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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미숙한 신랑과 더 미숙한 나.

숨쉬는이유 조회수 : 1,150
작성일 : 2007-08-06 10:03:32

저 결혼할 때 가장 가까이 모시는 교수님께서 축하 카드에 써 주시기를,,
네가 한번 더 생각하고 한번 더 양보해 줘라.. 이렇게 말씀해 주셨는데,
살면서 욱 할 때마다 그 말씀 기억하고 그래 져 주는게 이기는거다 하는 맘으로 사는데,
어휴.. 매번 반복되는 거지만 아직 사람이 덜 됐는지 익숙해지기는 커녕 점점 더 힘드네요.


82보면 남편이 공부하고 부인이 일하고 그런 분들 종종 계시는것 같아요.
저도 그런 경우에요. 나이들어 공부하는 남편도 힘들겠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부인도 힘들어요.


신랑은 주말에 스터디 모임이 있어요. 남자셋 여자셋, 그 중에 한 남자분이 혼자 아파트에 살아서
그 분 집에 가서 공부하고 동영상 강의 듣고 그런 식으로 이제 거의 4,5 개월쯤 되어가요.
스터디 멤버들이 웬만큼 실력도 있다하고 스터디 준비로 공부도 좀 더 하고 그래서
스터디 자체에는 불만이 없는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스터디만 끝나면, 그러니까 일요일 저녁마다
회식(!!!!!!!!!!! 회식은 뭔 회식;;;)이라고 저녁먹고 술 마시고 노래방 가고 그런답니다.


막 스터디 시작할 때는 집안에 일이 좀 있었고 이어서 제가 좀 아파서 한 두달은 바로 집에 오더니
지난달 부터는 매주 빠지기 좀 그렇다면서 매주매주 참석해서 집에 들어오는게
양호한 시간이면 12시, 늦어지면 새벽 2시 그래요. 여자 멤버들은 좀 더 일찍 들어간답니다.


다른거 다 떠나서, 저는 공부한다는 사람들이 주말마다 그렇게 노는거 싫으네요.
그렇다고 주중에 죽은 듯이 공부만 하느냐.. 그것도 아니고..
공부 스트레스도 풀어야겠지만 매주 일요일 저녁마다 받는 제 스트레스는 어디가서 풀까요.
이번 목요일에는 근교로 물놀이도 가기로 했다네요. 나 원 참..
" 그러니까 시험에 다들 떨어졌지. 그렇게해서 이번엔 붙을것 같아?" 소리가
혀 바로바로바로 앞까지 나오지만 그건 해서는 안 될말일 것 같아 그냥 꿀꺽 삼켜요.


게다가 신랑이 그 분들처럼 싱글도 아니고, 그 분들처럼 공부에만 매진할 상황도 아니고
자기는 뻔히 집에 기다리는 식구도 있고, 월요일 마다 해야할 일도 있는 사람인데,
왜 다른 멤버들과 똑같이 노.느.냐.구.요. 어휴우.....


어제밤에는 그닥 많이는 안 마신것 같은데 섞어마셨는지 집에 와서 바로 오바이트 하고
아침까지 코 들들 골고 자고는 오늘 할 일 다 취소하고 쉬겠답니다.... 아이고.............
술 마시고 들어와서 제가 퉁명스럽게 대했더니 짜증섞인 태도로 답변하네요.
이게 어제 오늘 일이 아니구요 한 달에 한 두번은 이렇네요.


오늘 더더욱 제가 화가 나는건 요즘 친정엄마께서 신랑에게 보약을 지어주셔서 복용중인데
저렇게 슬금 슬금 술 마시고 밥 안 먹고 약도 걸러 먹고 처음엔 약 먹는 동안 술 담배 다 끊고
약 기운 좀 얻겠다고 호언장담 하더니마는...... 몸이 좀 안좋아 술 담배가 치명적이라고 하는데....



이번에도 제가 한번 더 양보하고 신랑도 한번 더 자숙하고 그렇게 마무리 되겠지만,
그러니 술 마시고 들어와 웩웩 거리는 신랑 한번이라도 쓰다듬어 주고 따뜻하게 해 줘야겠지만,
아직 그 정도로 정이 없는건지, 있는 정이 떨어진건지, 그냥 저만 억울한 것 같고 화나고 서러워요.



둘 다 아직 철이 덜 들어서 둘 모두에게 잘못이 있겠지만,
언제까지 이렇게 순간순간 욱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모든 변화는 저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지만 그게 참 어렵네요.
IP : 220.71.xxx.21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두
    '07.8.6 10:08 AM (220.120.xxx.193)

    참으시는거 보니 대단하시네요..저같음 벌써 싸우고 난리 났겠네요.사네 못사네 이소리까지 나오지 싶은데.. 신랑분이 많이 속상하게 하시네요.. ㅠㅠ

  • 2. .
    '07.8.6 10:22 AM (210.95.xxx.240)

    무슨 시험인지는 몰라두요.

    무슨 시험이든 간에 모든 걸 올인해야죠...

    우리 신랑은 시험공부 하던 당시
    2002월드컵도 한국경기 2번인가만 보고
    일체 TV 안 보고 공부만 했는걸요...

    당연히 합격.

  • 3. .
    '07.8.6 3:06 PM (220.76.xxx.41)

    원글님 염장은 아니구요. 솔직히 대단히 순종적이시네요.. 무슨 미성숙..?
    저희집 같았음 난리가 아니라 시험이고 뭐가 당장 일나가라고 한바탕 집안 뒤집혔을 겁니다
    남자가 결혼했음 가장으로 책임이 있지, 공부하고 있는것도 죽을죄인데 무슨 스터디에 술나발입니까?

    그리고 시험공부하면서 뭘 푼다고 그런식으로 시간운용하는 거 대단히 위험합니다.
    전혀 아니라고 봅니다.

  • 4. 봐 주기
    '07.8.6 4:25 PM (210.90.xxx.2)

    시작하면 끝이 없습니다.
    이건 아니다 싶으면
    초장에 죽기살기로 승부를 보셔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계속 끌려다닙니다.
    넘 힘들고 비참하지요.
    자식이고 남편이고
    철들지 않은 행동에는 단호하게 대처하세요.
    독한 엄마가 아이를 잘 키우더라구요.
    제 아들 딸 모두 대학생.
    경험상 하는 얘기.
    남편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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