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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이메일을 열어봤어요.

이메일 조회수 : 3,684
작성일 : 2007-06-08 22:51:30
제 남편은 워낙 무심하고 둔하고
오케이캐쉬백, 카드 포인트 이런거 못챙기고
카드청구서가 전부 이멜로 되어있는 사람이라

제가 남편에게 말해 아이디랑 비번 알아서 카드청구서 챙기고 포인트 관리하려고
남편 메일을 보게되었습니다.
처음 한 두달은 정말 딱 볼것만 보고
나머진 안 봐서 무신경하게 살았는데

워낙에 무심한 사람이라 따로 편지함같은걸 안만드는 사람이
따로 모아둔 편지함이 딱 하나 있더라구요.
오는 메일은 모두 받은 메일함으로 하고 받은 메일함은 완전 뒤죽박죽인데
그렇게 따로 두는 메일이 뭘까 하고 봤는데...

당연 여러분의 예상대로
저 만나기 전 만났던 여자들하고의 메일이었습니다.
저 만나기전 연애경력이 있다는 건 좀 알고 있었지만
그것보다 실망스러운건

양다리도 걸쳤고
(비슷한 시기에 두명의 여자와 사귀는 내용의 메일이 교차합니다.
여자친구랑은 여행가고 그 같은 시기에
나이트에서 만난 다른 여자에게 멜 보내 또 따로 여행다녀오고 나서
집안문제로 우리가 사귈수 없다며 나이트에서 만난 여자 차는 내용.)

외국에서 만난 외국여자와는 외국에서 계속 같이 지내며 사귀다가 한국에 와서 당신이 너무 그립다며 다시 거기 가고 싶다고 메일을 보내다가 어느 순간부터 여자가 보내는 메일을 다 씹더니 나중엔
여자가 이제 내가 싫어진거냐....하며 거의 우는 메일을 보내더라구요.

저 만나기 직전 여자친구와 보낸 메일이 있길래  
그래서 궁금증을 참다 못해 그 멜주소로 싸이를 찾으니 그여자 싸이에
남편을 만난 시기에 외국여행간 사진이 있더군요.
아니겠지 하고 남편 메일에서 찾으니 바로 그 여행지를 그 사진에 찍힌 날짜에
2인 동반으로 신청한 에어텔 예약내역이 나오더군요.  

뻔히 제가 볼 수 있는 걸 알면서
안지운 남편의 무신경함도 알아주지만

제일 속상한건 남편의 연애형태도 실망스럽지만
(솔직히 그 전 여자친구들 다 남편이 찼어요. 어머니가 반대할거란 이유로요.
저의 남편이긴 하지만 그 여자들에게는 나쁜 남자일겁니다. )

나에게 하는 우리만 아는 은어라고 생각했던 말들을
이미 다른 여자들에게 다 써먹었었다는거예요.

연애초기에 나에게 주었던 아무에게 안보여주었던 자신이 숨겨놓은 비장의 사진이라고 한 사진을
이미 인도네시아 여자에게 주었던 거고
나에게 애교피울때 하는 말투아 애칭은 이미 다른 여자에게 했던거고
메일을 보니 여자친구네 집에서 많이 자고 가기도 했구..

문득 이 남자가 날 사랑해서 결혼한게 맞나..싶고
내가 너무 싫어하던 유형의 남자와 내가 결혼했구나..싶어서 괜히 남편이 미워지네요.
너무 건전하게 살아온 제가 한심하기도 하고..
남편의 전 여자친구들이 밉기보다는 불쌍한거 있죠.
결국 남편이 이여자 저여자 즐기다 결혼하기 좋은 저랑 결혼하거란 생각만 드네요.

남편이 알면 기분나빠할 이야기라 아무에게도 못하겠고
지금은 결혼생활에 충실하고 저에게 최선을 다하는걸 알기에
왜 그렇게 살았냐고 남편 탓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너무 너무 속상하고 제가 뭔가 속은거 같구 그냥 빨리 잊고싶어요..
IP : 58.149.xxx.125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07.6.8 10:55 PM (125.179.xxx.197)

    님을 만나기 전의 이야기 이고, 님에게도 남자친구는 있었을 거 같은데. 서로의 추억은 덮어 주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속상하셔도 이제 어쩔 수 없잖아요. 물론 여자친구네 집에서 자고, 여행도 같이 가고. 저라도 완전 열받을 거 같지만. 이제는 좋은 남편일테니. 잊어주세요.

  • 2. ...
    '07.6.8 10:56 PM (125.177.xxx.149)

    아휴...많이 힘드시겠어요...차라리 보지말았으면 좋았을것을...
    빨리 잊으세요.. 달리 드릴말씀이 없군요...그 아픔이 느껴집니다.

  • 3. -_-
    '07.6.8 11:01 PM (125.176.xxx.199)

    으.....추억이라고 잊으라고 말씀드리기엔 그 행태가 너무 하네요...(죄송)
    그렇다고 이제와서 문제삼을 수도 없으니 원글님의 찝찝하고도 우울한 마음상태를
    조금이나마 이해를 합니다.....
    으~~진짜 차라리 보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
    그냥 싹 지워버리시면 어때요? 남편한테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말이죠.....
    그러면 자기도 뭔가 뜨끔하는게 있지 않을까요?,,,,,
    그냥 제 의견이었습니다..(소심^^;)

  • 4. 저라면
    '07.6.8 11:03 PM (222.234.xxx.114)

    그 메일함 통채로 지워버리겠어요
    그다음에 남편이 왜 지웠냐하면 중요한것이냐고...모르고 지웠다고...
    원글님...과거는 과거일뿐...남편분이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살고 있지 않다면 그냥 묻어버리는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 5. ...
    '07.6.8 11:08 PM (221.144.xxx.146)

    왜 보시나요?
    남편에게도 사생활이 있는데,
    저는 아무리 와이프, 남편이라고해도 보는 사람이 이해가 안갑니다.
    보면 볼수록 더 궁금하고, 더 캐내려고 하는 것이 사람의 심리가 아닌가요?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괜히 긁어 부스럼 만든것이 아닌가요?
    한번봤으니 계속 더 볼것이고...몰랐을 때처럼은 대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죠?
    의심이 가지않는 이상, 그런것을 궁금해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램이네요...
    저도, 한 남자의 와이프입니다.
    전혀..궁금하지도 않고,
    제 남편도, 제 가방을 열 때, 제게 묻고 엽니다..
    제가 이상한 사람인지는 모르겠는데, 부부관계는 더 지킬것은 지켜야 한다..입니다.

  • 6. 위안
    '07.6.8 11:27 PM (219.253.xxx.233)

    남편 연애경력이 정말 듣기만 해도 어지럽네요.
    나름 선수...
    글쎄, 최종선택이 원글님이었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보세요.
    이런저런 어리석은 시행착오 끝에 진짜 짝을 만났다,
    이런 스또리 아닐까요.
    그 많던 격정의 순간을 거치고...
    근데... 다른 한편으로는...
    절대 긴장을 끈을 놓치면 안 될꺼 같다는 생각이 조심스레 들기도 해요...

  • 7. 님은괜찮은여자
    '07.6.8 11:35 PM (59.19.xxx.202)

    님이 괜찮은 사람같아보여요,,남자들 연애따로결혼따로 한다잖아요,,,님은 결혼하기에 좋은여자,,
    이잖아요,,그렇게 위안삼으세요,,사실,,모르는게 약이잖아요,,

  • 8. 제가
    '07.6.9 12:39 AM (58.102.xxx.12)

    아는 남자중에
    알고보니 바람둥이에... 무책임한...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원글님의 남편이 그렇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런데 그 남자의 와이프는 완전 조선시대 여자더군요.
    그 남자가 자기 와이프는 조선시대 여자래요.
    제가 그랬어요.
    연애때 별짓다했지 싶은데...
    결혼은 며느리와 엄마역할을 할 사람을 고른거군요?
    당연하지 않냐고 하더군요.
    많이 놀아본 남자들은 여자들 볼 줄 압니다.
    싸이가 자기는 아주 보수적이라고 말하쟎아요.
    강호동 와이프보세요.

    결국 원글님이야 말로
    고수남자들이 볼 때는 결혼할 만한 여자였다는 것이죠.

    남편의 그간의 행적은 과거의 일이었쟎아요.
    다소 여러번의 경험이 중복되게 있었다한들...
    남자의 동물적 속성을 인정안할 수 없다는 사실만 재확인하는거죠.

    여자와는 다른 남자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면 위안이 될까요?

  • 9. 그 때의 남편은
    '07.6.9 12:00 PM (121.131.xxx.127)

    지금의 남편과는 다른 사람이죠.
    저도 예전의 저 그 자체는 아닌데요.
    그냥 철이 없어도 대따~ 없었다고 생각하세요
    지나간 일이니까요

  • 10. 맞아요
    '07.6.9 2:16 PM (203.249.xxx.17)

    저는 그래서 싸이가 싫더라구요.
    자기는 놀만큼 놀고 아내는 보수적인 얌전한 여자가 좋다고 했던 싸이.
    진짜 맘에 안들어요.

  • 11. 원글
    '07.6.9 2:46 PM (58.149.xxx.125)

    원래 덮어주고 말안하려 했지만 마음대로 잘 안될까봐 힘들었는데...... 자기도 언젠가는 이런 메일을 보고도 아무말 없이 덮어주고 똑같이 대해준 저에게 감사하겠지요. 저도 여러분께 털어놓고 리플을 읽으며 많이 힘이 되었답니다.
    모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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