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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는데요...

비오는날 조회수 : 1,079
작성일 : 2007-07-04 09:38:03
어제는 좀 기분이 묘했어요.
시모님께서 아이용품 이런저런 것을 얻어오셨는데 상당히 낡은 것들이어서 허탈한 마음이 들었나봐요.
시가의 가족들이 말로는 아이를 참으로 귀히 여기는듯 해도 아이에게 참으로 정성없고 생각이 없다는
느낌을 받을때 여자에게 결혼이란 이래서도 힘이 드는구나 싶었습니다.

출산 1주일 전까지도 출근하며 생활했고 시모님을 제 마음으로 신뢰할 수 없어 아이를
맞기고 회사를 나가기가 두려워 전업주부의 길을 가는데요.

아이 백일 전에 제게 미용기술 배울 생각이 없냐고 물으시길래 단호히 싫다는 표현을 했지요.
그런데도 한참 후에 또 한번 그러시더군요. 저는 그 직종과 거리가 먼 업무를 했고 지금도 회사의
배려로 집에서 어느 정도의 업무를 주셔서 경제적인 도움을 받고 있어요. 그 점이 참 감사해요.    

제 소유의 집을 가지고도 나중에 팔아서 큰 집 살때  보태라고 하시는데 참 어이가 없어서
친구들 친정어머니께 우리 시모님 왜 그러실까요? 그랬더니 이해가 안 된다고 하시대요.

저는 결혼 전 친정어머님이 돌아가셨거든요.
산후 조리원도 못가게 하시고 당신 직접 산바라지 해 주시겠다고 하셔서 응했었죠.

매일 한결같이  미역국, 우거지, 된장지짐, 밥 이렇게 삼칠일을 주시니까
아버님이 에미 계란후라이랑 두부 좀 부쳐주라고 하시지만 생각이 없으신지 일관되게
나가시더군요. 저는 아이에게 모유먹이면서 딱 세끼만 먹었어요. 밥 한그릇씩만요.

새벽에 아이에게 모유주고는 그 시간때에 꼭 허기가 지더군요.
지금생각하면 아이에게 영향이 부족했겠구나 싶어서 미안해요.

지금은 분가했고 종종 찾아 뵙지요.

아이에게 좋은 어른들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어요. 시누이가 시모님이나 시부님께 소리소리 지르고
제 남편과 제가 혼자 하는 말에도 말 꼬리잡으며 신경질부리고 그런것들 보면서 참 아니다 싶더군요.
당신 딸에게 심리상담 받게 하면 좋겠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그런 도움 원하지 않아요.

감사하는 마음을 늘 간직한다면 사람이나 사물에게 자신의 잣대만을 대어 자신이나 타인에게
상처주지는 않을 텐데요.

책의 한구절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고 하는데요
어떻게 하면 제 마음 조용히 다스리고 그저 나와 다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상처없이 수용하게
되는지를 알아가고 싶어요.

결혼 전에 제가 인식하기를요,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의 만남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그런 감이
라도 잡을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내가 너무 뭘 몰랐구나 싶어요.

친정에서나 학교, 직장에서나 이렇게 의외의 인물들을 만나보지 못했었죠.
저도 심리상담 받았었는데요. 선생님이 그러시더군요. 시댁의 가족들 그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요.
그리고 제가 그동안 대인관계에 있어 참 운이 좋았다고 하세요. 가족과 학교, 직장등등에서요.

그래서인지 저는 갈등관계에 무척 약했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순진한 마음이었겠죠...
시부모님을 정말 부모님처럼 느끼려 했었고 시누이들에게도 자매애를
느낄 수 있는 관계이기를 소망했었던거요.

사람들 자체를 경멸하고 싶지는 않아요. 고수 며느리들 처럼 그저 사실로 인식하고 감정의 흔들림
없이 나를 지키며 나 자신의 고귀함에 흠 없이 살고 싶은데 말이죠.

저 보다 더 열악한 환경에서도 지고지순하게 살아오신 마음 따뜻하고 지혜로운 며느님들께 박수를
드립니다. 비오는 날을 참 좋아하는데요. 문득 친정어머님의 미소가 가슴에 새겨져 이렇게 우리들
사랑방에 와 봤어요.

며느리들여 우리의 행복을 가꾸며 살아갑시다.
IP : 210.0.xxx.2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7.4 9:46 AM (61.106.xxx.85)

    내가 우선이 되는 삶을 꾸리시길 빕니다
    결국은 나의 선택이니깐요
    저도 하늘에 계시지만 어디서라도 저를 쳐다보시고 계실 친정어머니 생각하면서 ....
    아! 그리고 제가 터득한것 하나
    사람은 변하지않아요 원래 그사람인걸 우리가 모르고 있었던지요
    갈수록 혜안이 밝아지시길~~~~

  • 2. 글쎄요
    '07.7.4 9:56 AM (220.123.xxx.58)

    그냥 시부모든 내 부모든 남편이든 기대 많이 안 하면 서운할 일도 없다...가 제 생각입니다.
    이러는 저도 그렇게 마음 가볍게 살진 절대 못 합니다만...

    저같은 경우엔 그냥 이리저리 무심히 살아요.
    그러니, 차라리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그런 거죠. 나도 드린 거 없으니, 못 받아도 크게 서운하지 않은 그런 거...라고 아실라나요? ^^

    처음엔 저도 의무감에서라도 아주 잘 하려고 했지만, 그게 마음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것이다 보니...
    알아주지 않으면 불만이 가득차고, 난 이만큼 했는데, 뭐냐? 이런 생각들더라고요.

    그리고, 우리 시부모님들은 사 주신 건 물론이거니와 뭐 하나 얻어다 주신 적도 없습니다.
    그나마 그 댁은 손자한테 관심이 있으신 것 같은데요.^^;

    또, 여러가지 이야기 중엔 작은 예를 드신 거겠지만...산후조리를 전 친정에서 했지만, 전 병원 퇴원한 그 다음날부터 제가 밥 차려 먹고 했습니다.
    친정에 더 큰 일이 터졌었거든요.

    쓰다 보니, 제가 시가 역성 드는 것 같은데요. ^^;
    저도 시가...라면 정말 고개 돌리고 싶은 사람이지만...그래 봤자 나만 힘들더라고요.

  • 3. ,,
    '07.7.4 10:51 AM (210.94.xxx.51)

    시댁은 in-law 죠.. 혈연이 아니라,,
    남편도 법적인 관계, 그렇지만 남편이라는 존재는 내가 겪고 선택한거고 경제를 나누고 살을 섞으며 사는 존재죠.

    저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솔직히,, 시댁식구들이 "우리 가족" 이라는 느낌은 안들어요. 말은 그렇게 할때에도 웬지모를 이물감..
    마음의 소리를 들어보면,,,,, 시댁식구는 시댁식구일 따름이에요.

    너무 기대하지 마세요.. 기대하는 만큼 실망도 큰법이래요.

  • 4. 생각하기나름...
    '07.7.4 11:05 AM (121.140.xxx.41)

    시집와서 첫 일년은 매일 울면서 잠이 들었더랬어요
    친구들에게도 친정엄마에게도 도저히 말 할 수 없었죠....
    저희 시부모님들 정말 정 많고 착하고 마음도 약하고 배풀기를 좋아하신는 분들인데....
    그때 저희 시댁이 식당을 하고 계셨거든요
    위에 제가 말한 시부모님들의 성격때문에 항상 친구분들이 식당에 모이셨고
    식당 영업이 끝나면 술판이 벌어집니다(사실 영업 끝나기전에 시작하는 경우가 더 많았죠)
    그럼 항상 술판의 끝은 저희 시부모님의 싸움으로 끝이나죠
    그럼 저희 시부모님 꼭 자식들을 부르셨어요.... 싸움을 말려달라는 의미겠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싸움의 강도가 점점 세지고 막판엔 물건을 던지는 경지까지 갔고
    누가 신고를 했는지 경찰이 오기도하고....
    저는 저희부모님 싸우시는거 한번도 못보고 자랐어요
    솔직히 어른들은 안싸우는줄 알았어요... 아마 그래서 엄마한테 더욱 말하지 못한거 같구요
    나중에 저희 친정엄마께 말씀드렸더니....
    "하하하~~ 다들 그렇게 싸우면서 사는거다"하시더군요... 어이없었죠....
    이게 13년전 일이구요 지금은 별로 크게(?)싸우시지 않고 ㅋㅋ
    여전히 티격태격 많이 하시긴 하는데 두분다 너무 사랑하시는 한 방법인거 같더라구요
    저희부부요? 저희도 무지 싸우지요... 별명이 엽기부부랍니다 (아는사람만 안다는...)

    지금은 저희 시부모님 무슨일이든지 아들딸 보다 저한테 먼저 상의하시구
    제 말이라면 무조건적이십니다....
    제 자랑 하려구 말씀드리는거 아니구요
    13년 살면서 저희시댁집안 무지 파란만장했어요
    정말 저 무지 순지했었고 세상물정몰라 저희신랑이랑 시댁만나
    사업실패, 집경매, 사기당하고, 야반도주, 시누뒷치닥거리.....시댁땜에 참 별의별일이 다 있었답니다
    지금은 산전수전 공중전에 수중전까지.....ㅎㅎㅎㅎㅎ
    그래두 시부모님과 시누이랑 잘 지내고 있는건 바라지않고 무조건 주시려는 마음때문인거 같네요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으면 뭐하겠어요...있는데 주지않는게 더 밉죠
    아무것도 없어도 주려고하시고 항상 "고맙다 ...고맙다 ...네가 최고다 ...우리 며느리같은 애가 없다..."
    빈말이라도 그렇게 해주시니 정말 내가 최고인줄알고.....
    시부모님들께서 며느리 다스리시는 방법(?)
    아니, 며느리는 바라보시는 각도를 조금만 바꾸신다면
    저처럼 내가 최고며느리인줄 알고 더 잘해보려고 노력할텐데....ㅋㅋㅋ
    어쨌든 일단은 시부모님의 좋은점만 보려구 노력해보세요
    생각하기 나름이고 내가 생각하는데로 이루어질꺼라고 믿어보시구요
    너무 힘들면 쉬어가세요

  • 5. 인복~~
    '07.7.4 11:06 AM (220.75.xxx.138)

    저도 사회생활하면서 만난 사람들, 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다~ 제게 호의적이었고 절 배려해줬고 저 보다 뛰어나고 좋은 사람들이었어요.
    돈받는 일하면서 전 참 배려를 받아가며 돈도 벌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그런편이라 일을 떄려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대 안들정도랍니다. 물론 제 노력도 없지는 않았겠지만요.
    근데 결혼해 만난 시어머니, 너무 매정하고 인색하고, 사람을 부리시는편이시더군요.
    며느리는 거저부리는 일꾼으로 생각하시는..
    원글님표현대로 제가 그동안 너무 좋은 사람들만 만나서 결혼해 충격이 참 컸습니다.
    전 시어머니 인복은 없나봐요. 시집에 가면 상처만 받기에 정신건강을 위해 자주 안가는편이죠.
    결혼으로 인하여 맺어진 가족들 아직까지는 가슴에 와 닿을 만큼 가족이라 느껴지진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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