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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좀 이상한건가 싶기도 해요..

초2맘 조회수 : 1,512
작성일 : 2007-06-15 19:08:47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우리 아이는 상 한 장 못 받았어요

1학년 엄마들과 모임을 계속 갖고 있는데요
상 받은 엄마들이 턱 내고 있거든요

말이 턱이지 모이면 7,8명이고
한 사람이면 삼사만원, 둘 셋이면 육칠만원 선에서 해결할 정도로 간단히 먹어요
그러니까 턱을 빙자해서 모이는 거지요  ^^

근데 왜 전 샘나거나 부러운 맘이 안 들지요? ㅠㅠ

연락오면 진짜로
"와 잘 됐다 축하해" 그럽니다

매번 턱 밥을 먹으면서도 " 한 턱 쏴~ " 이 생각도 안 나요
다른 엄마가 " 어머 좋겠네 그럼 언제 먹으러 가면 돼~ " 그제서야 그렇군 .. 하지요

엄마들 저학년이어도 솔직히 아이가 상 받으면 좋고
못 받으면 서운하고 샘나고 그게 인지상정 아닌가요

근데 전 그런 전화 오면 '야 만날 수 있어 좋다' 그 생각이 먼저예요

한 엄마는 ..
아이가 한자 시험 한 문제 틀리고 미술 벽에 걸렸다며
눈이랑 입이 반달이 되어 웃는데 참 보기 좋았어요
맨날 인상 쓰고 속상해하고 걱정하고 그랬거든요

매번 밥 얻어먹으니까 미안해서 안 탄 기념으로 한 턱 낼까 하고 있구요

이번 주 환경 그림대회였는데요
우리 아이는 도도새와 카바랴야 나무를 그렸어요
전날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찾아보고 간단히 스케치도 하고 이야기도 나누었지요
학교 가서는 도도새 한 쌍과 카바라야 나무, 그리고 아이들을 그렸다는군요
뒷장에 간단히 설명을 쓰라고 해서 자기 생각 적었구요
나름 흡족해했지만 역시 상을 못 받았다며 약간 침울해서 오긴 했는데 금새 잊어버리고
책 들여다 보구 숙제 하고 있네요        

전 제가 보기엔 도도새랑 나무 잘 그렸길래 ^^;; 칭찬해주고
선생님이 네 그림을 이해하지 못하셨나 농담하고 넘겼어요  

식상한 주제여도 밝은 색 쓰고 단순 명료하게 그려 무얼 전달하려는지 정확한게
저학년 상 받는 기준인데 우리 아이는 좀 스탈이 달라서 ..  

아까 한자 상 받은 아이 정말 무지 공부시키거든요
우리 아이보고 놀고 싶은 눈치가 역력하지만 문제집 풀게 남아있어서인지
미적거리다 가는게 좀 안되보이지만 그건 제 생각이고
그 엄마 입장에선 그리 키우는게 옳다 생각해서 그리 키우는거잖아요

아이 키우는데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근데 저처럼 키우는 아이가 많지 않으니
어쩔 땐 내가 정말 제대로 하고 있는지 흔들려요

두 시간 정도 책 읽으며 쉬다가  두시간 정도 알아서 공부할 거 꺼내서 풀고
줄넘기 하러 나가자는 아이..  

^^
IP : 220.76.xxx.11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07.6.15 7:31 PM (222.112.xxx.85)

    눈에는 참 좋아 보입니다. 아이도 좋고, 원글님도 좋아 보여요.

    나중에 원글님처럼만 아이 키울 수 있다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 2. ..
    '07.6.15 7:40 PM (203.142.xxx.140)

    기다려 보세요..
    4학년 쯤 되면 실력 발휘 합니다.
    1,2 학년 때 상 한장 받질 못하더니, 지금은
    이런 종류의 상도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많이
    받아 옵니다.

  • 3. 정답은 없는거
    '07.6.15 7:41 PM (203.100.xxx.38)

    맞아요.
    그냥 님 소신대로 하세요.
    제 생각에는 지금 잘 하고 계시는데요.

  • 4. 전요.
    '07.6.15 8:07 PM (116.33.xxx.2)

    학교 다닐때 그리고 지금도 상을 받고 있어요.
    자랑은 아닌데요.
    초등학교때는 솔직히 저학년때...
    치마바람이라고 해야할지... 암튼 학교에 잘 찾아오고 이런 엄마들 아이에게
    상받을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줍니다.
    전 23살인데 제 초등학교때만 해도 미술대회나 백일장 반에서 젤잘하는애 한두명 뽑거나
    전교에서 한두명 뽑아서 내 보냈어요. 그래서 전 저학년때 대회에 나가볼 기회도 주어지지 않더군요.
    그런데 3학년정도 올라가서 내 자신도 머리가 어느 정도 생기기 시작하면서
    선생님 저 나가볼래요~ 하니 선생님께서 내보내 주더라구요.
    그때 상한개 타오니 내 자신도 엄마가 관심안가져줘도 그런 애들만큼 아니 그애들 보다 잘할수 있구나 하는 자신감이 생기면서 대회란 대회는 다 나갔어여. 여기 저기 다, 수학경시대회든 모형항공기대회든 백일장, 미술대회, 붓글씨대회, 과학의 달 과학조립대회등.... 그렇게 상받을 기회가 많아지면서 뭐든지 열심히 하게되고 그러다 외부에서 하는(교내상은 선생님께나 애들한테 인지 없음)대회에 나가 상을 많이 받게 되면서 선생님도 덩달아 좋아하시고 항상 대회 있으면 날 내보내 주시고 글을 써도 내꺼 뽑아서 다른 대회 접수해주고 그러시더라구요. 그렇게 쭉 이어져서 상이라는 것을 토대로 좋은 대학도 진학할수있었고요.
    두서가 길었습니다. 암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저학년때는 상 못받아와도 속상해 하시지 마시고요
    3학년때정도 되서 애한테 과학의 달되면 대회 무슨 대회있어 물어보고. 거기 나가게 도와주시고
    방학숙제 잘해주시고 백일장대회같은거 체크하시고 그러면 애한테 많이 도움 될거에여.
    엄마가 무조건식으로 주입 압박 시키는 애들보다 더 잘자랄수 있다고 봐요.
    전 엄마가 공부하라는 소리 안해서 더 공부했거든요. 잔소리 들으면 더 안하게 된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대신 꼭 책은 많이 읽게 하세요. 책이 나중에 중고등학교가서 초등학교때 공부 잘했던것 보다
    훨씬 많고 좋은 든든한 빽이되거든요.
    너무 말이 많았네요. 조그만한 도움이라도 되셨으면 하네요....

  • 5. 도토리 키재기
    '07.6.15 9:29 PM (58.75.xxx.88)

    하는걸 뭐 일희일비하는지 모르겠어요..
    저 옛날에 모든 상을 휩쓸었으나 그냥 밥하는데요..
    그나마 아직도 잘 못해요..
    품성 고운게 최고의 덕목이랍니다..

  • 6. 원글
    '07.6.15 10:46 PM (220.76.xxx.115)

    야호~
    님들 덕분에 원기 충전
    그럼 이대로 거침없이 GG ^^

  • 7. 로긴하게만든글
    '07.6.16 8:09 PM (211.199.xxx.113)

    아주 잘 살고 있는듯 보여요.
    엄마들이 다들 님같아야 되는데...
    애들이 행복하게...말이죠...

  • 8. ckcki
    '07.6.17 5:39 PM (124.49.xxx.99)

    글쓴님 정말 좋은분같아요.
    보통은 샘나하거나 부러워하고 자기애 닥달하고.. 휴 정말 한국엄마들 질투심 심하고 여유가 없잖아요.
    누군가 잘하고 행복해하면 그걸 보고 순수하게 기뻐하는 님이 참 좋아보여요.
    님같은 엄마들만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말이죠
    애한테도 스탈이 달라서 .. 그런 저런 단어나 말투에서 님의 여유와 마음씀씀이가 느껴지네요.
    아이도 님처럼 여유있고 선한아이로 잘자랄거에요.
    어릴때 상몇개 더받고 못받고가 아니라 전체적인 긴인생에서 자기가 좋아하는일 열심히하고 성취하고..그런게 중요한거같아요. 대학졸업해서도 취직해서도 진짜하고싶은거 늦게 찾아서 다시 공부하는 사람도 많은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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