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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랭한 표정 짓고 다니면 남들이 얕보지 않을까요?

카리스마부재 조회수 : 1,396
작성일 : 2007-08-28 01:43:03
평범한 아기 엄마예요.
말 수 많고, 오지랖 넓지도 못하고
그냥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치는 이웃들에게 먼저 웃는 인사 건낼 정도지요.
사람들과 자주 왕래 하는 편 아니고, 적당한 거리두고 찌푸리지 말고 살자 정도에요.

아파트에 연세 있으신 분들
외롭고 남의일 간섭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왜 하필 저한테 그러는지 오늘은 짜증이 나네요.

이사온지 얼마 안되는데
마주치면 먼저 말거는 할머니(60대) 한분 있어요.
아파트 입구까지 동행하거나 할땐 정말 쉬지 않고 말씀하세요.
그냥 "네네" 웃으며 들어드렸는데
어느틈에 종교가 개입되서
한동안 시달렸어요.

제 아이와 동갑인 손녀가 있어서
몇 번 왔다 갔다 했는데
그 아이가 낯을 가려 저희집엔 안와요.
남의 집에 아이 보내는게 걸려
간식같은거 들려 보내고 나올땐 꼭 정리 해주고 나왔죠.
제 아이가 너무 외로워해서 그렇게 남의 집에 몇 번 다녔네요.
본의 아니게 그집에 대한 말 다 듣고, 동네 사정 다 듣고...
저도 역시 그 할머니 입에 오르내릴까 싶어 기분은 좋지 않았어요.
그래도 가끔 음식같은거 갖다 주시는데 싫다 할 수도 없어서 고맙게 받았구요.
나름 저와 친하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저보다 일찍 이사온 옆집 사람과는 그렇게 안지내더군요.
옆집 아기 엄마도 저와 비슷한 성향이라 별로 얘기도 못나눠봤는데
짐작상 그쪽에서 피하는 눈치구요.
저한테 말하는 투가 뭐랄까 너무 쉽게 생각하는 약간 무시하는 말투죠.

청소 아주머니도 그래요.
나이드셨고, 힘드시겠죠.
아이와 같이 만날때도 꼬박 인사드리고 아이한테도 인사 시켰어요.
그런데 요즘 덥고 짜증 난다고 저한테 짜증을 부리는 거예요.
너무 힘들어 죽겠다고.
하소연이야 할 수 있죠.
하지만 말투에 문제가 있어요.
그냥 들어주기엔 너무 심하네요.

물론 다른 사람들에겐 그렇게 안하겠죠.
제가 꼬박 인사도 하니까 그런거죠.

인격 갖추고 괜찮은 사람들은 안그래요.
다들 좀 문제 있는 사람들이 그런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그 사람들도 괜히 무게잡고 사람 무시하는 사람들한테는 그렇게 못하죠.

잘 대해준게 잘못인가요?
아니 잘 대해준것도 없죠. 그냥 웃어 주고, 대답 좀 해줬을 뿐인데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생각에 화가나요.

어릴적 저희 엄마는 사람들한테 참 잘해줬어요.
동네에서 잘 사는 편에 속했고, 엄마 자체가 좀 부티가 났거든요.
그러니 부자집 사모님이 소탈하다면서 다들 좋아했어요.

요즘은 그렇지 안쟎아요.
비싼옷 입고 명품백 들고 다니면
그사람이 월세살면서 빚이 천만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없고,
그저 보이는대로 대우해주쟎아요.

평범한 월급장이 부인이라 내세울 것도 없지만
그냥 소박하게 살고 있어요.
되도록 아끼고 특히 저한텐 돈 안써요.

그런데 비단 동네에서 뿐만 아니라
아이 때문에 알게된 엄마들도 모양새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것 같아요.
꾸미지 않으면 눈에 오기라도 품어야 뭔가 있나보다 하고 쉽게 안건드리는 것 같고
그냥 더위에 지쳐 저도 짜증이 나네요.

가끔 이런일로 짜증이 날때면
저도 외모에 투자하고 싶어져요.
타고나길 아무한테나 잘 웃어주는 성격이니
고칠 수는 없고
그냥 겉 모습으로 카리스마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요.
그냥 잠 안오는 밤에 적어봤어요
IP : 125.177.xxx.156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ㅋㅋ
    '07.8.28 1:56 AM (61.73.xxx.239)

    얕보진 않는데 무서워하거나 피하죠. ^^ 속상하시겠지만 님 너무 귀여우세요. 잘 웃어주는 성격이 얼마나 큰 축복인데요. 전 그 반대라 표정 순화하느라 고생 중이랍니다. 부러워요~

  • 2. ..
    '07.8.28 2:05 AM (125.209.xxx.98)

    저도 잘 웃는 편인데.. 그치만 평소의 표정은 좀.. 성깔 있어 보인다고 해야하나? ㅋㅋ
    저도 누가 사생활 터치하려고 하거나 저한테 하소연 하는거.. 좀 싫어요.

    그쪽에서 말할려고 하면 그냥 "아.. 그러세요.." 하고는 그 자리를 뜨죠. 흠.. 때로는 제 성깔 있어 보이는 표정이 편할 때도 있어요.

  • 3. 답글
    '07.8.28 2:34 AM (136.159.xxx.82)

    안달수가 없네요.

    제가 늘 해오던 생각들이라서요.

    사람이란게 참 이상해요.
    자기에게 웃어주고 말이라도 친절하게 하면
    그만큼 대접해주고 고마와해야하는게
    머릿속으론 맞는게 같은데..

    현실은 정 반대죠.

    그런 사람들은 쉬이 대하고
    오히려 깐깐하고 도도하게 구는 사람들,
    늘 인상 찌푸리고 다니는 사람들에겐
    뒤에선 욕할망정
    그 앞에선 오히려 다소곳해지죠.

    그치만..
    그런것들땜에 님이 가지고 계신 좋은 성품들을 버린다는건
    더 안타까운 일이에요.
    분명 귀하고 좋은것들은
    진가를 발휘할 때나 그런 사람을 만날거라 믿어요.

  • 4. .
    '07.8.28 2:36 AM (124.49.xxx.169)

    우리 아파트도 청소아줌마 저보고 하소연합니다. 사람들이 계단에 자전거 잔뜩 내놨다 푸념도 하시고,.... 그런데, 아파트 살아보니 사람들 사이가 참 멀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들 보이지 않는 마음의 벽을 쌓고 있는 것 같아요. 하루 이틀 얼굴 보고 사는 것 아니니 참 조심해야 겠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 5. .
    '07.8.28 2:42 AM (124.49.xxx.169)

    저도 얼마전 반상회때 반장이라서 회의 진행하는데(사실 할 수 없이 떠밀려 반장하고 있습니다. ) 젊은 엄마가 마치 제가 잘못한 일인 것처럼 아파트 일가지고 호통을 치듯이 소리를 지르더군요. 원래 그 엄마 아무데서나 자기 말만 하고 목소리 큰 건 알고 있었지만, 저한테 그러니 너무 황당하고 충격이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담날 아랫층 젊은 엄마 저보고 적재함 치우라고 관리실에 전화했냐고 사람들 많은데서 따지고.... 나도 이제부터 눈썹에 힘좀 줘야겠당!!!!

  • 6. 얼음동동감주
    '07.8.28 2:52 AM (121.137.xxx.241)

    정말 동감해요. 요즘 사람들은 왜 그럴까요? 씁쓸해요..
    그냥 격없이 터놓고 지내면 좋으련만..다 내맘 같지 않은거 같아요..
    좀만 잘해주면 속없는 사람으로 알고..쉽게 얕잡아 본다니까요...ㅜㅜ
    세상이 너무 각박해져만 가네요.휴..

  • 7. 우리끼린
    '07.8.28 3:21 AM (121.139.xxx.12)

    저도 같은 부륜데요. 그래도 우리끼리 만나면 맘 편하고 좋쟎아요.
    아~ 까칠한 카리스마 피곤해요. 행복한 카리스마부재가 됩시다.

  • 8. ..
    '07.8.28 5:40 AM (121.134.xxx.167)

    제가 보기에는 참 행복하고 좋은 분 같으세요.
    저는 평소에 웃고다니는 분 참 부럽습니다. 어제는 지하철에서 찌푸린표정이 굳어 그사람의 인상이 되어버린듯한 잘 차려입은 50대 아주머니를 보고 요즘 일때문에 표정펼일 없는 제상황을
    비추어서 표정이라도 밝게 하자..남들 나보면 얼마나 재수없어할까 하는 생각했었는 데...

    저는 항상 웃고인사하고 다니는 분 정말 닮고 싶습니다. 사람들이랑 막 어울리거나 하지 못하는 성격이구..눈마주치는 것도 떨떠름..인사를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망설이다가 지나가고 살짝 후회하고 ...글 쓰신 분이랑 완전 반대 같은데..

    아이가 저 닮을 까봐 그것도 걱정입니다.

  • 9. 음...
    '07.8.28 9:01 AM (121.136.xxx.227)

    먼저 웃으면서 인사하는 님 정말 좋은 습관과 심성을 가지신 분 같습니다.
    아이들이 그거 보고 배우고 아이들 몸에자연스레 뱁니다.

    근데요... 거기까지만 하세요.
    말을 걸면 짧게 네... 라고 대답하고 별다른 말을 하지 마세요.
    자기 말 들어주는 사람이 없는 요즘...
    누군가 자기 말을 들어준다 싶으면
    끝도 없이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특히 나이들고 좀 열악한 상황에 있어서
    피해망상을 갖고 있는 분들....
    그분들 이야기 들어주는 거 좋은 일이지만
    내 일, 내 감정에까지 피해가 준다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구 생각해요.

    이런 점은 서구가 참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길가다 활짝 웃으면서 짧게 인사하잖아요. 그리고 그게 끝이잖아요.

  • 10. 상처
    '07.8.28 10:48 AM (125.187.xxx.6)

    처음 이사와서 옆집에 정말 잘했어요
    몇달 빈집으로 한층에 우리만 있었던터라 얼마나 반가와했는데
    애들도 챙겨주고 그랬더니 물론 저보다 나이 많으신 분이셨지만
    남편 직장이며 나이등 호구조하 하시더니만 절 아주 밑으로 보시고 대하시는
    느낌을 받았어요 저 상처받고 지금은 주변사람들한테 친절하지 않기로 맘 먹고
    냉정한 사람인양 인상쓰고 다녀요 그분 이사가셨지만 가끔 뵐때마다 대단하신분이다 생각해요

  • 11. ㅎㅎ
    '07.8.29 3:25 AM (222.98.xxx.175)

    웃고 인사하시고 거기서 끝내세요.
    말 길게 하시려는 조짐이 보이시면 제가 바빠서요. 그러면서 얼른 지나가세요.
    네네 하다보니 끝이 없더군요.
    그래서 웃으면서 딱 자릅니다.
    종교 권유하러온 이들에게도 웃으면서 단호하게 딱 잘라서 " 싫어요" 이렇게만 말합니다.
    뭐라고 더 말해도 싫다는 말만하고 더 다그치면 눈 동그랗게 뜨고 댁들이 내게 이래라 저래하 할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주면 그냥 갑니다.
    님은 친절하고 좋으신 분들인데 주변분들이 좋은걸 좋게만 보지 않고 이용하려드니 이용당하지 마시고 거리를 좀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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