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 갔을 때의 일입니다.
속초해수욕장에 갔었는데 그곳은 수심이 얕은 곳이 넓지 않고
그 전날까지 비가 많이 왔었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물도 차고 파도도 많이
치더라구요.
그래서 4살짜지 아들은 발을 담그고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고 저는 20개월 된
딸을 안고 물놀이 하는 사람들도 구경하고 바다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 중에 눈에 띄는 아이들이 있더군요.
나이는 10대 중후반 됐을 것 같은 자매간처럼 보이는 애들인데 둘 다 덩치가
좀 있더군요. 두툼하고 양쪽에 손잡이가 있어서 앉아서 타는 것 같은 튜브를 끼우고
물놀이를 하고 있었구요. 물론 나중에 본 상황이지만...
한 아이가 다른 아이를 쳐다보며 장난스럽게 "언니, 빨리 일어나 왜 그래?!"
다른 아이는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그냥 파도에 밀려밀려 모랫가 근처까지 왔구요.
전 그때 주의깊게 지켜봤어요. 도와줘야하나 눈치보느라구요.
근데 한 아이는 계속 빨리 일어나라고만 하고 다른 아이는 그냥 움직이질 못하고 있었어요.
잠시 후 그 아이들의 엄마처럼 보이는 사람이 와서는 그 동생같은 아이한테 "니 언니 지금
못 움직이잖아!" 하면서 그 덩치 큰 딸의 손만 잡아끌더군요.
그런 상황이면 얼른 튜브를 위로 치켜 빼주고 아이를 일으키는 게 순서인 것 같은데
자꾸 손만 계속 잡아당기니 그 덩치있는 아이가 끄덕이냐 하겠냐구요.
그래서 남의 일에 그냥 못 지나치는 성격 탓에 같이 갔던 중3조카 여자아이와
한 손에는 애기 안고 있는 저와 같이 가서 튜브를 잡고 있을테니 같이 따님을
일으키시자고 하며 도와주었죠.
그러자 찬물에 쥐가 난것 처럼 꼼작못하던 아이는 일어나서
터벅터벅 걸어갔구요.
그 아이들의 엄마같은 아주머니도 그냥 같이 뒤따라 가시더라구요.
그 순간 저랑 그 조카는 모래에 발이 빠져 넘어질 뻔 하면서도
자기들 도와줬는데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가버리니 황당하더라구요.
꼭 고맙다는 말을 들으려고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좀 기분이 안좋더군요.
그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그냥 지쳐보고 있거나
아님 아예 관심없어서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있거나
아님 모랫가에서 뭐 큰일이 나겠어 하는사람,
뭐 엄마가 알아서 하겠지 등등
다 이유가 있겠지만...
그런 상황에 닥쳐을 때 비록 큰일은 아니지만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이 없다면 세상은 너무 각박한 인심아닐까요?!
근데 언제부터가 점점 그렇게 변하는 것 같아
씁쓸해집니다.
만약 여러분이 저같은 상황을 목격하셨다면
어떻게 하셨겠어요?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이런상황 여러분은 어떻게~?
해피데이 조회수 : 534
작성일 : 2007-08-26 14:19:01
IP : 122.35.xxx.87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잘하셨어요
'07.8.26 2:25 PM (211.216.xxx.29)당연히 저도 원글님처럼 도와주었을것입니다. 세상에는 여러유의 사람들이 있지요..옳다고 믿고 바르게 사는 사람이 많을수로 살기좋은 세상이 될꺼예요..전 길가다 브라자 끈이 보이는 사람에게도 보인다고 얘기 해 줘요..요즘 옷이 너무 많이 파여서..받아들이는 사람이 고맙게 받아드리면 감사한거고..황당해 하면 황당해하는 그대로 넘어가죠..저 같으면 감사하게 받아들일것 같아서..오지랖이 넓다하면 그건 그사람 몫이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