 하는데.^^
처음에는 제가 혼자 여행을 가고 싶어도, 혹시 그 사이에 남편이 나쁜 짓을 하면 어쩌나, 신났다고 맨날 술이나 퍼먹고 다니겠지..그런 불안감이 들었는데, 이제는 아닙니다.
그거 감시하느라 하고 싶은 거 못하는 게 더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다고 남편을 포기한 상실감이 있는 건 전혀 아닙니다.
아직 남편 좋아하고 서로 애정이 식지 않았음은 믿고 있구요, 다만 너무 집착해서 남편의 행동을 제가 컨트롤 하려고 했던 마음만 버린거죠.
남편이 늦게 온다고 우울하고 일찍온다고 기분 좋은 바보 같은 마음을 버리기로 했더니..
그 마음을 버리니 왜 이렇게 마음이 편하고 해방감이 드는지..
이제 남편이 어떤 행동을 해도 마음이 편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저는 애가 없습니다. 노력해도 안되는 불임이죠. 9년씩이나.
그래서 더 남편한데 집착했는지도 모릅니다.
남편은 술 사람 좋아해서 너무 일찍오는 게(새벽 동틀때..) 탈이긴 해도,
다른 면으로는 괜찮지요. 친정에도 제 식구처럼 잘하고, 집안 일도 안시켜도 잘하고..
암튼 아무리 다 잘해도 왠지 술먹고 늦게 오는 거에 제가 너무나 예민하게 반응 해서 9년동안 정말
싸움으로 점철하여 살아왔습니다.
왜 싸웠나 생각해봤더니, 술먹고 늦은 그 자체도 그렇지만,
내가 그렇게 싫다는데도 그 일을 줄기차게 계속하는 남편이 서운해서 그랬던 거 같습니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생활 방식을 강요해온거죠.
암튼 참 희안하게, 그렇게 마음을 바꿔 먹고 나서 바가지도 긁지않고
저도 저대로 약속 많이 잡고 사람도 많이 만나고 제 할일도 하면서 남편에 대한 관심을 줄이고 제 일에 관심을 쏟으니 남편이 뭔가가 달라졌다고 눈치를 챈 모양입니다.
남편을 기다리느라 밤에 안절 부절 못하는대신, 요즘은 그 시간에 부쩍 책을 많이 읽습니다. 공부도 하구요.
책에서 얻어지는 마음의 지지...충만감... 이런거 참 오랜만에 느껴요.
그리고 중간에 그만둔 대학원 진학 공부도 시작했습니다.
사실 저도 집에 오면 저녁에 딱히 할일도 없고 저도 혼자 술을 많이 먹었었거든요..
맥주 한박스 사놓고 제가 일주일에 다 먹었을정도..
요즘은 저도 술을 안먹고, 남편이 새벽에 오면 왜 늦었냐고 잔소리 않고 그냥 들어왔냐고 인사하고 물한컵 떠주고 저는 잡니다. 더 이상 남편 핸펀 열어보는 일도 안하구요.
그래서 그런건지, 요즘은 웬일인지 남편이 좀 변합디다.
일찍 와라 노래 안해도 술 안먹고 일찍오는 날이 많아지구요.
맨날 말 안하고 늦기 일쑤인데, 6시쯤이면 늦는다 일찍간다 전화도 하구요. 누구랑 만난다 전에 없던 보고도 하고.
문자도 자주 보내고 핸펀 바탕화면에 제 사진을 걸어 놓고
어딘지 모르게 제 눈치를 살피는 듯한..크하하..
암튼 이런 제 마음이 언제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행복해요.
행복=마음의 편안함 이게 답이라는 걸 느껴요.
1. ..
'07.8.30 12:45 PM (116.121.xxx.182)오 브라보..님을 지지합니다..(엄지손가락 올려서^^)
2. 지혜로운
'07.8.30 12:53 PM (136.159.xxx.20)분이신것 같아요.
다른분들에게도 도움이 될것 같아요.
즐거운 여행 하고 오세요.3. 결혼4년차
'07.8.30 12:54 PM (122.35.xxx.115)저희 남편과 너무 흡사한 분이네요. 원글님 남편...
머릿속으론 저도 관심끊고 나만의 시간을 가져야지 하면서도 잘 안돼네요.
지금부터 더 노력해야겠어요 무관심이 제일 특효약이란걸 되새기면서.4. 축하
'07.8.30 12:55 PM (221.132.xxx.1)아이고.. 님때문에 로그인했습니다.
정말 현명하시네요.
앞으로 공부도 많이 하시고 자기개발도 하시고, 멋진 인생 사시길 바랍니다.
더불어 남편과도 좋은 부부가 되시구요.
참고로 저도 님과 비슷한 상황이었는데,
한 5년쯤 같은 상황이 반복되니까 어느 정도 포기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며칠 전에는 또 술마시고 새벽에 들어왔길래 다음날 그랬습니다.
"요즘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데, 술마시고 취해서 새벽에 다니냐. 한순간 잘못하면 목숨도 잃는다. 그래서 당신이 죽으면, 죽는 사람만 불쌍한거 알지? 알아서 술 좀 작작 마시고 다녀라."
일케 쎄게(^^) 나갔더니 본인도 좀 움찔 하더군요.
그래도 말해놓고 그 상황을 생각하니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ㅠㅠ
어쨌거나,
원글님!
화이팅입니다요.5. 정말로
'07.8.30 12:58 PM (61.98.xxx.204)현명하신 분 같아요^^
6. 축하드립니다
'07.8.30 1:03 PM (59.150.xxx.89)드뎌 도를 통하셨군요 ^^
정말 천국과 지옥이 다 자기 마음속에 있는게 맞습니다.
평생 그걸 못 깨닫고 싸우며 사는 부부도 많던데
님은 정말 현명하시네요.
화이링입니다.7. ㅠㅠ
'07.8.30 1:11 PM (211.114.xxx.132)전 남편이 술 많이 마셔서 속상한게
딱 한가지!!
계속 저렇게 마시면 나중에 내가 남편 병수발 해야 될거 같아서예요
술마시고 노는게 자기의 낙이고 그렇게 즐겁다면 그 행복 인정해줄수
있고 저대로 잘 살수 있거든요.
근데 나중에 골병들면 그 뒷처리를 누가 하나요?
그때 남편 버릴까요ㅠㅠ
여러님들은 그런 걱정 안드세요?
제가 넘 미리 걱정하는 걸까요?8. 사탕별
'07.8.30 1:12 PM (219.254.xxx.167)와,,,정말 그렇게 마음먹기 쉽지 않은데,,,마음 먹기에 천국도 되고 지옥도 되는거 같아요,,근데 오히려 남편한테 매달려서 집착하는거보다 아예 놓아버리니까 변한다고 하는거 정말 뭔가 느껴지는게 있네요,,여행 잘 갔다 오세요,,, 아마도 갔다오면 더 나은 삶으로 바뀔꺼 같네요
9. ^^*
'07.8.30 1:15 PM (220.65.xxx.1)맞아요..
현명한 삶의 방법을 찾은거 같아 저도 안심이 되는군요..
저도 한때는 집착을 하고 그랬거든요..
다 소용없어요..
나만 바보되고 , 나만 아프니까!!!10. ...
'07.8.30 1:27 PM (218.234.xxx.45)글 초반에는 그래 결혼 9년쯤이면 아이들도 웬만큼 커서 손 갈일 별로 없어 육아스트레스는 벗어날 단계니까.. 저렇게 책도 읽고, 여행도 계획할 수 있을거야... 했어요.
아이가 아직 없으시군요.
저는요, 둘째가 4살~5살까지만 커도 남편에게 목메는 거 그만둘 수 있을거 같은데,
지금은 아니네요.
남편이라도 좀 일찍 들어와야, 제가 사람이 되는거 같거든요.
원글님 글 내용의 요지는 충분히 저도 공감하는데, 현실은 공감되지 않는다는거...
암튼, 저도 원글님이 많이 부럽네요.
저도 몇년 후면 원글님처럼 할랍니다.11. 자---알
'07.8.30 1:51 PM (210.90.xxx.2)하셨어요.
멋지세요.
정말 '득도'하셨네요.
술 좀 줄여라
담배 끊어라 (하루 2-3갑)
일찍 좀 들어와 아이들과 대화도 좀 해라...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정말 세상에서 어쩜 이렇게 말을 안듣는 사람이 다 있나,
신기할 정도로 하고싶은대로 하고 살대요. ㅋㅋ
(건강이 잘 못 될까봐 정말 조마조마하고 겁났어요.)
저는 결혼 20년 가까이 되어서 포기가 되더군요.
하늘에 맡기는 수 밖에...
저도 혼자서 노는데 도가 텄답니다.
혼자 쇼핑은 기본, 등산, 여행, 영화보기...
이제는 혼자서 무엇이라도 잘 할 수있어요.
원글님과 다른 점이라면,
다 큰 아이들이 엄마 혼자 다니는 걸
무척 걱정한다는 점만 다르죠.
50넘으니 남편도 자꾸 같이 놀자고 귀찮게? 구는 일도 생기구요.
좀 튕기며 같이 놀아주기도 해요.
그러길래, 젊어서 술 좀 작작먹고
말 좀 잘 듣지. ㅎㅎ12. .
'07.8.30 1:56 PM (122.34.xxx.45)어쩜 저희 집 남편 같은 분들 많네요.
저도 6년만에 잔소리 하는거 포기했어요.
해도해도 변화는 하나 없고 그 잔소리 듣기싫다고 더 안들어 오더군요.
이젠 애들도 좀 커서(5살 6살) 애들이랑 생활하는게 심심하지도 않고 나름 살만하네요.
그래도 항상 남편 건강은 신경쓰인다는거....
(술마시는거 얄미워 하나 챙겨주는거 없지만)13. 술 외에
'07.8.30 1:57 PM (58.143.xxx.191)다른것들 친정식구들에게 잘하고 안시켜도 집안일 잘하고 ....라고 쓰신거 보면
술 빼고는 별로 탓할게 없는 좋은 남편이신데요 뭘 .....
보통 퇴근후에 술에 빠져 지내는 남편들 건강이 물론 걱정이지만 술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 즉 .....
무절제한 카드대금 , 여자문제 , 술 빼고는 집안일에 무관심 등등의 문제가 따라오니까 더 미운거죠 뭐 ..14. ㅎㅎㅎ
'07.8.30 2:34 PM (222.98.xxx.175)제 남편은 술은 안합니다. 그런데 너무 무뚝뚝합니다. 본인 속으로야 아무리 귀여워하고 사랑한다해도 애들에게 별로 손을 안댑니다.
제가 어느날 경고했습니다.
그렇게 계속 살도록해. 늙어서 애들한테 왕따 당하던지 말던지 본인 스스로 뿌린 씨앗이니 달게 거두도록해. 나도 더이상 안 도와줄거야.
그 뒤로 애들하고 좀 놀아줍니다. 생각해보세요. 얼마나 무서운지.
다 늙어서 애들은 마누라랑 같이 말하고 자기는 투명인간 취급당하는거...얼마나 무섭겠습니까?
그나저나 원글님 정말 득도 하셨습니다.
저도 요즘 그 경지를 슬슬 알것도 같습니다. 남편에게 잔소리 일절 안하니 오히려 제 눈치를 보더군요.ㅎㅎㅎ15. 댓글달려구
'07.8.30 3:18 PM (222.237.xxx.125)안하던 로긴 했네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결국 이기셨군요... 축하 백마흔번 드립니다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거지만 실천에서 안 따라주면 평생 속 끓이고 사셔야 하는일인데
정말 잘 하셨군요.. 성인 말씀에 일체유심조..라고 한 말 저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데요... 바로 님을 보면 그 경우 이군요
마음먹기 달렸는데 행동 까지 따라 주니 멋집니다..
남편분 그래도 착하시네요... 남의 남편이지만 이쁩니다 ㅎㅎㅎ
상대를 변화 시키려면 나 먼저 변하는게 순서 이지요
근데 어느분 댓글이 확 ~ 와 닿네요.
나중에 병들면 누가 골병드나요.. 바로 와이푸지요...
자기몸 자기 맘대로 지만... 나이들어 짐뎅이 ( 미안하지만. 자기 몸 스스로 위하지 않으니얄미워서리 표현이 못 이쁩니다 ) 취급 안 당하려면
자기관리 좀 해주면 좋은데
울 신랑. 운동 안하고 술마시고 바로 잠자고.. 갈수록 중부지방 넉넉해지고...
나중이 걱정 됩디다...
답글 달려다 제 넋두리 되었네요 ㅎㅎㅎ
암튼 홧팅입니다... 들어오라고 싹싹 빌때 까지 해외서 버팅겨 보심이 어떨지요 ㅎㅎㅎ16. 원글이
'07.8.30 3:19 PM (222.109.xxx.201)댓글 주신 님들 감사합니다. 제가 마음을 잘 먹은거 같아 흐뭇하네요 ^^
주변 사람들은 남편이 술먹는게 문제지 그만하면 좋은 사람이니 그냥 괜찮다 하지만.
속모르는 얘기구요. 말을 안해서 그렇지, 술먹고 제가 잔소리하면 그걸 못참아 집안 집기 부수고 저 때리는 폭력사고도 몇번 있었구요, 그 일로 이혼얘기까지 나왔고, 바람을 피웠다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여자동창 등 여자 문제도 없던게 아니고, 아무튼 순탄한 생활은 아니였어요.
그렇지만 남편도 철이 조금 들었는지 그런 심한 문제는 지금은 잠자고 있는 상태지만요.
부부 클리닉도 받아보고 알콜클리닉도 가보고 나름 노력을 많이 해봤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도로 원상태라 허무했답니다.
깊이 생각해보니 저도 안변하고 남편도 안변하면 생활이 안변하는 건 당연한거고..
저라도 변하면 남편은 안 변할 지 몰라도, 저의 마음 상태의 평화라도 유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거지요. 남들 보기에는 쥐잡듯 남편 다그치는 여자로 보였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나마 남편과의 애정이 식어 서로 등돌린 상태가 아니고 남편이나 나나 서로의 애정에 믿음이 있다는 사실이 젤 큰 위안이 되어요. 만일 이런 상태에서 남편의 저에 대한 애정마저 의심이 간다면 같이 살 이유는 없을거 같아요. 아무리 싸우고 미워도 옆에 누운 남편이 싫지는 않았으니까요.
친정에 참 잘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는 거 같아요. 자기가 하도 술 문제를 일으키니 일부러 저를 좀 다독여보고자 작전 피우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친정부모님은 진심으로 큰아들 하나 얻은거 같다고 고마워하십니다. 그러니 시어머님이 아무리 싫어도 표시 안내고 저도 제 할도리는 하게 되더라구요.
해결 안되는 문제로 너무 서로를 옭아매지 않고 한발짝 떨어져서 한부분은 마음 접고 살자 생각하니 많은 문제가 풀리는 듯합니다.
뭐든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는 버려야 하는게 순리인가 봅니다.
애정이라는 게 그림자 같아서 잡으려고 쫒아가면 더 멀리 도망가는 것처럼, 제가 잔소리 없이 무덤덤 잘해주니 내 마누라가 무슨 마음으로 이러나, 혹 정떨어져 그런건 아닌가 오히려 걱정하는 거 같아요. 그래서 인지 슬슬 걱정하면서 조금씩 술도 줄이는 눈치이구요.이제까지는 자기가 아무리 사고치고 다녀도 울 마누라는 절대 이혼 못하는 사람으로 믿는 구석이 있었던거 같아요.
이렇게 편한 마음으로 지내면 언젠가 아이도 찾아오지 않을까, 기르는 개도 애지 중지 이뻐하는 남편이니 애가 생기면 생활이 더 좋아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사실 휴직도 불임 클리닉 때문에 한건데, 1년 정도 해보고 안되면 입양할 생각입니다.
물론 1년 후에 저와 남편과 행복한 관계가 유지되고 입양한 아이도 건강하고 행복한 집에서 키울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요.
아무튼, 부모도 아닌 사람이 이만큼 나를 사랑해준다는 자체로 고마워하고 남편이 100% 제 욕심대로 살지 않아도 그걸로 마음 끓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한집에 살면서 애때문에 헤어지지 못하고 정이란거 손톱만큼도 없으면서 미워하고 원수 같이 사는 사람에 비하면 행복한거다 생각해요.
어쩜 제 마음의 시름을 덜어주려고 하느님이 아이를 안 주신걸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여러분들 답변 감사합니다.17. 역쉬
'07.8.30 3:25 PM (211.219.xxx.78)82cook은 중독될 수 밖에 없는 무엇인가가 있어요. 한 수 배우고 갑니다.
18. 로즈
'07.8.30 5:46 PM (125.177.xxx.65)전 님의글땜에 로그인이아니구 회원가입까정 하였네요..
저랑 비슷한사정이라 남이야기같지 않습니다..
저두 결혼11년차에 아이두없구요.. 밤늦게 술취해서 들어오는남편땜에 울기도 마니 울었지요.
사실 저는 친구도 별로 없구요..아니 같이 밤늦게 술마실친구가없습니다..
그러니 일마치고 집에들어오면 늘 혼자서 남편을 기다리는신세 인거죠..
남편은 그러는저가 부담스러울수도 있었을겁니다..
지내온세월동안 정말 마니 마니 싸웠었습니다..
그래서 저두 반포기하는심정으로 저생활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하곤 취미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운동을 시작했죠.. 신경도 분산되고, 살도 빠지고 ,피부도 좋아지고,몸도 가뿐하고,,
운동의 동호회도 가입했습니다.. 새로운친구들도만나고 가끔씩은 저녁에 술한잔하면서 수다도 떨고~~~ 남편이 너무너무 좋아라 하는군요.. 집착했던 저가 달라진거 같다고~~
그러구요..술마니마시고 담배마니 피우는 남편을 두신분들 !!! 종신보험,, 의료보험 들어 놓으세요.. 너무 미울땐 보험생각하면 마음이 한결 편하기두 하답니다.. 저가 너무 한건가요???
여하튼 님의생각이 정말 저의 마음에 팍~팍 와 닿는군요~~
지금도 저의남편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저녁약속이 있어서 늦는다고~~술 약속 이겠죠..
그래서 저는 저녁 안차려도 되고 지금 운동하러 갈랍니다........ 행복하세요 !!!19. 와우우
'07.8.30 6:00 PM (211.232.xxx.2)대단하십니다. 축하드려요
저 결혼한지 이제 1년차, 술땜에 늘 싸워요. 남편은 미안하다고 하면서도 그 생활이 달라지진 않네요
어쩔땐 포기(?)도 하고 어쩔땐 가시돋친 말 하면서 그동안 버텼는데..
사실 제 방식도 틀리다는 건 알면서도 딱히 어케해야할지를 모르겠더라구요.
님글이 저에게 큰 조언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그리고 앞으로 즐겁게.. 행복하세요
번호 | 제목 | 작성자 | 날짜 | 조회 |
---|---|---|---|---|
682633 | 자유게시판은... 146 | 82cook.. | 2005/04/11 | 154,576 |
682632 |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 82cook.. | 2009/12/09 | 62,242 |
682631 |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 82cook.. | 2006/01/05 | 92,524 |
682630 |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 ᆢ.. | 2011/08/21 | 19,975 |
682629 |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 애니 | 2011/08/21 | 21,672 |
682628 |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 사랑이여 | 2011/08/21 | 21,380 |
682627 | 꼬꼬면 1 | /// | 2011/08/21 | 27,412 |
682626 |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 애셋맘 | 2011/08/21 | 34,606 |
682625 |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 명언 | 2011/08/21 | 34,793 |
682624 |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 애엄마 | 2011/08/21 | 14,851 |
682623 |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 차칸귀염둥이.. | 2011/08/21 | 16,993 |
682622 |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 너무 어렵네.. | 2011/08/21 | 23,214 |
682621 |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 해남 사는 .. | 2011/08/21 | 36,192 |
682620 |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 조이씨 | 2011/08/21 | 27,398 |
682619 |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 -_-; | 2011/08/21 | 18,311 |
682618 |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 | 2011/08/21 | 26,632 |
682617 |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 짜증섞인목소.. | 2011/08/21 | 74,080 |
682616 |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 이건뭐 | 2011/08/21 | 14,556 |
682615 |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 도어락 얘기.. | 2011/08/21 | 11,625 |
682614 |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 참맛 | 2011/08/21 | 14,361 |
682613 |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 | 2011/08/21 | 13,391 |
682612 |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 수영장 | 2011/08/21 | 13,646 |
682611 |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26,041 |
682610 |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 애플 이야기.. | 2011/08/21 | 23,540 |
682609 | 가래떡 3 | 가래떡 | 2011/08/21 | 19,758 |
682608 |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 슈슈 | 2011/08/21 | 21,819 |
682607 |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 늦은휴가 | 2011/08/21 | 13,808 |
682606 |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 도대체 | 2011/08/21 | 11,933 |
682605 |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 독수리오남매.. | 2011/08/21 | 18,083 |
682604 |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 | 2011/08/21 | 21,8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