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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뇌종양(뇌암)을 주변에서 보신 분 계시나요?

plumtea 조회수 : 1,205
작성일 : 2007-06-11 12:55:13
얼마 전에 세째 가졌다고 글 올려 인사 많이 받고 했던 plumtea예요. 축하해주신 분들 감사드려요.
제 임신 소식을 친정에 말씀드리고 바로 다음날, 전부터 증상은 있으셨는데 저에게 말씀 안 하시고 계시다가 풍인가 싶으셔서 부모님 두분만 병원을 가보셨대요. 아버지께서 언어장애와 안면바비가 살짝 오셔서요. 당신이 직접 운전하시고 병원 가셨는데 그날로 진단 나오고 며칠 후 수술하시고 그렇게 시간이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결과는 악성뇌종양, 교모세포종이 정확한 병명이구요. 중증환자 등록을 병원서 해 주었는데 암환자로 분류되시네요.
답답한 마음에 여기 저기 검색도 해 보고 또 해 보았어요. 다음에 뇌종양 카페도 가입을 했구요.
거기서 많은 도움도 받고 있지만 82에는 회원님도 많으시니 혹시나 이런 저런 정보 주시면 감사히 챙겨볼 요량에 알려봅니다.
양성보단 악성이 나쁘고 악성중에도 교모세포종은 정말 검색하는 말마다 가능성없다는 말만 나오고 제일 나쁘다는 말만 나오고 그럽니다......병원서 말하는 남은 기간도 치료를 받으실 경우 1년이구요. 주치의는 자기 환자 중엔 같은 병으로는 그 이상 사신 분을 못 보았다고 하네요. 간혹 5년 이상 장기 생존하시는 분이 있다고 말은 들었으나 그야말로 기적이고 아주 드문 일이라 하구요.
입덧하느라 그전에는 원래 집에서 쓰러져 살던 제가 아버지 병원 가면 정신이 번쩍 들고 그랬습니다. 아버지 계신 병원에서 집에 오는 한 시간 동안 운전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임신 중이니까 운전 더더욱 조심해야지 내가 사고내면 이 상황에선 식구들에게 큰 일이야 싶으면서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어요. 그렇게 집에 오면 병원에서 보낸 긴장이 풀어지고 입덧도 몰려오고 그래서 다시 누워있고...우리 애들도 참 큰 애는 종일반 생활에 작은애는 친가에서 종일반 생활... 임신했으니 오지 말라시는데 안 간다고 마음이 편한게 아니라서 그렇게 매 번 병원에 가지더군요.
다른 분들도 암은 그렇게 급작스럽게 예고없이 오는 것이었겠지만 막상 겪어보니 정말 믿기지가 않아요.
수술 후 기억력도 안 좋아지시고 애기 같아지셨는데 수술 부위상 성격변화가 오는 곳인지라 한 번 화를 내시면 너무 무섭게 내시고 막무가내가 되시네요. 퇴원 전에 어렵게 어렵게 병명을 말씀 드렸는데 그새 잊어버리셨어요ㅠ.ㅠ 당신이 뇌졸중인 걸로 아시는 것 같아요.
혹시 가족 중에 악성 뇌종양 환자 계신 분들 있으신지요. 어떻게 보살펴 드려야 하나요?
IP : 221.143.xxx.143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6.11 1:13 PM (58.224.xxx.241)

    저희 가족이 돌아가셨어요. 비슷하게 언어장애가 왔었구요.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병원에서 치료받다가 결국 돌아가셨어요. 선고받고 1-2주안에 수술하셨고 바로 항암치료 하셨죠. 항암치료 2차중에 저항력이 떨어져 폐렴 합병증으로 4개월만에 돌아가셨어요.

    병원에서는 수술 하면 1년, 안하면 3개월 얘기했었고 집안에 환자는 처음이라 본인도, 가족도 당시엔 당연히 수술하는게 좋겠다고 해서 했는데....지금은 가족들은 수술 괜히했다고도 얘기가 나와요.
    수술하시고 이후의 시간들이 고통스러웠거든요. 유언도 제대로 못하셨고, 주변정리도 전혀 못하시고...그냥 병원만 왔다갔다 입원 반복하시고, 약기운에 늘 안좋은 상태에서 계시다가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로 돌아가셨어요.

    수술 안하셨다면 차라리 정신은 멀쩡한 상태의 시간이 몇개월이라도 가능했을텐데..하는 맘이지요.
    가족들하고 얘기나누고 좋은 시간 보내지 못한 후회도 있구요.
    연세가 많으셔서 힘드셨지만, 어쨌든 폐렴이 안왔고 항암치료가 잘 끝났다면 좀더 사셨을지도 모르지만...병원에서도 완치 불가능하다는 전제하에 어차피 치료를 한거라.....

    수술이나 치료도 중요하지만...어차피 시한부라면 환자와 가족들이 남은시간을 아름답게 보내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 2. 울엄마
    '07.6.11 2:16 PM (61.97.xxx.19)

    정말 힘든 맘으로 이 답글을 씁니다.
    저희 엄마 바로 이 병명으로 진단받으시고 항암 방사선 치료 받으시던 중
    지난 2월에 돌아가셨어요..
    저희 엄마는 수술 불가능한 부위에 종양이 생겨 조직검사만 받으셨어요.
    뇌에 이상이 오는거라 어느 부위냐에 따라 나타나는 증상이 다른 것 같애요.
    저희 엄만 요실금증상이 젤 먼저 나타났구요..
    약간의 치매현상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더니
    헛소리를 많이 하셨어요.. 아주 총명하셨거든요..
    그래도 어느날은 이만하면 잘 살았다.. 하고 말씀도 하시고..
    병원에서 6개월에서 1년이라고 했는데 병원에 입원하신지 3개월만에
    그렇게 돌아가셨어요..
    다행인 것은 다른 암환자분들과는 다르게 통증이 없으셨다는거죠..
    약간의 어지름증은 오셨지만 머리통증 조차도 없으셨어요..

    간병인께서 항상 우리한테.. 그냥 잘해드리라고.. 드시고 싶은 거 드시게 하고..
    그랬는데.. 치료받으신다고 당조절 하느라 드시고 싶은 것도 못드시고..
    지금도 너무 아쉽고 가슴이 미어집니다..
    더 궁금하신 게 있으심 멜 주세요.. salee227@naver.com

  • 3. 기도드릴께요.
    '07.6.11 4:25 PM (218.156.xxx.19)

    원글님과 댓글 다신 분들 글을 읽고 맘이 너무 아프네요.
    지병을 앓고 계신 부모님을 둔 저인지라 남의 일 같지 않아요.
    그냥 지나치려다 속이 상해 로그인 했습니다.
    아버님과 원글님의 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기운내세요....

  • 4. ㅜ.ㅜ
    '07.6.11 11:00 PM (218.48.xxx.137)

    결혼전 신경외과 중환자실에서 근무했었는데...참 마음이 아프네요..
    저도 마지막까지 손잡아드리고 잘해드리라는 말씀외엔 더 드릴말씀이 없어서 마음이 아파요..
    힘내세요..

  • 5. plumtea
    '07.6.11 11:42 PM (221.143.xxx.143)

    댓글 달아주신 분들 너무 감사드립니다. 좀 더 오래사신 분들도 계셨음 했는데...다른 암들은 4기에도 완치되시는 분들도 있던데 교모세포종은 좀 그런가 봐요. 마음을 비우고 남아계신 시간 덜 고생스럽게 지내다 가셨음 하고 생각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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