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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한 임신....그리고 시어머니
예전에 친정엄마 입원했는데 여행가자던 시댁의 며느리입니다.
매일 병원 다니느라,또 돈 벌 궁리 하느라 나름 바빴습니다.
그러다 속이 너무 아파 며칠을 누워 있었어요.
누웠다고 애 안보고 할 일 안한 건 아니지만
위염이 도진것 같은데 아파서 병원도 못 갈 형편 이었죠.
그러는 중에도 시댁에서는 주중에 한번, 주말에 한번씩 오라고 하고
애와 남편만 보냈습니다.
내과를 가니 내시경 보자해서 예약하고 나왔는데
뭔가 이상해서 테스트 해보니 임신입니다.
생리가 늦어져도 아무런 의심을 안했습니다.
원래 신경쓰는 일이 많으면 늦어지곤 했거든요.
기쁨보다 이약 저약 먹어댄 무식함에 후회가 밀려 오더군요.
산부인과에서 그 정도는 괜찮아고 해서 마음이 좀 놓였습니다.
큰 아이도 어렵게 가졌었고,
그래서 아이가 생겼을 때, 월급받은거 에서 20만원 가져다 시어머님께 드렸습니다.
누군가에게 감사 하고 싶었는데, 저희 시어머님의 마음을 알았기에 어머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시어머님 독실한 천주교 신자시고, 봉사도 많이 하십니다.
전 무교이죠.
어머님은 저의 감사를 어머님 종교에 대한 감사로 받아들이셨습니다.
믿는 분들은 원래 그러니까 어쩔 수 없었죠.
아이 낳고 병원에 누워 있느데 오셔서
종교를 갖으라고 열심히 말씀하시고 가십니다.
저희 남편은 무교이고, 종교를 믿을 타입이 아닙니다.
술 좋아하고, 직장생활하다보면 늦고 해서 주말에 내내 자는 스타일 입니다.
그런 아들은 '피곤하니까' 종교를 안 갖어도 되고
전 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기도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제 "네 가정 기도는 네가 해야지"
즉 이제껏 저희 가정을 위해 어머님이 기도를 해 주셨으니 이제 그 일을 제가 '당연히' 해야지
더이상 '해 줄 수' 없다는 말씀이셨습니다.
어떻게 들으면 저희가정을 위한 기도를 이제껏 어머님이 해 주셨으니 고마워 해야 당연한 건데
비 종교인인 제겐 좀 서운한 말씀이었습니다.
제가 바라지도 않았는데 절 '빚진' 사람처럼 만드는 말씀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둘째를 위해 또다시 병원에 다니고 노력을 많이 했지만
번번이 실패 했습니다.
그때도 어머님은 내가 기도를 안해서 하느님이 제 소원을 안들어주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믿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가는 말이기도 하지만
그 말이 제 가슴속에 콕 박혀 상처가 되어 버렸습니다.
오히려 종교에 대한 거부감까지 들었으니까요.
그리고, 아이는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면서
다시 제게 종교 얘기 하시면 '아들 먼저 구원받게 하세요'라고 말해야지
하고 마음속에 품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뜻하지 않게 임신을 하고
어머님께 말씀드리니
'내가 100만원 드리고 기도했는데 그게 들었구나'
그러시더군요.
한참 동안, 혼자서 말씀하셨는데
요지는
(독실하신) 어머님이 기도를 해서 이번에도 들어주셨다 = 내 공이다
이런 말씀 이셨어요.
그 자리에서 뭐라고 대답을 해야 할지
당황스럽더군요.
그리곤 그 날 저녁,
입덧때문에 김치 냄새가 역하다는 절 위해 ( 김치 냄새가 역했을때 눈치 챘어야 했는데 그것도 모르고 내과에 갔다고 말씀드렸더니)
식탁에 김치가 안오르더군요.
저때문인지 묻지도 못했지요. 그냥 넘어갔는데 좀 오버다 싶었습니다.
저희 시어머니
그렇게 잘해주시고 저한테 서운하다 하십니다.
바라지도 않는 저에게 알아서 이것 저것(사실 제겐 필요하지도 않는) 해주시고,
그때 마다 정말 고맙게 받았더니(어머님 마음을 헤야려 필요 없는것도 다 고맙다 하고 받았습니다)
절 받기만 하고, 어머님을 물주처럼 생각한다고 서운해 하시더군요.
(절대 큰돈 같은거 받은거 없구요, 어머님 시장 보실때 꼭 저희것도 같이 보셔서 가져가라 부르십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세번씩 가는 거구요. 솔직히 감자 사서 볶아주시고, 저희도 싸 주시면 당연히 며칠 동안은
감자로 음식 안해먹쟎아요. 그래서 활용도가 높은건 아닙니다)
어머님 바쁘신거 알기에
저 편하려고 애 맡기고 어디 간적도 없습니다.
그래도 애 데려 가면, 애 안고 저한테 안주십니다. 그렇다고 제가 제 볼일 보는것도 못마땅해 하십니다.
절 도와주고 싶긴한데, 대접은 받고 싶으신겁니다.
별로 해드린것도 없어, 그런 마음 존중해 드렸습니다.
저에게 어떤 마음 갖고 계신지 남들 얘기 하는거 보면 짐작이 갑니다.
형님(남편 누나) 아이가 어렸을때
주말 마다 불러서 아이 봐주시고 형님은 낮잠 자게 해 주신 모양입니다.
어머님이 혼다 애 다 보신거, 안봐도 압니다.
게다가 딸이니 얼마나 편하게 맡겼을지도 짐작이 갑니다.
근데
이번에 또 그러시네요.
잠도 못자고 애 봐줬더니 공도 모르고 '엄마가 해준게 뭐 있냐'그런다고 제게 하소연하시더군요.
어머님 입장에선 제게
시댁에서 애 다 봐주고(애 낳고 1년 동안 주3회 이상 시댁에서 하루종일 보냈습니다. )
일 안시키고(부엌일은 설걷이만 제가 합니다.)
먹을것 까지 챙겨 줬는데
고마워 할 줄 모른다고 생각 하시는것 같습니다.
언젠가 형님때문에 속상해 하면서
제게까지 서운하다고 그렇게 말씀하셨답니다.
성품 착하시고, 남한테 베풀어야 직성이 풀리는 저희 어머님
저 정말 힘겹습니다.
날이 갈 수록 쌓이는게 많습니다.
입덧 핑계대고 한달쯤 안 갈 수도 있겠지만
정말 이번 한 달이 아니라
아예 한달에 한 번만 보는 사이 였으면 그나마 참을만 하겠습니다.
1. ...
'07.6.22 3:59 PM (210.104.xxx.5)필요하지도 않고 달라지도 않은 걸 주고는(감정이든 물질이든) 고마워하지 않는다고 화내는 건 정말 감당 안돼요.
부모님 입장에선 자식이니 당연하지만 감사도 받고 싶으신 것 같네요.
많이 배풀어 주시는 건 사실인 것으로 보여요.
종교 문제로 스트레스 주시는 건 아니다 싶구요.
좀 거리를 두시면 좋겠네요.
그게 안되신다면...
둘째 가지신 거 축하드리고요.
몸 건강하세요.2. 그래도
'07.6.22 4:05 PM (211.217.xxx.58)서운하시겠습니다. 그래도 시모님이 종교에 대한 관점에서 접근하시는 거지 며느리 자체에 대해
물고 늘어지시는 타입이 아니니 마음을 편하게 가지시는게 좋아요.
저희언니 사돈양반은 언니 임신했을때 그렇게 생선냄새 싫다고 했는데도 자기 아들 잘먹는다고
한여름 아침부터 고등어부터 구웠던 분이랍니다.. 여름 내내요. 그걸 지금도 잊지 못하는 언니..3. 기도
'07.6.22 6:32 PM (211.225.xxx.163)하시는 어머님이 계셔서 것도 참 감사할일이얘요.단 나이가
드신 분이라 젊은사람들 심중헤아리시기 어렵기도 할거예요.
이제 곧 둘쨰도 낳으실텐데 현명한님이 받아넘기시면 어떨까요.
삼십대와 사십대도 세상이 하도 급변하니 세대차이 느껴지는데
어머니와 며느리는 더할수도 있죠.정말 힘들때는 스트레스 쌓아가면서
견뎌내지말고 솔직하게 말씀드리는 습관도 들여보시면...
진실은 통한다고합니다.그래도 심성이 착하신 분같은데요.
어머님께서...4. 정말..
'07.6.23 11:53 AM (219.255.xxx.10)저희 시어머니 얘긴줄 알았습니다..^^:;;;
종교 강요와 기도 얘기..
애가 감기 걸려도 니가 기도 안 해 그런 거다..
애아빤 바쁘고 힘드니까 넌 꼭 미사 참례 해야 한다..
니 가정기도는 니가 해야지 누가 하겠니..
내가 너희 가정 위해 얼마나 기도 많이 하는지 아니..
가끔은 집에 오셔서 성수 온집안에 뿌리시면서 기도하십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거 봐온 남편은 그러려니 하겠지만..전 가끔 소름돋게 싫어요ㅜㅜ
그리구 원글님처럼 저희 시어머니도 부엌일 시키지 않으세요
한동네라 가끔 저 아프면 데려다가 봐주시기도 합니다..
근데..일주일에 2~3번 기본으로 꼭 가야해요
어쩌다 4일만에 가게 되면 애가 그새 이렇게 컸다고 말씀하신답니다..ㅜㅜ
전화 한번 하실 때마다 넌 전화 한번을 안 한다고 서운해 하시고..
당신은 잘 해주려고 하시는 거겠지만..
마마보이 남편과 시동생 볼 때마다 전 어머니의 그런 사랑이 부담스러워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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