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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속상해서 푸념합니다.

그냥.. 조회수 : 1,215
작성일 : 2007-07-16 00:16:21
그냥 너무 속상해서 푸념해요.
음....우리 작은 아이 ..첫째 보다 이상하게 둘째를 너무 이뻐해서
지나치리 만큼 뽀뽀하고 부벼대고 했었죠. 그런 아이가 30개월이
훌쩍 지나도 말을 안하고 예쁜짓만 해대서 눈치채지 못하다가
아차싶어 병원에 가니 언어장애라더군요..그 때 부터 미술치료
언어치료 무지 하다 보니 5살 겨울에 겨우 말 문이 트이기 시작했죠.

그렇지만 다른 아이들 보다 늦은게 어디 가나요. 눈에 뜨이는 건
당연했고 결국 계속된 여러가지 치료덕분인지 9살에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선생님들 눈에는 너무 모자르고
눈치 없고 고집세고 자기 생각에 빠져 말이 안 통하는 아이었죠.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신없이 나대지는 않아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었고
매년 학년이 바뀔 때 마다 이번에는 알림장에 어머니에게 전하는
편지가 없기를 바라고 바랄 뿐이었어요.그러다 벌써 4학년이 되었고
올 해도 어김없이 어머님께 전하는 편지가 전달 되었습니다.

이러다 보니 아이의 생활 태도를 고치려 더욱 엄격하게 되었고
혼내는 일도 잦아져 자꾸 바복해서 안 고쳐지는 점들 때문에
매도 들었답니다. 이러다 보니 내 마음도 찢어져 누워 잠드는
아이에게 꼭 미안하다고 말하고 안아주지 않으면 제 마음이
찢어지게 아프고 너무 속상했답니다.

근데 원래 고쳐지지 않는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려 하는게 아닌가
아이가 행복하지 않은데 나도 행복하지 않은데 그게 ....사랑만하고
해 주고 싶은데 이렇게 하며 살아야 하나 삶이 인생이 불쌍하고
어디에 가치를 두고 아이를 행복하게 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사실 지금도 미안하다고 말했어요..너무 사랑해서 걱정되서
속상해서 이해해 달라고..하지만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옵니다.
널 위한 것인데 넌 왜이리 불행한 얼굴을 하는지
이 엄마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IP : 122.34.xxx.9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7.16 12:37 AM (211.186.xxx.129)

    애보면 안쓰럽고...마음이 얼마나 아프실지 짐작이갑니다..
    사람마다 개성이다른데..똑같은 틀에 끼워맞추려니 엄마도 아이도 힘이들겁니다,,
    아이도 학교에서 얼마나 힘들지,,항상 그점부터 일단 생각하세요,,

    자꾸혼내다보면 서로 상처받고 아이대로 자신감도 없어지구요..
    대안학교를 알아보시는것도 좋을듯하구요....
    속시원하게 해결은 못해드려도
    원글님 얼마나 마음아프실지 글보면서 그마음이 느껴지네요..
    너무걱정 마시구요,,잘될거라고 특별하고 휼륭하게 잘자랄거하고 자꾸 마음속으로 마법을 거시고 편히 주무세요..토닥토닥....

  • 2. T.T
    '07.7.16 12:44 AM (58.76.xxx.39)

    읽다가...감히 어떤 댓글을 달아야 하고 넘어가다가... 그래도 용기내어 댓글답니다.
    너무 고통스럽지만...그 둘째에게는 엄마가 있어서 너무 든든할껍니다.
    그래도..이렇게 아파하는 님이 있기에...님 가족은 너무 든든할껍니다..

    저희집도 그랬어요..아팠던 가족이 있어서...눈물로 살았던 그세월..저도 주욱 지켜보면서 자랐기때문에.. 너무 절절히 공감하고..너무 절절히 가슴이 아픕니다.

    엄마라는 존재는..님같은가봐요.. 모든 악역은 혼자 도맡아서 해야하고...그러면서도 잠든 자식 얼굴 보면서...너무 고통스러워하고..아파하고.. 속상해하고... 다 자기죄처럼 죄스러워하고...
    후우..
    그래두요... 그 사랑 덕택에...그만큼 더 반듯한 아이가 될꺼고..그만큼 더 세상에 더 다가설 수 있어요..
    남들.. 너무 잘나거나..너무 정상적인 사람들 돌아보면...내가 처한 상황이..천형을 받는거 같이 더 고통스럽지만...그렇든..저렇든..어떤말으로든...현실이잖아요. 너무 많이 아파하지 마시고... 더 많이 사랑하고..더 많이 보듬아주고.. 더 많이 아껴주세요...

  • 3. 지나다
    '07.7.16 1:15 AM (222.238.xxx.157)

    님글을 보고 다시 로그인 했습니다.
    님, 우리 둘째아이 님 아이랑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매 학년 선생님들의 골칫거리죠. 집에서는 너무나도 예쁘고 의젓하고 바르고 사랑스러운 내 아들인데, 또래 아이들보다 좀 늦되고 다른아이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서툴고 자기만의 세계가 있고, 외국에서 오래 산 탓에 말도 어눌하고 좋게 말하면 순수한 어린아이 그 자체고 또래의 눈으로 바라볼땐 왕따 시키기 딱 좋은 아이입니다.
    그래도 저는 우리 아들을 믿습니다.
    아이에게도 항상 말해줍니다. 넌 분명히 누구보다도 멋진 청년이 될거라고 ......

    엄마의 마음이, 행동이 , 아이를 대하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진심으로 확신을 가지고 아이를 대하면 아이도 조금씩 변하기 시작합니다.
    우리아이 5학년인데 요즘들어서야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인 저는 그 조그만 변화에도 너무나 감격스럽고 고맙고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앞으로 더욱더 기도해주고 같이 애써야 할일이 많겠지마는 감히 말씀드리관대, 흔들리지 마세요.
    내아이를 믿어주시고 더웅 예뻐해주시고 진심으로 자랑스러워 해주세요.
    머지않아 좋은 날이 올겁니다.
    저도 비슷한 처지에 있는 어미로 기도해 드립니다.


    p.s; 선생님께도 너무 수그리지 않는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않좋은 말만 하는 선생님들이 많은듯 하네요.ㅠ.ㅠ
    참 슬픈일이죠 ㅜ.ㅜ

  • 4. ...
    '07.7.16 11:54 AM (211.187.xxx.47)

    윗님이 쓰신

    p.s; 선생님께도 너무 수그리지 않는것이 좋다고 봅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더욱 않좋은 말만 하는 선생님들이 많은듯 하네요.ㅠ.ㅠ

    이 말씀 동감입니다.

  • 5. ...
    '07.7.16 11:55 AM (211.187.xxx.47)

    이런 말 적기도 죄송한 일이지만,
    학교에 가면..엄마보다 더 무서운 사람들 투성이랍니다.
    타고난 기질도 약한데다가 엄마한테 혼나는 게 너무 익숙해서
    속상해도 속상하다 소리도 못하고, 아파도 아프다 소리도 못하고 당합니다.

    학년 바뀔 때마다 엄마 마음만 그렇게 조마조마했을까요?

    책가방에 흙을 잔뜩 넣어왔을 때도,
    팔에 연필심이 박혀왔을 때도,
    옷이 잘려왔을 때도,
    아이들에게 돈을 상납하고 왔을 때도...

    괴롭힌 아이보다, 돈 뜯어간 아이보다
    당한 아이만 문제 시하는 선생님과 씨름하는 것도 진력이 나고,
    더 강해졌으면 하는 마음만 앞서
    아이만 다그쳤는데......

    단정한 교복에 .... 예쁘고 깔끔한 ...
    팔십평생 가장 예뻐야할 중학생이 되었는데도 이리저리 치이고 당하네요.
    인간의 탈을 쓴 짐승보다 못한 담임과 그집 엄마의
    뼈에 사무친 악다구니까지 듣게 되는 *같은 경우도 생기네요.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뻗쳐봤지만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인간의 본성만 확인했을 뿐.

    많이 늦었지만, 늦었다는 그 사실도 가슴을 후비지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넓은 세상에서 이 아이가 기댈 사람이 엄마아빠 외에 누가 있었던가 ...
    나를 어떤 존재로 생각하며 살아왔을까 ....
    그동안 이 아이는 무슨 낙으로 살아왔을까... "

    그 후로부터, 고쳐줘야겠다는 신념(?)도,
    개과천선에 대한 기대도 버리고
    아이를 있는 그대로 아껴주고, 그 선에서 인정해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한발짝 멀리서 예뻐해주기로 작정하고 몇 년 지났는데,
    기대 이상으로 예쁜 모습 많이 보여줍니다.
    좀더 빨리 제 마음을 고쳐먹지 못했던 게 후회스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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