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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 제자리에 놓기와 청소

괴로운 조회수 : 1,733
작성일 : 2007-08-15 06:25:54
남편은 사용한 물건을 제자리에 잘 갖다 놓습니다.
그에 비해 저는 쓰고난 자리가 제자리입니다. 결혼전부터 부모님께 자주 혼났던 부분입니다.

후시딘 연고와 손톱깍기, 이 두 개는 사용하고 제자리 갖다놓는 것은 제가 고쳤습니다만
믹스 커피 봉지를 휴지통에 바로 넣지 않고 싱크대 위에 올려놓거나
음식할 때 쓴 간장병, 참기름 뚜껑 닫지 않고 싱크대 위에 올려져있고
식사후 식탁 위를 대충만 치우고
커피 먹고 컵을 먹은 자리에 놔두고...

매우 부끄러운 행동들입니다만...
저로서는 나중에 치울 때 같이 치우자, 이 생각입니다.
지저분해 있어도 전 그다지 신경 안쓰입니다.
청소할 때... 그때만 신경쓰이지요.

아이들이 5세, 8세 형제들인데
남편은 아이들이 저를 보고 배워서 갖고 놀았던 장난감, 책들을
제자리에 갖다놓지 않는다고 저와 아이들을 혼냅니다.
남편말로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서는 무지 잘한다고 해요.
수영장에 가서도 벗은 옷들을 착착 개서 락커에 지들이 혼자서 잘 넣어놓대요.


저는 남편이 아이들을 장난감 제자리에 갖다놓지 않았다고 혼낼 때
차라리 저한테 집 좀 치워라.... 이렇게 혼내면 기분이 덜 나쁠 거 같은데
왜 제자리에 갖다 놓지 않느냐... 이렇게 혼내면
엄마가 아이들을 교육 잘 못 시키고 엄마인 너도 습관을 고쳐라...
이렇게 들려서 너무도 화가 납니다.

그말이 그말이겠지만 저로서는 다릅니다.
제자리에 갖다놓기가 청소하는 것보다 더 힘들어요. 왜 이리 힘든지 모르겠어요.
예를들면 책을 보면서 먹은 커피...다 먹고 난 빈컵...
계속 책을 읽다가 아이들이 부르거나 초인종 소리가 들리면
전 그 컵을 잊어버려요.나중에 청소할 때 치우게 되지요.
간장병 뚜껑도 사용하고 바로 닫은 적이 없어요.
국이 다 끓고 나서 열려진 뚜껑 보면서 닫을 때
제 기분이 이제는 너무도 비참합니다.


남편이 집이 어지럽다고 스트레스 받아 죽겠다고 난리칠 때
(남편은 걸레질 같은 거는 신경 안씁니다)
전 그 해결책을 자주 청소하는 수뿐이 없다고 생각하고
남편은 왜 청소를 하려고 하느냐 그냥 그때 제라리에 둬라...
하는데 위에도 썼듯이 전 청소가 더 쉬워요.

애들한테도 좋지 않다는 거 아는데
또 남편말대로 그때 그때 제자리에만 갖다 놓으면
집도 항상 깨끗하고 나도 청소한답시고 힘들게 하지 않아서 좋을텐데...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제 습관을 고칠 수 있을까요.
지금 생각으로는 일단 벽에 지켜야 할 사항들을
포스트잇으로 붙여 놓을까 하거든요.
욕실 옆에는 벗은 옷은 빨래바구니에 넣기... 이런식으로요.
나도 유치원생이다...이렇게 생각하고 그거 보면서 애들이랑 같이 습관을
고쳐보려는데 잘 될지... 마음이 무겁습니다.


생각해보니 물건 제자리 놓기는 무의식적인 행동이고
(저한테는 이게 없는 거지요. 이걸 습관이라고 하나요)
청소는 의식적인 행동... 이 차이일까요?


IP : 121.136.xxx.3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8.15 7:33 AM (58.149.xxx.188)

    어쩜 저랑 이리도 똑같으신가요?
    그렇다고 지저분하거나 정리정돈을 못하는것은 아니나 사용후 바로 제자리가 힘든것이죠.
    그래서 한 번 청소 할때 왕창 몰아서 하는데..하면 완벽하게 하고..
    그래서 저희집엔 쓰레기 통이 없어요.
    친정엔 방방마다 있었는데..깨끗하지 못한 쓰레기통 보는것이 더 불쾌해서 청소할때 비닐 봉지들고 수거합니다.
    한꺼번에..설겆이도 모이면 하고 빨래도 역시..매번 쓰고나서 치우면 동선이 너무 길어져서 피곤하지 않나요?
    남자들이야 자기 주변의 것만 정리하면 되지만 여자들이 집안에서 챙겨야 할것이 한두개 인가요? 아이들것 까지 챙겨야 하니..에휴..그래도 다 저같이 살진 않겠죠?
    제 딸도 저랑 같아서 맨날 흘리고 다니고 몰건 놓는 자리가 제자리이고..
    엄마이기에..또 잔소리를 합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저랑 똑같아요.ㅋㅋ
    제가 어릴적 친정에서도 이런 잔소리를 많이 들었는데..
    님보다 다행인건 ..
    남편이 잔소리를 안한다는거..
    친정아빠가 잔소리가 심해서 넘 괴로웠는데..시집오니 그런 잔소리 안들어서 너무 좋아요^^
    근데 남편이 그러시면 너무 힘들것 같아요.
    울집은 오히려 제 남편이 저보다 더 심해서요. 정리가 안되어 있는방에 잘 누워있거든요.
    어지러워진 방을 보며 저도 못 참을때가 있을때,..가끔 깔끔한 남자랑 살면 알아서 치워주지 않을까..하고 생각들때도 있죠..
    제 친구는 그런 남자와 살아서요..
    여자가 안치우니 남자가 치워서 편하게 사는집도 있던걸요..^^
    에궁~
    반가워서 몇자 적어봅니다.동지라서..
    근데 일일이 어떻게 다 제자리에 놓을까요?편하게 살자구여..

  • 2. ^^
    '07.8.15 7:37 AM (58.149.xxx.188)

    윗글인데요.
    생각해보니..
    제신랑은 집안일만 않하지..제자리에 물건 없다고 구박 많이 했네요..
    이제사 생각났어요.
    후시딘..테라마이신..손톱깍이..맨날 제가 만지고 나면 제자리에 없다고..왕창 사다 났었죠..
    얼마전에도 손톱깍이를 7개쯤 사길래..미쳤어..하고 쳐다봤는데..지금도 쓸라면 없어요..ㅠㅠ;;
    우리 어느날..날잡아서 대청소 하자구요^^

  • 3. 원글
    '07.8.15 8:08 AM (121.136.xxx.34)

    ㅎㅎ
    위안 받고자 쓴 글은 아니였지만 웬지 위안이 되네요.
    저랑 친한 엄마 집은 정말 엉망진창이거든요.(그집 아이의 표현입니다)
    근데 그 집 아저씨는 그 집 엄마가 집이 지저분하다고 속상해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내가 옛날에 회사직원들이랑 자취할 때는 발 디딛을 때도 없었다구,
    지금 우리집은 발 디딜을 때가 얼마나 많아... 한다고 해요.
    저는 그 런말 들으면 웃으면서 청소할 거 같아요.

  • 4. .......
    '07.8.15 10:34 AM (211.117.xxx.222)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분들 보면 한심해보입니다.. 다른일도 마찬가지로 두서없고 엄벙덤벙이고 .. 제 편견일지 모르나 ..볼수록 한심합니다..제언니가 그런과라..

    형부랑 아이들이 불쌍합니다..형부가 답답하니 본인이 치우지만.. 물론 사람이 완벽할수는 없지만..같은 여자끼리 봐도 정말 아니올시다 하는 사람은 참뭐라해야할지...
    윗분들 기분 나쁘라고 한말은 아니지만..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괴롭고 불편하다는것
    한심하게 생각한다는것도 아셨으면 해서요.

    다른 사람들이 볼땐 천성이 그러니 어쩔수없다는 말은 더 밉상으로 보인다는것도요.
    기분 나쁘라고 한말은 아니지만.. 기분나쁘셨다면 미안하고,,
    그런사람을 옆에서 겪어본 사람은 천불이 나서 한마디 했습니다

  • 5. 윗글님
    '07.8.15 11:02 AM (58.224.xxx.213)

    저도 원글님과 비슷해요. 쓰고나면 제자리에 두지 못하죠. 그래선지 몰라도 윗글님 얘기처럼..엄벙덤벙하는 편이고 두서없고 그런 편입니다. 그래서 매번 고쳐야지..마음을 먹습니다.

    직장다닐때 같은 사무실 여직원중에 '정리의 여왕'이라 불리던 사람이 있었는데, 정말..정리의 여왕입니다. 정리가 몸에 밴듯 하더군요. 그러니 그 사람은 정리하는게 공기마시듯 습관이고 항상 깔끔하고..

    전 그 여직원이 부럽습디다.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해보고 싶더군요. 그런데 안됩디다. 그래도 애가 생기니 좀 나아지긴 하더군요.

    물건을 쓰고 곧바로 정리하지는 못하고..한꺼번에 모아서..하루에 자주 정리는 하게되더군요.

    예전에 기숙사 생활할때... 남학생 둘이 룸메이트인데..한 사람은 정리의 왕자고 룸메이트는 그 반대였는데... '정리의 왕자'가 거의 미칠려고 하더군요.

    사실..어질러대는 사람은 모르는데, 깔끔한 사람이 미치겠죠. 쫓아다니며 치워야하니.. 그걸 생각하니 윗글님의 글이 이해는 됩니다.

    원글님이나 저나..앞으로 편하게 살려면 좀 고쳐야할것같긴해요. 그건 맞는거 같아요.

  • 6. ...
    '07.8.15 11:21 AM (58.224.xxx.143)

    저희 애가 원글님 같은 타입니다. 오죽하면 제가 너 어디 가서 나쁜 짓 하지마라, 네 자취가 고스란히 남아서 10분만에 잡힌다 그랬겠어요...;;;

    저도 뭐 깔끔한 성격도 아니고 청소하기 엄청 싫어하고 그러긴 하는데요. 전 청소하기 싫으니까 물건들만은 제자리에 놓아두는 성격이예요. 집안 물건만 있을 자리에 있어도 정신없어 보이지 않거든요.
    그리고 어지럽혀 놓은 자리를 보고 가슴 답답해지는 건 제 탓이라고 쳐 보지요. 하지만 급하게 써야할 물건이 그 자리에 없어서 뒤져야 할 때는 정말 열불이 올라옵니다. 같이 쓰는 물건 제 자리에 안 두는 거, 이것만은 정말 고치셔야 해요. 남한테 직접 피해를 주니까요.

  • 7. 나도나도
    '07.8.15 12:28 PM (24.84.xxx.218)

    저역시 정리의 여왕이 되고 싶습니다만 내 인생에 그런 타이틀이 붙여질 날이 올 것같진 않네요. 난 왜 이러나 왜 정리 정돈 못할까????고민 많이 했습니다만 이제 난 정리는 못해도 다른 장점이 많다..예를 들면 사람을 잘 격려해주고 위로 해 준다는 등...위로하고 삽니다만 그래도 나도 정리 정돈 잘하고 싶어용!!!!!!!!!!!

  • 8. 에에
    '07.8.15 12:54 PM (220.71.xxx.122)

    저도 정리가 안되는 타입이에요.
    다행히 남편도 같아서 그냥 둘다 물건이 어느 블랙홀에 있나~ 하고 잘 발굴해서 씁니다.
    가위랑 칼이 두 사람만 사는 집에 수십개입니다. 하하.
    제 생각엔 사람마다 '깔끔'의 기준이 다른것 같아요.
    저랑 남편은 물건 정리를 못하는 대신에 화장실, 하수구, 섀시 창틀, 세탁기 먼지망, 냉장고..
    이런 특정 부분이 조금이라도 더러운게 끔찍하게 싫어서 매일 청소하거든요.
    쓰레기통도 없어요... 쓰레기가 특정 장소에 모여있는걸 보는게 싫어서요.

  • 9. 저도 에에님과
    '07.8.15 2:36 PM (125.177.xxx.160)

    물건을 제자리에 놓지 못하는 것보다 애초에 처음 들어온 물건의 위치를 정리 못해요.
    그래서 웬만하면 부피큰 물건은 안사는데도 정리할 공간을 만들기가 어려워요.
    일단 정리해 놓으면 그자리에 놓는 편인데 (결혼후 의식적으로 노력해서 처음 놨던 자리에는 잘 놔요) 처음에 그냥 늘어 놓는 편이죠.
    아이 낳고 부터는 늘어나는 게 짐인데 놓아둘 데가 없어요.
    주변에 저희처럼 좁은 집에 사는 사람들뿐인데도 깨끗이 해 놓고 살더군요.
    참 저도 마루 걸레질 싱크대 소독, 행주, 걸레, 화장실 하수구 등은 정말 열심히 청소해요.
    그러니 청소에 노력을 안하는 것도 아니죠.
    근데 집안은 정리가 안된느낌...
    수납장을 구입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그것도 부피가 큰 물건이라
    오히려 답답해 보일까봐 구입도 못하고...
    이렇게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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