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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 생신상 차리러 내려간다고 했던 임신13주차 며느리 죽다 살아났어요.

임산부 조회수 : 1,900
작성일 : 2007-08-02 17:39:52
마음도 가고 싶고... 컨디션도 좋아서 기분좋게

토요일날 아침먹고 시댁으로 출발했습니다.

교통방송 들으니 새벽 5시부터 영동고속도로가 밀린다고.... 허걱.

그날 휴가차량이 최고로 많다고 계속 떠들어댑니다.

4시간이 지났는데 아직도 경기도...

또 시댁으로 자동차 끌고가는게 처음이라 길도 잘못 들어서버렸어요.

가장 막힌다는 구간에서 빠져나갈 수도 없고 다음 분기점까지 기어가는데

미칠뻔했어요. 거기서 아까지점으로 돌아와야했거든요. 역시 밀리는 구간. ㅠㅠ

2시간 반에서 막혀야 3시간 걸린다는 시댁에 6시간 걸려서 도착했고

전 초죽음상태였습니다. 제가 임신한 이후로 차를 2시간 이상 타면

머리가 많이 아파옵니다. 중간중간 내려서 쉬어야 하는데

정체된 고속도로에서 내릴수도 없었던거죠.

이렇게 심한 두통은 처음 겪었어요.

시어머님 파랗게 질린 제 얼굴 보시더니 일단 밥부터 차려주시고

밥먹자마자 저를 방안으로 밀어넣으시더군요.

그때부터 누워서 잠도 못자고 숨죽여 울고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동서가 저 먹고싶다는 간식도 방으로 넣어주고

시어머님이 냉찜질하라고 물수건 넣어주시고...

제가 먹지도 못하고 자지도 못하고 누워서 울기만 하니까

신랑은 저녁도 못먹고 제옆에 붙어있었고

생일전야 흥겨워야할 식구들이 저때문에 조심조심...

분위기도 별로였죠.

시어머님은 계속 "에고.. 괜히 내려오라해서 며늘아기 고생시킨다"고 하시고...

밤 11시쯤 속이 울렁거려 화장실에 갔더니

점심 이후에 먹은 모든것을 토해내더군요.

새벽 1시쯤 되어서야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6시쯤 눈이 떠졌는데 조금 살만해서...

부엌에 들어가 수육을 앉혔어요.

수육이야 뭐 불만 약불에 두면 냄비가 저절로 만들어주니 간단했죠.

집에서 만들어온 불고기는 동서가 구워서 상에 내놓았고요.

아침준비하는동안 전 다시 시어머님께 끌려서 방에 들어갔어요.

30분에 한번씩 나왔는데 그때마다 시어머님이 들어가서 더 자라 하셔서

부엌가서 동서눈치보고 다시 방에 들어가고... 그렇게 8시 반쯤 되서야

완전히 일어났습니다. ^^;;;;

일어나서 동서가 차려준 아침밥 먹고요

설거지도 안하고 집으로 올라왔네요.

올라올땐 거의 안막혀서 2시간 반밖에 안걸렸어요.

그 후론 컨디션이 쭉 좋았죠...

내려가지 말걸 그랬나요?

식구들 걱정만 잔뜩 시키고, 동서 고생시키고...

시어머님이 마음써주신건 너무 감사했지만

조금 후회스러웠어요.

제가 이렇게 약골인가봐요... ㅠㅠ
IP : 211.171.xxx.11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7.8.2 5:46 PM (125.142.xxx.100)

    네 임신초기에는 누가 뭐라고 해도 그냥 집에서 안정을 취하는게 좋지요
    더구나 휴가철이면 차엄청밀렸을텐데
    병원에 한번 갔다오셔서 푹 쉬세요

  • 2. ...
    '07.8.2 5:46 PM (58.141.xxx.108)

    내려가길잘하셨네요..
    한반고생으로?앞으로 배불러있을동안은 요령껏 빠지시기쉬울겁니다
    저도 비슷한경험이있네요 신혼초에...
    친정엄마가 아파도 시댁가서 아파라해서 시댁가서 (7시간걸림)
    거의 누워있다..지극한병수발?해주는것 받고..
    이렇게 아픈데도 미련하게?왔다고 흐뭇해하시면서 너무 잘해주시데요
    이제 요령껏 하세요

  • 3. ..
    '07.8.2 5:49 PM (122.16.xxx.98)

    그래도 안갔음 뒷말 있었을꺼에요.
    고생하셨지만 그래도 다녀오신 게 잘 하신 거 같아요.
    원글님 안가셨다고 동서 일이 줄어든 것도 아니었을꺼구요.
    이렇게 힘들어하면서까지 왔구나 하고 고마워하실꺼에요.
    이제 푹 쉬세요 ^^

  • 4. 불공평해
    '07.8.2 10:14 PM (68.37.xxx.174)

    좀 심하시다...
    가족들 모임에서 꼭 울고 그리 내색해야 님 맘이 편하신지요.
    내려갈때는 길이 막혀 6시간 걸려 죽을것 같앗고,
    올라올때는 2시간만에 단숨에 올라와서 기분이 좋고,

    결국 가기 싫은 시댁에 억지로 가서 죽을뻔 해다는 소리인데,
    차라리 내려 가지말고 다른 사람들 기분이나 잡치지마시지...
    그집 시부모님들 된사람들이네요.
    님같이 속 들여다 보이는 사람한테서 좋은 시어머니,동서복은 어디서 오는지,
    세상 참 공평치 않다는 생각이.

  • 5. ~~
    '07.8.2 10:38 PM (219.248.xxx.54)

    임신초기에 차 오래타셔서 힘드신건 이해하겠지만 뭘 그리 숨죽여 우실 필요까지...
    에휴...정말이지 남편분도 힘드셨겠네요.
    어르신들도 속상하셨을것 같구요..참 좋으신 분들이신가봐요.
    오자마자 힘든 몸 이끌고 일하라고 하신것도 아니고 얼른 밥먹여 쉬게 해주셨는데
    조금 참으시지..

  • 6. 에공..
    '07.8.2 11:10 PM (125.177.xxx.185)

    6시간 보통 사람도 힘든데 임신초기시니 얼마나 힘드셨을지...
    뱃속 아기도 힘들었을꺼 같아요...
    전 아기 생각해서 일부러 더 몸 사리고 그랬는데...

  • 7. 아~
    '07.8.2 11:45 PM (61.253.xxx.19)

    너무 비교되서 로긴하게 되네요.

    저 임신은 안했지만 시댁가서 토사각란인가요? 토하고 설사에 열에 엄청 아팠습니다.
    새벽에 잠 한숨 못자고 낑낑거리다가 아침에 겨우 잠들었는데
    울 어머니 부엌에서 그릇소리 냄비소리 너무 요란하여 나가서 '어머님, 죄송한데 제가 너무 아파서요...'
    하고 들어왔더니 그걸로 끝입니다. 물한컵 안주시더군요. 전날부터 아팠던거 아시는데도 너무 하다 싶대요. 겨우 겨우 설로 올라와서 도착했다 전화드렸는데 몸 괜찮냐는 말씀 한마디 없으셨네요.
    그 이후로는 시댁에서 전화만 와도 싫습니다.
    어머님 아버님 저희 집 오셨다가 어머님 감기걸리시는 바람에 가시는 날 새벽부터 일어나서 전복죽 해드렸던거 생각하면 화가나네요. 그래도 잘먹고 간단 말씀한마디 없으셨는데.....에공~ 내 팔자야!!

  • 8. 에구~~
    '07.8.3 3:18 AM (222.108.xxx.170)

    엥... 보니까 너무 힘들어서 눈물이 줄줄나는 상황이셨던거같은데...너무한다니요...
    애도 아니고 울고시퍼 울었겠습니까....
    극심한 두통까지와서 잠도못드는상황이셨던거같은데....
    사람잡는 두통 저도 겪어봐서 알아요 막히는 차안에서 그럴땐 거의 반 미치죠...^^:;;초기에 조심해야하는데 고생하셨네요...^^
    조심해서 나쁠거 없으니 초기엔 조심조심하세요^^
    어른들도 이해해주셔서 다행이고...

  • 9. 어려워
    '07.8.3 10:02 AM (218.51.xxx.10)

    님은 정말 힘드셨겠어요.
    그래도 시어머니랑 동서분 좋으신분들이네요.

    댓글중에 님같은 분 시어머니가 울 시어머니라서 많이 공감갑니다.

  • 10. plumtea
    '07.8.4 9:13 PM (221.143.xxx.143)

    제가 가시라고 댓글 달아놓았는데, 전 제목보구 혹시나 일하다가 너무 힘들어 죽다 살아난 이야긴줄 알고 에구 어쩌나 했어요.
    정말 차 막히는 생각은 안 해봤네요. 고생 많이 하셨지만 그래도 다녀오시길 잘 한 거 같아요. 시어른들도 그 정도면 좋은 분들 같아요. 그렇게 고생스레 내려가도 모른 척 하는 시댁이 더 많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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