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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글썼던 사람이에요.

애던진남편 마눌 조회수 : 1,479
작성일 : 2007-07-03 23:50:37
밤새 뒤척뒤척하다가 그래도 몇시간 잤네요.
작은애도 밤에 잘 못자더라구요. 졸려서 눈도 못뜨면서 두세번 깼던거 같아요.

어제 답글 달아주신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일로 다시한번 저도 제 자신을 돌아볼수 있었던거 같아요.
사실, 저도 남편도, 요새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여유가 많이 없는건 사실 입니다.
아무래도 그래서 서로 욱 했던거 같고...
아침에 부시시 일어나서 아이들 옷 입히고 있는데 남편이 옆으로 오더군요.
두눈 찢어지게 째려 보면서 말했습니다. "당신 애 한테 사과해. 미안하다고 해. 애들도 다 알어."
했더니 쑥쓰러운지 말은 죽어도 안하더군요. 그러더니 애들 양말 신켜주고 신발 신켜 주고...
아침시간에 원래 서로 정신없는 터라 얘기는 하나도 못했지만,
남편도 자기 잘못한건 인정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이제 결혼 5년째에 접어 들고 있습니다.
지나면 지날수록 결혼은 현실이구나 하는 말이 정말이지 가슴에 와 닿고...
이런 일이 있을때 마다, 현명한 와이프, 현명한 엄마가 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에 제 스스로가 싫어지기도 합니다.

시아버지가 아이 뺨 때린건 정말 지금 생각해도 울컥 합니다.
그때 남편이 제 대신 시아버지한테 소리 지르긴 했습니다.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
전 너무 놀라서 손이 덜덜 떨리더군요. 얼른 아이를 안아주고....아침 밥 하다 말고 애 데리고 나갔었습니다. 심장도 벌렁 거리고, 손도 떨리고, 눈물도 너무 나서 도저히 아무일도 못하겠더라구요.
예전에 남편 이야길 들으니, 아버님이 한 성질 하시는 분이시더라구요. 남편 고등학교 다닐때까지만 해도 밥상 엎으실 정도였고... 더 젊으셨을땐 스포츠 경기 보다가 응원하던 팀이 지면 옷도 찢고...
암튼 보통 성격은 아니시구나 했는데... 제가 걱정하는건 남편이 은연중에 그런걸 닮으면 어떻하나 하는겁니다. 사실 남편은 시어머니 성격이라 온순하고 속도 깊고 그러긴 한데요... 그래도 핏줄이 어디 가나요...
오늘 저녁에 남편하고 잘 얘기 해 보려 합니다. 님들 말씀 해 주신것 처럼 이성적으로... 남편 심정도 잘 다독거려 주면서..(솔직히 이 부분 자신 없습니다. 아직 제가 내공이 부족한가 봅니다. ^^;)

암튼 답글 정말 감사합니다.
이럴때 82가 정말 좋습니다. 하하~~  
IP : 208.54.xxx.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7.4 12:19 AM (220.123.xxx.58)

    저희 시부께서도 성격이 정말 상당하시고, 남편도 욱하면 시부 성격 나오는 사람인데요.
    그런데도 아이들한테 소리 지르고, 아이들 함부로 대하는 어른들 정말 제대로 안 봅니다.
    특히나 손 대거나 하면요.

    남편 분 아주 크게 잘 못 하신거고, 게다가 할아버지란 분이 선자 얼굴에 손을 대시다니요...
    님 글 잠깐 보다 말았지만...그리고 님은 마음을 어느 정도 추스린 듯 보이는데 다시 파도 일으키는 건 아닐까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남편 분 뭐가 쑥스러워 사과를 안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도 인격체인데, 사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건 아니건 사과해야 한다고 봅니다.
    전 제가 이성적으로 주체 못 하고 소리지르거나 하고 나면, 어릴 때부터 반드시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그리고, 아이를 던지다니요...정말 사고란 한순간인데...어쩌시려고 그리 험한 행동을...참...

  • 2. ^^
    '07.7.4 12:27 AM (210.117.xxx.139)

    어제도 답글 달았던 사람인데, 갑자기 생각이 났어요...
    저희 시어머님도 한성격 하시거든요. 남편이 어려서 좀 많이 우는 편이었던지...
    저희 어머님이 남편을 안고 기차 타고 서울에 올라오는 도중에 남편이 그렇게 울더래요.
    그래서 기차에 앉아있지도 못하고 차량 중간에 계속 나와 계셨던가봐요...
    계속 안고 달래는데, 그래도 남편이 계속 우니까 저희 어머님 정말 달리는 기차에서 애를 던지고 싶었다고.....ㅡㅡ;;;;

    남편도 아버님 성격이 잘 못 되었다는걸 아니까 말은 안해도 그 부분에선 더욱 반성하고 조심하고 계실 듯 합니다.
    여러모로 힘들고 바쁘신데 남편과 잘 의논하셔서 육아에서 역할분담 잘 하세요.
    그리고 왠만하면 시아버님께는 자주 가지 마시고...-_-

  • 3. 어머.
    '07.7.4 11:07 AM (211.176.xxx.68)

    시부가 아이 뺨을 때려요?
    어젠 그걸 못보고 댓글을 달았네요.
    그런 일이 있었으니 더 감정이 상하셨겠어요.

    이번 기회로 아마 남편분이 좀 주늑이 드셨긴 했을텐데..
    더 다잡으셔야 겠어요.
    (전 그런거 모르고 댓글을 써서 님께 이해하라는 식으로 썼던거 같아요. )

  • 4. 경험
    '07.7.4 11:08 AM (210.180.xxx.126)

    남편이 미안해하는건 틀림없습니다.
    꼭 미안하다고 말은 하지 않더라도 용서해주세요.
    오래 살아보니까 삶이 똑 떨어지는 나눗셈이 아니더군요.

    '미안하다고 말 안한건 사과를 안 한거나 다름 없다'고 생각하실 분도 계시지만 인간의 일인데 어떻게 자로 잰듯 되나요?

    그리고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것은요, (저도 결혼 20년 넘어 깨닫고 쓰는 방법입니다)
    남편에게 가능하면 칭찬을 해주세요.(속으로야 미운거 말도 못할때도 많죠)

    "당신은 성질 급한 아버님 안닮고 정말 좋으신 어머님 닮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당신 클 때 아버님 때문에 많이 힘들었겠네. 그래도 내가 복이 많아서 당신이 아버님 성격 안닮았나봐"

    뭐 이런 식으로 은근히 세뇌를 시켜보세요.
    본인도 자기 성격이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욱 할때도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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