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주말에 있었던 일...

넋두리 조회수 : 2,363
작성일 : 2007-07-09 11:27:23
주말새 있었던일 그냥 애 둘 키우는 아지매의 넋두리 입니다...

토요일에 친구 딸애 돌잔치가 있었습니다.
오래된 친구고 분위기상 이런날에 다른 친구들도 부부동반해서 애기들 동반하고 모입니다.
강남의 근사한 한정식집인 용*산에서의 잔치이고, 분위기도 그렇고 울 남편한테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울 신랑 날씨도 덥고 그냥 집에 있겠다고 하더군요. 그렇다고 우리 남편 저 맘 편히 절대 보내지 않습니다.
자기 먹을 저녁은 당연히 해 놓아야 하는 거고, 언제 올거냐며 떠나기 전부터 재촉합니다.
남편한테 애 둘 맡기고 혼자 돌잔치 가는  제 마음도 편하지 않습니다.

작은애는 이제 6개월이라 데려 가는 것은 어렵고 큰애는 이제 3살이니 제법 데리고 다닐만 해서, 제가 큰애는 데려 가겠다고 했습니다.
혼자 애기 둘 보는게 쉽지 않은지라 그러라고 하더군요.

돌잔치는 6시부터 9시까지 였습니다. 집에서 5시쯤 나가서 전철타고 마을버스타고 힘들게 힘들게 도착하니 6시 30분이더군요.
손님이 거의 다 모일때쯤 7시에 돌잡이 행사로 시작해서 7시쯤부터 식사가 제공되었습니다.
코스로 먹는 식사이다보니 제맘 대로 빨리 먹을수도 없고, 식사는 8시 30분쯤 끝났습니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대화도 잘 못하고 밥만먹고 8시 30분에 헤어 졌습니다.
집에 갈때는 택시를 타고 가야겠다 생각해서 친구들과 헤어지고, 혼자 식당을 나왔습니다.
번화한데가 아니라 택시도 잘 안 잡히더군요.
기다리다 기다리다  그냥 아들 손 잡고 전철역으로 걸어갔습니다.
예전 삼풍백화점 자리에서 교대 역까지 애기 걸음으로 꽤 걸리는 거리입니다.
울 아들 힘들다 그래서 안고 가다가, 제가  힘들면 걸려서 가다가... 둘다 땀빼고 힘들게 전철역까지 갔습니다.
그렇게 전철역에 도착하니 9시쯤 되었습니다.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이제 전철탄다고..." 인제 떠나? " 울 남편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 하더군요...
" 식사가 코스로 나와서 8시30분쯤 끝났어...끝나자마자 떠났어..." 이런 사실을 변경같이 하는 내 자신도 너무 싫었습니다.
전철타고, 집에 오니 거의 10시더군요. 울 아들 졸리다고 전철역와서 집까지 업고 왔습니다. 아직도 팔이 아프네요...

집에 왔더니, 울 남편 " 지금이 몇신데 이제 오냐. 애 졸린데 빨리 빨리 와서 씻고 재워야지..."
꼭 그렇게 밖에 할말이 없었을까요? 저도 너무 화가 나서 말했습니다.
" 늦은건 잘못했다치고, 애 데리고 혼자 힘들지 않았어? 한마디 물어봐주면 안돼? "
울 남편왈 " 내가 데리고 가라고 했어? 니가 데려 간다고 했지? 힘든거야 당연하지 힘들지 몰랐어?"
어쩌면 남편말이 맞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운한 맘은 어쩔수가 없네요...

그리고 떠나기전 저녁 챙겨 먹으라고 더운날씨에 땀 흘려가며 육개장 잔뜩 끓여 놨는데 먹지도 않고 바나나 두개만 먹었다고...
미안한 맘 가지라는 걸까요? 마누라는 좋은 식당가서 실컷 먹고... 남편은 집에서 애보며 밥 굶었다고?
제가 너무 비약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울 남편 너무 밉습니다.

애 둘 키우며 직장다니는 저한테 살림 못 한다고 구박만 하지 수고한다 힘들지 한마디 없습니다.
그렇다고 저 살림 못하지 않습니다. 자랑할 만큼 잘 하진 않지만, 아침 꼭 챙겨주고, 주말엔 외식한번 없이 하루 세끼 꼬박 챙겨 줍니다.
자기밖에 모르고 너그롭지 못한 남편이 점점 미워지네요...








IP : 210.124.xxx.2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7.9 11:47 AM (211.35.xxx.146)

    "애 둘 키우며 직장다니고, 살림도 잘 하시고, 아침 꼭 챙겨주고, 주말엔 외식한번 없이 하루 세끼 꼬박 챙겨 줍니다"-----------정말 잘 하고 계시는데 남편분이 복에 겨우시네요(죄송~)

    저는 아기 하나에 직장다니고, 아침은 안먹구, 주말에는 거의 외식해요.
    그래도 원글님 남편분보다 저희 남편이 훨~ 씬 잘하네요.

    아가 보느라 힘드셨겠지만 그래도 좀 심하시네요. 남편교육이 조금 필요하신거 같네요.

  • 2. zoo
    '07.7.9 11:49 AM (155.230.xxx.16)

    속 상하시겠네요. 울 남편도 제가 어디 갈려고 하면, 밥에 간식까지 챙겨 놓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주말엔 외출 아예 안 합니다. 어쩌다 버릇이 저렇게 되었는지.. 너무 속 끓이지 마시고.. 털어 버리세요. (잘 안되지만) 주위에선 남자가 40살 넘어가면 철이 좀 든다고 하더라구요..정말 그랬으면 좋겠네요.. ㅋㅋ

  • 3. 진짜
    '07.7.9 12:39 PM (211.111.xxx.76)

    속상하시겠어요. 어제 날씨도 정말 더웠는데..애데리고..전철역까지 가까운 거리도 아니쟎아요.
    남편이랑 좋을때는..다 좋쟎아요. 하지만..작은거라도..맘이 상해있을때는 정말 오해하게 되고, 마음 더 상하게 되고..무엇보다 상대방이 나를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제일 커지쟎아요.
    저도 그렇때문에 참 힘들고, 그러지 말아야지 싶으면서도 일단 맘이 상하면 그렇게 마음을 먹기가 쉽지 않은것 같아요. 어제 어떤 글을 읽었는데..상대방이 내 맘을 알아주기를 바라는건 정말 어리석은짓이라고 합니다. 결국 본인이 마음이 편하고 행복해야 상대방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고, 너그러워지는것 아닐까요. 나는 더운데 뭐도 해줬다..이런 생각 하지 마시고, 그냥 본인 마음이 흐르는대로 하시면 좋을것 같습니다. 물론..상대방을 무시해라, 혹은 이기적이 되라는 말이 아닙니다.

  • 4. 위로
    '07.7.9 12:56 PM (210.180.xxx.126)

    어찌 20년전의 제 남편을 묘사한것과 똑 같은지.
    좋아해서 결혼은 했지만 , 그 당시에 힘들땐 애도 어리고 사느라 바빠서 남편 버릇 고쳐볼 엄두도 못내고 속으로 얼마나 증오를 했던지...
    지금 생각하니 새삼 미워집니다.

    근데 지나고 보니 윗분 말씀 처럼 내가 이렇게 했는데 너는 왜 그걸 알아주지 않고 나한테 못되게 구느냐 하는 생각에 분해서 죽어버리고 싶었거든요.
    정말 이꼴 저꼴 안보고 나 없이 잘 사나보자 하는 극단적인 심정이었지요.

    이러저러 살다보니 어느새 25년쯤 되었는데 남편 나이 마흔지나니 개미눈물만큼씩 변하긴 합디다.
    저절로 변하게는게 아니라 바깥활동하면서 여러 사람들(남녀)을 만나서 남의 얘기를 들으면서 정말 조금씩 조금씩요...

    지금 쉰넷인데 예전에 비하면 용 되었습니다.
    밥은 혼자 안차려먹어도 최소한 심통은 부리지 않고 외려 안차려 먹은걸 미안해 하는 경지 까지 되었으니까요.

    저처럼 쉰 될때 까지 꾹 참지 마시고 기분 좋을때 잡아서 조곤조곤 함 얘기 나누어 보세요.
    당신이 이러저러할때 나는 기분이 이렇고 저렇다 라고요.

  • 5. 남편은
    '07.7.9 1:11 PM (58.226.xxx.221)

    남편이 아니구 애라지요.. 어이없는건 우리나라 대부분의 남편들이 저러하다는것..
    남얘기가 아니라서 한숨만 나네요.. 현명하게 좋은결과 얻으시길 바래요..
    웃으며 대화하는게 제일 좋은방법 같아요..

  • 6. 이런...
    '07.7.9 1:52 PM (163.152.xxx.46)

    우리 남편 만만세입니다.
    어제 직장동료 결혼식이 있어서 애 데리고 간다고 했더니 둘다 두고 가라고.
    시댁 데려가서 저녁 먹이고 씻겨서 데리고 왔더군요.

  • 7. 넋두리
    '07.7.9 3:21 PM (210.124.xxx.253)

    모두들의 한말씀에 기운얻고 살렵니다.
    이럴때 혼자 꿍하고 있는거 보다, 남한테 얘기하다보면 꼭 우리 남편만의 일은 아니라... 애석하게도 대한민국 다수의 남자가 그러하다는 얘길 들으며 조금은 위안을 삼습니다. ^^

  • 8. 큰아들
    '07.7.9 3:37 PM (84.190.xxx.215)

    큰 아들 이라니까요. 큰아들...
    요즈음 신 세대들은 저러면 시어머니한테 A/S도 요구 한다지만...
    저는 진짜 반품 하고픈 마음이 굴뚝 같은걸, 다른걸로 교체해 봐야 그게 그거 일거 같아서....
    포기 하고 그냥 씁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1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1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7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2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5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6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19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11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1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4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5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04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3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19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43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09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5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3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3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3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5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5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67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9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6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1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06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5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