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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수정 요법으로 남편을 조련해야할텐데요..도와주세요.

조련사 조회수 : 638
작성일 : 2007-07-10 12:13:16
결혼한지 얼마 안되는 새댁입니다.

큰 문제 없이 살고는 있는데, 남편의 몇몇 행동들이 마음에 안들어서 고쳐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해주면 좋겠어~ 라고 말하면 효과도 없고 싫어하는 것 같아요.  눈에 안띄게 살살 타일러서 고쳤으면 좋겠는데 ..

아버님께서 어머님께 말씀을 하실 때 약간 면박주는 스타일이세요.  실제로는 어머님께서 집안의 실세라고 하는데 전 처음 갔을때 좀 놀랐어요.  며느릿감 앞에서 어머님을 면박주시더라구요.   면박받을만한 상황이 아니라 그냥 의견이 다른 경우거나 작은 실수 같은 것에서말이죠. 어머님께서 성격이 좋으셔서 "어~ 그런가?" 하면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결혼하고 보니 남편도 비슷한 구석이 있네요. 아버님 별로 안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이런 점은 잘 닮나봐요.    문제는 저는 발끈! 하는 성격이라는 점.  남편이 작은 실수를 하거나 뭔가 짜증을 내면서 일을 잘 못하고 있을때, 저는 살짝 기분 보아가면서 도와주려고 하거든요.  안도와주더라도 면박은 안주죠.
그런데 남편은 제가 그러면 어김없이 면박을 주는 거에요.  이 사람은 뭐가 잘 못인지도 몰라요.

어차피 같은 도움 주는거 말도 이쁘게 하면서 도와주면 되는거고,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은 "난 이렇게 생각해-"라는 식으로 말하면 되는건데,
도와주면서도 무안하게 하고 다른 의견 말하면서도 "니가 몰라서 그렇지"라는 식이니까 기분이 나빠집니다.  작은 일인데도 쌓이면 큰 짜증이 될 것 같아요.

저한테 좀 다정다감하게 말해주고 같은 말도 이쁘게 해주면 좋으련만.  왜 자꾸 절 이기려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말그대로 제 위에 서고 싶어하는 느낌이랄까?  내 참, 애도 아니고.

그 밖에도 자잘한 불만은 많지만, 그런 것까지 하나하나 다 제 맘에 들게 할 수는 없는거니까요. 저는 딱 이것 한가지만 고쳤으면 좋겠어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던데,  다정하게 말해주면 막 오버해서 행복한 척 해볼까요?
효과가 있으려나..

전에 미국의 동물원 조련사가 쓴 책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  동물을 조련하듯 남편을 다루는 거에요.
기본적으로는 잘하는 것을 칭찬하고 말을 안 듣는 행동은 무시해라. 라는 것인데 미국에서 인기가 많다네요.  저도 누군가가 저 못하는 것만 찝어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하면 오히려 반발심도 생기고 잘 못하겠던 기억이 있어서 좋은 방법일 것 같기는 한데, 막상 하려니 좀 막연하네요.

남편 잘 다뤄서 이쁜 남편 만드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결혼생활에 도움이 되는 책도 소개해주시면 읽고 싶답니다.

IP : 59.9.xxx.7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EXIT
    '07.7.10 12:54 PM (121.147.xxx.170)

    오늘 첫 가입한 실질적인 대한민국 최고 무능가장입니다.-_- 남자들은 자신의 일에서 능력을 인정받기를 원한 겁니다. 저도 하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괜히 옆에 있는 내무부장관 ㅠㅠ 한테 그냥 넘겨도 될 일에도 이러쿵 저러쿵 깊은 테클을 걸었죠.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예상 외로 까칠하고 필요 이상 스트레스를 받는 남성들 많을건데.. 함께 살아간지 얼마 안지나신 새댁 입장에서는 이런 상황을 잡음없이 넘기셔야 서로 편하게 지내실 수있겠죠. 저는 결혼한지 8년 지났지만 지금은 서로 터치할 시간도 여유도 없어 그냥 뭐...꼴사납지 않게만 살아가는 사람이라 딱히 도움드릴 수가 없네요. 신혼때 서로 다투다보니 언제부터인지 서로간 아무것도 아닌 일에도 얼굴 붉히고 고성이 오가더군요. 일단 참아보시고 정말 분위기 좋을 때 "자기야 이런 점은 좀 서로 바꾸려고 노력해보면 안될까?" 라고 넌지시 말씀을 건내 보시는게 좋을 듯 하네요. 교정이라는게 한 번에 해결되는 쉬운 일이었다면 세상 이렇게 힘들지는 않겠죠~~!! 웃으면서 넘기실 묘책을 한번 생각해보세요~~ 꾸벅

  • 2. 저는
    '07.7.10 12:58 PM (210.123.xxx.117)

    그런 일도 별로 없지만 남편이 뭐라고 하면 최대한 불쌍한 포즈로 방구석에 가서 손 들고 섭니다. 그리고 남편 들으라고 주절주절하죠.

    잘못했습니다 제가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그렇지만 알고 보면 뭐 그렇게 죽을 죄도 아닌데 그래도 제가 잘못한 거겠죠? 남편이 000했을 때는 제가 아무 말도 안했는데 그것도 몰라주는 게 서운하지만 그래도 제가 참아야 하는 거겠죠? 앞으로는 아무 말도 안 하고 입다물고 있겠습니다 어쩌구 저쩌구.

    이렇게 불쌍한 척, 억울한 척을 하면 남편이 어이없고 우습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해서 사죄하러 옵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제가 구석에 가서 손만 들라치면 잘못했다고 끌고 오지요.

  • 3. EXIT
    '07.7.10 1:22 PM (121.147.xxx.170)

    저는 님은 상당한 내공을 갖고 계시네요 ㅡ,.ㅡ 부럽습니다.

  • 4. 가부장
    '07.7.10 4:37 PM (125.185.xxx.208)

    엄청 가부장적인 환경에서 자란 저희 남편. 시집 남자들 정말 집에서 손가락 하나 까딱안합니다.그리고 여자위에 군림하려들구요. 성격은 다들 어찌나 까칠한지..
    물론 저희 남편도 처음에는 그랬어요.
    저는 '칭찬'요법과 '사생결단'요법을 같이 썼구요. ㅎㅎㅎ
    '나는 ~라고 생각해'라거나 '~해줬으면 좋겠어' <- 이 말들을 저는 조심스러운 의견제시라고 생각했는데 그 말이 꼭 자기를 가르치려드는 것 같다고 해서 엄청 싸웠어요. 저랑 그런식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면 선생님한테 혼나는 아이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존심 상한데요.
    그래서 저는 남편이 무언가를 잘하면 오버해서 칭찬하기(쫓아다니면서 엉덩이 두들겨주고, 난 너무 행복한 여자야~를 반복), 보상물 주기(집안일 하고나면 간식을 만들어준다거나, 잠시 왕처럼 떠받들어주기, 발씻겨주기, 안마하기 등등), 사생결단내기(정말 고쳐지지 않는 버릇에는 내가 이 자리에서 죽으리란 각오로 싸우기 ㅎㅎ)
    지금은 칭찬과 보상, 사생결단 없어도 알아서 너무 잘해요. 가끔 원래 버릇 나올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자기 요즘 너무 피곤한가봐. 오늘은 00 하는 것을 잊었나보네? 내일부터는 잘 해죠~ 오늘은 내가 서비스 쏜다~'이러고 농담처럼 넘어가줘요.
    저희도 이제 겨우 1년반밖에 되지 않은 신혼이지만, 시집 사람들이 놀랄정도로 저희 남편이 바뀌었습니다. 하나만 기억하세요. 남자들은 모두 자기여자는 행복해했으면 한다는겁니다. 평소에 남편과 결혼해서 얼마나 행복한지(아니더라도..ㅎㅎ) 수시로 말해주고,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을 때 '현재의 나는 충분히 불행하다고 느낀다. 난 당신과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를 반복해주면 왠만한 남자들은 자기 여자가 행복해하는 방향으로 조금씩 바뀌어가요. 그 시기가 오래걸리냐 짧게 걸리냐의 차이.
    저희도 처음엔 살림 다 부셔가면서 싸웠고, 이렇게 살바엔 내가 죽어버리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우울증이 찾아오기도했지만 지금은 싸울일도 없이 잘 지냅니다. 제가 욱하는 성격인데, 남편을 바꾸면서 저도 같이 바뀌어가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싶어서 감정을 다스렸더니, 저 역시 욱하는 버릇이 많이 없어졌구요..
    부부는 같이 바뀌어가는거에요. 누구만 일방적으로 조련하는게 아니구요..^^
    원글님 남편과 서로 잘 협력하셔서 행복한 가정 만드세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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