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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해야 하는데 일은 하기 싫고 어떤 의사 이야기...

아아 조회수 : 2,140
작성일 : 2007-07-03 13:16:08
오늘따라 의사, 병원 얘기가 많지만... 생각난 김에 수다 떨고 싶어서요.

예전에 쓸개 땜에 엄청엄청 고생했었어요.

근데 이게 아프기는 무지 아픈데 아파서 막상 응급실에 가면 통증이 사라지거나 아니면 검사 순서 될 때 기다리다가 통증 사라지기를 수십 번 했어요. 저는 복부부터 등까지 아프더라구요. 등을 펼 수가 없어서 구부정한 자세로 웅크리고 엉엉 울었지요. 정말 애 낳는 것보다 더 아팠어요. 그런데도 어디가 아픈 건지 아무도 못 잡아내는 거예요.

서울 시내 안 돌아다닌 응급실이 없습니다. 아, 경기도도 많이 갔군요.

Y병원에서는 위염인 거 같다고 하더라구요. 온갖 검사 다 하고 어쩌고.. 그러다가 결국 증상 사라져서 허탈하게 집으로...

S병원에서는 응급실로 갔더니 식도염일 거라고.. 날 잡아서 내시경 했는데 멀쩡했어요. 그 병원 가정의학과 갔더니 별별 검사 다 하더니 초음파 검사 하고 나서 쓸개에 돌이 있네요 하더라구요. 그래서 너무 반가워서 (?) 그럼 그 돌 때문이겠네요? 그랬더니 담석 갖고는 등까지 절대 안 아프다고 다른 원인일 거라고 찾아보자 하더라구요. 그 의사 지금은 병원 옮겨 TV에 무지 잘 나오는데요... 볼 때마다 얼굴에 오선지를 내주고 싶어요. 물론 의사도 오진할 수는 있지만 그 뒤로 몇 달을 얼마나 고생했는지.. 제 심정이 그렇다는 거죠.

경기도 S시의 C병원 응급실에서는 다시 식도염 운운... 검사했는데 아니라 했다 했더니 그때부터 몇 달이 지났으니 새로 내시경 해 보자고... 돌 얘기 했는데도. ㅠㅠ

그 사이 또 몇 군데 병원을 전전하다가 (아플 때 제일 가까이 있는 응급실로 갔거든요) 끝장을 보자 싶어서 그 좋다는 S대학병원에 내과 예약을 잡아뒀었어요. 그리고 진료일이 돌아오기 전에 또 아픈 거예요. 그래서 이왕 예약해 둔 데 가자 싶어서 그 병원 응급실에 갔어요. 거기가 아비규환이더군요. 거기 있는 레지던트들 바쁘고 정신없는 건 알겠는데요... 정말정말 짜증덩어리 대왕마마더군요.

아파서 허리도 못 펴고 구부정하게 대답하고 피 먼저 뽑고 사진 찍었는데 저더러 변비 갖고 대학병원 응급실 왔다고 소리소리 지르는 겁니다. (아직 피검사 결과 나오기 전)... 제가 변비 땜에 배 아픈 거랑은 아픈 게 다르다고 했더니 그 남자, 당신이 의사냐 하더니 옆에 있는 간호사더러 관장 하고 보내라고 하고 휙 돌아서서 가더군요. 그러면서 바쁜데 별 게 다 와서 어쩌구 하면서 하는 소리가 다 들렸어요. 쫓아가려다가 아파서 그만...

간호사가 화장실 옆에 있는 간이침대에 누우라는 겁니다. 가리개 하나로 대충 가리더군요. 그래서 여기서 관장을 하냐 했더니 그럼 어디서 해요? 하면서 레지던트 따라서 소리를 마구 지르더군요. 사람들 다 쳐다보고..ㅠ.ㅠ 기세에 눌려서 대충 눕고 엉덩이 까고 남편이 다 들여다보이는데 가리고... 그래봤자 볼 사람은 다 봤겠지요. 그 수치심.. 잊혀지지 않습니다. 어쨌든 관장을 할 때쯤 이미 통증은 사라졌기에 변이나 보고 또 허탕이구나 싶어서 터덜터덜 집에 가려는데 아까 그 레지던트 밑의 인턴이 오더니 기다리랍니다. 피 검사 결과 보고 가라고...

좀 있다 아까 그 레지던트 조금 당황한 얼굴로 오더니 염증 수치가 높아서 터지기 일보 직전이랍니다. 그러면서도 미안하단 소리 절대 안 하더군요. 당장 응급실 침대에 드러누우라 하더군요. 터질지 모르니까 가지 말라고..

그 의사 이름 똑똑히 기억합니다. H모씨. 댁이 의산 건 알겠는데 아픈 건 나거든요? 변비랑 아닌 거랑 구분도 할 줄 알아요. 변비로 30년을 살았거든요. 환자가 부득부득 변비 때문이 아니라고 우기면 조금쯤은 귀를 기울여주세요. 아무리 바빠도요...
지금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성질은 좀 개조하셨나 모르겠네요.

그 앞의 다른 의사들은 H모씨처럼 원망스럽지는 않지만 초음파 검사가 얼마나 간단한 건데 어쩜 그걸 그리 쏙 빼고 이 검사 저 검사 다 했는지... ㅠㅠ  병원쇼핑 하는 분들 심정 정말 이해합니다.


IP : 61.77.xxx.25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음..
    '07.7.3 1:26 PM (203.248.xxx.67)

    담석자체로는 통증이 없을수도 있습니다.
    담석으로 인해서 염증이 생기면 극심한 통증이 오죠. 그리고 담석으로 인한 통증의 경우 등까지 뻗치는 방사통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복통의 다른원인이 없는 상황에서 담석이 발견되었다면 충분히 담석에의한 통증이 의심되는 상황인데 왜 아니라고 했는지 이상하네요 ^^
    어쨌든 너무 고생하셨네요.

  • 2. ..
    '07.7.3 1:27 PM (222.238.xxx.153)

    님은 심각한데..저는 왜 웃음이 ...ㅎㅎ

  • 3. 저도
    '07.7.3 1:54 PM (219.250.xxx.230)

    비슷한 경우였네요...ㅋㅋ 님처럼 황당한(?) 사건은 없었지만...
    위염이라고 위염약만 계속 먹었었는데
    결국은 응급실 실려가서 바로 수술했어요
    ㅎㅎㅎ 울 남편도 가끔 쓸개빠진 여자라고 놀려요~ㅎㅎ
    그 외에도 어지럼증 땜에도 병원을 순회했는데
    결국은 제가 인터넷에서 증상찾아서 원인을 알았더랬어요
    의사들 자기 전문분야 아니면 암것도 모르더라구요...
    자기병은 자기가 공부해야 한다잖아요~

  • 4. 그래도 저는..
    '07.7.3 3:39 PM (210.95.xxx.43)

    저는 굳었대요
    저도 님과 똑같은 통증으로 고생좀했죠
    통증이 오면 쪼그리고 앉아 통증이 가라앉을때까지
    식은땀만 뻘뻘 흘리며 고통스러워 했드랬어요

    그런데 통증이 그낭 사라지니까 병원에 안가고 살았죠
    제가 조금 둔해서리...

    그러다가 다른병으로 병원에 가서 초음파검사를
    받는데 의사선생님 배 한쪽을 누르시면서
    여기 안아파요? 쓸개가 다 굳어버렸네...
    순간 아!그래서 그리 심한 통증이....
    의사샘왈
    뭐 나중에 떼어버리면 되지.... 헐~~~~
    이젠 안아파요
    다 굳어서 통증이 안오나봐요
    그래도 저는 쓸개는 있답니다.

  • 5. 저도
    '07.7.3 3:53 PM (211.51.xxx.95)

    쓸개에 돌이 몇개 있다고 하던데, 아직 통증은 없습니다만, 조만간 쓸개를 떼어내자고 해요. 근데 무서워서 계속 망설이고만 있습니다. 쓸개 제거 수술 전에 하는 검사도 내시경검사 비슷한데 좀 힘들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 무섭기 그지 없습니다. 누가 쓸개 제거 수술 해보신 분 있으시면 상세히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어요.

  • 6. 저도님.
    '07.7.3 7:31 PM (58.121.xxx.23)

    담석에 돌이 있어도 통증을 유발하지 않으면 굳이 떼낼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담석이 존재하면 말썽을 피울 가능성이 늘 존재하는 거구요. 말썽을 피우면 수술해야 합니다.
    수술은 내시경수술로도 가능하여 3군데에 각각 1~1.5cm가량만 째고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답니다.
    내시경으로 하는 수술이라 입원기간도 그리 길지 않을거구요.

  • 7. ...
    '07.7.3 8:25 PM (220.89.xxx.190)

    분하시겠어요...
    저도 아버지 때문에 지난달 응급실 두번,3주 입원하시고 죽내사내..수술하네 못하네..했어요.
    우여곡절 끝에 잘 해결되었지요. 1년차 주치의 때문에 속도 많이 상했어요.

    근데 또 제 남친이 시골병원 내과의사거든요.
    밤에 당직 설때면 꼭 새벽에 변비로 복통호소하는 환자들이 온데요.(두번에 한번꼴로)
    다큰 아가씨들 새벽에 관장하노라면 짜증 안날수 없다는...

    어쨌든 제가 원글님이라도 관장당하면...최소 십년은 분할거 같네요.

  • 8. ..
    '07.7.3 8:38 PM (61.74.xxx.235)

    예전 친구가 생각납니다. 장래희망이 수녀였던 착하고 공부도 잘하던 친구였어요.
    고2때 였는데, 어느날 수업 중에 배가 아프다며 안그래도 하얗던 얼굴이 파랄정도로 해쓱해지더라구요.
    부랴부랴 응급실에 갔더니 거기 의사왈, '임신한거 아니냐??'며 다그치더랍니다.
    숨기지 말고 사실대로 말하라면서 애를 완전 쥐잡듯이 잡더래요.

    그친구 엄마가 기가 막혀서 그럴 아이 아니니까 다른 방향으로 검사해 달라고 해도 요지부동..
    결국 어찌저찌해서 췌장암 판정이 뒤늦게 나왔고, 그러다 결국 몇개월 뒤 천국으로 갔지요.

    문상갔는데 어머니께서 어찌나 의사 원망을 하시던지.. 원래 췌장암이 조기발견이 어렵기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순진한 아이를 자궁외임신이라면서 끝까지 박박 우기던 의사를 용서할수 없다고 하더라구요.

    좋은 의사 분들도 많은데.. 어디나 물 흐리는 미꾸라지들 있기는 마련이겠지요.

    사족인데, 개인적으로 의사랑 선생님은 적성검사와 인성검사를 매년 해야하고, 부자격자는 자격증 박탈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뭐 별 실효성이 없을라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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