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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혼자 가는 여행, 보내 줄까요, 말까요?

고민중 조회수 : 1,468
작성일 : 2007-07-12 16:33:08
결혼한지 3년 반 되었고, 지금 둘째아이 낳은지 6주 되었어요.
남편이 직장을 옮기려 하고 있고, 그 사이 2-3주 정도 혼자라도 여행을 가겠다고 하네요.
저는 출산휴가 중이고, 직장맘이라 입주 아주머니가 계시긴 합니다.
남편은, 지금까지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아 왔고, 새로 직장에 들어가면 한 5년간은 꼼짝 못한다고 그래서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 겸 갔다오겠다고 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지금까지 직장생활하면서 게다가 저는 아이 둘까지 낳았고
집에 도우미 아주머니가 계시다곤 해도, 거의 상전이고,
그동안 남편에게서 육아 도움은 거의 못 받았어요.
친정, 시댁 역시 지방이라 저 혼자 서바이벌 해야 하는 상황이예요.
저 역시 아이들 키우느라 앞으로 5년간은 해외여행 꿈도 못 꿀 테구요.
남편 혼자 간다고 해서 딴짓하거나 이런 거는 별 걱정 안되구요
(어쨌든 그런 면에서는 남들이 뭐라고 해도 저는 남편 믿구요)
다만 큰애도 지금 동생봐서 엄청 시샘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한데다
둘째가 백일도 안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혼자 그런 여행을 계획한다는게
엄청 서운하고 화가 납니다.
나라면 이렇게 시간 날 때 그동안 아이들하고 못 놀아준거 화끈하게 놀아주거나
가족과의 시간을 가질 것 같은데
그렇다고 남편이 철없는 20대도 아니고 내일 모레 마흔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남편 개인을 놓고 보면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거든요.
스트레스가 심한 직종이고, 근무강도도 세고,
자상한 점이 부족하긴 해도 성실하고, 직장하고 집만 왔다갔다해요.
물론 집에서 잠만 자지만요..
이번에 보내주면 고마운 마음에 저한테 잘하지 않을지,
앞으로 살면서 제가 이번 일로 생색내고, 유리한 지위를 점하게 되지 않을른지
안보내주면 저한테 또 서운해 하거나, 제가 또 미안해서 더 잘해줘야 하는 상황이 되지는 않을른지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IP : 218.48.xxx.50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보내드리세요.
    '07.7.12 4:39 PM (147.46.xxx.211)

    이번에 큰 맘 먹고 보내주시면, 평생 사랑받고 사실 것 같은 느낌.
    가끔 한 번씩 그리 놓아드리는게 저희 친정 엄마가 여지껏 공주님처럼 사랑받고 사시는 비결이기도 해요.
    힘드시겠지만, 보내드리는 것이 어떨지요. 남자 나이 마흔 즈음에는 이런 기회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해요.

  • 2. ..
    '07.7.12 4:40 PM (218.237.xxx.178)

    저라면 눈 딱 감고 보내드립니다. 그게 님에겐 큰 빽(?)이 될것입니다.

  • 3. ...
    '07.7.12 4:47 PM (211.49.xxx.117)

    저도 몇 달전 이직할 때 며칠 보내줬어요. 그런데 여행 다녀오는 대신 가족과의 시간도 가져달라고 해보세요. 2주 여행후 이틀 아기를 본다던가 하는 식으로요.

  • 4. 여행계획
    '07.7.12 4:53 PM (211.186.xxx.139)

    까지 세운 사람을 붙들어 앉혀놓아봣자
    원글님에게 도움 안됩니다
    인심 쓰는 척하며 보내주세요
    저 같으면 남편 보내놓고
    친정엄마 오시라고 해서 같이 지낼것 같아요

  • 5. 다른 생각
    '07.7.12 4:56 PM (124.54.xxx.103)

    음.. 타협을 권합니다..
    지금은 시기가 아니라고 봅니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들이.. 각자 개인의 우선 순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서도.
    현재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현명하게 미래를 위해 보내주라는 말씀들도 이해는 합니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지금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제가 아는 어느 분이.. 아침에 안녕하고 뒤돌아서서 몇시간 후에 만날 배우자가
    아침 그모습 그대로란 보장은 결코 없다고 하더군요.,..
    몸을 상할 수도 있고 겉은 멀쩡하지만 어디다 마음을 주었을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않는 무언가를 잃거나 얻을 수도 있다고요. 현재를 중시하며 살라하셨어요.

    중요한 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절실히 필요로 할 때 거기에 있어 주는 거라구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지요.
    글세요.. 남편분 3년 열심히 일한거..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지만.
    제 남편.. 일에 파묻힌지 10년 넘고 변변한 휴식한번 없이 몰아붙이며 사는 사람입니다만.
    단 한번도 자기 혼자 어딜간다 혼자만의 시간을 달라.. 이런 적 없었어요.
    틈나면.. 가족하고 뭐할건지 시간 어떻게 보낼건지. 그거 궁리하죠.
    아이들 나이먹고 커버리면 그땐 같이 가재도 자기 싫다 그런다고..

    힘든 인생 같이 겪고..같이 힘든 부분 나누어주고..그런게 가족이고 부부아닐가 생각해요.
    물론 쿨하게 살아라. 각자 독립적이다. 그런 분 있긴 하겠지만..
    특히 한가정에 새 생명이 태어난 상황인데.. 이건 아니라고 봐요.
    아이는 엄마 혼자서 키우는게 더더욱 아니구요.
    그래도 남편분이 정 원하신다면
    시기를 미루거나 여행일수를 줄이는 것 정도로 양보하시는 게 최선일듯....(사실.. 그것도 못마땅한 저는.. 쩝)

  • 6. 휴..
    '07.7.12 5:03 PM (220.117.xxx.165)

    글쎄요, 보내드리는 것이 나중에 원글님에게 어떤 큰소리칠 근거 같은게 될지 아닐지는 모르겠고요,
    남편만 마음있고 원글님은 마음없나요? 지금 남편분이 갔다와버리시면 원글님은 그거가지고 계속 섭섭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여행계획 세워놓은 사람 잡기도 그러네요.. 정말.. 답이 뭔지 모르겠네요.. 휴

  • 7. 서로 양보를
    '07.7.12 5:07 PM (211.53.xxx.253)

    하는 방법으로 타협을 하시면 어떨까 싶네요.
    가기는 가되 기간을 조정하는거지요. 2-3주 예정이라면 1주정도로 줄이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아이들과 함께 지내도록...
    남편이나 원글님이 주장하는대로 한다면 결국 어느 한쪽은 서운하거나 불만일겁니다.
    기간 조정하고 남은 기간을 가족들과 알차게 (사실 둘째보다 큰애한테 더 집중해줘야 하는건 아시지요?)
    보내시면 될거 같네요..

  • 8. .....
    '07.7.12 5:11 PM (124.57.xxx.186)

    다른건 모르겠지만, 부부사이에서 한쪽이 마음을 접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었다고 해서
    그걸로 생색을 내거나 유리한 지위를 점하게 되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감정의 악순환에 빠지게 될 뿐이지요

  • 9. ..
    '07.7.12 5:16 PM (210.108.xxx.5)

    저도 보내주려고 했어요. 카이로 보내줄려고 제가 막 비행기랑 코스랑 다 알아봐줬는데, 인수인계가 늦게 끝나서 시간이 안맞아서 못가게 되었네요. 회사 옮길때 마음가짐을 다시 할수 있는 기회잖아요. 보내주세요.

    근데 갔다와서 원글님께 고마워해서 잘할거라는 기대는 마세요. 남자들은 그런거 잘 모르더라구요. 대신 원글님 회사 옮기실때 원글님이 그렇게 아이 맡기고 혼자 여행 다녀오세요.

  • 10. /
    '07.7.12 6:00 PM (222.100.xxx.174)

    저도 남편 혼자 여행 보내줘봤던 사람으로서, 제목만 보고 '보내주세요' 라는 답글을 달려고 들어왔는데
    내용을 보니까
    좀 죄송한 말씀이지만, 남편분이 많이 이기적이신거 같아요.
    그동안 힘드셨고, 앞으로도 여유가 없을테니 이 황금같은 시간을 뜻깊게 보내고 싶으시겠지만,
    상황이 썩 좋지가 않네요.
    님은 출산한지 얼마안됬고, 그것도 둘째아이고, 게다가 님도 그동안 직장생활을 하셨고요.
    맞벌이인데 남편분은 가사, 육아 잘 도와주지도 않으셨고요.
    이런 상황에서 혼자만 휴식을 취하고 싶어하신다는건 이기적으로밖에 보이질 않아요.

    2주를 꽉 채워서 다녀오시겠다는건 더더욱 그렇고,
    저 역시 남편분이 이 기회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갖는게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편분에게도 휴식이 필요하죠. 그럼 4~5일 정도의 휴가면 될거 같은데요.
    그리고 저 역시 남편 여행 보내줄때 (남편은 4박 5일였어요)
    혼자 보내주면 다녀와서 내게도 무슨 보상이 있겠지 계산된 맘도 있었는데,
    그것도 평소에 잘 하던 사람에게나 해당되는 말이예요.
    이 상황에 이런 말씀은 좀 그렇지만, 제 남편은 평소 가사, 육아 분담 많이 해줬고, 저는 그게 고마워서 보내준거였거든요. 여행 다녀와서는 남편도 고마우니까 그랬는지 더 잘 하려는게 보였고요.
    그렇지만 평소에 그러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여행 한번 다녀왔다고 달라지진 않을꺼예요
    물론 고마운 마음이야 가득하겠지만, 그 고마운 마음이 평소 살던 모습까지 바꿔놓을 정도의 것은 아닌거 같거든요.

    남편분 입장도 충분히 공감은 해요. 오랜만의 휴식기간이고, 앞으로 시간은 더 없을거 같고, 둘째까지 태어났으니 부담감은 크겠죠. 그렇지만, 님만 너무 이해하고 희생하지 마시고
    적당한 선에서 타협을 하세요.앞으로 휴식 시간만 없는게 아니라 가족과 오붓하게 함께 할 시간도 없을거잖아요. 님도 복직하시게 된다면 더욱 그렇고요.
    그러니까 짧은 여행정도로 다녀오시고, 나머지 시간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어보자고
    설득해보세요.
    답글이 너무 너무 긴거 같네요 ^^;;;

  • 11. 솔직히
    '07.7.12 8:01 PM (218.153.xxx.197)

    남자가, 그리고 가장이 2~3주라는 긴 시간을 여행할 기회가 온다는 것은 쉽지 않더라고요. 울 남편 보면 1주일 휴가 내는 것에도 굉장한 회사 눈치를 보거든요. 그러니 이런 기회가 흔한 게 아니에요.
    아쉬운 건 기왕이면 아내도 같이 가면 좋을 텐데 산후조리 중이시라 힘드실 것 같네요.
    재충전의 기회... 흔쾌히 보내주세요.
    그리고 남편도 혼자서라도 가겠다는 거, 어렵게 꺼낸 말일 텐데 아마 그만큼 간절했을 거예요. 그런 사람을 붙들어 앉혀 놓으면 마음속에 앙금이 남을지도 몰라요.

  • 12. 저겨
    '07.7.12 10:21 PM (211.179.xxx.13)

    몇년전 저하고 아주 똑같은 상황.
    그때 저는 맞벌이로 임신8-9개월째였고, 남편은 이직으로 인해 2주 정도인가 시간이 비었어요.
    집안일은 전혀 도와주지 않는 사람인데
    괌이나 사이판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고 그러더군요.
    그때 저는 절대 안된다고 했어요.
    남편은 살면서 이렇게 홀가분히 떠날수 있는 상황이 또 올수 있는게 아니라고 했지만,
    저는, 당신, 정년 넘겨서도 계속 회사 다닐 수 있나봐? 라고 하면서,
    나도 임신 살면서 해마다 하는 것 아니라고 했죠.
    지금, 정말로 아이는 하나로 끝이구요.
    저희는 남편 친구들하고도 친하게 지내는데요.
    친구들도 남편에게 가지말라고 했구요.
    저는 지금도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자기도 그렇게 수긍.

  • 13. 져겨
    '07.7.12 10:22 PM (211.179.xxx.13)

    남편은 그러더니 며칠은 집에서 뒹글고(그래도 퇴근해와보면 밥은 절대 안해놔요)
    시댁 가서 며칠, 선산 마을 들리고 하면서 지내더군요.

  • 14. 보내드리세요..
    '07.7.12 10:36 PM (220.121.xxx.9)

    오전에 글 막 올라왔을때 보고 "보내드리세요" 라고 댓글 달려고 했는데.....

    보내드리세요 !!!
    남자에겐 꼭 필요한 시간이라고 생각해요.
    이런저런 얘기로 잡아두면 어영부영 시간보내게 되죠.
    보내드리세요 !!!
    본인이 느끼기에 충전이 절실히 필요해서 요청하신 걸거예요.

  • 15. 예약
    '07.7.12 11:24 PM (122.35.xxx.8)

    보내주시고... 원글님도 힘든 순간에 그럴수 있도록 서로 기회를 주자고 해보시지요....

  • 16. 원글님
    '07.7.13 12:08 AM (211.49.xxx.148)

    마음 편한쪽으로 하세요. 남편 입징 말구요.원글님 입장이요. 제 생각에는 여자가 큰소리치는건 아기 낳을때인것 같아요.님의남편분은 간이 확실이 크신것 같아요. 아무리 힘들다고 사람몸속에서 사람이 나온것만 할라구요. 이번에 보내주고 내리 섭하시다 보면 산후 우울증도 올수 있어요. 암튼 내키시는대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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