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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찬에 손도 안대는 남편

morning 조회수 : 2,104
작성일 : 2007-07-30 07:32:52
제가 요리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님니다만
아토피가 있는 아이와 담배를 많이 피우는 남편 때문이기도 하고
건강한 밥상을 차리려고 나름대로 많이 고민하고 애쓰는 주부입니다.
가짓수 많이 하기 보다는 그런 대로 알찬 구성으로 머리 써서 매끼 차려내는데
남편이 반찬에 손도 안대는 경우가 많아 기분이 좋질 않네요.
국이나 찌개도 국물만 떠먹고 건더기는 그내로 남아 있고,
어제는 굴비를 두마리 구워내었는데 손도 안대고 상을 그냥 물리네요.
도대체 밥을 뭐하고 먹었나 보았더니
김하고 김치 반 보시기만 없어졌네요.
소라무침, 호박볶음, 모두 한두번만 젓가락 대고,
식구가 적어 저는 반찬 한번에 많이 만들어놓지 않고
제가 귀찮아도 하루에 한번은 새로 만들어 내는 편이라
어제 반찬 거의 어제 새로 만들어내었는데...
어제뿐 아니라 집에서 밥 먹는 날은 거의 저렇습니다.
그러면서 누가 물어보면 자기는 뭐든지 주는대로 잘 먹는 타입이라고 하는데 정말 속이 뒤집어집니다.

IP : 221.141.xxx.148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인파악
    '07.7.30 7:36 AM (96.224.xxx.239)

    먼저 하셔야 할 것 같은데요. 왜 반찬에 손도 안대는지 대화를 해보셨나요?
    별 다른 이유없이 혹은 도저히 원글님이 애써도 극복할 수 없는 이유로 그런다면 그냥 원글님이 좋아하는 반찬만 하시고 남편분에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 2. 류사랑
    '07.7.30 8:17 AM (211.245.xxx.62)

    남편분이 아마 건강밥상하고는 길이 먼 사람일겁니다. 원래 그런 사람인거죠.
    저도 먹는 것으로 건강을 챙긴다는 주의여서 요리에 엄청 신경을 씁니다만
    지금도 남편의 입맛을 맞추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가리는 게 많고 두 번 올라오면
    안먹고 3,4찬을 준비해도 골고루 먹기 보다는 자기가 그 날 당기는 반찬만 먹고
    나머지는 젓가락도 안댈 때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속상해서 자주 다투었으나 먹는 거 가지고 제발 스트레스 주지
    말래서 지금은 요령껏 합니다. 좋아하는 거 위주로 미리 장만할 수 있는 건 냉동실에
    비축해 놓고 휴일 같은 날은 2~3시간 전에 메뉴를 스스로 고르게 합니다. 주중엔
    남편이 좋아할만한 반찬 꼭 하나 정도는 집중해서 신경쓰고 나머진 건강식, 주말엔
    남편에게 물어봐서(뭘 먹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아닙니다. 졸라야 해요.)
    그걸로 상차림하니 서로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남편은 건강식이나 뭐나 먹기 싫으면 죽어도 안먹는 사람입니다. 저는 건강하려면
    평소에 챙겨 먹어야 한다이구요. 대화를 많이 해보았으나 죽어도 싫다 하여 어느
    정도 절충하여 합니다. 몸에 좋다고 자꾸 강요하여봤자 자꾸 역효과가 나더라구요.

    그나저나 원글님 힘드시겠어요. 저는 지금도 남편 밥상 차리는 것이 제일로 힙듭니다.
    그래도 할 사람이 저밖에 없어서 열심히 하기는 합니다만..

  • 3. ....
    '07.7.30 8:36 AM (71.0.xxx.72)

    저희는 오늘 남편보고 알아서 먹으라 했어요. 라면 긇여서 애들이랑 아주 행복하게 먹었답니다.

  • 4.
    '07.7.30 8:56 AM (220.75.xxx.143)

    비빔밥만들어 버리세요.
    할수없이 먹어야하잖아요.ㅎㅎ

  • 5. 그런데
    '07.7.30 10:20 AM (210.123.xxx.200)

    반찬들 보니 저도 잘 안 먹는 반찬이네요. 저 같아도 김치와 김만 해서 밥 먹었을 것 같아요.

    저도 원글님 같았어요. 굴소스나 시판 소스 안 쓰고, 유기농 재료 사다 쓰고, 새 반찬 만든다는 것에 자부심 느끼고. 그런데 남편이 안 좋아하는 음식 암만 유기농으로 차려놓으면 뭐합니까. 몸에는 좋을지 몰라도 마음으로 안 내키는데요.

    이제는 남편이 좋아하는 반찬 물어봐서 그것을 좋은 재료로 해주려고 노력해요. 좀 색다른 반찬 만들어볼까 하고 요리학원도 다니구요.

    제 이기심에 해놓고 안 먹는다고 서운했던 것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왕 하는 음식, 상대가 맛있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도록 방법을 좀 바꿔보셨으면 해요.

  • 6. 아..
    '07.7.30 10:42 AM (165.243.xxx.87)

    안타까워요...속상하실까...
    비빔밥 강추^^

  • 7. ...
    '07.7.30 11:17 AM (219.248.xxx.107)

    혹 외식하실땐 어떤가요? 다 드시나요?
    그렇담 남편분은 조미료 맛을 좋아해 집에서 음식을 잘 안드시는 거 아닌지...
    저희 남편도 냉정할 정도로 쬐끔 별루다 싶은 건 손도 안대고 어렵게 육수낸 국물 요리류는 건더기만
    살짝 먹어 절 복장 터지게 합니다ㅠㅠㅠ
    입으론 ' 건강 음식 좋아', 함서 제가 복병처럼 숨겨둔 달랑 진육수만으로 미역국 끓여줬더니
    싹싹 마셔버리더군요...
    내손으로 밥해먹일 공휴일이 많은 때는 정말 스트레스 쌓여 미치갔어요.
    원래 입이 짦은 사람도 아닌데,
    내가 해준 음식 앞에선 그렇게 충고해도
    준엄하게 맛이 있네, 없네 꼭 판단을 하고 표를 내야만 하는 성격...

    좀 일용할 식량이다하고, 먹어주면 좀 좋아요...
    근데, 그런데님, 전 원글님이 차리신 반찬 다 좋아요.
    그러고 보니 식성은 국경보다도 더 높은 장벽인가여ㅠㅠㅠㅠ

  • 8. 와,
    '07.7.30 11:36 AM (221.159.xxx.66)

    전 원글님 차리신 밥상 먹고 싶은데요.
    굴비에다 소라무침,호박..거기다 국 ...아 먹고잡다.

  • 9. ...
    '07.7.30 12:05 PM (210.121.xxx.240)

    배가 불러서 그러십니다...(근대 이렇게 말해도 되나...원글님 기분상하셨다면 죄송함돠~~~)
    그냥 님 드시고 싶은거 해서 드세요...정 불편하거나 하면 얘기를 하시겠지요...
    부부사이라도 서로 말은 해야 알고 서로 맞출수가 있느거예요...얘기를 안하면 어떻게 알수가
    있겠어요...말 안해도 알겠거니 하다보면 감저에 골만 깊어집니다...자기가 정성껏 만든 음식 손도 안대면 정말 자존심 상합니다...(경험입니다 T_T)

  • 10. 준원맘
    '07.7.30 2:24 PM (220.68.xxx.4)

    그것도 안드시는 분이 비빔밥인들 드시겠읍니까?

    저희 남편이야기입니다

    주말에 보쌈 삶아 보쌈전용무우채까지 만들었더니
    "살이 퍽퍽하다"고 큰소리로 아이들도 덩달아 찔찔거리면서 새우젖이 짜다고 또 한마디 거들어서
    너무 화가 났읍니다
    삼겹살로 삶았더니 살이 힘이 없다하고 목살로 삶았더니 퍽퍽하다하고
    기가차더군요
    그래서 제가 고기잡는곳에 가서 마블링된 돼지고기 사서 삶아 먹으라고 했읍니다

    으이고 지금도 얼굴이 후끈달아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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