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비가 오면 오는대로 안오면 안오는대로...

키씽유 조회수 : 463
작성일 : 2007-07-04 10:30:35
비가 무지 많이 오네요.

이런저런 잡생각 사이에  케케묵은 옛날 일들도 생각이 나고...

항상 ‘엄마의 부재’라는 죄책감을 내게서 떨치지 못하게 하는

두 아들내미들 유치원은 잘갔나 걱정도 되고

늘상 그렇듯이 이 어설픈 딸이 세상최고인 우리 어무이 아부지도 보고 싶네요.




학교다닐적에 이렇게 비가 엄청나게 오면

신발이며 양말이며 바지 밑단까지 홈빡 젖었더랬는데.

그 축축하고 후덥텁한 느낌이 너무 싫었었는데.

우리 태현이랑 건후도 여분 양말 챙겨보낼걸 그랬나...





엄마랑 둘이서 푹신하고 커다란 베게 옆구리에 끼고 둥글둥글 누워서

새로 나온 로맨스소설 예닐곱권씩 쌓아놓고 읽다가

귀찮다는 엄마 졸라서 바싹 구운 부침개 젓가락으로 쪽쪽 찢어먹으면

세상에 부러울게 없었는데...





엄마...이젠 낯선 돋보기 껴고 쑤시고 닳은 무릎 안고...

지금 혼자 책 보고 계시우?




몹쓸 놈의 당뇨....

예전 여름철엔 냉장고 가득하게 비비빅 채워놓으시고 그렇게 좋아하시더니..

그 좋아하는 아이스케키도 못 자시고 뭐 하고 계시우?





이렇게 커서 공부하러 서울가버리고

시집가서 지 살기 바빠 얼굴보기도 힘들 딸...

뭐한다고 그렇게 애지중지 키우셨수.

그 힘들고 모진 시절에 뭐한다고 그리 애써가매 추운 바람한번 안쐬우고 날 키우셨수.





그냥 나도 좀 시키지. 그랬으면 엄마무릎 조금 나중에 아팠을거 아니야.

딸하고도 속썩는거 좀 나누지. 그랬으면 우리 엄마 조금 천천히 늙었을거 아니야...





엄마...이렇게 보고싶구로.

비오면 비와서 보고 싶고

날 좋으면 하늘 좋으면 또 그래서 보고싶구로...

뭐하러 그랬어.



어무이 보고싶소....



IP : 210.183.xxx.188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가...
    '07.7.4 10:49 AM (210.221.xxx.16)

    비 오면 쓸쓸할 엄마를 생각해 주렴.

    비 속에 나 혼자 출근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엄마를 가끔은 기억해 주렴.

    바짓 가랭이 적시지 않고 비 오는 날 머리 감고 나가지 않아도 되니까

    방학이어서 참 다행이구나.

    하고 혼자 앞이 보이지 않는 올림픽도로를 운전하던 엄마를

    그래도 가끔은 기억해 주렴.


    퇴근 무렵

    "아직 회사? 몇시에?"

    하고 살짝 건드려 주는 네가 반가운 것을

    아가 . 넌 알고 있니.....

    말 할 수 없이 헛헛한 가슴일 때는

    그래도 그 기억으로 살아 갈 것을 너도 알게 되겠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682630 자유게시판은... 146 82cook.. 2005/04/11 154,593
682629 뉴스기사 등 무단 게재 관련 공지입니다. 8 82cook.. 2009/12/09 62,251
682628 장터 관련 글은 회원장터로 이동됩니다 49 82cook.. 2006/01/05 92,532
682627 혹시 폰으로 드라마 다시보기 할 곳 없나요? ᆢ.. 2011/08/21 19,988
682626 뉴저지에대해 잘아시는분계셔요? 애니 2011/08/21 21,684
682625 내가 투표를 하지 않는 이유 사랑이여 2011/08/21 21,396
682624 꼬꼬면 1 /// 2011/08/21 27,428
682623 대출제한... 전세가가 떨어질까요? 1 애셋맘 2011/08/21 34,621
682622 밥안준다고 우는 사람은 봤어도, 밥 안주겠다고 우는 사람은 첨봤다. 4 명언 2011/08/21 34,821
682621 방학숙제로 그림 공모전에 응모해야되는데요.. 3 애엄마 2011/08/21 14,867
682620 경험담좀 들어보실래요?? 차칸귀염둥이.. 2011/08/21 17,008
682619 집이 좁을수록 마루폭이 좁은게 낫나요?(꼭 답변 부탁드려요) 2 너무 어렵네.. 2011/08/21 23,227
682618 82게시판이 이상합니다. 5 해남 사는 .. 2011/08/21 36,212
682617 저는 이상한 메세지가 떴어요 3 조이씨 2011/08/21 27,418
682616 떼쓰는 5세 후니~! EBS 오은영 박사님 도와주세요.. -_-; 2011/08/21 18,321
682615 제가 너무 철 없이 생각 하는...거죠.. 6 .. 2011/08/21 26,652
682614 숙대 영문 vs 인하공전 항공운항과 21 짜증섞인목소.. 2011/08/21 74,125
682613 뒷장을 볼수가없네요. 1 이건뭐 2011/08/21 14,566
682612 도어락 추천해 주세요 도어락 얘기.. 2011/08/21 11,634
682611 예수의 가르침과 무상급식 2 참맛 2011/08/21 14,375
682610 새싹 채소에도 곰팡이가 피겠지요..? 1 ... 2011/08/21 13,404
682609 올림픽실내수영장에 전화하니 안받는데 일요일은 원래 안하나요? 1 수영장 2011/08/21 13,653
682608 수리비용과 변상비용으로 든 내 돈 100만원.. ㅠ,ㅠ 4 독수리오남매.. 2011/08/21 26,059
682607 임플란트 하신 분 계신가요 소즁한 의견 부탁드립니다 3 애플 이야기.. 2011/08/21 23,558
682606 가래떡 3 가래떡 2011/08/21 19,770
682605 한강초밥 문열었나요? 5 슈슈 2011/08/21 21,829
682604 고성 파인리즈 리조트.속초 터미널에서 얼마나 걸리나요? 2 늦은휴가 2011/08/21 13,819
682603 도대체 투표운동본부 뭐시기들은 2 도대체 2011/08/21 11,942
682602 찹쌀고추장이 묽어요.어째야할까요? 5 독수리오남매.. 2011/08/21 18,112
682601 꽈리고추찜 하려고 하는데 밀가루 대신 튀김가루 입혀도 될까요? 2 .... 2011/08/21 21,848
1 2 3 4 5 6 7 8 9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