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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가부모님께 진정으로 정신적 독립을 하고 싶습니다.

왜!왜!나만 조회수 : 887
작성일 : 2007-08-26 08:58:07
제목 그대로...
시댁은 물론 친정으로부터도 독립하고 싶습니다..
곧 마흔인데...결혼 10년도 더 됐습니다.
아직도 뉴스에서 무슨 사고나면 조심하라고 시댁,,친정 전화 득달같이 옵니다.
집에 전화 안받으면 핸드폰합니다...
걱정된다고...
결혼 10년이 넘었는데...저는 좀 혼자 하고 싶은대로 하면 좀 안되나요?
시댁에서도 저희집만 착한 아들이죠..
다른아들들한테는 눈치보느라 그런 전화도 안합니다.
말씀하시는대로 네,,네,,그러고..부모님께 순종하고 그만큼 친하게 지내서 그런거 같습니다.
이제는 부모님들의 지나친 관심...정말 싫습니다.
저희에 관한 모든걸 다 알고 계신다고 생각하시죠..
다른형제들은 전화 안와도 눈치보느라 전화도 못하시고..그만큼 거리감이 있어서 소식도 잘 모르면서...
예를들면 담배도 온 형제들이 다 피는데...그것도 모르시고 저희남편만 피는줄 알고..
만날때마나 저희만 혼냅니다.
저희차도 바꾸는데...너무 좋은차 타지 말라..도둑든다...그런잔소리 합니다.
다른형제 ..저희보다 더 좋은차 타고 있어도 모릅니다. 툭하면 차 바꿔도 모릅니다.
그렇다고 저희만 제일로 여기는거 절대로 아닙니다. 모든지 장남최고입니다.
일례로 시댁이 멀어서 제사는 어머니께서 지내시는데...(시댁이 너무 멀어서 제사마다 참석을 못합니다.)
예전에 결혼하고 아이키우느라 허덕일때..깜박하고 정말 딱 한번,,,
동서도 저도 제사날 전화를 못드렸습니다.
다음날 제사 지난줄 알고 놀래서 전화못드려 죄송하다고 전화하니..
담부터는 조심하라고..한소리 들었습니다.
같이 전화못했던 동서는 아예 죄송하다는 전화조차 안했습니다.
동서한테는 아무말없이 넘어갔습니다.
앞으로는 무슨 잘못을 하게 되면 절대로 자수안할려고요...자수하면 더 혼나니까요..
요새 울컥울컥 치밉니다.
부모님말씀에 호응하고 말 잘듣고,,잘 사는데...
그럴수록 더 간섭하고 맘대로 저를 휘두르려고 하시는 양가 부모님들...
반면 말안듣고...속썩이고 좀 못한 자식한테는 상전대접하시고..꿈쩍도 못하고 더 챙겨주시는 양가 부모님들,,
못된생각인지 모르지만...반항하고 싶어 죽겠습니다.
자식 키워보니,,,더 이해가 안갑니다.
차별대우 받고 자라 잘살아주면 그냥 좀 놔두시지...
차별대우 하신만큼 다른자식들보다 더 차별있는 대우를 받으시길 바라는듯 합니다.
이런 저런 구구절절히 다 못올리니...이런 답답한 제 마음,,,이해못하실분도 계시겠죠..
하지만 전 너무 맺혔습니다. 답답합니다..
말잘듣고 맘약한 장녀와 이리저리 치이고 눈치보고 자란 둘째와의 결혼생활이라 그런걸까요..?
투정부린다고 생각하실분도 계시겠지만...불쑥불쑥 생각나는 억울함같은거,,,
성숙한 인간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한듯 합니다.
미성숙한 생각에 이렇게 괴로워하는걸 보면 말입니다.

IP : 125.57.xxx.11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공감
    '07.8.26 11:26 AM (124.46.xxx.107)

    "성숙한 인간이 되는 길은 멀고도 험한듯 합니다.
    미성숙한 생각에 이렇게 괴로워하는걸 보면 말입니다."
    마지막의 이 대목이 마음에 남습니다.
    원글님은 이미 문제 해결의 핵심을 아시는 듯 해요.^^

    저는 무남독녀 외동딸로 태어났어요.
    아버지와 갈등이 많았던 엄마는 제가 대학생일 때 이혼 하셨지요.
    제 엄마는 매우 강하고 딱 부러지는 성격이셨는데
    저에 대해서만은 딱 부러지게 독립을 못 시키셨지요.

    결혼 후에도 저희 집 열쇠를 따로 가지고 매일 저희 집에 오셨어요.
    구석 구석 집안 청소해 주시고(맞벌이 였어요)
    엄마 눈에 보이는 저희 집 대소사에 거의 모두 참견하셨지요.
    그렇게 11년 째...
    그동안 저희 부부는 함께 직장을 관두고 전문직을 갖기 위해
    늦게 대학에 가게 되었고, 지금은 지방에서 살고 있어요.
    엄마는 우리와 함께 여기 내려오셔서 역시 같은 패턴의 생활을 하셨지요.
    엄마도 나름 노력을 하셨어요.
    저희가 집에 없을 때 맞춰서 청소하시고(매일 대청소를 하셨어요.^^)
    일주일 내내 오시다 저희 부탁으로 주말엔 안 오시고 평일만 오시고
    저희 방학 때는 평일에도 한 두 번만 오시고...
    그런데 아무 볼 일 없이도 엄마 오시는 날이면 아침부터 둘이 밖에 나가
    공원 같은 데 앉아있곤 하는 우스꽝스런 상황이 점점 싫어지더군요.

    아... 오해 없으시길...자릴 피하지 말고 엄마와 함께 집안 청소를 도와드리지 그랬냐는 분께,
    엄마는 저희 집에 오시면 이불 너는 것으로 시작해서 정말 대청소를 하세요.
    저희가 있는 것 성가셔 하시고 " 너희 안 나가니? "하시며 나가 있길 바라셨지요.
    그리고 강하고 자기 중심적인 성격의 엄마와 함께 일을 하는 건...참 어려운 일이었어요.

    부부 침실, 주방, 냉장고 같은 예민한 공간도 엄마에게 모두 오픈.
    엄마 생각대로 꾸며졌지요.
    저희 침구도, 냉장고 정리도, 가구 배치도 모두 엄마 뜻대로 이루어졌어요.
    저희는 맘대로 가구를 버릴 수도, 침구를 바꿀 수도, 옷장 정리를 할 수도 없었지요.
    엄마가 매우 싫어하신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감히 할 수가 없었던 거에요.
    그래요 착하고 말 잘 듣는 딸 사위 였지요.

    올해(이제 졸업반예요)들어 저는 한계를 느꼈어요.
    내년이면 이 곳을 떠나서 다시 저희 직업을 갖고 새 생활을 해야하는데
    거기까지 엄마가 따라와서 시시콜콜 저희 생활에 간섭할 것을 생각하면
    숨이 막혔어요.

    여름 방학 때 큰 마음 먹고 옷장 정리를 했어요.
    과장 없이 옷을 열 박스 쯤 정리 했지요.
    엄마에게도 이젠 저희 집에 오시지 말라고 말씀 드렸어요.
    엄마는 일주일에 한 번 이라도 오시겠다고 강하게 고집을 부리셨어요.
    물론 그 한 번도 방학 때 이야기지 개학이 되면 다시 이전처럼 매일 오시겠지요.
    이번엔 저도 강하게 반대했어요. 싫다고. 싫어하는데 왜 자꾸 오시려 하시냐고...
    마지막 제 말이 결정타였던 것 같아요.
    "엄마는 싫다는데, 왜 자꾸 '남'의 집에 오려고 하세요?"
    '남'이라는 표현에 엄마는 크게 분노하시고 절연을 선언하셨어요.
    네가 얼마나 잘 사는지 보자는 험한 악담과 함께...

    이제 한달 반 쯤 지났네요.
    그동안 제 마음은...힘들었지요.
    문득 눈물 흘리고, 흐느껴 울고, 남편에게 분노를 터뜨리고, 엄마를 원망하고
    제 안의 뿌리 깊은 죄책감에 시달리고, 24시간 내내 뭐가 문제였는지 생각하고...
    지금도 아침에 눈을 뜨면 엄마 생각부터 하게 되네요.

    처음엔 자식을 독립시키지 못하는 엄마에 대한 원망이 컸지만
    좀 거리를 두고 있다보니 제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더군요.
    내가 미숙했음을, 싫어하면서도 엄마에게 단단히 의존하고 있었음을,
    사실은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 한 어린 사람이었음을,
    착한 것과 약한 것을 구별하지 못했음을,
    엄마가 그렇게 내 생활을 좌우할 수 있도록 내가 빌미를 제공하고 자리를 깔아드렸음을...
    내가 약하고 미숙했기에 엄마의 지휘를 받았던 것임을...

    저는 요즘 생각합니다.
    열매가 다 익으면 나무에서 떨어지듯이
    제가 충분히 성숙하면 엄마로 부터 독립하게 되는 것임을...
    저를 놓아주지 못한 엄마, 착한 딸로 엄마 곁에 머물고 싶었던 저 자신
    우리 둘의 합작품이 이런 결과로 나타난 것이지요.

    제 얘길 하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제 마음도 정리할 겸 해서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았어요.^^
    원글님께 도움이 된다면 더 기쁘겠네요.

  • 2. 글쓴이..
    '07.8.26 12:59 PM (125.57.xxx.115)

    두분말씀 정말 와 닿아요..두분다 말씀을 정말 차분히 잘 쓰셨네요..
    생각도 정리되고...

    사실 저도 엊그제...
    엄마가 집에 오신다는데...왜? 그러면서 ,,처음으로 반항했지요...
    저희 식구가 엄마네 가는걸 엄마는 귀찮아 하시고 싫어하세요..집안 어지러진다고요...
    오히려 저희집에 엄마 아빠 단촐히 오시면 더 편하다는 생각이시죠..
    하지만 제 생각은 아니예요..저도 힘들거든요..
    아빠까지 오시면 대충 음식하기도 그렇구요...
    나중에 엄마는 다 드시고..몇달후에라도 꼭 말씀하시죠..찍어 먹을게 없다고...

    저희 엄마도 자존심말도 못하게 강하시고...완벽주의자세요.
    그리고 제가 보기엔 이기적이신분같고요..
    방학에..날도 덥고...그리고 일주일전에도 얼굴 뵈었기에...
    저도 모르게 왜...그러고 말았죠..폭풍이 몰아쳤습니다.화내고 전화 딱 끊으시고 전화도 안받습니다.

    왜 장녀인 제 맘은 헤아려주지 않으시는건지...제가 오죽하면 그런걸 이해를 못하시는건지..
    오로지 엄마 자존심상한거에 화가 나신게지요..감히 니가 대들어..? 말대꾸를 해?
    독립 못하는 이유도..아주 어렵게 반항해놓고도 이렇게 불편한 맘 때문이죠..
    정말 일도 손에 안잡히고..계속 잊으려고 애쓰고 있네요...
    거기다 시아버지의 잔소리섞인 전화까지 받으니...정말 폭발직전이었죠..

    정말 윗님 말씀 맞아요...하지만 저의 엄마 눈에 들려면,,,끝도 없을꺼구요...
    갈수록 약해지는것 같은 엄마 보기도 안쓰럽지만...거기에 맞추는것은 더이상 하기 싫어요..

    엄마 전화나..그러한일 아니면 제 생활에 아무런 근심도 없는데..
    꼭 엄마랑 통화하고 나면 맘이 불안하고... 화내고..안맞네요..
    간격을 둬야 하는데...그게 참 안되는군요..

    신경쓰지 말아야지 하면서도...엄마말 안들으면 큰일날꺼 같고..
    나중에 혹시나 무슨일 생기면 엄마가..거봐 내가 시키는대로 안하니까 그렇지...
    이런말 정말 듣기 싫고요..

    저도 좀더 성숙한 인간..엄마가 되기 위해 더 노력하면서...
    엄마도 저로 인해 좀더 어른이 되셨으면 ...아무래도 그 과정에서 둘다 상처가 있겠죠...
    좀더 나은 인간으로 되기 위한 고통으로 받아들여졌으면 해요..
    정말 감사드려요...맥주한잔하고 글쓰니 횡설수설인듯......
    아...어른되기 정말 어려워요,,,어려워 ,,,

  • 3. ...
    '07.8.26 4:00 PM (218.239.xxx.174)

    원글님이나 댓글다신분들이나 침착하게 글 잘쓰시네요. 특히 공감님 글 좋았습니다.
    저도 이제는 독립해야겠습니다. 늘 시댁과 친정일에 치여서 마음이 자유롭지 못하죠.
    평일엔 아기봐주신다는 이유로 시부모님 눈치에 함께 부벼살고..
    휴일에는 친정식구를 위한 계획을짜고 어떻게하면 즐겁게 해드릴까 궁리..
    하지만 막상가면 저희 아기 기저귀한번 갈아주시지도않네요.
    지난번 다툼이 있고부터는 마음이 싸늘히 식었어요. 이래도 되나 죄책감이 들만큼..
    저도 이제는 저희 세식구에게만 충실해지려고 합니다.
    제가 행복해야 가족들도 행복한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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