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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나 고우나 남편이 옆에 있다는게..

고마워 남편 조회수 : 1,329
작성일 : 2007-08-05 22:46:20
올해로 결혼 13년차인 우리 부부
그동안 제 뒤통수를 두세번 쳤습니다. 아주 강속구로요.
그냥 저냥 참고살고 있다가 요즘 우울해지면서
지난 남편의 잘못을 곰곰히 되새겨가며 미워하고 있었어요.

친구들은 차례차례 차사고 집사고 잘만 사는데
난 왜 이렇게 밖에 못 사는지 모르겠다고....
가끔 이유없이 혼자 슬퍼져서는 일주일넘게 남편에게 말도 안하고 지내고
혼자 술마시고, 마음속으로 무시하기도 하고.....

며칠전부터 둘째 아이와 노는 남매아이들이 있습니다.
옆집 옥탑방에서 사는데 엄마가 항상 집에 없어서 초등 2학년인 누나가
밥 차려먹는다고 그러더군요.

오늘 그 아이들이 놀러왔길래 둘째에게 조금 늦은 점심을 차려주는데
그 중 동생이 맛있겠다고 입맛을 다시더군요.
그래서 같이 먹자고 밥을 더 푸고 있는데 누나가 나직한 소리로 동생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곧이어 그 아이가 밥을 안 먹겠다고.....

갑자기 제 현실이 감사해지기 시작하네요.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내가 벌지않아도 밥 먹을 수 있고, 햇빛 잘 들어오는
시원한 방에서 먹고싶은 옥수수 맘껏 먹으며 살 수 있게 해준 남편이 얼마나 고마운지....
그저 옆에서 버팀목이 되어주는 것 만으로도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는 생각에
남편에 대한 사랑이 새록 새록 솟아났습니다.

오늘밤 옆에 누워있는 남편 얼굴 한번 더 쳐다보시고 꼭 안아주세요.

IP : 59.187.xxx.5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럼요...
    '07.8.5 11:07 PM (221.139.xxx.61)

    " 넉넉한 살림은 아니지만 내가 벌지않아도 밥 먹을 수 있고, 햇빛 잘 들어오는
    시원한 방에서 먹고싶은 옥수수 맘껏 먹으며 살 수 있게 해준 남편이 얼마나 고마운지...."
    저도 옥수수 무지 좋아하는데...

    원글님...마음이 예쁘고 소박하셔서 결국은 잘 사실거예요..
    저는 결혼 18년차인데요...그냥 무던하고 성실하시면
    결국은 집사고, 차사고, 통장에 예금 약간 있고
    또 애들 공부시키면서 평범한 행복 누리면서 살 수 있어요.
    원글님 벤츠 굴리면서 몇 천 만원하는 밍크 코트 입는 게 목표(?)는 아니시죠?

    아직 저도 더 겸손한 맘으로 살아야겠지만
    그동안의 삶 속에서 깨달은 건요,
    " 현재 내가 지금 가진 것과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하기" 랍니다.
    행복하세요^^::

  • 2. plumtea
    '07.8.5 11:37 PM (58.238.xxx.184)

    무슨 말씀이신지 마음으로 이해하고 있어요^^ 저도 요즘 느끼고 있거든요

  • 3. 처절하게
    '07.8.6 12:33 AM (218.39.xxx.187)

    느낌니다.
    말그대로 땡전한푼없이 애키울때 10개월할부로 마련했던 아이 교구 팔아야 했을때...
    정말 이렇게 살아야 하나하고 주저앉아서 울었지요.
    요새도 그렇게 여유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하고 싶은거 하나정도는 할 여유가 됐어요.
    감사하지요.
    좀 더 노력하면 좋은날 오지 않겠읍니까?
    화이팅!!

  • 4. 감사
    '07.8.6 11:21 AM (222.98.xxx.188)

    주위를 돌아보면 감사할 수 있는 조건이 많지만..
    가끔씩은 남들은 모두가 명품으로 둘러싸고 하고싶은 모든걸 누리며 사는거 같은데
    나만 축 쳐진 모습인 때가 있지만...
    그것만이 행복한 순위가 아니라 생각하지요..

    지금 주어진 여건만으로도 행복을 느끼며 감사하고 살아야 되겠다 생각한답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오늘도 힘내시고 화이팅 합시다...!!

  • 5. 원글
    '07.8.6 3:45 PM (59.187.xxx.53)

    답글 주신 분들도 다 행복하시기를......
    내가 누리고 있는 현재에 대한 감사한 마음과 부단한 노력을 해야만이 더 행복한 미래를
    맞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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