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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여직원 칭찬하고 기타..

.. 조회수 : 889
작성일 : 2007-08-07 23:20:48
사실 별로 걱정이랄것은 없어요.
하지만 기분은 약간 안좋아서 그냥 털어놓아봅니다.

남편이 며칠전 아주 진지한 표정으로 거의 울먹이며 어떤 이야기를 합니다.
자기 회사 윗사람이 새로 왔는데 군기잡는답시고 술 진탕 마시게 하고 이런저런 못볼꼴 보이게 하고 등등 하다가 마지막으로 간곳이 여자 나오는 술집이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남편이 속해 있는 팀이 모두 6명인데 그 중에 여자 한명이 속해 있는데 그분까지 데리고 가서는 그 여자분 옆에는 남자 호스트 앉혀놓고 그리고 어쩌구 하던 중에 누가 들어도 성희롱이 분명한 언사를 하셨답니다. 새로오신 윗사람이.

그런데 그 윗사람이 잠깐 자리 비운 사이 그 여직원 (아직 아기 없는 신혼이래요.) 이 울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 여직원이 사장에게 자기 상사(어제 술자리에 있었던..) 의 성희롱 사실을 알렸고, 사장은 남편 및 몇 사람을 불러 사실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남편이 울먹인 까닭은 자신이 너무 비열하고 못난 놈처럼 보여서 랍니다.
당연히 그 자리에서 "그건 아니다." 라고 말했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그러지 못하고 보고만 있었던 자신이 너무 밉고 실망스럽다고 하네요.

순간 저는 남편이 너무 멋져 보였습니다.
사회생활하면서 술먹고 추태부리는 인간 많을 것이고 여자 나오는 술집도 가끔은 가봤을 것이고 여러가지 추한 꼴들 생길텐데... 이렇게 양심의 가책을 받는 모습을 보이다니..  순수함과 올바른 가치관이 살아 있는 사람이구나. .

그런데 제가 속 좁은 여자라 그런지 시간이 지날 수록 괜한 생각이 드는 거에요.
왜냐하면 그런저런 이야기 끝에 들은 이야기가..
그 여자가 아주 똑똑한 사람이고, 예쁘다는 거에요.
그리고 이번 일의 경우도
그여자가 그여자의 남편에게 말하면 남편이 감정적으로 반응할까봐 자기 남편에게 말 안하고 회사를 통해서 징계 받도록 처리했는데, 아주 똑똑하고 대단한 여자라고.... 칭찬을 합니다.

일단 어찌 되었든 그런 상황에서 그 여자 어쩌구 말하는 것은 내가 너무 예민하고 속좁고 속물인 것처럼 보일까봐.. 그냥 그러냐고 말하고 말았는데

그렇게 칭찬을 하니. 게다가 예쁘다고 대놓고 말하니 기분은 안좋네요.

그리고 지나고 보니..
그 일이 그토록 울먹일정도의 일이었을까..
남편은 만약 저  (즉, 우리 남편의 부인) 이 그 자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하니 더욱 자신이 비참하고 어쩌고 하면서 그랬다고 하길래 좋게만 생각했는데..

그리고 지금 아직 안들어왔고 술마시고 있는데
전화해보니 여자 목소리도 가까이서 들려요.

딱 이번 일 뿐만이 아니라...
직장에서 여직원과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친하지는 않더라도
팀으로 일하는 가운데 가까와지고, 친해지고, 좋은 점을 발견하고...

아무리 일 때문이라고 해도 기분이 좋지만은 않아요.

그렇다고 일 때문에, 그리고 같은 팀 안에서 지내는 사람을
뭐라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죠....?

그래도 그렇지.
저는 교사라서 늦은 술자리가 필요없는 직장이긴 하지만
저희 남편같이 금융 ( 펀드 매니저 ) 관련 직장 사람들은
이 시간까지 여직원 포함해서 술마시고 그럽니까... ?


좋아서 술 마시는게 아니고 일로 생각하고 사람들 만나고 술먹는다고 하는데
그런거 말고요.
이렇게 같은 팀 사람들끼리 가끔은 회식도 하고 늦게까지 술도 마시고 하는 일
가끔 있는데
(사실 얼마나 가끔 인지는 몰라요. 5일 중에 3-4일 늦게 오는데 그때마다 누구랑 술마시고 오냐고 다 물어볼 수는 없더라구요.)

열심히 살고
기본적으로 성실하고 가치관 바른 사람이니까
뭐라고 하면 안되겠죠...?
괜히 뭐라고 했다가 나만 이상한 사람되고
회사나 기타 개인적인 이야기 그나마 조금 하는데
아예 입 다물어 버릴까봐
장난으로라도 아무 말도 못하겠네요.

바람 ... 뭐 이런걸 걱정하는 건 아니고요.
직장의 여자 동료를 칭찬하고 좋게 생각하고 밤 늦게까지 술마시고 하는 광경이
그냥 거슬린다는 거에요. 에휴..

IP : 211.237.xxx.224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글쎄요...
    '07.8.8 1:55 AM (221.140.xxx.53)

    제가 알던 사람은 금융업에 종사하던 사람이었는데 룸살롱 1주일에 3-4일 가고
    회사서 등산이라도 가면 휴일 회사여직원들하고 썸띵도 비일비재하고
    너무 많은 스캔들이 있어 헤어졌거든요.
    전 그때 그 상황을 잘 파악도 못할만큼 순진해서
    그런 회식자리라든가 단합대회를 별로 신경쓰지 않았어요.
    오로지 저만 사랑한다는 믿음에 가득차서 정말 몰랐는데
    시간이 지나니 알겠더라구요.... 얼마나 자주 그런 친밀한 관계가 쉽게 만들어지는지를요.
    저만 색안경을 끼고 보는지는 모르지만
    조금 거슬리는 문제가 나중에 큰 일로 번지지 않게 잘 단속하세요.
    칭찬이 나쁜 것은 아닌데 정말 우연찮게 획 가면 사고 나거든요.
    조금 거슬리는게 아니라 신경이 곤두서는것 아닐까요? 여자의 육감처럼...

  • 2. 조심하세요...
    '07.8.8 8:36 AM (123.212.xxx.110)

    저도 직장 여직원 성격좋다. 불쌍하다 등등 얘기하고... 직장상사가 옆에 앉혀놓고 술따르라고 했는데... 그여자 울어서 ... 위로해줬다.. 등등 이런 얘기했었는데.... 그렇게 위로하다 곤드레만드레 취해 그여자 처녀였는데도 둘이 자고 들어왔더라구요...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요.... 바람.. 순간입니다...

  • 3. .
    '07.8.8 9:50 AM (124.54.xxx.165)

    저도 금융권에서 일했었고, 신랑도 그쪽입니다. 정말 술 많이 마셔요. 다 사람장사이기 때문에 서로서로 인맥 유지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나봅니다. 특히 운용하시는 분들은 일단 정보교류차원에서의 운용역들끼리의 모임, 증권사에의 접대, 부서 회식등의 이유로 많이 마셔요.

    저도 운용부서에 있었는데 다들 술 좋아해서 일 없으면 술먹으러가고 하는 분위기였거든요. 그런데 그런 여자나오는 술집은 남자들끼리만 갔었고, 절대 술 많이 먹어도 성희롱 분위기 아니였거든요. 그래서 전혀 몰랐었는데 옆부서(다른 자산운용하는 팀)는 팀장이 술먹고 새로온 여직원 성희롱 했다가 시끄러워지고 바로 그 직원은 영업팀으로 옮기고... 나중에 안 사실인데 팀장에 따라서 많이 다른가 보더라구요. 어떤부서는 회식하면 꼭 팀장이 블루스 한번 이런다고... 허거걱...

    전 남편이 거의 일주일이면 4일 술먹고 오는데 그냥 그려려니 해요. 안 그러면 일 오래할 수 없다는것을 잘 알기때문이에요. 대신에 누구랑 먹었는지 은근 슬쩍 물어보죠. 이야기 재미있어하면서 들어주면 줄줄 나오거든요. 재미없어도 남편분이 누구랑 술 마시는지 잘 기억해뒀다 "아, 그사람 누구" 이런식으로 반응해주시고 하면 남편분도 더 자주 이야기 하시게 되지 않을까요? 그럼 자연스럽게 스케쥴 다 꿰게 되는거구요. 저희 신랑은 평소에 별로 말 없는 편인데 저한테는 이야기 잘 해줘요. 왜 누구한테 이야기해도 잘 모르잖아 싶으면 그냥 넘기게 되잖아요. 그러니 너무 속상해 하지 마시고 좀 여우짓 하셔야 할 것 같아요. 사실 안 그럼 할 얘기도 없고 남남처럼 되버리잖아요.

  • 4. ..
    '07.8.8 10:36 AM (203.238.xxx.130)

    직장에서 여직원과 개인적으로 만나거나 친하지는 않더라도
    팀으로 일하는 가운데 가까와지고, 친해지고, 좋은 점을 발견하고..

    하는것들이 왜 좋지 않나요?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들을 함께 지내야 하는 동료들인데요..

  • 5. 윗분..
    '07.8.8 11:03 AM (59.150.xxx.201)

    처럼 저도 다스리려는 아짐입니다^^
    남편의 업무파트너는 손발 딱딱 맞는 유부녀에요.
    얘기 듣다보면 마누라보다 더 생각해주는거 같고..
    가끔은 그 남편이 속썪이는거 가지고 자기가 분개하고..
    가끔 웃겨서 웃어버려요.
    업무파트너랑 손발 안맞아서 업무 스트레스 받으면
    그것만큼 힘든것도 없을거고..
    좋은 사람 만나서 다행이다 싶지만..
    ㅋㅋ
    저도 손발 맞는 남자 파트너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그래서 회식한다고 늦을때 저도 회식한다고 늦어서 애 좀 태워봤으면 싶고..
    아주 유치한줄 알지만..가끔,
    신랑의 얘기를 듣다보면(시시콜콜 얘기하길 좋아해서 비밀도 못 만드는 신랑-.-)
    제가 마누라인지, 엄마인지, 혹은 누나인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그래도 전 신랑 믿고 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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