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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모와 그의 부모는 다른가봅니다.

다시... 조회수 : 1,928
작성일 : 2007-06-18 23:11:38
아래 돌아가신 시아버지 생신까지 챙겨야되냐는 글에 댓글을 달다가..너무 길어져서 그냥 써봅니다.

제목 그대롭니다. 내 부모와 그의 부모는 다른것 같습니다.
아닌척 하고 살아가는것..그리고 최대한 아닌것처럼 보이기..그게 결혼생활인 거 같습니다.--;;
비약이 심하다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그냥 그런 것 같습니다.

아래글을 읽다보면..그 입장에선 또 맞는말입니다.
주중에 등골휘게 일한 남편.. 굳이 기일도 아닌데..... 왜 돌아가신분 생신까지 챙겨야하냐고..그리고 며느리한테까지 그걸 강요하는 시모가 야속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본인이 또 그 입장이 되면.. 그리 생각하시는 배우자께 너무 서운할꺼 같습니다.
솔직히 제 남편의 속내에 그런 맘이 자리잡고 있는게 아닐까.. 혹여 그러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이 그 글을 읽으면서 스쳐지나가더군요. 그러면..전 진짜 남편이 미워질꺼 같아요...

전..엄마가 안계세요.. TV를 볼때.. 희희낙락 웃다가도 엄마~하는 소리에 철렁..가슴이 내려앉으면서..동시에 눈물이 뚝뚝 떨어집니다. 돌아다니다가 엄마랑 쇼핑하는 사람들 보면...속이 울렁울렁 댑니다. 미칠꺼같이 그리워서...미칠꺼같이 보고싶어서.. 너무너무 힘듭니다.엄마 기일은 말해 뭐합니까.. 엄마생신때..결혼기념일..즈음해서 더 그런 맘이 듭니다. 천년만년 돌아올 기념일..생일인 줄 알고 대충대충 내 생활에 맞춰서 무성의하게 때웠던게 그렇게 미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일보다 더 슬프고 가슴이 아립니다.

떠난 사람은 잊고 씩씩하게 살아야한다는 말.. 그게 떠난 사람이 원하는거라고 주변사람들은 말을 합니다. 압니다. 그렇겠죠..그러려면...생일이나 기념일 대신...기일에 떠난사람 추모하는 것으로 족하겠지요.. 근데...말이죠... 생일..기념일이 되면.. 더 미친듯이 기억이 납니다. 그냥 자동재생이 됩니다...머릿속이 멍~해집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리고 표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젠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애틋하고 더 그립고..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식구들이라도 잊지않고싶고 기억해주고 싶어서 더 챙겨주고 싶은 날들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근데... 내 부모가 아니면 그렇게 하기 힘들고.. 또 강요하기도 힘든 부분입니다..
그의 부모에게는 예의는 다할 수 있겠지만..이런 애틋함..절절함.. 비통함이 수반되긴 힘드니까요. 그래서 냉정해 질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공황상태에 빠져서...통곡하고..또 넋나가서 미친듯이 있을때..저 붙들어주고 다독여줬던 남편조차... 가끔은 자기부모 아니니까 저러는가..싶은 소리를 하기도 합니다. (제 남편.. 제가 생각해도 너무 고마울정도로 엄마한테 잘했습니다만..) 너무 바른소리만 해서.. 사람 섭섭하고..배신감조차 일게 만들거든요...

엄마 기일에...저한테 물어보더라구요...
너는 장모님 떠난지 '벌써 1년'인지 '이제 1년'인지...
저는 벌써 1년이 되었다고 그랬는데...남편은 '이제1년'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냥 그런 느낌이라고...
그 말을 들으니...뭔지 모르게 섭섭했어요. 그건 순전히 주관적인 견해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나에 비해서..너무 담담하게 잘 받아들이고..너무 잘 적응해나가는게...자기 부모가 아니라 저런가..싶기도 하고... (제가 과민입니다.정말 별얘기 아닌데 그렇게 섭할수가...)

온갖 싫은소리.. 패악 다 떨고..악다구니를 쓰고...두번다시 안볼거라고 바락바락 소리 지를 수도 있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그랬던 내가 미워지고..미안해지고..그렇게 되고...
미안하다는 말 하지 않아도 슬쩍가서 겸연쩍은듯 딴얘길 하면..또 모른척하고 넘겨주고 그런게 내 부모에라면...
내가 그분들로 인해서 분하고...화나고...힘들어도 그 내색 절대 다 하면 안되고..그리고 내가 조금이라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하지않으면 안되고.. 설령 했다고해도 그 것이 가슴에 생채기로 남아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게 그의 부모겠죠..

어렵습니다. 너무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니까..내 부모만큼 사랑해야 하는게 당연한 것 같은데..
그리되지 못하는게...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편은 아니 그러하길 바라게 됩니다..
참...인간 간사합니다.







IP : 221.139.xxx.208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당연
    '07.6.18 11:16 PM (59.6.xxx.62)

    당연히 다른게 아닌가싶네요. 님의 어머니와 남편은 님을 통해 연결된 관계이니 그세월을 비교해 뭐합니까. 님처럼 어릴때부터 사랑받고 그분이 할 수 있었던 사랑의 최대치를 받고 자랐는데 어찌 님과 남편분의 마음이 같을 수 있을가요....

    너무 사랑하는 사람의 부모라도 내 부모만큼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애초에 출발점이 달랐던걸요..
    간사한게 아니라 오히려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이드네요

  • 2. ㅎㅎ
    '07.6.18 11:19 PM (221.139.xxx.208)

    님 말씀대로..너무 당연한건데...근데 나는 그리 못하나.. 그는 그리 해주길 바라게 되는게 간사하다구요...

  • 3. 음..
    '07.6.18 11:23 PM (220.76.xxx.115)

    아까 그 글 저도 읽었어요
    답글 달까 하다 지나쳤는데요

    원글님 말씀마따나 ..
    그래서 그런지 시어머니 묘는 남편이 형제들하고만 가려 합니다
    언제 갈꺼다 말도 안하고 형제들끼리 전화통화로 날짜 맞추고
    넌 힘드니까 집에 있으라 합니다

    같이 가자 했음 어쩜 저도 그런 맘 들었을거예요
    보통 평일 오전에 가니 아이 학교도 빠져야하구요

    하지만 미리 그래버리니 좀 섭섭하기도 합니다
    절대 잘해주신 분 아니고 워낙 유별난 시어머니에 시댁식구들이라 맘 상한게 이만저만 아닙니다
    착한 척 하는 저도 아니고 머리 쓰는 남편도 아닙니다

    살아생전 어쨌건 돌아가신 분이고..
    묘 앞에서 전 마음을 가다듬고 옵니다

    남편이 어떤 음악을 틀으며 어머니 장례 다 치르고 집으로 돌아와 들었던 거라 웃으며 말합니다
    웃음 속에 담긴 슬픔..
    악다구니 가득하고 사람 갈라놓은 분이셨지만
    남편에겐 낳아 길러주신 한 분밖에 없는 분이니까요

    이제 남편에겐 돌아갈 곳이 저밖에 없답니다
    독차지했다고 기뻐해야할까요..

  • 4. 당연
    '07.6.18 11:24 PM (59.6.xxx.62)

    다시 읽어보니 그렇군요.. ^^::
    전 애초에 같을거란 기대도 없었어요.
    내슬픔을 알아달라고 때쓸 마음도 없었고
    같이 슬퍼해주길 기대하지도 않았네요
    그래서 언제나 혼자 그감정을 이겨냈지만 ....

    가장 큰 위로는 시간이었습니다..
    너무 슬프게만 생각치마세요...

  • 5. 아랫글
    '07.6.18 11:46 PM (61.34.xxx.57)

    쓴 원글입니다. 제 부모라면 당연히 생신날 찾아뵙고 기꺼이 가려 하겠죠. 시부모라서 안가고 싶고 그런것 아닙니다. 제 결혼생활4년차에 시아버님 돌아가셨습니다. 아버님과 함께한 긴 시간도 아니었지만 그 길지 않은 시간에 아버님은 저한테 살갑게 하신게 별로 없었습니다. 오히려 저한테 서운하거나 못마땅하시면 당신 감정 다 표현하고 드러내시고 쓴 소리(사소한거에)도 마다하지 않으셨던 분입니다. 그래서 아버님께 별로 정이 없나 봅니다. 생신에 산소 찾아 뵙는게 귀찮기 보다 그 서운하고 가슴에 맺힌 분노땜에 가기가 싫은거죠. 이런 감정을 시댁에 표현한다는것도 스스로 미움을 사는 꼴이겠죠. 어머님이 가야된다는거 강요하시는게 전 못마땅합니다. 당신은 애뜻할지 몰라도 전 감정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가기 싫었답니다. 그러나 시댁엔 갔고 신랑이 일요일 하루 종일 늦게 까지 자는 바람에 산소에 올라가진 못했죠.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신랑은 야간출근을 했습니다.

    아버님 생전에 위독하셔서 병원계실때 신랑 야간 출근하고 돌아와 병원에서 밤을 새웠습니다. 야간 일을 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동생에게 시어머님과 시누들은 병석을 좀 지키라고 했습니다. 집에서 놀고 있는 아들도(시숙) 있는데 그리고 또 다른 시숙 한분은 빨리 집으로 돌아 가야 한다고. 병원서 본인 집까지 2시간 정도 밖에 안 걸리고 다음날이 일요일인데도 와이프(저한테 형님)한테 빨리 가자고 재촉하고..
    전 그때 시댁식구들한테 정말 서운했습니다. 가까이 사는 저희는 시댁행사에 다 참석해야 당연한거고 친척들 경조사 부주 시어머님 대신 해야 하구요.일년에 몇 번 큰일때만 올라오는 큰형님댁 돈으로 한번씩 시어머님 인사치례 하면 시누들 꺼벅 죽는거 같습니다.

    한식때 산소 찾아 뵙고 한달 지나면 제사고(이 때도 산소 가죠) 그리고 또 한달 지나서 생신인데 꼭 생신에 찾아가 뵈야 하는지.. 그리고 2-3달 지나면 또 추석이잖아요. 그리고 저흰 가까이 살기 땜에 한달에 한두번은 꼭 시어머님 찾아뵈어요. 이래도 제가 넘 나쁜 며느린지...

  • 6. 에구..
    '07.6.19 12:19 AM (221.139.xxx.208)

    그냥..님 글을 읽다가..제남편과 계속 오버랩이 되어서 그냥 제 생각을 쓴거였어요. 남편이 했던말을 곱씹어보면서..ㅋㅋ 혹시나 제글을 읽고 맘 상하셨다면..죄송합니다. 에휴...님도 맘고생은 많으셨네요...토닥토닥..
    움....시댁에서 상처받으면 정말 잘 안지워져요...--;; 내 부모님께는 수없이 쌩난리쳤던 것도 곰방 까먹고..엄마한테 맞은것도 가물대는데...역시 시댁은 시댁인가봐요. 님 안나빠요~ (님의글만으로는 가기싫어라 하시기만 한거 같아서..혹시나 울신랑도 글케 생각하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엄마가 근처에 계셔서..엄마보고플땐 뻑하면 가고..또 신랑도 부부싸움 후 멋적을땐 엄마산소 델다주거든요..그래서 전 솔직히 산소에 가는거에 대해서 그렇게 심하게 스트레스 받을거라고는 별로 생각못했는데... 제 글은 그냥 제 사연이니까 그런갑다..해주세요~

  • 7. ..
    '07.6.19 9:00 AM (221.139.xxx.160)

    친정부모님 편찮으시면 진심으로 걱정되고, 한걸음에 달려가고 싶지만,,
    시부모님 어디 불편하시단 소리 들으면
    돈걱정 부터 되는게 사실입니다..휴~~
    남편은 나와 반대겠지요..?

  • 8. ^^.....
    '07.6.19 9:43 AM (210.94.xxx.51)

    남편하고 나하고 반대겠지요... 부모님에 대한 시각은....
    그러면서도 서로 상대방만은 나와 같기를 바라는 마음은 정말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 9. ..
    '07.6.19 9:46 AM (165.243.xxx.87)

    맞아요.
    돈걱정부터 되는건 어쩔수없는거 같습니다...
    하지만 티안내려고 노력중입니다....

  • 10. 참....
    '07.6.19 9:58 AM (211.192.xxx.208)

    온갖 싫은소리.. 패악 다 떨고..악다구니를 쓰고...두번다시 안볼거라고 바락바락 소리 지를 수도 있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그랬던 내가 미워지고..미안해지고..그렇게 되고...
    미안하다는 말 하지 않아도 슬쩍가서 겸연쩍은듯 딴얘길 하면..또 모른척하고 넘겨주고 그런게 내 부모에라면...
    내가 그분들로 인해서 분하고...화나고...힘들어도 그 내색 절대 다 하면 안되고..그리고 내가 조금이라도 잘못한 일이 있으면 미안하다고 하지않으면 안되고.. 설령 했다고해도 그 것이 가슴에 생채기로 남아서 시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게 그의 부모겠죠..



    원글님의 위글이 너무나도 와닿습니다....
    마음이 울컥해지는....

  • 11. ㅠ.ㅠ
    '07.6.19 10:29 AM (210.180.xxx.126)

    예전의 저의 '악행'이 생각나서 아침부터 울컥 합니다.ㅠ.ㅠ

  • 12. 다들...
    '07.6.19 3:00 PM (58.76.xxx.213)

    지은죄가 많으시군요? ㅋㅋ 저만 나쁜딸이 아니었나봅니다. (원글 쓴사람입니다..^^)
    그냥...아직 부모님이 계시다면... 잘해드리세요.. 쑥쓰러워도.. 그냥 뜬금없이 사랑해~도 해보구요.. 그냥 돈두 한번 슬쩍 찔러드리구요... 드렸던 돈 다시 내놓으라고 땡깡도 부려보구요.. 그러면서 많이많이 표현해드리세요. 잊어버렸던...그리고 잊고 살았던 '이쁜짓' 마니마니 해드리세요..
    ㅋㅋ 그의 부모님께는... 우리 최선을 다해봅시다! 표정관리~ 씨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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