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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1 아들.. 성적에 좌절하는 남편..

착잡함.. 조회수 : 2,224
작성일 : 2007-07-25 01:02:03
원래, 아들하고 사이가 애틋하질 않았죠..
그냥, 아빠, 아들 인거예요.
둘만의 공유할 수 있는 취미나, 화제가 없는건 물론
대화도 거의 없죠..

저만 떠들어요.. 울 아들은 저한테는 참 이얘기 저얘기
잘 하는 편인데 아빠앞에선 참... 작아집니다.
아이아빠가 아이 5학년때 무지 무지 심하게 때린적이
2번 있습니다.  원래 폭력적이지 않은데 그땐..
제가 저남자가 미쳤나보다 하고 엄청 뜯어 말렸었죠..
발길질에, 머리채를 잡고 방에서 끌고 나오고..
미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여서
그 후로는 아이를 때린적 한번도 없지만
2년이 지난 현재.. 그 사건은 제게도 아직도 충격과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당사자인 아들은 오죽하겠나... 싶어요..

근래에 아이때문에 주변에서 들리는 소릴 전하니
남편도 자신의 무심함을 반성하는 듯
며칠.. 한 열흘, 꽤 다정하게 굴더군요..
아들도 부담스러워할정도로..

며칠전 방학때 성적표가 나왔죠..
정말... 아, 이런 애들이 이런 점수 받는거구나...
이 생각했었어요.. 누가 이런 등수에 이런 점수 받나
한심했지만, 남펴에게 보여주니...

때리거나 화내지는 않지만.. 며칠간의 노력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어찌나 절망과 좌절을 얼굴에 표시하고 다니는지

공부하는거 들여보고 한숨 한번..
자는거 들여다보고 한숨 한번..
인간같지 않게 쳐다봅니다.. 아주 한심하다는 듯...

아들이 상처받을까 걱정입니다.

지난 주말에 머리 퍼머하는라 미용실에 오래 있어야 하는데
아들이 자기도 머리 자르겠다고 하더군요..
전 시간이 오래 걸려서 집에 가있으라고 했더니
아빠와 둘이 있는게 싫어서
3시간이나 혼자 놀이터에 앉아 있더라구요..

중1.. 아직 공부에 재미 붙이기에 늦은 나이도 아니고
초등때까지는 왠만큼 했어요.. 기초가 없는건 아니니
나아질꺼라 믿고 있습니다.  현재.. 공부는 바닥을 박박
기는 성적표를 들고 왔지만 아이가 참 밝고 명랑해서
학교에서 꽤 인기있다고 합니다..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남편에게 얘길하니
다른 아이들이 저 녀석이 얼마나 공불 못하는지 몰라서
그런답니다.. 참... 나...  어이없죠?

아들에게 아빠는 너무 무겁고 가까이 하기 어려운 존재이고
아빠에게 아들은 넘 한심해서 도저히 아들이라고 믿고 싶지않은 존재..
같아 보입니다..

아버지학교... 이런델 얘기해봤더니
시간도 없고, 굳이 그런 곳까지 갈 필요를 못느꼈다고 하고요..

이래저래.. 속상하고 고민입니다...
IP : 221.148.xxx.123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님 힘내세요
    '07.7.25 1:09 AM (124.53.xxx.113)

    좋아질수있을꺼에요. 제가 경험부족으로 충고를 해드릴순없지만... 힘내시라고 말씀드리고싶어요

  • 2. 울남편
    '07.7.25 1:12 AM (59.19.xxx.212)

    정말 님이 많이 힘드시겠어요,,아버지가 정말 힘이돼줘야 할텐데,,아이가 참 불쌍하네요
    정말 아이는부모의거울인데,, 님남편하고 저희집인간하고 너무닮아서,,

  • 3. 동심초
    '07.7.25 1:18 AM (220.119.xxx.150)

    원글님 마음이 많이 무거우실것 같습니다.
    아빠들 대부분 자식에 대한 기대감만 가득하지 어떻게 하는게 도움이 되는지 잘 모르는것 같습니다.
    아무리 자식이라 해도 웬만큼 자란후에는 회초리가 아닌 손발로 때리는건 정말 교육적으로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엎지르진 물이고 앞으로가 문제인데요
    곧 사춘기가 올것이고 공부가 밀리는 애들이 학교가서 공부하는것도 너무 지겹고 무슨말인지 알아듣지도 못하는데 학교,학원으로 10시간씩 돌리는 상황이라 그네들이 갖는 돌파구가 운동,게임,인터넷 싸이,버디 부모세대는 이해가 안되지요
    특히 원글님 남편분 처럼 고지식하신분들 결코 이해 못합니다.
    애 보는데서 한숨, 지탄, 좌절감느끼는 눈빛,말,행동 조심하시고 . 엄마라도 애를 감싸주세요.
    적어도 엄마는 니편이다 .아이를 전적으로 믿으세요 그 믿음으로 애가 크게 빗나가지 않게요
    지금도 늦은감이 있지만 올 여름방학에 1학년 1학기 완벽하게 영수 복습시키세요
    시간이 남는다면 2학기 예습까지 하면 더 좋겠지만... 애 키우기 정말 힘듭니다.그쵸 ? 원글님 화이팅 !

  • 4. 저도
    '07.7.25 1:32 AM (125.182.xxx.132)

    답답해지네요
    솔직히 아이들 키워서 독립시키신 분들이나 연세가 드신 어른들 그러시더라구요
    공부 못한다고 끝이 아니더라구요.제 주위에도 학창시절 공부는 못했지만 성공한 이들이 더 많더군요
    아이가 건강하고 착하게 커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
    엄마라도 아이에게 기댈 곳이 되어주시고 남편분과도 진지하게 이야기 나누세요

  • 5. 기운내세요
    '07.7.25 1:58 AM (222.233.xxx.62)

    아버지 학교..참 좋은데..남편분께서 동의 안하신다니 안타깝네요..
    좋은 아버지들의 모임이나 아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같은 사이트들이 있으니 잘 얘기하셔서
    인터넷으로 이용해 보셔요..요즘은 아빠들이 자녀교육이나 육아에 대해서 쓴책들이 많으니까
    책도 좀 권해보세요..원글님께서 옆에서 자주 좋은말로 설득하시구요..
    한창 사춘기의 나이에 아빠랑 교감이 없으면..아이도 님도 힘들지요..
    여러가지로 힘드시고 중간에서 맘고생 심하시겠지만.. 아이랑 아빠랑 다독거리시면서 나아지도록
    노력해 보셔요..
    그러자면 원글님 건강이 젤 우선이니..잘 드시고..기운내셔요!!

  • 6. 제가
    '07.7.25 2:53 AM (136.159.xxx.175)

    보기엔 원글님 남편분도
    나름 참으려고 노력하고 잘해주려고 노력하는것 같은데요.
    그러니까 남편분에게 너무 다그치지는 마세요.

    하지만 그럼에도 그런 실망이 아이에게 드러날수 밖에 없다는게 문제지만요.

    원글님이 그래도 아이 성적표 남편에게 보여주신건 잘하신거에요.

    아이 성적나쁠때 남편에게 대충 얼버무려 말하고 보여주지 않는 집안 많습니다.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불러 일으키지요.
    뭐든지 아이 문제로 남편에게 숨기지 않는게 결국 지혜로운 거지요.

    원글님 남편이 아직 반항하고 삐딱하게 나가는 애들을 몰라서
    감사할줄 모르는거라고 말하고 싶네요.
    어디 맞고 다니거나 왕따라도 당한다고 생각해보세요.
    티없이 맑게 커가는것만큼 감사할일이 없는데요.

    별수없죠..^^
    중간에서 원글님이 잘 중재하시는 수밖에요.
    아이에겐 아빠편을 들면서도
    아빠가 맘속으론 아일 얼마나 사랑하는지 자주 말씀하시고
    모든걸 원글님이 해주는것으로 하지마세요.

    예를들면 뭘사주면서도...
    "아빠가 이거 너 사주라고 하셨다"라든지...

    아빠에겐 반대로 하셔야겠지요..^^

  • 7. 궁금
    '07.7.25 7:22 AM (58.140.xxx.162)

    아드님이 아빠랑 함께목욕하는지요
    울 아이도 아빠 정을 못받고 컸는데
    냉정하고 무뚝뚝한 남편이지만
    아이 목욕을 아예 전담시키고부터
    관계가 서서히 좋아졌답니다.

  • 8. 부모교육
    '07.7.25 9:49 AM (210.117.xxx.139)

    그나마 아이가 밝고 착한편인듯 한데, 조금만 더 크면 집에 있기 싫어서 별별 생각을 다 할겁니다.
    요즘 부모교육에 관련된 책들 많습니다. 아이가 삐뚤어지면 좋겠냐고 온갖 협박이라도 하셔서 책이라도
    사주고 읽게 하세요.

  • 9. //
    '07.7.25 9:56 AM (124.101.xxx.209)

    아빠가 그래도 노력할 의지가 있으신 거 같으니 부부간 대화가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아이가 아빠랑 단 둘이 있는 걸 무서워하는 걸 얘기해주세요.
    그러다 집밖으로 겉돌수 있으니까 지금 잘 잡으셔야 합니다.

    근데 목욕 같이하는 건..
    어려서부터 계속 같이 했어도 지금 싫을 수 있는 나이인데요.
    갑자기 목욕 같이 하는 것보단 작은 일에도 칭찬해주고 웃어주고 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네요.

  • 10. 아빠공부
    '07.7.25 9:56 AM (211.106.xxx.53)

    제 남편경우, 아빠노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공부할 필요가 있다는걸 인정하지 못하는것 같더라구요.
    2년전쯤, 아이가 틱현상을 보여서 상담받으러 갔는데
    가족들도 함께 심리검사를 받자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아빠라는 사람이 검사를 안받겠다는겁니다.
    병원에 방문하는것도 아니고 검사지에 체크해서 보내주는건데두요..

    그래서 검사받기 싫으면 받지마라, 대신 애 인생 당신이 책임져라!!!
    대판 싸우고 나서 검사 받았습니다.

    이런 방법이 잘못하면 가정을 더 시끄럽게 만들수도 있지만
    제 생각에는 남편을 설득 또는 협박해서 아빠교실 같은데 가보시는게
    최선일 듯 싶어요.
    자신을 객관화시켜야만 문제를 인정할텐데 가정안에서는 그게 안되잖아요.

  • 11. 저는
    '07.7.25 11:29 AM (155.230.xxx.43)

    우리 딸도 어릴때(6살때) 아빠한테 한번 심하게 맞은 얘기를 종종합니다. 제 딸 입장에서 그게 충격이었나 봅니다. 실제 애 아빠는 그 일을 기억조차 잘 못하거든요. 그래서 딸아이와 남편이 대문대문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디 외출하면 딸애도 꼭 저랑 같이 나갈려고 하구요. 애 아빠는 그게 엄청 섭섭한것 같은데.. 지금 초등3학년 딸아이에게 대하는걸 보면.. 참.. 어슬픕니다.(제가 보기엔) 이번 여름휴가때 둘이서만 어디 좀 다녀오라고 할까 생각중입니다. 둘이서 다니다 보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 해서요.

  • 12. 저두
    '07.7.25 11:34 AM (121.132.xxx.20)

    아침에 남편과 얘기했어요. 고1인 작은딸 공부때문에 많이 실망하는것 같더라구요.

    아이만 보면 한숨쉬고.. 제가 한마디 했습니다.

    '당신 아이들과 한번이라도 같이 앉아서 책 한권 읽어준 적 있느냐, 영화를 한 편이라도 같이 보고 대화를 해봤느냐. 돈만 벌어오고 과외시켜준다고 해서 공부 잘하는 거 아니다. 집에 오면 TV만 보고, 잠만자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 만들어 주지 않은 부모탓이다. 이제라도 열심히 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아빠가 믿고 있다고 얘기해줘라. - 남편이 느낀게 있는지 아무말 안 하더라구요.

    더군다나 아들이니 아빠의 역활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조언을 많이 해주세요.

  • 13. ***
    '07.7.25 12:24 PM (210.105.xxx.30)

    아빠는 잘난 자식에게 정이가고 엄마는 못난자식에게 더 정을 준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내로서는 같은 부모이니까 남편에게 자식의 이런저런면을 다 얘기하기쉬워요.
    그런데 남자는 엄마처럼 자식의 못난점까지 모성으로 감싸주지는 않습니다.
    아빠에게는 아들의 장점을 하루에 한가지든 두가지든 지나가는 말처럼 해주세요.
    "오늘 ㅇㅇ가 ~했는데 내가 마음이 너무 뿌듯했어."
    "우리 ㅇㅇ는 이런점이 참좋은것 같애.."
    이런식으로요. 이런 말들을 자꾸 전해듣다보면 아빠는 자고있는 아들도
    다시 쳐다볼거예요. 그러다보면 사랑스런 맘도 들거구요.
    물론 아들에게도 아빠얘길 좋은쪽으로 자주 들려주구요.
    아이들이 커갈수록 엄마역할이 더 중요해져요.
    스폰지처럼 가운데서 완충작용도 필요하고 적당히 조정도 해주어야해요.
    엄마가 중간역할을 잘해야만 가정이 화목해집니다.

  • 14. ...
    '07.7.25 2:56 PM (125.177.xxx.26)

    지금 상황에선 공부가 문제가 아니라 아빠와 아이의 관계 개선이 우선이네요

    아무래도 아빠 학교나 그런 문제 해결하는 곳에 가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혼자 해결하긴 힘들 정도고요

    공부야 열심히 하면 올라갈수 있고 좀 못해도 사회 생활 잘할수 있지만 아버지가 부담스러워 집에 못들어갈 정도면 ..

    지금 사춘기고 예민할땐데요

    엄마가 중간역할 하는거 같고는 안되고 전문 상담을 받으세요

  • 15. 경험자
    '07.7.26 1:42 PM (218.48.xxx.53)

    전문가 상담을 꼭 받아보세요. 남편분이 아예 가능성이 없는 분은 아닌거 같은데요...
    저희두 상담받고 많이 좋아졌어요.
    공부보다 관계개선이 중요하구요, 부모와 자식간에 신뢰관계가 형성되어야 모든게
    해결됩니다. 상황자체보다 상황을 보는 눈이 더 중요한 법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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