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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생폼사에 조선시대 남편..

가슴답답 조회수 : 1,698
작성일 : 2007-06-27 12:29:20
후~~
한숨부터 나오네요.
글을 쓰긴 써야겠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래 얘기들은 하나하나 일화 입니다..

결혼 만5년 넘었구요
맞벌이에 유치원 다니는 아들 하나 있습니다…
제 짜증나는 남편 얘기 좀 해볼려구요.
하나하나 다 얘기 하자면 소설책 써도 모자르구요 ..
대표적인 몇가지만 말씀 드릴께요.
일단 좀 허영심이 많습니다.  일명 폼생 폼사라고 하죠.
솔직히 잘난것도 없으면서 잘난척 하는 부류..
집을 사도 남들보다.. (여기서 말하는 '남들'이란.. 일단 자기가 알고 있는 주변 사람들 즉, 가족들과 친구, 회사 사람들 기준이죠..)
좀 더 큰평수.. 차를 사도 좀 더 좋은 차종이어야 합니다.
집 대출 뺴고는 빚을 낼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그런것 때문에 돈을 모을수가 없습니다.
안사도 되고..더 저렴한거 사도 되는데 꼭 남들 눈 의식을 하면서 삽니다.

신혼초.. 저더러 가계부를 쓰라고 하더군요.
마침 쓰려고도 하던 참이라 기쁜 마음에 쓰기 시작했지요.
어느날.. 가계부를 갖구와 보라 합니다. 자신있게 보여줬어요.
마지막 잔고가.. 지금 통장잔고 + 지갑에 있는 잔돈 동전까지 탈탈 털어서 딱 맞아 떨어져야 한답니다.
그게 맞을리 있습니까? 아무리 완벽하게 쓴들..
안맞는다고 또 잔소리 몇시간 합니다. 그거 하나 못하냐고..
너무 화가 나서 집어 던지고는 그럼 니가 써라..했더니
여자가 할일이 있고 남자가 할일이 있다며 자기는 안한답니다.
자기 직종이 회사 자금 만지고 그런쪽이라 그런지 이런 방면에 너무 예민합니다.
금액 틀려봤자 몇천원 몇만원.. 그거 제가 삥땅쳐서 뭔짓 했겠습니까?
그뒤로 가계부 안씁니다. ㅈㄹ 하던 말던..

그리고, 이 남자.. 30대 중반 저랑 동갑입니다.
그런데 완전 조선시대 남자 입니다.
좋게 말해 조선시대죠.. ㅠ.ㅠ
지금은 그나마 제가 투쟁(?)을 많이 해서 뭐라고 잔소리 해대면 말대꾸 할정도지만
예전엔 아주 말대답도 못하게 했을뿐더러..
집에서 티비를 볼때 솔직히 편한 복장으로 헤벨레~(표현이 좀 그렇습니다만..-.-)한 자세로 볼수도 있지 않습니까?
집이란게 휴식처이고 또 우리 부부가 사는 장소이고..
하지만 이 남자는 티비 보는 자세 하나까지도 잔소리를 했으니까요..
" 다리 오무리고 얌전히 앉아서 봐라. 여자가 그게 뭐냐? "
또 하나, .. 저는 샤워 하고 목욕탕 안에서 옷을 다 입고 나와야 합니다..
자기 앞에선 옷도 못갈아 입게 합니다.  어디서 여자가 훌렁훌렁 벗느냐며..
아니, 대체 애는 어떻게 낳았답니까?...
제가 그럼 그럽니다..
" 당신 앞에서 훌렁 벗지.. 내가 어디가서 벗겠냐 "고..
여자는 항상 조신해야 한다..를 강조 하며 삽니다.  

또 하나 ..
이 사람은 집-회사-시댁만을 다람쥐 쳇바퀴 돌듯 다니기만 원하는 남자 입니다.
아침 출근할때 제가 아이를 시댁에 데려다 줍니다. (차로 20여분 거리)
아이는 유치원 끝나면 시어머니가 데리고 옵니다. (그래서 유치원도 시댁 바로 앞으로 다닙니다)
그러면 전 퇴근하고 시댁 가서 아이를 데려 옵니다.
집에 오자마자 손만 씻고 저녁 준비 합니다.
저녁 먹구 나면 저는 또 그걸 치우고 등등 혼자 분주 합니다.
그 사이 이 남자는 티비 보면서 애랑 잠시 놀아주다가 같이 자러 들어갑니다.
이런 생활의 매일 반복입니다. 제 개인적인 시간은 상상도 못합니다.
제가 직장을 다닙니다만 이 남자 .. 회식 조차 이해 못합니다.
1년에 몇번 할까 말까 한 회식 간다고 하면  " 너네 회사 돈 많은가부다? 무슨 회식을 그렇게 자주 하냐?" 며 비꼬듯이 말합니다.
그러면서 너두 꼭 가야 하냐며.. 좀 잔소리를 해 댑니다.
전 끝까지 가겠다고 우깁니다. 또 당연히 가야 하는거구요..  술은 못마시지만 참석이라도 해야 눈밖에 안날거 아닙니까..
그런 사유도 있지만.. 그런 회식자리야 말로 제가 잠시나마 그런 생활에서 탈출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회식에 간다 해도 맘놓고 놀지도 못합니다.
5분마다 한번씩 문자 보냅니다..  그때마다 테이블 밑에서 답장 써야 합니다.
몇번 보내다가 짜증나서 안보내면 바로 또 문자 옵니다. "답장도 안쓰고 뭐하냐?"
돌아 버리겠습니다. … 그리구 회식 갔다가 다시 집에 도착 하는 시간이 밤11시 이전이어야 합니다.
제 직장이 8시에 끝나는 곳이라 8시 끝나고 옷 갈아 입고 하다보면 회식 시작하는 시간이 거의9시 되어야 합니다.
11시까지 집에 가려면 밥만 먹구 집어 서둘러 가기도 바쁜 시간입니다.
하지만, 열외 없습니다. 한번은 반항 차원에서 1시쯤 들어갔다가 새벽4시까지 싸웠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저..친구들도 만나고 싶습니다.  하지만, 만날 시간이 없습니다.
평일은 위에 쓴 내용처럼 다람쥐 쳇바퀴 돌아야 하고.. 주말에 만날라 치면 애를 두고 어디 가냐며 안된다 합니다.
자기 혼자 애 보라고 하면 짜증 냅니다. 애보는게 싫은게 아니라 (애는 잘 봐줍니다..) 잔소리 백마디 나옵니다.
너는 애엄마가 기본이 안되어 있다. 애를 두고 너 혼자 그렇게 다니고 싶냐? 남편이랑 애 두고 나가면 우린 굶으란 말이냐..등등
평소에도 저.. 밥순이로밖에 취급안하는것 같습니다.  
이래저래 싸우기도 하고 졸라보기도 하고 (아.. 이 표현 참 구차 합니다..ㅠ.ㅠ) 해서 1년에 딱 두번! 친구들 만나러 나가기로 했습니다.
7월과 12월…토요일로.
그것도 빠른 오후쯤 만나서 저녁에 들어오는걸로……
물론 같이 만나는 친구들도 다들 직장 다니고 애 보느라 바쁜 친구들이긴 하지만.. 친구들 만나는날 만큼은
그 친구들 남편이나 시어머니들은 모처럼 친구들 만나는거니까 집이랑 애 걱정 말고 실컷 놀다 들어오라던데..
저는 또 문자에 시달립니다. 언제 올꺼냐.. 우리 둘이 놓고 나가서 너 혼자 노니까 재밌냐? 애가 엄마를 찾는다 등등..
보다못한 친구들이 한마디씩 합니다.  " 너 왜 그러구 사냐? " …….. 이러는 저도 제가 너무 답답합니다.
친구들 보기도 넘 창피 합니다..

이 사람은 다정다감하지 못한 사람입니다.
이젠 다정다감이라고는 바라지도 않지만 저는 엄연히 부인인데 저를 거의 식순이 취급하는걸로 밖에 안느껴 집니다.
밥먹을때나 아들때문에 찾을때 말고는 저를 거들떠 보지도 않습니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딴다고들 하는데.. 전 별 딸일 절대 없습니다.. 하늘을 못보니까요..

쓰고 싶은 얘기들은 백만가지가 더 있지만..
여기서 접을랍니다. 그냥 답답하고 힘들어서요.
이런 문제들때문에 3일전에 또 한바탕 싸우고는 지금까지 말 한마디도 안합니다.
집에 와도 각자 씻고 각방에서 티비 보다 잠들고..
하루에도 2~3번씩 시댁과 통화하던 저였는데 (애 때문이라도..) 그동안 시댁에도 전화 한번두 안했고 시어머니 전화와도 받지도 않았습니다.
대충 사태 짐작 하시겠죠.
아니면, 이러고 나서는 남편이 애를 데려다주고, 데리고 오고 하니 어머님이랑 무슨 얘기가 있었는지도 모르는거구요.
한바탕 싸우더니만 혼자 또 오바 합니다. 애는 자기가 키우겠다는둥.. 재산을 어떻게 나누겠다는 둥..너무 앞서가네요.
어이없고 기가 찹니다.
싸울때마다 이 사람은 너무 욱!하는 성질이 많아서 그게 통제가 되질 않나 봅니다.
나중에 진정이 되고 나면 자기 혼자 후회를 하는지는 몰라도 그 순간 만큼은
별별 소리를 다 해댑니다.  저..태어나서 그런 육두문자도 첨 들어 봤구요..
제가 그런 소리 들을만큼 큰 잘못 한거 없다고 봅니다.
듣가 못해 제가 차분한 목소리로 그랬죠.. " 이렇게 욕하는거 시댁식구들이 알어? " 했더니만
가서 일르랍디다.. 그리구 "너네엄마" 한테도 일르래요..
장모님한테 아무리 화가나도 "너네엄마"라뇨…
할말이 없습니다.
이런 남자랑 결혼했으니 모든게 다 제 탓이겠지만 그냥 하루하루가 힘들기만 하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부부는 평등하고 평생 친구 같은 사이가 아닌가요?
저희 관계는 수평이 아니라 수직 관계 같습니다..
( 아래 댓글 보다가 수정합니다..
  제가 말한 수평, 수직 관계는..동등한 관계가 아니라 회사 처럼
  상사와 부하 직원 같은 수직 관계를 말하는겁니다. 항상 말투도 명령조 비슷하거든요..)
IP : 124.243.xxx.1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7.6.27 12:37 PM (220.120.xxx.193)

    저두 맞벌이하긴 하지만.. 넘 힘드시겠어요.. 저두 소소한거로 남편하고 실랑이 많이 하지만..님글을 읽고 나니..울 신랑한테 고마워 해야겠네요..

  • 2. 너무너무
    '07.6.27 12:45 PM (218.234.xxx.162)

    답답하네요. 전 글만 읽어도 숨이 막히고 너무 화가 나는데.
    제 일이 아니라 쉽게 말씀드리는거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하루하루 힘들기만 한 생활, 평생 끌고가셔야겠어요? 심각하게 고려해 보세요.
    인격자체를 무시하는 사람하고는 살 필요가 없는거 같네요.
    남편분같은 사람 회사내에서도 좋은 소리 못듣습니다.
    사방이 적일꺼 같으네요.

  • 3. 답답님.
    '07.6.27 12:50 PM (211.208.xxx.34)

    수직적관계가 어쩌면 수평적관계를 잘못 적으신것 아닌가요?

    제가 아는 어느 남자는 여자들이 수평적 관계가 될수 없답니다.
    그럼 똑같이 돈벌어오고 똑같이 힘든 일 하고 그래야하는데 힘든일은 죄다 남자들 시킨다고 여자들 입만 살았다고 합니다.
    그분 마눌님께서 그럼 당신보다 능력이 조금 떨어지는 내가 나가서 돈 벌어올테니 그거 가지고 당신이 살림 살으라고 말씀하셨더니 자신은 주말에는 놀러가고 용돈도 얼마이상 줘야된다 그리고 부인이 직장갖다온 다음에는 집안일 똑같이 해야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옆에서 그분 설득하려다 말이 안통해서 그냥 말았습니다.
    그런분도 계십니다.

  • 4. ..
    '07.6.27 12:50 PM (221.139.xxx.156)

    결혼 전에는 남편분이 어떠셨는지 궁금해집니다..원글님 부부상담 알아보시는 건 어떠세요? 그리고 꼭 답답함이 해결되시길 바랍니다.

  • 5. 앗..오타다.
    '07.6.27 12:50 PM (211.208.xxx.34)

    직장 갖다온--> 직장 갔다온

  • 6. 읽고궁금
    '07.6.27 12:55 PM (222.111.xxx.155)

    연애결혼이신가요?..

  • 7.
    '07.6.27 1:15 PM (220.245.xxx.132)

    나가서 사회생활하는 것도 힘들고 집안에서 아이키우고 가정 경제 꾸려 나가는 것도 힘듭니다.

    맞벌이하시니까 님이 더 힘드시겠네요..그렇지만 또 하루종일 집안에 있는 분들보다는
    평소에 개인 시간 가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회식...꼭 나가야 하는 건지..저는 잘 모르겠네요...밤 11시까지..

  • 8. 천불
    '07.6.27 1:23 PM (210.180.xxx.126)

    제 나이 오십인데 속에서 천불이 나네요.
    정말 정말 결혼생활 다시 생각해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원글님 착한여자 컴플렉스 가지고 계신거에요.

    계속 결혼생활을 유지하실 의향이라면 이혼을 불사할 각오로 독하게 뜯어고쳐야하겠습니다.
    마음 독하게 먹고 싸우시던지 대책을 강구해보세요.

    내 딸이 저렇게 산다면 재고하라고 하고 싶네요.
    애도 주고 나오라고요.

    으 정말 정말 분하네요.

  • 9. 원글..
    '07.6.27 1:36 PM (124.243.xxx.11)

    저도 이혼 상상 안해본거 아닙니다. 하지만..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자신이 없어요.. 애까지 주고 나올 자신이.. 그 후에 제 생활 또한...어찌해야 할지 막막하구요.

    위 본문만 읽어보면 나쁜놈이지만 또 하나의 문제점은 다른 사람들이 볼땐 참으로 자상한 남편이라는거죠.. 왜냐면 폼생 폼사 인 사람인데 같이 외출할일 있으면 허허허 대며 얼마나 좋은 모습만 보이는지.. 전 말은 한번도 한적 없고 그저 맞장구를 쳐 주었지만 그 꼴이 싫습니다. 남의 속도 모르고.. 다른 사람들은 저더러 신랑 잘만났다고 부럽다 합니다.

    주말엔 집안 청소 대청소 해주고 베란다 물청소, 화분에 물주고..침대 이불 다 걷어서 빨래 하고 널어주고..이런거는 잘 도와 줍니다. 그런거 다 잘해주고 그래도 전 싫습니다. 겉보기에 자상하고 좋은 남편이면 뭐합니까.. 제 생활은 이런걸...
    전 가난해도 좋고 없어도 좋으니 그저 따뜻한 말 한마디 해주고 감싸주는 그런 남편이었으면 합니다.
    연애 결혼 했지만 그땐 이런면들을 발견하지 못했지요. 만나고 결혼까지가 딱 10개월 걸렸구요.
    나이 서른에 결혼하느라 집에서 부추켜 한것도 있긴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왜그랬나 싶기도 합니다.

    하여튼, 여러분들의 진심어린 충고 잘 받아들이고 더 깊이 잘 생각해 보겠습니다.
    역시 풀어놓을곳은 여기 밖에 없네요.

  • 10. 아고...
    '07.6.27 2:27 PM (220.120.xxx.121)

    저 같음 숨막혀 단 하루도 못 살겠네요.
    원글님 홧병 생기시지 않도록 마음 잘 다스리세요.
    에구...정말...

  • 11. 세상에..
    '07.6.27 3:03 PM (210.104.xxx.5)

    얘기 듣는 것만으로도 숨이 탁탁 막히네요.
    제 남편도 친구 만나는 거 죽어라 싫어해서 일년에 한 두 번 볼까말까 하고,
    회식 가는 것도 싫어해서 회식도 일년에 한 두 번 참석 할까말까 하답니다.
    대신 한눈 안팔고 자상한 성격이라 참고 살죠.. 하지만 속에서 천불이 날 때가 많아요.
    이러고 살아야하나 싶을 때도 많구요.
    답이 없어요.

  • 12. 쩝...
    '07.6.27 7:23 PM (220.117.xxx.233)

    너무 남의 눈을 의식하고 남의 평에 민감 하시겠어요..남편분..
    일단 시어머니랑 먼저 얘기 해 보세요.. 괜찮은 시어머니 같으면 며느리의 말이 맘에 들지 않더라도 아들을 조곤조곤 타이르시겠죠.. 그 반대가 될수도 있겠고..
    글을 읽는 내내 제 가슴이 다 답답 하네요.
    근데 자상한 사람이 잔소리가 많은법이랍니다..-.-

  • 13. 수목장
    '07.6.28 12:00 AM (211.118.xxx.138)

    제 나이 거의 오십인데, 장담하는대 바깥 분 절대 절대 안바뀝니다. 싸우고 싸우고 상담 할애비를 해도 안바뀝니다. 저는 더 독한 이기주의자 + 철저히 지만 아는 인간 + 사이코 완벽주의자와 사는데 이 나이에 배운 것은 이혼 할 용기/능력 없으면 (저처럼) 완전 무시하고 내식대로 그리고 남편은 숙십비 내는 하숙생이라여기며 사는 도리 밖에 없슴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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